상세보기 - 선초본 삼국유사 경상북도 교감본

萬波息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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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신라시조(新羅始祖) 혁거세왕(赫居世王)</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신라 시조 혁거세왕의 탄생과 즉위, 혼인, 사망에 관한 설화를 전해주는 항목이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의 「시조혁거세거서간」조에 나오는 내용과 큰 틀에서 같지만, 세부적으로는 다르거나 보완된 부분들이 있다. 첫째, 6촌장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그들도 애초에 천강(天降)한 존재로 묘사된 점이 『삼국사기』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특색이다. 둘째, 고려 초기에 개칭된 6부의 명칭과 소속 촌들의 상황을 기록한 것 역시 『삼국사기』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정보이다. 셋째, 6부 중 사량부와 본피부의 성씨도 『삼국사기』에 전하는 것과 비교하면 서로 바뀌어 있다. 넷째, 시조와 왕후가 모두 탄생 후 목욕을 통해 성화(聖化)되는 내용이 실려 있는데, 『삼국사기』에서는 거론되지 않은 설화 요소이다. 다섯째, 시조의 탄생을 ‘서술성모’와 관련짓는 후대인의 언급을 첨부하였고, ‘거슬한(거서간)’의 표기 및 어의, ‘계림’이라는 국호의 사용 시기와 유래 등도 『삼국사기』와는 다른 내용으로 기술하였다. 여섯째, 『삼국사기』에 혁거세를 비롯한 남해, 유리, 파사 등 신라 초기 박씨 왕들의 무덤으로 전하는 오릉[사릉(蛇陵)]을 혁거세의 다섯 유체를 나누어 묻은 무덤으로 기록하여 차이를 드러낸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진한(辰韓)<annotation id="1"/>의 땅에 옛날에 여섯 개의 촌(村)이 있었다.<annotation id="2"/><images id="1"/> 첫째는 알천(閼川)<annotation id="3"/> 양산촌(楊山村)<annotation id="4"/>인데, 그 남쪽이 지금 담엄사(曇嚴寺)<annotation id="5"/>이다. 촌장은 알평(謁平)<annotation id="6"/>인데 처음 표암봉(瓢嵓峯)<annotation id="7"/><images id="2"/>으로 내려왔으니, 그가 급량부(及梁部)<annotation id="8"/> 이(李)씨의 시조가 된다.<sub>[노례왕(弩禮王)<annotation id="9"/> 9년에 부를 두고 급량부라고 이름하였는데, 본조[本朝: 고려] 태조 천복(天福) 5년<annotation id="10"/> 경자년(更子年; 940)에 ‘중흥부(中興部)’로 이름을 바꾸었다. 파잠촌(波潛村)<annotation id="11"/>, 동산촌(東山村)<annotation id="12"/>, 피상촌(彼上村)<annotation id="13"/>, 동촌(東村)<annotation id="14"/>이 속해 있다.]</sub> 둘째는 돌산(突山)<annotation id="15"/> 고허촌(高墟村)<annotation id="16"/>으로, 촌장은 소벌도리(蘇伐都利)<annotation id="17"/>라고 하며 처음에 형산(兄山)<annotation id="18"/>으로 내려왔으니, 그가 사량부(沙梁部)<annotation id="19"/><sub>[양(梁)은 읽을 때 도(道)라고 한다.<annotation id="20"/> 혹은 탁(涿)이라고도 쓰는데, 역시 음은 ‘도(道)’이다.<annotation id="21"/>]</sub> 정(鄭)씨의 시조이다.<annotation id="22"/> 지금은 남산부(南山部)<annotation id="23"/>라고 하며, 구량벌(仇良伐)<annotation id="24"/>, 마등오(麻等烏)<annotation id="25"/>, 도북(道北)<annotation id="26"/>, 회덕(迴德)<annotation id="27"/> 등의 남쪽 촌이 속해 있다.<sub>[‘금왈(今曰)’이라고 한 것은 태조가 두었다는 것이다. 아래의 예도 마찬가지이다.]</sub> 셋째는 무산(茂山)<annotation id="28"/> 대수촌(大樹村)<annotation id="29"/>으로, 촌장은 구례마(俱禮馬)<annotation id="30"/><sub>[구(俱)는 어떤 데에는 구(仇)라고도 되어 있다.]</sub>라고 하며, 처음에 이산(伊山)<annotation id="31"/><sub>[어떤 곳에는 개비산(皆比山)으로도 되어 있다.]</sub>에 내려왔으니, 점량부(漸梁部)<annotation id="32"/><sub>[양(梁)은 어떤 데에는 탁(涿)으로도 되어 있다.]</sub> 또는 모량부(牟梁部)<annotation id="33"/> 손(孫)씨의 시조이다.<images id="3"/> 지금은 장복부(長福部)라고 하는데, 박곡촌(朴谷村)<annotation id="34"/> 등 서쪽 촌이 속해 있다. 넷째는 취산(觜山)<annotation id="35"/> 진지촌(珍支村)<annotation id="36"/>으로<sub>[어떤 데에는 빈지(賓之) 또는 빈자(賓子) 또는 빙지(氷之)<annotation id="37"/>라고 되어 있다.]</sub>, 촌장은 지백호(智伯虎)<annotation id="38"/>라고 하며, 처음에 화산(花山)<annotation id="39"/>에 내려왔으니, 그가 바로 본피부(本彼部)<annotation id="40"/> 최(崔)씨의 시조이다.<annotation id="41"/> 지금은 통선부(通仙部)라고 하며, 시파촌(柴巴村)<annotation id="42"/> 등 동남쪽의 촌이 속해 있다. 최치원은 본피부 사람인데, 지금 황룡사(皇龍寺)<annotation id="43"/> 남쪽 미탄사(味呑寺)<annotation id="44"/>의 남쪽에 옛터가 있어<images id="4"/> “이곳이 최후(崔侯)<annotation id="45"/>의 옛집이다.”라고 하니, 아마 분명한 것 같다. 다섯째는 금산(金山)<annotation id="46"/> 가리촌(加里村)<annotation id="47"/>으로<sub>[지금 금강산(金剛山) 백률사(栢栗寺)<annotation id="48"/><images id="5"/>의 북쪽 산이다.]</sub>, 촌장은 지타(祗沱)<annotation id="49"/><sub>[어떤 데에는 지타(只他)라고 되어 있다.]</sub>라고 하며, 처음에 명활산(明活山)<annotation id="50"/>으로 내려왔으니, 바로 한기부(漢岐部)<annotation id="51"/> 또는 한기부(韓岐部) 배(裴)씨의 시조이다. 지금은 가덕부(加徳部)라고 하며, 상서지(上西知)<annotation id="52"/>, 하서지(下西知)<annotation id="53"/>, 내아(乃兒)<annotation id="54"/> 등 동쪽 촌들이 속해 있다. 여섯째는 명활산(明活山) 고야촌(髙耶村)<annotation id="55"/>으로, 촌장은 호진(虎珍)<annotation id="56"/>이라고 하며, 처음 금강산으로 내려왔으니, 바로 습비부(習比部)<annotation id="57"/> 설(薛)씨의 시조이다. 지금은 임천부(臨川部)이며, 물이촌(勿伊村)<annotation id="58"/>, 잉구며촌(仍仇旀村)<annotation id="59"/>, 궐곡(闕谷)<annotation id="60"/><sub>[어떤 데에는 갈곡(葛谷)<annotation id="61"/>으로 되어 있다.]</sub> 등 동북쪽 촌들이 속해 있다.<images id="6"/> 위의 글을 보면, 이 6부의 시조들은 모두 하늘로부터 내려온 듯하다.<annotation id="62"/> 노례왕 9년에 비로소 6부의 이름을 고치고 여섯 성(姓)을 내렸다.<annotation id="63"/> 지금 세간에서는 중흥부를 어미라고 하고, 장복부를 아비, 임천부를 아들, 가덕부를 딸이라고 하는데,<annotation id="64"/> 그 실상은 자세하지 않다. </paragraph>
	<paragraph>전한(前漢) 지절(地節)<annotation id="65"/> 원년 임자년(壬子年)<sub>[고본(古本)에는 건무(建武)<annotation id="66"/> 원년이라고도 하고, 또 건원(建元)<annotation id="67"/> 3년이라고도 했는데, 모두 그릇된 것이다.]</sub> 3월 초하루에 6부의 시조들이 각자 자제들을 이끌고 알천의 강가에 모여서 의논하여 말하기를, “우리들이 위로 백성을 다스릴 군주가 없어, 백성들이 모두 방자하게 되어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으니, 어찌 덕이 있는 사람을 찾아 군주로 삼아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두지 않을 것인가?”라고 하였다. 이때 높은 곳에 올라 남쪽을 바라보니,<images id="7"/> 양산 아래 나정(蘿井)<annotation id="68"/> 가에 마치 번개의 빛과 같은 이상한 기운이 땅에 내리고,<movies id="1"/> 흰색 말 한 마리가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찾아가 살펴보니 자줏빛 알<sub>[푸른색 큰 알이라고도 한다.]</sub>이 있었다. 말이 사람을 보고서 길게 울더니 하늘로 올라갔다. 알을 쪼개보니, 모습이 단정하고 아름다운 사내아이가 들어 있었다. 놀라고 괴이히 여겨, 동천(東泉)<sub>[동천사(東泉寺)<annotation id="69"/>는 사뇌(詞腦)들<annotation id="70"/> 북쪽에 있다.]</sub>에서 목욕을 시키니 몸에서 광채가 나고, 날짐승과 들짐승이 따라와 춤을 추며 천지가 진동하고 해와 달이 청명해졌다. 이로 인하여 혁거세왕(赫居世王)<annotation id="71"/>이라고 이름을 붙이고<sub>[대개 우리말[郷言]인데, 혹은 불구내왕(弗矩內王)<annotation id="72"/>이라고도 한다. 밝은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光明理世]는 말이다. 어떤 이가 이야기하기를, “이분은 서술성모(西述聖母)<annotation id="73"/>가 낳은 분이다. 그러므로 중화(中華) 사람이 선도성모(仙桃聖母)<annotation id="74"/>를 찬양하면서 ‘현자를 잉태하여 나라를 열었다[娠賢肇邦]’고 말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니 계룡(雞龍)이 상서를 나타내어 알영(閼英)을 낳았다는 것 또한 어찌 서술성모가 드러낸 것이 아니라고 하겠는가?]</sub>, 위호를 거슬한(居瑟邯)<annotation id="75"/>이라고 하였다.<sub>[혹은 거서간(居西干)<annotation id="76"/>이라고도 되어 있다. 처음 입을 열었을 때, 스스로 말하기를 “알지(閼智)<annotation id="77"/> 거서간이 한 번 일어난다.”<annotation id="78"/>라고 하여, 그 말에 따라 칭한 것이니, 이후로 왕이 된 자의 존칭이 되었다.]</sub></paragraph>
	<paragraph>이때 사람들이 다투어 축하하여 말하기를, “지금 천자(天子)가 내려오셨으니, 마땅히 덕이 많은 여군(女君)을 찾아 배필로 삼아야 한다.”라고 하였다.<annotation id="79"/> 이날 사량리(沙梁里)<annotation id="80"/>의 알영정(閼英井)<annotation id="81"/><movies id="2"/><sub>[어떤 데에는 아리영정(娥利英井)이라고 되어 있다.]</sub> 옆에서 계룡이 나타나 왼쪽 옆구리로 여자아이를 낳았는데<annotation id="82"/><sub>[어떤 데에서는 용이 나타났다가 죽었는데 그 배를 갈라서 얻었다고도 한다.]</sub>, 자태와 용모가 특별히 아름다웠다. 그러나 입술이 닭의 부리처럼 생겨서, 데리고 가서 월성의 북쪽 냇가<sub>[북천(北川)]<annotation id="83"/></sub>에서 목욕을 시키니 부리가 빠져 떨어졌다.<annotation id="84"/> 이로 인하여 그 내의 이름을 발천(撥川)<annotation id="85"/>이라고 하였다. 남산의 서록<sub>[지금의 창림사(昌林寺)<annotation id="86"/>]<images id="8"/></sub>에 궁실을 만들고 두 성스러운 아이들을 받들어 길렀다. 남자아이는 알에서 태어났는데 알이 표주박[瓠]처럼 생겼기에, 우리나라 사람[鄕人]들이 표주박을 박이라고 하는 까닭에 박을 성으로 삼았다. 여자아이는 태어난 우물의 이름으로 이름을 지었다. 두 성인의 나이가 13세에 이르러, 오봉(五鳳)<annotation id="87"/> 원년 갑자년(甲子年)<annotation id="88"/>에 남자아이는 왕으로 삼고 여자아이는 왕후로 삼았다. 나라 이름을 서라벌(徐羅伐)<annotation id="89"/> 또는 서벌(徐伐)<annotation id="90"/><sub>[지금 세간에서 ‘경(京)’자를 훈독하여 서벌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sub>이라 하였는데, 혹은 사라(斯羅)<annotation id="91"/> 또는 사로(斯盧)<annotation id="92"/>라고도 하였다. 처음에 왕이 계정(雞井)에서 태어난 까닭에<annotation id="93"/> 계림국(雞林國)<annotation id="94"/>이라고도 하였으니, 계룡이 상서를 나타낸다는 것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일설에는 탈해왕(脫解王)<annotation id="95"/> 때에 김알지(金閼智)<annotation id="96"/>를 얻었는데 닭이 숲 가운데서 울었기에 국호를 고쳐 계림(雞林)이라고 했다고도 한다.<annotation id="97"/><movies id="3"/> 후세에 신라라는 이름으로 확정하였다.<annotation id="98"/></paragraph>
	<paragraph>나라를 다스린 지 61년 되던 해에 왕이 하늘로 올라갔는데, 7일 후에 유체가 땅에 흩어져 떨어지니, 왕후 또한 돌아갔다고 한다. 국인(國人)이 합하여 장례를 치르고자 하였으나, 큰 뱀이 나타나 쫓아내고 막으므로, 다섯 유체를 각기 장사를 지내 오릉(五陵)<annotation id="99"/><movies id="5"/>을 만들었다.<annotation id="100"/><images id="9"/> 능의 이름은 또한 사릉(虵陵)<annotation id="101"/>이라고도 하는데, 담엄사(曇嚴寺)<annotation id="102"/>의 북쪽에 있는 능이 이것이다. 태자인 남해왕(南解王)<annotation id="103"/>이 왕위를 이었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단행본">
		<li>강종훈, 『신라상고사연구』, 서울대출판부, 2000.</li>
		<li>이근직, 『신라왕릉연구』, 학연문화사, 2012.</li>
		<li>진성규·이인철, 『신라의 불교 사원』, 백산자료원, 2003.</li>
	</ul>
	<ul type="논문">
		<li>강종훈, 「『三國史記』 初期記錄에 보이는 '樂浪'의 實體: 진한연맹체의 공간적 범위와 관련하여」, 『한국고대사연구』10, 한국고대사학회, 1996.</li>
		<li>김철준, 「新羅 上代社會의 Dual Organization(상)·(하)」, 『歷史學報』1·2, 역사학회, 1952.</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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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이병도, 「신라의 기원문제」, 『한국고대사연구』, 박영사, 1975.</li>
		<li>이순근, 「新羅時代 姓氏取得과 그 意味」, 『한국사론』6,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1980.</li>
		<li>前間恭作, 「新羅王の世次と其の名につきて」, 『東洋學報』15-2, 東洋文庫, 1925.</li>
		<li>전진국, 「진한의 범위에 대한 재검토」, 『한국고대사연구』91, 한국고대사학회, 2018.</li>
		<li>주보돈, 「삼국시대의 귀족과 신분제 –신라를 중심으로-」, 『한국사회발전사론』, 일조각, 1990.</li>
		<li>채미하, 「신라 국호의 양상과 계림」, 『신라사학보』37, 신라사학회, 2016.</li>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진한(辰韓)">기원을 전후한 시기부터 서기 4세기경까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 정치체. 마한(馬韓), 변한(弁韓: 변진[弁辰])과 함께 삼한을 이루었다. 기원전 2세기에 한반도 중남부 지역에 자리 잡았던 것으로 알려진 ‘진국(辰國)’의 후신으로 전한다.(『삼국지』 권30 오환선비동이전(烏丸鮮卑東夷傳) 「한(韓)」 조, “辰韓者 古之辰國也”) 일반적으로 지금의 경상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소백산맥 이남 낙동강 중상류 지역에 분포하던 소국들의 연합체로 일컬어지나, 애초에는 소백산맥 이북의 남한강 중상류 지역의 소국들도 진한에 속했을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도 있다(강종훈: 1995, 전진국: 2018).</item>
		<item id="2" 각주명="진한의 땅에 …… 촌이 있었다">진한의 땅에 여섯 개의 촌이 있었다는 기술은 진한을 현재의 경주 지역에 국한하여 이해하는 인식 체계를 반영한다. 신라가 성립한 경주 지역이 진한에 포함되었던 것은 맞지만(경주 지역⊂진한), 경주 지역이 곧 진한 그 자체는 아니었음(경주 지역≠진한)에도, 신라 말 지식인 최치원이 “동해의 바깥에 세 나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마한·변한(卞韓)·진한이며, 마한은 고려(髙麗, 고구려), 변한은 백제, 진한은 신라이다.”(『삼국사기』 권46 열전6 「최치원」)라고 언급한 이래 그에 영향을 받아 고려 시대에 편찬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에서 ‘진한’ 땅에 ‘여섯 개’의 촌이 있었다고 표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원인으로 인하여 마치 신라가 곧 진한이고 진한이 곧 신라(진한=신라)라는 오해가 오랫동안 이어졌다(강종훈: 1995).</item>
		<item id="3" 각주명="알천(閼川)">경주 시내를 흐르는 하천으로, 지금 경주시의 보문호수 쪽에서 서쪽으로 흘러 형산강(서천)으로 합류하는 북천(北川)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국사기』 권10 신라본기10 「원성왕 즉위」 조에 ‘京北二十里’에 집이 있던 김주원이 ‘閼川’의 물이 불어 궁궐로 들어오지 못했다는 기사가 있고, 『삼국유사』 권2 기이 「원성대왕」 조에는 원성왕이 즉위 전 북천(北川)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더니 천의 물이 불어 집이 그 북쪽에 있던 김주원이 건널 수 없었다는 기사가 있다. 조선 시대에 새겨진 ‘알천제방수개기(閼川堤防修改記)’(1707년, 숙종 33)가 경주시 동천동의 북천 북안에 남아 있어 현재의 북천이 오랜 기간 알천으로 불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images id="10"/> 다만 이 기사에서의 알천은 경주 시가지를 기준으로 남쪽에 위치한 남산의 서북쪽으로 여겨지는 양산(楊山)과 짝을 이루고 있어, 북천이 아닌 경주 시가지 남쪽의 다른 하천일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위치상으로는 월성의 남쪽, 오릉의 북쪽을 흘러가 서쪽으로 형산강에 합류하는 남천(南川, 문천[蚊川])이 이 기사에서의 알천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이병도: 1975) <images id="11"/></item>
		<item id="4" 각주명="양산촌(楊山村)">정확한 위치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그 남쪽에 담엄사가 있다는 기록을 참고하면 지금 경주시 탑동 소재 오릉 일원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item>
		<item id="5" 각주명="담엄사(曇嚴寺)">『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시조혁거세거서간 61년」 조에는 ‘담암사(曇巖寺)’로 나오며, 혁거세의 능인 사릉 즉 오릉이 담암사의 북쪽에 있다고 기록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주부 고적」 조에는 담암사의 옛터가 사릉의 남쪽에 있다고 하여, 조선 전기에는 이미 폐찰이 되었음을 전한다. 『삼국유사』 권3 흥법 「아도기라」 조에도 전불시대(前佛時代) 칠처가람(七處伽藍) 터 가운데 하나인 ‘서청전(婿請田)’의 위치를 지금의 담엄사라고 소개하였다.</item>
		<item id="6" 각주명="알평(謁平)">경주 이씨의 시조이다. 『삼국사기』에는 그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item>
		<item id="7" 각주명="표암봉(瓢嵓峯)">경주시 동천동 소재. 경상북도 기념물 54호. 1929년에 간행된 『표암지(瓢巖誌)』 서문에 따르면, 조선 정조 연간에 영천 군수였던 이집성(李集星)이 ‘표암(瓢巖)’이라는 글자를 암벽에 새겼고, 이후 경주 이씨 가문에서 그 일대에 비석을 세우고 제단을 조성했다고 한다. 한편 지난 2011년에 표암의 바위 면에서 통일신라 시대의 암각화와 명문이 발견된 바 있는데, 당(幢)이 걸린 당간(幢竿), 탑, 불전 등의 모습과 당나라 연호인 ‘천보(天寶)’ 등의 문구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었다.</item>
		<item id="8" 각주명="급량부(及梁部)">신라 6부의 하나인 양부(梁部).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를 비롯한 6세기 대의 여러 금석문에는 ‘喙部’로 나온다. 『삼국사기』에도 ‘양부’라고 하여 한 글자의 부명으로 나오는데, 유독 『삼국유사』의 이 부분에서만 ‘급량부’라고 하였다. ‘급(及)’이 우리말로는 ‘밑’이 되므로 ‘근원이 되는 양부’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하나(前間恭作: 1925), 일연 또는 그가 참고한 자료의 작성자가 ‘○○부(部)와 양부(梁部)’라는 의미로 ‘○○부급량부(部及梁部)’로 기록된 어떤 자료를 보고서 ‘급량부(及梁部)’가 부명인 것으로 오해한 결과일 수도 있다.</item>
		<item id="9" 각주명="노례왕(弩禮王)">『삼국사기』에는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으로, 『삼국유사』에는 ‘노례왕(弩禮王)’으로 나온다. 신라 제3대 왕으로, 남해왕의 아들이고 시조 혁거세의 손자이다.</item>
		<item id="10" 각주명="천복(天福) 5년(940)">천복은 중국 오대(五代) 시기 후진(後晉)의 고조 석경당(石敬瑭)의 치세에 사용된 연호로, 936년부터 944년까지 쓰였다. 고려 태조 왕건은 왕조를 개창한 918년부터 ‘천수(天授)’라는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했는데, 933년에 후당(後唐)과 수교하면서부터 중국 연호를 받아들이고 독자적인 연호의 사용을 중지하였다. 천복 5년은 고려가 후삼국 통일(936)을 달성하고 5년째 되던 해로서, 통일 과정에서 공을 세운 신하들과 호족들을 대상으로 공신 책정 및 역분전 지급 등의 논공행상을 단행하고, 각지 호족들의 성씨를 파악하여 해당 지역에서의 위상을 인정해주는 ‘토성분정(土姓分定)’의 조치와 함께, 군현의 명칭을 개정하는 지방 제도 개편의 조치를 실행한 해였다.</item>
		<item id="11" 각주명="파잠촌(波潛村)">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고려사절요』 권5 「문종 27년」 조에 해적이 동경(경주)의 파잠부곡(波潛部曲)에 침입하여 백성들을 약탈하였다는 기사가 보여, 경주의 동해안 지역에 있던 촌으로 추정된다. 중흥부의 전신이라고 되어 있는 양부의 원래 위치가 지금의 경주 시내였을 것은 분명하므로, 그 소속 촌으로서 파잠촌이 그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외곽 지역에 있었다는 사실은 일종의 비월지(飛越地)의 형태로 종속되었던 사정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item>
		<item id="12" 각주명="동산촌(東山村)">위치 미상.</item>
		<item id="13" 각주명="피상촌(彼上村)">위치 미상.</item>
		<item id="14" 각주명="동촌(東村)">위치 미상. 아래에 보이는 다른 부의 사례를 참고하면, 여기서의 동촌이 하나의 촌명이 아니라 앞에 열거된 여러 촌이 동쪽에 위치한 촌들임을 표시한 것일 수도 있다.</item>
		<item id="15" 각주명="돌산(突山)">경주 시내의 남쪽에 위치한 남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여겨진다.</item>
		<item id="16" 각주명="고허촌(高墟村)">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남산의 서쪽 어딘가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에는 권4 신라본기4 「진평왕 48년」 조에 보이는 고허성 축조 관련 기사를 비롯하여 고허성의 이름이 나오는 기사들이 몇 군데서 확인된다. 한편 『삼국유사』 권3 탑상 「천룡사」 조를 보면, 남산의 남쪽에 세간에서 ‘고위산(高位山)’이라고 부르는 봉우리가 있고, 그 봉우리 남쪽에 천룡사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천룡사 부근에 석벽이 일부 남아 있음을 근거로 이를 고허성의 흔적으로 보면서, 고위산은 고허산의 음변(音變)이라고 파악하는 견해도 있다(박방룡: 1985).</item>
		<item id="17" 각주명="소벌도리(蘇伐都利)">『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시조혁거세거서간 즉위」 조에는 ‘소벌공(蘇伐公)’으로 나오며, 6촌장 가운데 혁거세 탄강을 처음 목격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item>
		<item id="18" 각주명="형산(兄山)">『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상도 「경주부 산천」 조에는 안강현 동쪽 21리에 있는 산으로 나오나, 6촌장의 탄강지가 대체로 경주 분지를 둘러싼 산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거리가 너무 멀다. 참고로 「경주부 산천」 조의 해당 기사에는 안강현 동쪽의 형산이 신라 때 북형산(北兄山)으로 불렸으며, 경주 시내의 서쪽에 있는 선도산이 서형산(西兄山)으로 칭해졌다고 한다. 아울러 『삼국사기』 권4 신라본기4 「진평왕 15년」 조에도 명활성과 함께 서형산성을 개축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여기서의 형산은 북형산이 아니라 서형산을 가리킬 가능성이 높다(三品彰英: 1975).</item>
		<item id="19" 각주명="사량부(沙梁部)">신라 6부의 하나로서,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를 비롯한 6세기 대의 여러 금석문에는 ‘사훼부(沙喙部)’로 나온다. 6세기 당시 양부와 함께 신라 김씨 왕실의 구성원들이 속했던 부로 파악되고 있다.</item>
		<item id="20" 각주명="양(梁)은 읽을 때 도(道)라고 한다">‘양(梁)’이 우리말로는 ‘도’나 그와 유사한 음을 표기한 한자임을 전하는 기사이다. 이는 우리말 ‘울돌’을 한자로는 ‘명량(鳴梁)’이라고 표기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확인된다.</item>
		<item id="21" 각주명="혹은 탁(涿)이라고도 쓰는데, 역시 음은 ‘도(道)’이다">‘양(梁)’과 ‘탁(涿)’은 모두 ‘喙’과 자형이 근사한 글자들이다. ‘喙’은 현재 한자음으로는 ‘훼’이지만, 1103년에 송나라 사신단의 일원으로 고려를 찾아왔던 손목(孫穆)이 저술한 『계림유사』에 따르면, ‘계(雞)’ 즉 닭을 표기한 글자로서 음은 ‘달(達)’이었다고 한다[雞曰喙 音達]. 신라에서 삼국시대 이래 우리말 ‘닭’을 표기하면서 ‘훼(喙)’이라는 글자를 사용하던 것이 훗날 자형이 유사한 ‘양(梁)’, ‘탁(涿)’ 등으로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item>
		<item id="22" 각주명="정(鄭)씨의 시조이다">『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유리이사금 9년」 조에는 고허부를 사량부로 고치고 최씨 성을 내린 것으로 되어 있다.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은 아래에 나오는 최치원의 출신 부가 본피부라는 전승에 따라, 사량부 최씨를 본피부 최씨로, 본피부 정씨를 사량부 정씨로 바꾸어 보았다.</item>
		<item id="23" 각주명="남산부(南山部)">신라 때의 사량부를 고려 초에 남산부로 개칭했다고 하는 것은 사량부의 본래 위치가 남산 근처였음을 시사한다.</item>
		<item id="24" 각주명="구량벌(仇良伐)">지금의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구량리(九良里) 일대로 비정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상도 경주부 역원」 조에 ‘구량화촌원(仇良火村院)’이 부 남쪽 46리에 있다고 나와 참고가 된다. 사량부의 소재지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음을 볼 때, 앞서 나온 양부의 소속 촌인 파잠촌의 경우처럼 비월지의 형태로 종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동쪽으로 1km 떨어진 곳에 국보 147호인 울주천전리각석이 있다.</item>
		<item id="25" 각주명="마등오(麻等烏)">『삼국유사』 권3 탑상 「천룡사」 조에는 천룡사에서 근원한 물줄기가 고을의 남쪽 마등오촌의 남쪽을 흐른다고 나온다. 이를 참고하면, 지금의 경주시 내남면 틈수골 일원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26" 각주명="도북(道北)">위치 미상.</item>
		<item id="27" 각주명="회덕(迴德)">위치 미상.</item>
		<item id="28" 각주명="무산(茂山)">위치 미상.</item>
		<item id="29" 각주명="대수촌(大樹村)">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나, 후대의 모량부가 경주 시내에서 건천 방면으로 나가는 쪽에 위치했음을 감안하면, 이 일대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item>
		<item id="30" 각주명="구례마(俱禮馬)">『삼국사기』에는 그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item>
		<item id="31" 각주명="이산(伊山)">위치 미상.</item>
		<item id="32" 각주명="점량부(漸梁部)">신라 6부의 하나로, 6세기 초의 금석문인 「울진 봉평리 신라비」(524)에는 ‘잠훼부(岑喙部)’라는 이름으로 나온다.</item>
		<item id="33" 각주명="모량부(牟梁部)">점량부의 이칭. 금석문상에서는 6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남산신성비」(591) 제2비에 ‘牟喙’으로 판독되는 글자가 있고, 월성 해자에서 출토된 목간에서도 ‘牟喙’이라는 지명이 확인된다. 문헌상에서는 일반적으로 ‘牟梁部’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부터 ‘岑’ 대신 ‘牟’가 사용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牟’와 ‘岑(또는 漸)’이 어떻게 호응이 되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규명된 바 없다. 한편 모량부는 『삼국유사』 권1 기이1 「지철로왕」 조에 지증왕비의 출신 부로 나오는데, 이를 『삼국사기』 권4 신라본기4 「지증마립간 즉위」 조에 지증왕비 연제부인이 ‘박씨’로 기록된 것과 연관시켜, 박·석·김 3성 족단 가운데 박씨 족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로 파악하기도 한다(강종훈: 2000). 참고로 2009년에 발견된 「포항 중성리 신라비」(연대 미정)에 ‘牟旦伐喙’이라는 문구가 나오는 바, 이를 모량부의 원래 명칭으로 추정하기도 하나, ‘牟旦伐’을 부명(部名)이 아닌 인명으로 보는 견해도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item>
		<item id="34" 각주명="박곡촌(朴谷村)">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동경잡기』 권2 고적조에 모량촌과 함께 ‘박곡촌’이 부의 서쪽에 있다고 나온다. 현재의 모량리 서북쪽에 있는 조전리에 박씨 마을이라는 의미의 ‘박실(박곡)’이라는 지명이 전하고 있는데(경주시청 홈페이지 지명유래 건천읍), 이 기사에서의 박곡촌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item>
		<item id="35" 각주명="취산(觜山)">위치 미상.</item>
		<item id="36" 각주명="진지촌(珍支村)">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후대의 본피부가 경주 시내를 기준으로 동남쪽 낭산 방면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 일대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뒤이은 협주에 진지촌의 이칭으로 기록된 빈자촌의 경우, 『동경잡기』 권2 「각방」 조에 괘릉(掛陵)으로부터 용가산(龍加山)에 이르는 곳에 빈자방(賓子坊)이 있다고 나온다. 이를 근거로 진지촌의 위치를 경주에서 울산 방면으로 나가는 길목의 괘릉 남쪽으로 비정하기도 한다(三品彰英: 1975).</item>
		<item id="37" 각주명="빙지(氷之)">『삼국유사』의 선초본인 파른본에는 ‘수지(水之)’로 판각되어 있으나, 문맥상으로는 ‘빙지(氷之)’가 옳다.</item>
		<item id="38" 각주명="지백호(智伯虎)">『삼국사기』에는 그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item>
		<item id="39" 각주명="화산(花山)">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현재 경주시 천북면에 화산(花山)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어 참고할 수 있다. 한편 『삼국유사』 권2 기이 「경덕왕 충담사 표훈대덕」 조와 권3 탑상 「생의사 석미륵」 조에 나오는 ‘삼화령(三花嶺)’과 관련지어 남산의 한 봉우리로 보는 견해도 있다(三品彰英: 1975).</item>
		<item id="40" 각주명="본피부(本彼部)">신라 6부의 하나로, 6세기 초의 금석문인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와 「울진 봉평 신라비」(524)에는 ‘본파부(本波部)’라는 이름으로 나온다.</item>
		<item id="41" 각주명="본피부 최씨의 시조이다">원래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유리이사금 9년」 조에는 간진부를 본피부로 고치고 정씨 성을 내린 것으로 되어 있다.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은 최치원의 출신 부가 본피부라는 전승을 중시하여, 본피부 정씨를 사량부 정씨로, 사량부 최씨를 본피부 최씨로 바꾸어 보았다.</item>
		<item id="42" 각주명="시파촌(柴巴村)">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시파(柴巴)’를 ‘섶’으로 읽고 섶나무 ‘신(薪)’자가 들어간 경주시 외동읍 신계리(薪溪里) 일대로 추정하기도 한다(三品彰英: 1975). 괘릉의 북쪽으로, 불국사 남쪽에 위치해 있다.</item>
		<item id="43" 각주명="황룡사(皇龍寺)">경주시 구황동에 있던 신라 최대의 사찰. 분황사 남쪽에 위치하였으며, 진흥왕 대에 창건되었고 선덕여왕 때에는 9층 목탑이 건립되었다. 1238년 몽골의 침략을 받아 사찰 전역이 소실되었다. 자세한 것은 권3 「황룡사 구층탑」 조 참조.</item>
		<item id="44" 각주명="미탄사(味呑寺)">경주시 구황동에 있던 사찰. 낭산의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3층 석탑이 남아 있다.</item>
		<item id="45" 각주명="최후(崔侯)">최치원은 고려 현종 11년(1020) 내사령(內史令)에 추증되고 문묘(文廟)에 종사되었다가, 14년(1023)에 문창후(文昌侯)로 추증되었다. 그로 인해 여기서 ‘최후(崔侯)’라고 표현된 것이다.</item>
		<item id="46" 각주명="금산(金山)">금강산(金剛山)의 준말. 신라 때에는 경주 시내의 북쪽 동천동에 있는 산을 금강산이라고 칭하였다. 지금의 금강산은 신라 때 ‘상악(霜嶽)’ 또는 ‘풍악(楓嶽)’ 등으로 불렸다.</item>
		<item id="47" 각주명="가리촌(加里村)">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 금산이 경주시 동천동에 소재한 산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동천동 일대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시조혁거세거서간」 조에는 한자가 ‘가리촌(加利村)’으로 표기되었다.</item>
		<item id="48" 각주명="백률사(栢栗寺)">경주시 동천동에 있는 사찰. 법흥왕 대 불교 공인에 큰 공을 세운 이차돈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사찰로, 백률사 석당으로도 알려진 이차돈 순교비가 원래 있었던 곳이다. 이차돈 순교비는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보관 및 전시하고 있다. 백률사에 대해서는 『삼국유사』 권3 탑상 「백률사」 조 참조.</item>
		<item id="49" 각주명="지타(祗沱)">『삼국사기』에는 그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item>
		<item id="50" 각주명="명활산(明活山)">경주시 천군동에 위치한 산. 경주 시내에서 동해안으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하며, 삼국시대에 축조한 산성이 남아 있다. 축성과 관련된 비석 두 개가 명활산성 내부와 월지(月池: 안압지)에서 각각 발견되어,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보관, 전시하고 있다. </item>
		<item id="51" 각주명="한기부(漢岐部)">신라 6부의 하나로, 『삼국사기』 신라본기에서는 ‘한기부(漢祇部)’ 또는 ‘한기부(韓岐部)’로도 나온다. 금석문에서는 ‘한지(漢只)○○’(「창녕진흥왕척경비」), ‘한지벌부(漢只伐部)’(「안압지 출토 조로2년명 와전」) 등의 이름으로 확인된다. <images id="12"/></item>
		<item id="52" 각주명="상서지(上西知)">명칭으로 미루어 아래에 보이는 ‘하서지촌’과 가까운 곳에 인접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주시 양남면 서동리 일대의 옛 지명이 ‘웃서’여서 상서지촌과 연관성이 높다.</item>
		<item id="53" 각주명="하서지(下西知)">경주시 양남면 하서리 일원으로 추정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상도 경주부 봉수」 조에 부의 동쪽 63리에 있으며 남쪽으로 울산군 유포 봉수에 호응하는 봉수로 하서지 봉수가 언급되어 있고, 「고적」 조에도 부 동쪽 60리에 하서지 목책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삼국유사』 권1 기이 「제4대 탈해왕」 조에도 탈해가 신라로 들어올 때 계림의 동쪽 ‘하서지촌’ 아진포에 이르렀다는 내용의 설화가 전해진다. 이와 연관 지어 한기부는 박·석·김 3성 족단 가운데 석씨 족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로 파악되고 있다(김철준: 1952).</item>
		<item id="54" 각주명="내아(乃兒)">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나, ‘내아(乃兒)’와 ‘나아(羅兒)’의 음상사를 근거로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일대로 추정하기도 하는데(三品彰英: 1975), 실제로 나아리를 과거에 내야로 불렀다고도 한다(경주시청 홈페이지 지명유래 양남면).</item>
		<item id="55" 각주명="고야촌(髙耶村)">위치 미상.</item>
		<item id="56" 각주명="호진(虎珍)">『삼국사기』에는 그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item>
		<item id="57" 각주명="습비부(習比部)">신라 6부의 하나로, 6세기 초의 금석문인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에는 ‘사피부(斯彼部)’로 나온다.</item>
		<item id="58" 각주명="물이촌(勿伊村)">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나, 현재 경주시 천북면 물천리 일대로 비정하기도 한다(末松保和: 1954). 참고로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 경주부」 조에 자기소(磁器所)가 부의 북쪽 물이촌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item>
		<item id="59" 각주명="잉구며촌(仍仇旀村)">위치 미상.</item>
		<item id="60" 각주명="궐곡(闕谷)">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나, 뒤이은 협주에 ‘갈곡(葛谷)’이라고도 나온다는 기사를 감안하면 현재의 경주시 천북면 갈곡리 일원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61" 각주명="갈곡(葛谷)">현재의 경주시 천북면에 물천리 북쪽으로 갈곡리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item>
		<item id="62" 각주명="6부의 시조들은 …… 듯하다">알평을 비롯하여 6촌의 촌장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천강(天降)] 기사는 『삼국사기』에는 보이지 않는 내용이다. 천강족 또는 천손족 관념은 고대 사회에서 지배층이 자신들의 지배의 정당성을 내세우는 데 토대가 되었던 이념이다. 신라의 건국자 혁거세를 시조로 하는 박씨나 알지를 시조로 내세운 김씨 왕실이 천강족을 표방했음은 여러 자료에서 확인된다. 그러나 6촌의 후예들도 천강족이라는 인식을 공유했거나 드러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는 이것 외에는 찾아지지 않는다.</item>
		<item id="63" 각주명="노례왕 9년에 …… 내렸다">『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유리이사금 9년」 조의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신라 6부는 애초의 6촌과 직결되지 않고, 5세기에 김씨 족단의 주도권이 확립되면서 기존의 지배 세력들을 재편성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주보돈: 1990, 강종훈: 2000). 6촌장의 성씨를 이때 하사했다는 것 역시 사실로 믿기는 어렵고, 대체로 7세기 이후 통일신라 시기를 거치면서 왕실의 구성원 외에 왕경의 지배층들이 중국식 성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이순근: 1980).</item>
		<item id="64" 각주명="지금 세간에서는 …… 하는데">중흥부(양부), 장복부(모량부), 임천부(습비부), 가덕부(한기부)의 관계가 모-부-자-녀로 설정된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이에 대해 두레 조직 간의 연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하는 견해도 있다(이병도: 1975).</item>
		<item id="65" 각주명="지절(地節)">전한 선제(宣帝) 때의 연호로, 기원전 69년부터 66년까지 사용되었다.</item>
		<item id="66" 각주명="건무(建武)">원문에는 ‘建虎’로 되어 있으나, 고려 제2대왕 혜종의 휘 ‘무(武)’를 피하여 ‘호(虎)’로 표시한 것이다. 후한 광무제(光武帝) 때의 연호로, 서기 25년부터 56년까지 사용되었다.</item>
		<item id="67" 각주명="건원(建元)">전한 무제(武帝) 때의 연호로, 기원전 140년부터 135년까지 사용되었다.</item>
		<item id="68" 각주명="나정(蘿井)">경주시 탑동 700-1번지 소재. 사적 제245호.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상도 경주부 고적」 조에 부 남쪽 7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차에 걸친 발굴 조사를 통해 제사와 관련된 시설로 추정되는 팔각 건물지 등이 확인되었다.</item>
		<item id="69" 각주명="동천사(東泉寺)">위치 미상. 경주시 동천동의 전 헌덕왕릉 서북 일대로 추정하는 견해가 있다(진성규, 이인철: 2003). 『삼국유사』 권2 기이 「원성대왕」 조에는 청지(靑池)라는 연못이 동천사의 샘인데, 동천사는 진평왕 대에 지은 사찰로 오층탑이 있었다고 나온다.</item>
		<item id="70" 각주명="사뇌(詞腦)들">위치 미상.</item>
		<item id="71" 각주명="혁거세왕(赫居世王)">‘혁(赫)’은 ‘붉다’, ‘밝다’라는 뜻을 지니는데, ‘거세(居世)’를 왕호인 ‘거서간’의 준말로 보아 ‘혁거세왕’은 ‘밝거서간’을 한자로 표현한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이병도: 1975).</item>
		<item id="72" 각주명="불구내왕(弗矩內王)">‘불구내(弗矩內)’를 우리말 ‘’의 음사로 보고, ‘불구내왕’은 ‘은 왕’ 즉 ‘명왕(明王)’을 뜻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가 있다(이병도: 1975).</item>
		<item id="73" 각주명="서술성모(西述聖母)">서술산의 성모라는 뜻으로, 서술산이 선도산으로 불리기도 함에 따라 ‘선도성모(仙桃聖母)’로도 나온다. 『삼국유사』 권5 감통 「선도성모수희불사(仙桃聖母隨喜佛事)」 조에는 중국 황제의 딸 사소(娑蘇)가 해동으로 와서 서연산(西鳶山, 서술산)의 신모(神母)가 되었다는 설화가 전하며, 신라 말 경명왕 대에 ‘대왕(大王)’으로 책봉되었다는 내용도 함께 전해진다.</item>
		<item id="74" 각주명="선도성모(仙桃聖母)">서술성모의 이칭.</item>
		<item id="75" 각주명="거슬한(居瑟邯)">거서간(居西干)의 다른 표기. ‘슬(瑟)’과 ‘서(西)’는 음이 유사하고, ‘한(邯)’은 오늘날 ‘감’과 ‘한’의 두 가지 음으로 발음되나 어느 것이든 ‘간(干)’과 통한다. 고대어에서는 음이 상통하는 정도가 더욱 높았을 것이다.</item>
		<item id="76" 각주명="거서간(居西干)">신라 왕호 가운데 가장 먼저 사용된 것으로, 시조인 혁거세에 한정된 칭호이다. ‘거서(居西)’가 ‘이제 막’, ‘방금 새로’라는 의미를 지닌 ‘’의 음차라면, ‘거서간’은 ‘새로 나타난 왕’, ‘첫 왕’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item>
		<item id="77" 각주명="알지(閼智)">신라 김씨 왕실의 시조.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과 『삼국유사』 권1 기이 「김알지 탈해왕대」 조에는 제4대 탈해왕 대에 금성 서쪽 혹은 월성 서리(西里)의 시림(始林)에서 하늘로부터 내려온 궤짝에 담겨 발견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자신은 신라의 왕이 되지 못하였고, 그 7세손인 미추가 김씨로는 처음 신라의 왕위에 올랐다.</item>
		<item id="78" 각주명="거서간이 …… 일어난다">혁거세가 스스로 알지 거서간이라고 칭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후대에 김씨의 시조로서 알지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item>
		<item id="79" 각주명="이때 사람들이 …… 하였다">시조의 배필을 찾으려는 논의는 『삼국유사』 권2 기이 「가락국기」 조에 전하는 수로왕과 허왕후(허황옥)의 혼인 설화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item>
		<item id="80" 각주명="사량리(沙梁里)">사량리는 문맥상 사량부에 위치해야 마땅하나, 다음에 나오는 알영정이 알천 양산촌의 소재지로 추정되는 오릉 일원에 전하고 있어, 지명 상으로 볼 때 다소의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item>
		<item id="81" 각주명="알영정(閼英井)">현재 경주시 탑동에 소재한 숭덕전 내에 알영정이라고 불리는 우물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상도 경주부 고적」 조에 알영정이 부 남쪽 5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늦어도 조선 전기부터는 이 우물을 두고 알영이 탄생한 우물이라는 전승이 내려왔음을 알 수 있다. 우물 옆에는 일제 강점기 때 세워진 ‘신라시조왕비탄강유지’ 비석이 있다. <movies id="4"/></item>
		<item id="82" 각주명="계룡이 나타나 …… 낳았는데">『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시조혁거세거서간 5년」 조에는 용이 알영정에 나타나 ‘오른쪽’ 옆구리로 여자아이를 낳았다고 되어 있다.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옆구리로 아이를 낳았다고 하는 전승은 석가모니가 어머니인 마야 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하는 불교 설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三品彰英: 1975).</item>
		<item id="83" 각주명="북천(北川)">월성의 북쪽에 있는 내를 ‘알천’이라고 표기하지 않은 것은 「신라 시조 혁거세왕」 조 기사에서의 알천이 북천이 아닌 다른 천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item>
		<item id="84" 각주명="입술이 닭의 …… 떨어졌다">알영의 입술이 닭의 부리처럼 생겼다는 것은 원래 그녀가 닭을 토템으로 삼았던 김씨 족단의 일원이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김철준: 1952). 아울러 목욕을 통해 부리가 떨어졌다고 하는 것은 혁거세에게 시집을 옴으로써 이제 김씨 족단이 아니라 박씨 족단의 구성원이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item>
		<item id="85" 각주명="발천(撥川)">북천의 이름이 발천이었다는 전승은 후대에 발천과 알천이 음상사(音相似)로 인해 혼동을 일으킨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item>
		<item id="86" 각주명="창림사(昌林寺)">경주시 배동의 남산 기슭에 있던 사찰. 현재는 삼층석탑과 쌍두귀부, 석등연대 등이 남아 있다. 신라 명필로 알려진 김생이 창림사비를 썼다고 전해진다. 2014년에 절터에 대한 발굴이 이루어져 금당, 회랑, 종각 등의 터가 확인되었으며, 그에 앞서 2011년에는 신라 경문왕이 삼층석탑을 조성하면서 발원한 내용을 적은 것으로서 그간 행방이 묘연했던 ‘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國王慶膺造無垢淨塔願記: 855년)’ 금동판의 실물이 화성 용주사에서 발견된 바 있다.</item>
		<item id="87" 각주명="오봉(五鳳)">전한 선제(宣帝) 때의 연호로, 기원전 57년부터 54년까지 사용되었다.</item>
		<item id="88" 각주명="갑자년(甲子年)">혁거세의 즉위 연도가 기원전 57년에 해당하는 갑자년으로 설정된 것은 진흥왕 대에 처음 국사를 편찬할 때 사관들이 고구려, 백제의 건국 연도보다 앞선 시점에서 60간지의 첫해를 선택한 결과로 파악된다(三品彰英: 1975, 강종훈: 2000).</item>
		<item id="89" 각주명="서라벌(徐羅伐)">『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시조혁거세거서간 즉위조에는 ‘서나벌(徐那伐)’로 나온다. ‘나(那)’는 ‘야(耶)’와 자형이 비슷하여 필사 및 판각 시 혼동과 오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가야(加耶)’와 ‘가라(加羅)’가 혼용된 것에서 보듯이 ‘야(耶)’와 ‘라(羅)’는 고대에 상통하는 글자들이었으므로, ‘서야벌(徐耶伐)’ 대신 ‘서라벌(徐羅伐)’로도 표기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측 기록인 『진서』 권113 재기13 부견(符堅) 상(上)에서는 신라를 ‘설라(薛羅)’로 지칭했는데, ‘서라(徐羅)’와 음이 근사한 표기례가 된다.</item>
		<item id="90" 각주명="서벌(徐伐)">‘서라벌’의 준말. ‘서벌(徐伐)’은 중세어에서 “셔벌, 셔블, 셔울, 서울”로 변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91" 각주명="사라(斯羅)">6세기 초의 금석문인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의 시작 부분에 국호를 ‘사라(斯羅)’라고 명기하였다. 중국 측 기록인 『양직공도』 「백제국사」 조에도 ‘사라(斯羅)’로 나오며, 『양서』 신라전 등에서도 신라의 이칭으로 ‘사라(斯羅)’를 소개하고 있다.</item>
		<item id="92" 각주명="사로(斯盧)">『삼국지』 권30 「오환선비동이전 한」 조에 진한과 변한의 24개국의 이름을 나열하면서 ‘斯盧國’이라고 소개하였다. </item>
		<item id="93" 각주명="처음에 왕이 …… 까닭에">‘계정(雞井)’은 계룡이 나타난 우물로서 알영정을 지칭하는 것이므로, 여기서 왕이 계정에서 태어났다고 한 것은 ‘왕후’가 난 것을 잘못 전한 것으로 이해된다(이재호: 2008). </item>
		<item id="94" 각주명="계림국(雞林國)">계림국이라는 국호는 완연히 중국적인 표현으로, 7세기 이전에는 공식적으로 사용된 흔적이 금석문을 포함한 여타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신라를 계림이라고 칭하게 된 것은 663년에 당이 신라를 계림대도독부(雞林大都督府)로 삼고 문무왕을 계림주대도독(雞林州大都督)으로 책봉한 데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이 기사에서 전하는 것처럼 왕 또는 왕후가 계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국호를 계림국이라고 했다는 것은 후대인의 부회일 뿐 역사적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item>
		<item id="95" 각주명="탈해왕(脫解王)">신라 제4대왕. 석씨의 시조이다. 처남인 유리이사금의 뒤를 이어 신라의 왕위에 올랐다. 그의 사후 왕위는 다시 박씨인 파사이사금으로 이어졌다. 탈해왕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권1 기이 「第四 脫解王」 조 참조.</item>
		<item id="96" 각주명="김알지(金閼智)">신라 김씨 왕실의 시조.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과 『삼국유사』 권1 기이 「김알지 탈해왕대」 조에는 제4대 탈해왕 대에 금성 서쪽 혹은 월성 서리(西里)의 시림(始林)에서 하늘로부터 내려온 궤짝에 담겨 발견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자신은 신라의 왕이 되지 못하였고, 그 7세손인 미추가 김씨로서는 처음 신라의 왕위에 올랐다.</item>
		<item id="97" 각주명="닭이 숲 가운데서 …… 했다고도 한다">『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탈해이사금 9년」 조에 나오는 내용으로, 이 역시 후대인의 부회일 뿐 역사적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한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에 보이는 계림국 관련 기사 등을 근거로 ‘雞林’이 상고기에 실제로 신라의 정식 국호로 사용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노중국: 1990, 채미하: 2016).</item>
		<item id="98" 각주명="후세에 …… 확정하였다">국호가 ‘신라’로 확정된 것은 6세기 초인 지증왕 대의 일이었다. 『삼국사기』 권4 신라본기4 「지증마립간 4년 9월」 조에 의하면, 그 이전까지 사로·사라·신라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되던 국호를 ‘덕업일신(德業日新) 망라사방(網羅四方)’의 의미를 부여하며 ‘신라’로 확정하였다고 한다. 금석문 자료상으로는 5세기 대의 비문인 고구려의 광개토왕릉비와 충주 고구려비 등에서 이미 ‘신라’라는 이름의 국호가 사용되었다. 신라인 스스로는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에 나타나듯이 6세기 초까지 ‘사라’라는 명칭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다가, 지증왕 대에 신라로 국호를 정한 이후에는 「울진 봉평 신라비」(525)의 ‘신라육부(新羅六部)’라는 표현에 보이는 것처럼 ‘신라’로 국명을 통일하여 썼다.</item>
		<item id="99" 각주명="오릉(五陵)">경주시 탑동 67-1번지 소재. 사적 172호.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에는 신라의 시조인 혁거세와 그의 아들인 제2대 남해차차웅, 그의 아들인 제3대 유리이사금, 그의 아들로 탈해의 뒤를 이어 다시 박씨 왕실의 시대를 연 제5대 파사이사금 등이 묻힌 무덤으로 나온다. 이들 네 명에 시조 혁거세의 부인인 알영을 더해 도합 5명이 묻혔다고 해서 5릉이라고 불려왔다.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단정할 수 없지만, 외견상 적석목곽분에서 흔히 나타나는 표형분을 이룬 무덤도 존재하여 실제 혁거세 등 초기 박씨 왕들의 무덤으로 보지 않고, 5세기 이후에 조성된 신라 지배층의 무덤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이근직: 2012).</item>
		<item id="100" 각주명="왕이 하늘로 …… 오릉을 만들었다">『삼국사기』와는 달리 『삼국유사』에서는 오릉을 혁거세의 다섯 유체를 각각 묻은 것으로 전하는데, 이는 인도의 경전 리그베다에 나오는 변재천녀(辨才天女) 설화를 차용한 결과로 이해된다(문경현: 1972, 이근직: 2012). 관련 설화를 소개하면, “변재천녀(辨才天女)가 죽어서 승천하였는데, 7일 만에 유체(遺體)가 다섯으로 나뉘어 땅에 떨어졌다. 이를 모으고자 하였으나, 큰 뱀이 방해하여 오릉에 묻었다.”라고 한 내용이다.</item>
		<item id="101" 각주명="사릉(虵陵)">『삼국사기』에는 오릉 대신 ‘사릉(虵陵)’이라고 소개되어 있다.</item>
		<item id="102" 각주명="담엄사(曇嚴寺)">『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1 「시조혁거세거서간 61년」 조에는 ‘담암사(曇巖寺)’로 나오며, 혁거세의 능인 사릉 즉 오릉이 담암사의 북쪽에 있다고 기록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주부 「고적」 조에는 담암사의 옛터가 사릉의 남쪽에 있다고 하여, 조선 전기에는 이미 폐찰이 되었음을 전한다. 『삼국유사』 권3 흥법 「아도기라」 조에도 전불시대(前佛時代) 칠처가람(七處伽藍) 터 가운데 하나인 ‘서청전(婿請田)’의 위치를 지금의 담엄사라고 소개하였다.</item>
		<item id="103" 각주명="남해왕(南解王)">신라 제2대왕. 시조 혁거세와 알영 부인의 아들이다. 왕호는 차차웅(次次雄)인데, 신라 중대의 역사가 김대문의 해석에 의하면 ‘무(巫)’ 즉 제사장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석씨의 시조인 탈해를 사위로 맞았으며, 아들인 유리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신라 초기 6촌 위치 추정 지도" type="탑재" path="121900_001_01.jpg" desc=""></item>
		<item id="2" title="표암"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54482&ccbaKdcd=23&ccbaAsno=0054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3" title="건천읍 금척리 고분군"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650&ccbaKdcd=13&ccbaAsno=0043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4" title="미탄사지" type="탑재" path="121900_007_01.jpg" desc="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item>
		<item id="5" title="백률사"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62351&ccbaKdcd=31&ccbaAsno=0004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6" title="명활산 일대" type="탑재" path="121900_004_01.jpg" desc="카카오맵" sub_link="https://map.kakao.com/?urlX=1009860&urlY=655102&urlLevel=5&map_type=TYPE_SKYVIEW&map_hybrid=true"></item>
		<item id="7" title="창림사지" type="탑재" path="121900_005_01.jpg" desc="카카오맵" sub_link="https://map.kakao.com/?urlX=1000817&urlY=648985&urlLevel=4&map_type=TYPE_SKYVIEW&map_hybrid=true"></item>
		<item id="8" title="창림사지 삼층석탑" type="탑재" path="121900_006_01.jpg" desc=""></item>
		<item id="9" title="오릉"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762&ccbaKdcd=13&ccbaAsno=0172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10" title="알천제방수개기"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5119437&ccbaKdcd=21&ccbaAsno=0516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11" title="월성과 오릉" type="탑재" path="121900_002_01.jpg" desc="카카오맵" sub_link="https://map.kakao.com/?urlX=1000817&urlY=652850&urlLevel=5&map_type=TYPE_SKYVIEW&map_hybrid=true"></item>
		<item id="12" title="한지벌부 명문이 찍힌 안압지 출토 조로2년명 와전" type="탑재" path="121900_008_01.jpg" desc="국립경주박물관"></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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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s>
		<item id="1" title="나정"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B%82%98%EC%A0%95&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edu_kids_009.wmv"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2" title="알영정"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C%98%A4%EB%A6%89&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vdo_flv_20100009.mp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3" title="계림" type="링크" path="http://ucistream.k-heritage.tv/1501001/001/V/1501001-001-V00765_trans_2.mp4" desc="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채널"></item>
		<item id="4" title="오릉 내 신라시조왕비탄강유지 비석"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C%98%A4%EB%A6%89&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vdo_flv_20100009.mp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5" title="오릉"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C%98%A4%EB%A6%89&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vdo_flv_20100009.mp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movies>
</data>

<h1>무왕(武王)</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본 무왕조는 무왕이 못의 용과 과부 사이에 태어났다는 것, 어릴 때 서동으로 생활을 하였다는 것, 신라 왕경에 가서 서동요를 퍼뜨린 후 귀양가는 진평왕의 셋째 딸 선화공주를 도중에 만나 야합하였다는 것, 공주와 백제로 와서 서동시절에 모아 둔 금을 신라 왕실에 보내 소통하였다는 것, 용화산 아래의 큰 못에서 미륵삼존불을 만나자 지명법사와 의논하여 삼존불을 모시는 미륵사를 창건하였다는 것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왕이 지룡의 아들로서 서동으로 생활을 하였다는 것은 『삼국사기』에 법왕의 아들로 나오는 것과 다르다. 또 미륵사는 「미륵사지사리봉영기」에 의해 무왕 대에 창건된 것이 분명하게 되었지만 『삼국사기』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무왕(武王: 재위 600~641)<annotation id="1"/><sub>[고본(古本)<annotation id="2"/>에는 무강(武康)<annotation id="3"/>이라 하였으나 잘못이다.<annotation id="4"/> 백제에는 무강이 없다]</sub></paragraph>
	<paragraph>제30대 무왕의 이름은 장(璋)<annotation id="5"/>이다. 그 어머니는 과부가 되어 서울 남쪽 못<annotation id="6"/> 가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는데 그 못의 용과 관계하여 장을 낳았다.<annotation id="7"/> 아이 때 이름은 서동(薯童)이다.<annotation id="8"/> 그의 의기와 도량은 커서 헤아리기가 어려웠다. 그는 늘 마[서여(薯蕷)]<annotation id="9"/>를 캐어 팔아서 생활을 하였으므로 나라 사람들이 그 때문에 서동이라 이름했다.</paragraph>
	<paragraph>그는 신라 진평왕(眞平王)<annotation id="10"/>의 셋째 공주 선화(善花)<annotation id="11"/><sub>[혹은 선화(善化)라고도 쓴다]</sub>가 아름답기 짝이 없다는 말을 듣고 머리를 깎고 신라 서울로 왔다. 그는 마를 동네 아이들에게 먹이니 아이들이 친해져서 따랐다. 이에 그는 노래를 지어 여러 아이들을 꾀어서 부르게 하였다. 그 노래는 이렇다.<annotation id="12"/></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34%">善花公主主隱</td><td width="33%">선화공주니리믄</td><td width="33%">선화공주님은</td></tr>
	<tr><td>他密只嫁良置古</td><td> 그지 어라두고</td><td>남 몰래 짝 맞추어 두고</td></tr>
	<tr><td>薯童房乙</td><td>서동방</td><td>서동 방을</td></tr>
	<tr><td>夜矣卯乙抱遣去如</td><td>바매 알 안고 가다</td><td>바매 알을 안고 간다.<annotation id="13"/></td></tr>
	</table>
	</paragraph>
	<paragraph>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동요(童謠)]가 서울에 두루 퍼져 대궐에까지 알려지니 백관이 임금에게 극력 간하여 공주를 먼 곳으로 귀양 보내게 하였다. 공주가 떠나려고 할 때 왕후가 순금 한 말을 노자로 주었다.</paragraph>
	<paragraph>공주가 귀양처에 이르려 하는데 서동이 도중에서 나와 절하며 모시고 가겠다고 하였다. 공주는 그가 어디서 온지는 알지 못했으나 뜻하지 아니하게 믿고 좋아했다. 이로 말미암아 그는 공주를 모시고 가다가 몰래 정을 통했다.<annotation id="14"/> 그런 연후에야 공주는 서동의 이름을 알고 동요의 영험함을 믿었다.</paragraph>
	<paragraph>함께 백제로 와서 공주는 모후(母后)가 준 금을 내어 생계를 꾀하려 하니 서동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이것이 무엇이요?”</paragraph>
	<paragraph>공주가 말했다. </paragraph>
	<paragraph>“이것은 황금이다. 한평생의 부를 이룰 만합니다.”</paragraph>
	<paragraph>서동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내가 어릴 때부터 마를 캐던 곳에<annotation id="15"/> 황금을 쌓아 놓은 것이 진흙더미 같습니다.”</paragraph>
	<paragraph>공주가 듣고 크게 놀라며 말했다. </paragraph>
	<paragraph>“이것은 천하의 진귀한 보배입니다. 당신이 금이 있는 데를 알면 이 보물을 부모님 궁전에 보내는 것이 어떻습니까?”</paragraph>
	<paragraph>서동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좋습니다.”</paragraph>
	<paragraph>이에 금을 모아 구릉과 같이 쌓아놓고 용화산<annotation id="16"/> 사자사<annotation id="17"/>의 지명법사<annotation id="18"/>에 가서 금을 수송할 방책을 물었다. </paragraph>
	<paragraph>법사가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내가 신통한 힘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금을 가져오시오.”</paragraph>
	<paragraph>공주가 편지를 써서 금과 함께 사자사 앞에 갖다 놓았다. 법사가 신통한 힘으로 하룻밤 사이에 신라 궁중에 갖다 두었다. 진평왕은 그 신통한 변통[神變]을 이상히 여겨 더욱 서동을 존경하여 늘 편지를 보내 안부를 물었다. 서동이 이로 말미암아 인심을 얻어 왕위에 올랐다.</paragraph>
	<paragraph>하루는 왕이 부인과 함께 사자사에 가려고 용화산 아래의 큰 못 가에 이르렀다. 미륵삼존이<annotation id="19"/> 못 가운데서 나타나므로 수레를 멈추고 존경의 뜻을 표하였다. </paragraph>
	<paragraph>부인이 왕에게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이곳에 큰 절을 세우는 것이 진실로 바라는 바입니다.”</paragraph>
	<paragraph>왕이 그것을 허락하였다. 왕과 부인은 지명이 머무는 곳에 가서 못을 메울 일을 물었더니 법사는 신통한 힘으로 하룻밤 사이에 산을 무너뜨려 못을 메워 평지로 만들었다.<annotation id="20"/> 이에 미륵삼회를 본받아[법상]<annotation id="21"/> 전(殿)과 탑(塔)과 낭무(廊廡)를 각각 세 곳에 세우고<annotation id="22"/> 절 이름을 미륵사<annotation id="23"/>라<images id="1"/><movies id="1"/> 하였다<sub>[국사<annotation id="24"/>에는 왕흥사<annotation id="25"/>라<images id="2"/> 했다.<annotation id="26"/>]</sub>. 진평왕은 여러 장인들[百工]을 보내어 일을 도와주었다.<annotation id="27"/> 그 절은 지금도 남아 있다<sub>[『삼국사』<annotation id="28"/>에는 이분을 법왕의 아들이라 했는데 여기서는 홀어머니의 아들이라 했으니 알 수 없다]<annotation id="29"/></sub>.</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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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박진태·정호완·이강옥·김복순·조수동, 「삼국유사의 종합적 연구(1)」, 『한국민속학』29, 한국민속학회, 1997.</li>
		<li>박진태·정호완·이강옥·김복순·조수동, 「삼국유사의 종합적 연구(II)-문헌적 성격을 중심으로-」, 『우리말글』, 우리말글학회, 1999.</li>
		<li>사재동, 「서동설화연구」, 『향가여요연구』, 이우사, 1985.</li>
		<li>안계현, 「백제불교에 관한 제문제」, 『백제연구총서』4, 충남대학교 백제연구소, 1994.</li>
		<li>양기석, 「백제 왕흥사의 창건과 변천」, 『백제문화』41, 공주대학교 백제문화연구소, 2009.</li>
		<li>이장웅, 「백제의 마한서동(무강왕) 신화 수용과 익산 미륵사」, 『역사민속학』38, 한국역사민속학회, 2012.</li>
		<li>정재윤, 「미륵사 사리봉안기를 통해 본 무왕·의자왕대의 정치적 동향」, 『한국사학보』37, 고려사학회, 2009.</li>
		<li>최래옥, 「서동의 정체」, 『城山張德順先生停年退任紀念論叢 韓國文學史의 爭點』, 집문당, 1986.</li>
		<li>최완규, 「고대 익산과 왕궁성」, 『익산 왕궁리 유적의 조사 성과와 의의』, 익산 왕궁리 유적 발굴조사 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자료집,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09.</li>
		<li>황패강, 「서동요 연구」, 『신라문화』3·4합집, 동국대학교신라문화연구소, 1987.</li>
		<li>田村圓澄, 「백제의 미륵신앙」, 『마한백제문화』4·5합집,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 1981.</li>
	</ul>
	<ul type="발굴보고서">
		<li>문화재연구소 유적조사연구실, 『彌勒寺: 遺蹟發掘調査報告書』Ⅰ, [대전]: 文化財管理局, 1989.</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익산 미륵사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1996.</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彌勒寺: 遺蹟發掘調査報告書』Ⅱ, 扶餘: 國立扶餘文化財硏究所, 1996.</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익산 미륵사지 서탑 주변 발굴조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00.</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미륵사지 서탑 주변발굴조사 보고서』,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01.</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益山 王宮里 : 發掘中間報告』Ⅳ, 전라북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02.</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王興寺: 發掘中間報告』Ⅰ, 부여군: 國立扶餘文化財硏究所, 2002.</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王興寺址. 2, 기와 가마터 發掘調査 報告書』, 扶餘 : 國立扶餘文化財硏究所, 2007.</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王興寺址. Ⅲ, 木塔址 金堂址 發掘調査 報告書』, 서울: 문화재청, 2009.</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王興寺址』4, 부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12.</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王興寺址.5, 기와가마발굴조사보고』, 부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14.</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王興寺址』6, 부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15.</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백제 사리장엄과 동아시아 불교문화』, 부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16.</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익산 미륵사지) 평기와 연구』, 부여군: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16.</li>
		<li>국립문화재연구소·전라북도, 『미륵사지석탑』해체조사보고서Ⅴ,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17.</li>
		<li>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익산군, 『獅子庵 發掘調査報告書』, 부여: 夫餘文化財硏究所, 1994.</li>
		<li>충청남도·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충청남도 문화재대관』1-3, 대전: 충청남도; 공주: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2009.</li>
		<li>문화재연구소 유적조사연구실, 『彌勒寺: 遺蹟發掘調査報告書』Ⅰ, 佛敎文化財硏究所, 1989.</li>
		<li>문화재청, 『韓國의 寺址: 현황조사 보고서. 上, 대전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1』, [대전]: 문화재청; 서울: 佛敎文化財硏究所, 2017.</li>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무왕(武王: 재위 600~641)">백제 제30대 왕. 풍채와 거동이 빼어났고 뜻과 기개가 호방하고 걸출하였다. 대외적으로 신라에 대해서는 빈번하게 공격하였지만, 고구려와 수나라가 대립할 때는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실지양단(實持兩端)’의 정책을 폈다. 당나라는 중국 대륙을 통일한 후 무왕을 대방군왕(帶方郡王) 백제왕(百濟王)으로 책봉하였다. 634년 3월 무왕은 궁남지를 만들고, 못 가운데는 선인(仙人)이 사는 방장선산(方丈仙山)을 만들었다. 부여 백마강 가에는 무왕이 연회를 베풀고 북을 치고 금(琴)을 타며 스스로 노래를 불렀다는 대왕포(大王浦)와 이때 바위가 저절로 따뜻해졌다고 하는 자온대(自溫臺) 등이 있다. 2009년에 출토된 「미륵사지사리봉영기」에 의하면 무왕은 ‘대왕폐하(大王陛下)’로 불렸다. 2018년 익산 쌍릉(雙陵) 가운데 하나인 대왕묘 재발굴 조사에서 출토된 인골을 분석한 결과 60대의 남자의 뼈로 확인되어 대왕묘가 무왕의 무덤임이 밝혀졌다.(한겨례신문, 2018, 「익산 쌍릉 무덤주인 논란 ‘무왕’으로 일단락」) </item>
		<item id="2" 각주명="고본(古本)">일연 스님이 참고한 자료. 이것이 책 이름인지, 옛 책이라는 의미인지는 알 수 없다.</item>
		<item id="3" 각주명="무강(武康)">무왕의 다른 왕명. 『육조고일관세음응험기(六朝古逸觀世音應驗記)』에는 ‘무광왕(武廣王)’이 지마미지(只馬彌地)에 천도하려고 제석정사를 세웠는데 이 절이 정관(貞觀) 13년(629)에 불탔지만 사리병은 타지 않았다는 기사가 나온다. 629년은 무왕 30년이므로 무광왕은 무왕이 된다. 또 ‘광(廣)’은 글자 모양이나 음이 ‘강(康)’과 상통하므로 무광왕은 무강왕이 된다. 이를 종합하면 무왕=무강왕=무광왕이 되며 무왕은 무광왕(무강왕)을 축약한 표기라 할 수 있다(노중국: 2018, 435~436쪽). 『고려사』에는 무강왕이 후조선왕(기자조선왕)인데 말통(末通)대왕이라고도 하였다는 설과 백제 무왕이며 어릴 때 이름은 서동이라는 두 가지 설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사를 근거로 무강왕을 기자조선의 왕으로 보는 견해(정재윤: 2009 ; 이장웅: 2012)도 있고, ‘강(康)’은 ‘영(寧)’과 통하므로 무령왕(武寧王)의 다른 표기로 보는 견해(史在東: 1985)도 있다.</item>
		<item id="4" 각주명="무강 …… 잘못이다">일연 스님은 ‘백제에는 무강왕이 없다’고 하면서 이 기사는 잘못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무강왕은 본서의 왕력과 『고려사』 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 권33 전라도 익산군 「불우」 조의 미륵사 창건 연기 세전(世傳)에도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item>
		<item id="5" 각주명="장(璋)">무왕의 이름. 『삼국사기』 백제본기, 『구당서』 및 『신당서』 백제전에는 장(璋), 여장(餘璋), 부여장(扶餘璋)으로 나온다. ‘부여’는 백제 왕실의 성이므로 ‘여장’은 ‘부여장’을 줄여 표기한 것, ‘장’은 이름만 표기한 것이다. 소명이 서동이므로 장은 성년이 되면서 불린 이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임신본 『삼국유사』 왕력에는 ‘장’은 없고 ‘헌병(獻丙)’만 나온다. 헌병은 후대에 추가된 것이어서 사료로서의 가치는 없다.</item>
		<item id="6" 각주명="서울 남쪽 못">구체적인 위치는 알 수 없다. 이 못의 위치에 대해 『신증동국여지승람』 익산군 「산천」 조의 “서동대왕의 어머니가 집을 짓고 살고 있던 곳이 마룡지(馬龍池)”라는 기사에 근거하여 익산의 마룡지로 보는 견해(김삼룡: 1977)도 있다. 그러나 경사는 백제 수도로서 오늘날 부여읍인데 익산은 경사 남쪽으로 보기에는 너무 멀어 마룡지 설은 성립되지 않는다.</item>
		<item id="7" 각주명="그 어머니는 과부가 …… 못의 용과 관계하여 장을 낳았다">무왕의 출계에 본 기사의 지룡설, 『삼국사기』 백제본기의 법왕의 아들 설, 『북사』 백제전의 여창(餘昌, 위덕왕)의 아들 설이 있다. 무왕의 아버지를 법왕으로 보는 견해(김영태: 1975; 정재윤: 2009; 김영심: 2013; 남정호: 2016; 최래옥: 1986)에서는 서동의 탄생 이야기가 너무 설화적이어서 믿기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나 무왕이 법왕의 아들이라면 무왕이 어린 시절에 서동으로 생활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과 출계에 이설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할 수 없다, 또 출계에 이설이 있는 왕의 경우 『삼국사기』가 동성왕의 ‘이모형(異母兄)’인 무령왕을 ‘동성왕의 둘째 아들’이라고 한 것처럼 틀린 경우도 있다. 이런 점에 주목하여 용은 몰락한 왕족인 무왕의 아버지를 상징한 것으로, 서동은 몰락왕족 출신으로서 익산에서 마를 캐며 빈한한 생활을 한 것으로 보는 견해(노중국: 2018)도 있다. 『북사』백제전의 위덕왕 아들 설은 위덕왕 다음에 혜왕, 혜왕 다음에 법왕이 왕위를 잇고 있어 성립되지 않는다.</item>
		<item id="8" 각주명="소명(小名) 서동(薯童)">소명은 아명(兒名)이라고도 한다. 서동은 무왕의 어릴 때의 이름으로 어릴 때 마를 캐다 팔아서 생활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본서 「법왕금살」 조에는 ‘서여(薯蕷)’로, 파른본 『삼국유사』 왕력에는 ‘서△(薯△)’로 나온다. △를 ‘동(童)’이나 여(蕷)로 추독하면 무왕조의 ‘서동’과 일치한다. 서동은 ‘마를 캐는 아이’라는 뜻을 갖는 ‘마동’의 한자음 표기이다. 그런데 임신본 『삼국유사』 왕력에는 소명을 ‘일기사덕(一耆篩德)’이라 하였다. 이것은 후대에 가필된 것이 되어 사료로서의 가치는 없다.<br/>참고로 파른본 왕력과 임신본 왕력의 해당 기사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br/>파른본 왕력: 第三十武王(或云武康 名璋 小名薯■ 庚申立 治四十一年)<br/>임신본 왕력: 第三十武王(或云武康 獻丙 或小名一耆篩德 庚申立 治四十一年)<br/>이와는 달리 신라 왕녀와 결혼한 왕이 제23대 동성왕이고 동성왕의 이름인 모대(牟大), 모도(牟都), 말다(末多)는 ‘마동’, ‘맛동’과 음운이 통한다는 것을 근거로 서동을 동성왕의 이름으로 보는 견해(이병도: 1969)도 있다. 그러나 「미륵사지사리봉영기」에 의해 미륵사는 무왕 40년 기해년(639)에 세워진 것이 분명함으로 이 견해는 성립할 수 없다. 『고려사』 지리지에 나오는 말통(末通)대왕은 ‘말통’이 ‘마동’, ‘맛둥’, ‘마통’의 한자식 표기이므로 무왕을 가리킨다(노중국: 2018).</item>
		<item id="9" 각주명="마[서여(薯蕷)]">중국이 원산. 외떡잎식물 백합목 마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 산우(山芋)·서여(薯蕷)라고도 한다. 덩이뿌리를 한방에서는 산약(山藥)이라고 하며 강장·강정·지사제로 이용한다. </item>
		<item id="10" 각주명="진평왕(眞平王: 재위 579~632)">신라 제26대왕. 성은 김씨, 이름은 백정(白淨). 아버지는 진흥왕의 태자인 동륜(銅輪)이며, 어머니는 입종갈문왕(立宗葛文王)의 딸 만호(萬呼, 萬寧)부인이다. 앞 왕비는 김씨 마야(摩耶)부인인데 복승갈문왕(福勝葛文王)의 딸이고, 뒤 왕비는 손씨(孫氏) 승만(僧滿)부인이다. 작은 아버지인 진지왕이 ‘정란음황(政亂淫荒)’하다고 하여 화백회의에 의해 폐위되자 즉위하였다. 경주시 보문동에 있는 진평왕릉은 사적 제180호이다(본서 권제2 기이 제2 「천사옥대」 조의 주석을 참고).</item>
		<item id="11" 각주명="선화(善花)">혹은 선화(善化)라고도 쓴다. 진평왕의 셋째 딸.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의하면 진평왕의 딸로는 맏딸 선덕여왕과 둘째 딸 만명(萬明)부인만 나온다. 이를 근거로 선화공주의 존재를 부정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삼국사기』는 각 왕의 아들과 딸들 가운데 왕위를 계승했거나 태자로 책봉된 경우에만 이름을 기록하였으므로 『삼국사기』에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 한편 서동을 동성왕으로 보는 견해에서는 선화공주를 신라 소지왕(炤知王: 재위 479~500) 대에 동성왕과 결혼한 이벌찬 비지(比智)의 딸로 고쳐보는 견해(이병도: 1969, 541~542쪽, 550쪽)도 있다. 그러나 「미륵사지사리봉영기」에 의해 서동은 무왕이 분명함으로 이 견해는 성립할 수 없다.</item>
		<item id="12" 각주명="그 노래는 이렇다">서동요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자들의 풀이와 현대어역이 있지만 여기서는 김완진, 1980, 『향가해독법연구』, 서울대학교출판부의 풀이를 따랐다. </item>
		<item id="13" 각주명="안고 간다">서동요 풀이에 대한 여러 견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박지용 외 편, 2012, 『향가해독자료집』,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연구회 참조.)<br/>
		① 오구라 신페이(小倉進平: 1974)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34%" align="center">해독</td><td width="33%" align="center">일어역</td><td width="33%"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1) 善化公主님<br/>
		(2) 남(애) 그기 열여 두고<br/>
		(3) 薯童房을 밤애 몰내 안고 가다</td>
		<td>(4) 善花公主の君は、<br/>
		(5) 人知れず嫁入世るに、<br/>
		(6) 夜密かに薯童を抱さて去れり。</td>
		<td>(7) 善化公主의 군은, <br/>
		(8) 남 몰래 시집갔는데, <br/>
		(9) 밤에 몰래 서동을 안고 갔다.</td></tr>
		</table>
		② 양주동(1987)<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10) 善化公主니믄 <br/>
		(11)  그지 얼어두고<br/>
		(12) 맛둥방<br/>
		(13) 바 몰 안고 가다</td>
		<td width="50%">(14) </td></tr>
		</table>
		③ 이탁(1958)<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15) 善化公主님은<br/>
		(16)  믇 얼아도고<br/>
		(17) 마동방을<br/>
		(18) 밤 믇을 안고 가</td>
		<td width="50%">(19) 善化公主님은<br/>
		(20) 남 몰래 얼러 두고<br/>
		(21) 맏동방엘<br/>
		(22) 밤에 무엇을 안고 가다</td></tr>
		</table>
		④ 홍기문(1990)<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23) 션화공쥬니<br/>
		(24)  그기 얼어 두고<br/>
		(25) 셔동 지블<br/>
		(26) 바므란 안고 가다</td>
		<td width="50%">(27) 선화공주님은<br/>
		(28) 남 몰래 시집 가서<br/>
		(29) 서동이를<br/>
		(30) 밤이면 안고 가다.</td></tr>
		</table>
		⑤ 정렬모(1965)<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31) 선화 곰쥐<br/>
		(32) 니믄 달기<br/>
		(33) 어러 두고<br/>
		(34) 머선 방을<br/>
		(35) 바 아<br/>
		(36) 품고 가요</td>
		<td width="50%">(37) 선화 생쥐년<br/>
		(38) 님은 눈독에<br/>
		(39) 정드려 놓고<br/>
		(40) 머스매 청애<br/>
		(41) 밤이라 알만<br/>
		(42) 품고만 간다</td></tr>
		</table>
		⑥ 지헌영(1947)<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43) 善化公主니믄 <br/>
		(44) 모 어러두고<br/>
		(45) 薯童房<br/>
		(46) 바 몰 안고 가다</td>
		<td width="50%">(47) 善化公主님은 남몰래 薯童을 사귀어 두고(있드라), 밤에 무엇을 안고 그 房으로 가는가.</td></tr>
		</table>
		⑦ 김준영(1979)<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48) 善化公主님은<br/>
		(49)  그슥 얼아 두고<br/>
		(50) 마동방을<br/>
		(51) 밤의 몰 안고 가다</td>
		<td width="50%">(52) 善化公主님은,<br/>
		(53) 남 그윽이 交合해 두고.<br/>
		(54) 마동방을,<br/>
		(55) 밤에 몰래 안고 가다.</td></tr>
		</table>
		⑧ 류렬(2003)<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56) 마가시 공주님은<br/>
		(57) 남거서기 얼어두고<br/>
		(58) 마오기실<br/>
		(59) 밤이 몰 안고 가다</td>
		<td width="50%">(60) 마가시 공주님은 <br/>
		(61) 남거서기 얼어두고<br/>
		(62) 마보기실<br/>
		(63) 밤이 몰 안고 가다</td></tr>
		</table>
		⑨ 서재극(1975)<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64) 善化公主니믄<br/>
		(65)  그슥 어라 두고<br/>
		(66) 마퉁바<br/>
		(67) 바 알안겨거다</td>
		<td width="50%">(68) 善化公主님은<br/>
		(69) 남 몰래 교합해 두고<br/>
		(70) 마퉁놈을<br/>
		(71) 밤에 알안았다.</td></tr>
		</table>
		⑩ 김완진(1980)<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72) 善化公主니리믄<br/>
		(73)  그 어러 두고<br/>
		(74) 薯童 방<br/>
		(75) 바매 알 안고 가다</td>
		<td width="50%">(76) 善化公主님은<br/>
		(77) 남 몰래 짝 맞추어 두고<br/>
		(78) 薯童 방을<br/>
		(79) 바매 알을 안고 간다.</td></tr>
		</table>
		⑪ 유창균(1996)<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50%">(80) 善化公主 님은<br/>
		(81)  그스기 얼아두고<br/>
		(82) 막동 집을 (작)<br/>
		(83) 밤 알을 안고가다</td>
		<td width="50%">(84) 善化公主 님은<br/>
		(85) 남 몰래 정을 두고<br/>
		(86) 막동의 집을 (찾아)<br/>
		(87) 밤에는 알을 품고 가는구나.</td></tr>
		</table>
		</item>
		<item id="14" 각주명="정을 통했다">서동과 선화공주가 부부가 된 것을 말한다. 부모의 중매 없이 부부가 되는 것을 야합(野合)이라고 한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결혼에 대해 이야기가 너무 설화적이고 또 이 시기에 백제와 신라 사이에 전쟁이 빈번하였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견해(강봉원: 2002; 김상현: 2009)도 있고, 선화는 신라 공주가 아니라 익산 출신 여성으로 보는 견해(김수태: 2009; 강종원: 2011)도 있다. 그러나 왕실 사이의 결혼은 긴장이 높을수록 이루어지기 쉽다. 또 익산 출신의 여성이라면 굳이 신라 공주로 둔갑시킬 필요도 없다. 따라서 서동과 선화공주의 결혼은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이 결혼은 왕실 사이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결혼 시기는 서동 시절이 아니라 무왕이 왕이 되고 난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무왕의 왕비는 현재 셋으로 추정된다. 첫째 왕비는 서동 시절에 맞이한 부인이다. 이 부인에게서 아들 의자가 출생하였다. 의자의 출생 연도는 595년경이다. 둘째 왕비는 서동이 왕위에 오른 후 맞이한 선화공주이다. 셋째 왕비는 「미륵사지사리봉영기」에 나오는 사탁씨(沙乇氏) 왕후이다(노중국: 2018).</item>
		<item id="15" 각주명="마를 캐던 곳">『신증동국여지승람』 권33 「익산군 불우」 조에는 “서동이 마를 캐던 곳에서 금 덩어리 다섯 개[五金]를 얻어 후일 이곳에 오금사를 세웠다. 오금사는 보덕성 남쪽에 있다.”라고 하였다. 그러면 서동이 마를 캐던 곳은 보덕성 남쪽이 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위치는 알 수 없다.</item>
		<item id="16" 각주명="용화산(龍華山)">익산 북쪽에 있는 미륵산. 『신증동국여지승람』 권33 전라도 익산군 「산천」 조에는 “용화산은 군의 북쪽 8리에 있는데 일명 미륵산이라고도 한다”고 하였다. 『미륵하생경(彌勒下生經)』에 의하면 미륵보살은 도솔천의 칠보대(七寶臺) 안의 마니전상(摩尼殿上)에 있는 사자상좌(師子上座)에 앉아 설법하다가 하생하여 용화수(龍華樹) 아래에서 성불하여 세 번의 설법을 한다고 하였다. 이로 미루어 용화산은 용화수에, 사자상좌는 지명(知命)법사가 주석한 사자사(師子寺)에 대비된다. 이는 용화산과 사자사가 미륵신앙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김영태: 1982). </item>
		<item id="17" 각주명="사자사(師子寺)">『미륵하생경』에 나오는 사자상좌에 대비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33 전라도 익산군 「불우」 조에 “사자암. 용화산 위에 있다. 두 바위가 벽처럼 솟아 있는데 내려다보면 땅이 보이지 않는다. 돌길이 갈퀴처럼 걸려 있는데 부여잡고 올라가면 바로 지명법사가 거주하는 곳이다.”라고 하였다. 미륵산 정상부 장군봉 동남 편 중턱(해발 320m)에 사자암(獅子岩)이 남아 있다. 발굴조사를 한 결과 백제시대의 기와류, 통일신라시대의 토기류, 삼국시대 및 고려시대의 불상과 불구류(佛具類) 등이 출토되었다. 특히 ‘사자사(獅子寺)’가 새겨진 고려시대 기와는 이곳이 사자사 터임이 입증해 주었다. 이 사자암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5차례 정도의 개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1994). </item>
		<item id="18" 각주명="지명법사(知命法師)">백제 무왕 대의 승려. 미륵신앙을 신봉하였다. 지명법사에 대해 585년에 진(陳)나라에 불법을 공부하러 갔다 온 신라 승려 지명(智明)과 이름이 같고 활동시기가 진평왕 대라는 사실을 근거로 지명법사는 신라 승려 지명이고 그가 602년에 귀국한 후 7년 동안 백제에 머물면서 첩보활동을 했다는 견해(김복순: 2002)도 있고, 이와는 달리 『삼국유사』권2 「무왕」 조의 지명(知命)은 백제 승려이고 『삼국사기』 신라본기 및 『해동고승전』의 지명(智明)은 신라 승려이므로 별개의 인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노중국: 1999)도 있다. 한편 지명법사의 신통력이 토착적이며 무격신앙과도 관계가 있으므로 지명법사를 무격신앙과 미륵신앙의 양면성을 지닌 인물로 파악하는 견해(김두진: 1987; 김주성: 1990)도 있다.</item>
		<item id="19" 각주명="미륵(彌勒)">범어 마이트레야(Maitreya)의 음역. 자씨(慈氏)보살이라고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뒤를 이어 오실 부처님으로 석존에 앞서 입멸하여 천계 도솔천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륵의 정토인 도솔 내원에서 천인을 위하여 설법한다. 인수 8만세. 석존 입멸 후 5억 7천만 년이 되었을 때 이 세상에 하생하여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고 3회에 걸쳐 설법하여 석존의 설법에 누락된 중생을 제도한다. 그래서 미륵을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 菩薩)’이라고도 한다. 무왕이 못에서 솟아나온 미륵삼존불을 만났다는 것은 전륜성왕이 하생한 미륵불을 용화수 아래에서 만난 것과 같은 구조로서 무왕이 전륜성왕의 위엄으로 통치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item>
		<item id="20" 각주명="못을 메워 평지로 만들었다">지명이 미륵사 터 조성에 신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백제 멸망 후 신라의 비호를 받으려는 사중들이 지어낸 것”으로 보는 견해(김동욱: 1961)도 있다. 그러나 발굴 결과 미륵사는 못을 메워 터를 만들었다는 것과 흙을 파서 되메운 후 기반을 다진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지명의 신통력 행사는 지명법사가 연못 메우는 일에 실제로 관여한 것을 신이하게 이야기한 것으로 보는 것이(노중국: 2018) 타당할 것이다. </item>
		<item id="21" 각주명="미륵삼회(彌勒三會)">미륵은 범어 마이트레야(Maitreya) 음역으로 자씨(慈氏)보살이라고 한다. 석존에 앞서 입멸하여 천계 도솔천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륵의 정토인 도솔 내원에서 천인을 위하여 설법하고 있다. 인수 8만세. 석존 멸후 5억 7천만 년이 되었을 때 이 세상에 하생하여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고 화림원(華林園)에 모인 대중에게 경을 설한다. 제1회의 설법에 의해 아라한(수행을 완성한 사람)을 얻을 이가 96억 명, 제2회의 설법에 의해 아라한을 얻을 이가 94억 명, 제3회 설법에 의해 아라한을 얻을 이가 92억 명이다. 미륵의 3회 설법을 미륵삼회 또는 용화삼회(龍華三會)라고도 한다. 미륵삼회에 참석하여 깨우침을 얻으려는 신앙이 미륵하생신앙이며, 미륵보살이 계시는 도솔천에 미리 올라가 미륵보살을 모시고 있다가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사상이 미륵상생신앙이다. 미륵상 가운데 보살형 미륵상은 상생신앙을, 여래형 미륵신앙은 하생신앙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한국사전연구사 편집부: 1998).</item>
		<item id="22" 각주명="각각 세 곳에 세우고[三所創]">미륵삼회를 상징하는 세 전당을 말한다. 발굴 전 미륵사지에는 6층만 남은 서석탑과 뒤쪽의 건물지 초석 그리고 동, 서 당간지주가 각 1개씩 있었다. 1970년대부터 여러 차례 발굴한 결과 미륵사지는 중앙목탑-중금당의 중원, 동석탑-동금당의 동원, 서석탑-서금당의 서원으로 이루어진 3탑-3금당의 삼원병렬식(三院竝列式) 가람임이 밝혀졌다. 이는 “전, 탑, 낭무(회랑)를 각각 세 곳에 세웠다.”는 본서 무왕조의 기록을 입증해 준다. </item>
		<item id="23" 각주명="미륵사(彌勒寺)">전라북도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에 있는 백제시대의 절. 2009년 미륵사지 서탑에서 출토된 「미륵사지사리봉영기」에 의하면 서원(서석탑-서금당)은 기해년(639, 무왕 40)에 창건되었다. 중원의 창건은 목탑지에서 출토된 기축(己丑)이 새겨진 기와에 의해 629년(무왕 30)으로 추정된다(노중국, 2018, 465~466). 미륵사는 삼원병렬식(三院竝列式)의 가람으로 “전, 탑, 낭무(회랑)를 각각 세 곳에 세웠다[三所創]”는 본서 무왕조의 기록의 정확성을 입증해 준다. 석탑은 우리나라 석탑 문화의 원류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동방의 석탑 중에 가장 큰 것이다.”라고 하였다. 현재 동탑지에는 9층석탑이 복원되어 있고, 서탑은 원래의 6층 그대로 해체 복원되었다. 2009년 미륵사지 서석탑 1층 심주의 사리공(舍利孔)에서 금제사리호(金製舍利壺)와 「금제사리봉영기」, 은제관식(銀製冠飾) 등 500여 점의 사리장엄구 일체가 발견되었다. 「사리봉영기」에는 무왕의 왕비가 좌평 사탁적덕(沙乇積德)의 딸이라는 것, 서원은 사탁씨 왕후가 깨끗한 재물[정재(淨財)]를 시주하여 세워졌다는 것, 탑의 창건 목적이 무왕의 무병장수를 기원한다는 것, 탑을 세운 해가 기해년(639년, 무왕 40년)이라는 것, 무왕이 ‘대왕폐하’로 불렸다는 것, 왕후가 만민을 무육(撫育)한다는 것 등등 중요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 </item>
		<item id="24" 각주명="국사(國史)">『삼국사기』를 말한다. 『삼국사기』 권제27 백제본기 「법왕」 2년 조에는 “춘정월에 왕흥사를 창건하였다.”라는 내용이 나온다.</item>
		<item id="25" 각주명="왕흥사(王興寺)">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신구리에 있는 백제시대의 절. 이곳에서 ‘王興(왕흥)’이 새겨진 고려시대 기와가 출토되어 위치를 알게 되었다. 왕흥사지는 1탑-1금당의 가람구조이고, 탑은 5층 목탑임이다. 왕흥사지에서는 사리장엄구 및 옥·금·청동으로 만들어진 각종 진단구를 비롯하여 연화문수막새·연목와·소조광배 등 백제시대의 와전류 등이 출토되었다. 사리 장엄구는 청동제합 안에 은제 병이, 은제 병 안에 금제 병이 들어 있었다. 청동제합 동체에는 “정유년 2월 15일 백제왕 창이 죽은 왕자를 위하여 절을 세웠다. 본래 사리는 2매였는데 묻을 때 신의 조화로 셋이 되었다[丁酉年二月十五日 百濟王昌爲亡王子立刹 本舍利二枚 葬時神化爲三]”는 글이 새겨져 있다.(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2009) 이 명문에 의해 위덕왕이 577년에 죽은 왕자의 명복을 빌기 이 절을 세웠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삼국사기』 백제본기에는 왕흥사는 법왕 2년(600)에 창건되었다고 하여 본 명문의 연대와는 23년의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왕흥사는 위덕왕이 577년에 죽은 아들을 위해 원찰로 세웠지만 법왕이 즉위한 후 600년에 왕권의 강화를 위해 이 원찰을 국찰로 삼고 절 이름도 왕흥사라 하였다는 견해(양기석: 2009; 노중국: 2018)가 있다. 법왕은 재위 2년(600)에 돌아갔기 때문에 이 절은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가 634년(무왕 35)에 완공되었다. 무왕은 빈번히 배를 띄워 왕흥사로 들어가 빼어난 형승을 감상하고 행향(行香)하였다.<h>(본서 권제3 흥법 제3 「법왕금살」 조와 연계)</h></item>
		<item id="26" 각주명="미륵사라 …… 왕흥사라 했다">왕흥사를 미륵사라고 하였다는 기사는 본서 권제3 흥법 제3 「법왕금살」 조에도 나온다. 이 기사를 근거로 미륵사와 왕흥사를 같은 절로 보는 견해(김삼룡, 2003 ; 최완규, 2009)도 있다. 그러나 왕흥사는 부여 규암면에 위치하였고, 미륵사는 익산 금마면에 위치한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미륵사와 왕흥사는 별도의 사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item>
		<item id="27" 각주명="여러 장인들[百工]을 …… 도와주었다">신라 공인이 사찰 조영에 참여한 이상 미륵사지에는 신라식 기술의 흔적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신라와 백제 사이에 이루어진 기술 교류를 보여주는 기사이다. 앞으로 이를 보여주는 증거들을 미륵사지에서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item>
		<item id="28" 각주명="삼국사(三國史)">『삼국사기』를 말한다. </item>
		<item id="29" 각주명="이분을…… 알 수 없다">이 말은 일연 스님이 『삼국사기』에 무왕이 법왕의 아들이라 한 기사와 『고기』에 지룡과 빈모 사이의 소생이라는 기사를 모두 본 후 어느 것이 옳은지에 판단을 유보한 것을 말한다. </item>
	</anno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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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title="미륵사지">
			<sub_item no="1" title="해체 전 미륵사지 서탑"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342&ccbaKdcd=11&ccbaAsno=00110000&ccbaCtcd=35#"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복원된 미륵사지 동탑"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346&ccbaKdcd=11&ccbaAsno=00110000&ccbaCtcd=35#"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3" title="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공"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4951787&ccbaKdcd=12&ccbaAsno=19910000&ccbaCtcd=35#"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4" title="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4951789&ccbaKdcd=12&ccbaAsno=19910000&ccbaCtcd=35#"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5" title="사리봉영기 앞면"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4951791&ccbaKdcd=12&ccbaAsno=19910000&ccbaCtcd=35#"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6" title="사리봉영기 뒷면"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4951792&ccbaKdcd=12&ccbaAsno=19910000&ccbaCtcd=35#"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7" title="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청동합"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4951790&ccbaKdcd=12&ccbaAsno=19910000&ccbaCtcd=35#"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item>
		<item id="2" title="미륵사지">
			<sub_item no="1" title="왕흥사지 출토 치미" type="탑재" path="212100_001_01.jpg" desc="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sub_item no="2" title="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6688&ccbaKdcd=13&ccbaAsno=04270000&ccbaCtcd=3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3" title="왕흥사지 출토 청동사리합의 명문"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6689&ccbaKdcd=13&ccbaAsno=04270000&ccbaCtcd=3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4" title="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공양구 일괄"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6690&ccbaKdcd=13&ccbaAsno=04270000&ccbaCtcd=3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item>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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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title="미륵사지"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C%9D%B5%EC%82%B0+%EB%AF%B8%EB%A5%B5%EC%82%AC%EC%A7%80&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vdo_flv_20100067.mp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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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h1>황룡사 9층탑(皇龍寺 九層塔)<images id="1"/><movies id="1"/></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황룡사 구층탑은 신라 삼보 가운데 하나로, 자장법사의 건의로 선덕여왕 대인 645년에 9층목탑으로 건립되었다. 신라는 물론 고려 대까지 수차 중수를 거듭하다가 1238년 몽고병에 소실되었다. 탑 안의 불사리와 장엄구가 기단 내부와 심초석 안에 봉안되어 전해져 왔는데, 1964년 12월 도굴 당하였다가 2년 후 회수하여 복구에 힘쓰고 있다. 「황룡사구층목탑 찰주본기」(872)에 창건 연기가 전한다. 황룡사지는 1976년부터 30년 넘게 발굴 정리하였는데 1978년 발굴조사에서 구층탑 심초석 하부에 매납되었던 사리 장엄 관련 등 다양한 유물이 수습되었다. 황룡사구층탑은 높이 225척(탑신부가 183척, 상륜부가 42척)으로 중문-구층목탑-금당-강당의 간격은 각기 1/3의 조영계획 하에 조성되었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신라 제27대 선덕왕(宣德王: 재위 632~637)<annotation id="1"/><images id="2"/><movies id="2"/> 즉위 5년인 정관(貞觀)<annotation id="2"/> 10년 병신(丙申, 636)에 자장법사(慈藏法師: ?~?)<annotation id="3"/>가 당나라에 유학하여[서학(西學)]<annotation id="4"/> 오대(五臺)<annotation id="5"/>에서 문수(文殊)<annotation id="6"/>보살이 주는 법을 받아 감응하였다.<sub>[자세한 것은 본전(本傳)<annotation id="7"/>에 보인다.]</sub> 문수가 또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그대 나라 왕은 천축의 찰리종(刹利種)<annotation id="8"/>족 왕으로, 미리 부처님의 수기(授記)<annotation id="9"/>를 받았으므로 남다른 인연이 있어 동이 공공(東夷 共工)<annotation id="10"/> 오랑캐 종족과는 같지 않소. 그러나 산천이 험하기 때문에 사람의 성품이 거칠고 도리에 어긋나[추패(麤悖)]<annotation id="11"/> 잘못된 견해를 많이 믿어 때때로 천신이 화를 내리기도 하나, 다문비구(多聞比丘)<annotation id="12"/>가 나라 안에 있어서 임금과 신하가 편안하고 만백성이 화평한 것이오.”</paragraph>
	<paragraph>말을 마치자 보이지 않았다. 자장은 이것이 바로 문수 성인의 변화임을 알고 감격하여 울며 물러났다.</paragraph>
	<paragraph>중국의 태화지 못가를 지나는데 갑자기 신령스러운 사람[神人 신인]<annotation id="13"/>이 나와 물었다.</paragraph>
	<paragraph>“어떻게 여기에 왔소?”</paragraph>
	<paragraph>자장이 답하였다.</paragraph>
	<paragraph>“보리(菩提)<annotation id="14"/>를 구하려고 합니다.”</paragraph>
	<paragraph>신인이 예를 갖추어 절을 하고 또 물었다.</paragraph>
	<paragraph>“그대 나라에 무슨 어려움이 있소?”</paragraph>
	<paragraph>자장이 말하였다. </paragraph>
	<paragraph>“우리나라는 북으로 말갈과 붙어 있고 남으로 왜인과 접해 있으며, 또 고구려·백제 두 나라가 번갈아 변경을 침범하여 이웃의 도적들이 횡행하니, 이것이 백성들의 근심입니다.”<annotation id="15"/></paragraph>
	<paragraph>신인이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지금 그대 나라는 여자를 임금으로 삼았으므로 덕은 있으나 위엄이 없소. 그 때문에 이웃나라가 침략을 도모하니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오.”</paragraph>
	<paragraph>자장이 물었다.</paragraph>
	<paragraph>“고향에 가서 무엇을 하면 보탬이 되겠습니까?”</paragraph>
	<paragraph>신인이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황룡사(皇龍寺)<annotation id="16"/>의 호법룡(護法龍)<annotation id="17"/>은 나의 맏아들로 범왕(梵王)<annotation id="18"/>의 명을 받고 그 절을 보호하고 있으니, 본국에 돌아가서 절 안에 구층탑을 이룩하면 이웃나라가 항복하고 구한(九韓)<annotation id="19"/>이 조공을 바치니 나라가 길이 태평할 것이요, 탑을 세운 뒤 팔관회(八關會)<annotation id="20"/>를 베풀고 죄인을 사면하면 외적이 침해하지 못할 것이오. 또 나를 위하여 경기 남쪽 언덕에 정사(精舍)<annotation id="21"/> 한 채를 지어 나의 복을 함께 빌어 주면 나 역시 그 은덕을 갚을 것이오.”</paragraph>
	<paragraph>말을 마치자 드디어 옥을 바치고는 갑자기 형체를 숨기고 나타나지 않았다<sub>[절 기록[寺中記錄]<annotation id="22"/>에 종남산(終南山)<annotation id="23"/> 원향선사(圓香禪師)<annotation id="24"/> 처소에서 탑 세울 이유를 들었다고 하였다]</sub>. </paragraph>
	<paragraph>정관 17년 계묘(癸卯, 643) 16일에 자장법사는 당나라 황제가 준 불경<annotation id="25"/>·불상·가사(袈裟)<annotation id="26"/>·폐백(幣帛)<annotation id="27"/>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와 탑 세우는 일을 왕에게 아뢰었다. 선덕왕이 여러 신하들[군신(群臣)]과 의논하니, 신하들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백제에 대목장인(工匠)<annotation id="28"/>을 청한 뒤에야 가능할 것입니다.”</paragraph>
	<paragraph>이에 보물과 비단을 가지고 백제에 가서 청하였다. 아비지(阿非知)<annotation id="29"/>라 이름하는 대목장인이 명(命)을 받고 와서 목재와 석재를 다듬었다. 이간(伊干)<annotation id="30"/> 용춘(龍春)<annotation id="31"/><sub>[혹은 용수(龍樹)라 한다]</sub>이 소목장인(小匠) 200명을 인솔하며 일을 주관하였다.<annotation id="32"/> 처음 탑의 기둥 [찰주(刹柱)]<annotation id="33"/>을 세우는 날 대목장인은 꿈에 본국 백제가 멸망하는 모습을 보았다. 대목장인이 의심하여 일손을 멈추니 홀연히 대지가 진동하고 컴컴해지더니 한 노스님과 한 장사(壯士)가 금당 문으로부터 나와 그 기둥을 세우더니 스님과 장사는 모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대목장인이 이에 뉘우치고 그 탑을 완성하였다.</paragraph>
	<paragraph>찰주기(刹柱記)<annotation id="34"/><images id="3"/>에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철반(鐵盤)<annotation id="35"/> 이상의 높이는 42자이고, 이하는 183자이다.” </paragraph>
	<paragraph>자장이 오대에서 받은 사리(舍利) 1백 알을 기둥 속과 통도사<annotation id="36"/> 계단(戒壇)<annotation id="37"/>과 태화사(大和寺)<annotation id="38"/> 탑에 나누어 모셨으니, 못에 있는 용[지룡(池龍)]의 청에 부합한 것이다.<sub>[태화사는 아곡현(阿曲縣)<annotation id="39"/> 남쪽에 있으니 지금 울주(蔚州)<annotation id="40"/>로 역시 자장법사가 세운 것이다.]</sub> 탑을 세운 후 천지가 태평하고 삼한을 통일하였으니 어찌 탑의 영험이 아니겠는가?</paragraph>
	<paragraph>후에 고려왕<annotation id="41"/>이 신라를 치려고 모의하다가 이에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신라에 삼보(三寶)<annotation id="42"/>가 있어 침범할 수 없다. 이는 무엇을 이르는가? 황룡사 장륙존상과 구층탑과 진평왕(眞平王: 재위 579~632) 천사옥대(天賜玉帶)<annotation id="43"/>이다.”</paragraph>
	<paragraph>드디어 그 모의를 그치었다. 주(周)나라에 구정(九鼎)<annotation id="44"/>이 있어서 초(楚)나라 사람이 감히 북방을 엿보지 못하였다는 것이 이와 같은 것이다.</paragraph>
	<paragraph>찬(讚)한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귀신이 도와 서울(帝京)을 누르니</td><td width="35%">鬼拱神扶壓帝京</td></tr>
	<tr><td>단청은 휘황하고 대마루는 날아갈 듯 하누나<annotation id="45"/></td><td width="35%">輝煌金碧動飛甍</td></tr>
	<tr><td>올라가 굽어보니 어찌 구한(九韓)만 항복 받으랴</td><td width="35%">登臨何啻九韓伏</td></tr>
	<tr><td>특히나 천지를 평정한 것임을<annotation id="46"/> 비로소 깨달았네</td><td width="35%">始覺乾坤特地平</td></tr>
	</table>
	</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또 해동의 명현 안홍(安弘)<annotation id="47"/>이 지은 「동도성립기(東都成立記)」<annotation id="48"/>에 말했다. “신라 제27대에 여왕이 왕이 되었는데 비록 법도는 있어도 위엄이 없으므로 구한(九韓)<annotation id="49"/>이 침범한다. 만일 용궁의 남쪽 황룡사에 9층탑을 세우면 이웃나라로 인한 재난을 누를 수 있으니 제1층은 일본, 제2층은 중화(중국), 제3층은 오월(남중국), 제4층은 탁라(제주도)<annotation id="50"/>, 제5층은 응유(백제)<annotation id="51"/>, 제6층은 말갈(말갈), 제7층은 단국(거란), 제8층은 여적(여진), 제9층은 예맥(고구려)<annotation id="52"/>이라 하였다.</paragraph>
	<paragraph>또 국사(國史, 삼국사기)와 사중고기(寺中古記, 절의 옛 기록)를 살펴보면 이렇다. “진흥왕 계유(癸酉, 553)<annotation id="53"/>에 절을 창건한 후 선덕여왕 대인 정관 19년 을사(乙巳, 645)에 탑이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32대 효소왕 즉위 7년<annotation id="54"/>인 성력(聖曆)<annotation id="55"/> 원년 무술(戊戌, 698) 6월에 벼락을 맞았다.<sub>[사중고기에 성덕왕 대라 한 것은 잘못이다. 성덕왕 대에는 무술이 없다<annotation id="56"/>].</sub></paragraph>
	<paragraph>제33대 성덕왕 경신년(庚申年, 720)<annotation id="57"/>에 재건되었으며, 제48대 경문왕 무자년(戊子年, 868)<annotation id="58"/> 6월에 제2차로 벼락을 맞았으며, 그 왕대에 3번째로 중수<annotation id="59"/>되었다.</paragraph>
	<paragraph>본조인 고려 광종 즉위 5년 계축(癸丑, 953)<annotation id="60"/> 10월에 제3차로 벼락을 맞았고, 현종 13년 신유(辛酉, 1021)<annotation id="61"/>에 제4차로 중수되었다. 또 정종 2년 을해(乙亥, 1035)<annotation id="62"/>에 제4차로 벼락을 맞았는데 문종 갑진년(甲辰年, 1021)<annotation id="63"/>에 제5차로 중성되었다. 또 헌종 말년 을해(乙亥, 1035)<annotation id="64"/>에 제5차로 벼락을 맞았고 숙종 병자(丙子, 1096)<annotation id="65"/>에 제6차로 중성되었다. 또 고종 25년 무술<annotation id="66"/> 겨울에 몽고[서산(西山)]의 병난<annotation id="67"/>으로 탑, 장육존상, 절 건물이 모두 불탔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기본자료">
		<li>『三國史記』</li>
		<li>『三國遺事』</li>
		<li>『高麗史』</li>
		<li>『高麗史節要』</li>
		<li>『海東高僧傳』</li>
		<li>『梁書』</li>
		<li>『大唐西域九法高僧傳』 </li>
	</ul>
	<ul type="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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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유물로 본 신라 황룡사(황룡사출토 유물자료집)』, 경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2013.</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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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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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선덕왕(宣德王)">신라 제27대 왕(재위 632~647) 덕만은 성골신분을 기반으로 성조황고(聖祖皇姑)의 호를 받고 왕위에 오른 여왕이다. 634년 연호를 인평(仁平)으로 개정하고 분황사를 창건하였다. 642년 서변 40여 성과 대야성이 함락당해 김유신을 압량주 군주로 임명하고 이듬해 당에 구원을 요청하였다. 황룡사구층탑과 첨성대를 건립하였다. 당 태종의 “여왕이 정치를 잘못한다[女主不能善理]”라는 언급을 빌미로 일어난 비담의 난(647) 와중에 사망하였다. 시호는 선덕으로, 낭산에 장사지냈다. 왕력 편에는 선덕여왕으로, 「선덕왕지기삼사」에는 선덕여대왕으로 칭하였다.</item>
		<item id="2" 각주명="정관(貞觀)">당 태종의 연호로 627년부터 649년까지 사용되었다.</item>
		<item id="3" 각주명="자장법사(慈藏法師: ?~?)">진평왕 대부터 무열왕 대까지 활약한 신라 스님. 진골 소판 김무림의 아들 선종이다. 그의 부친이 천부관음을 조성하고서 4월 초파일에 태어났다. 매를 놓아 잡은 꿩이 눈물을 흘리자 이에 감동하여 출가를 청하고 법호를 자장이라 하였다. 조정의 재상으로 취임하지 않으면 곧 목을 베라는 칙명을 받고, “내 차라리 계(戒)를 지키고 하루를 살지언정 파계하고 백년을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하자, 왕은 출가를 허락하였다. 638년에 당에 유학하였는데, 당 태종은 승광별원(勝光別院)에 머물게 하는 등 후히 대접하였다. 이후 종남산의 운제사 동쪽 산록의 바위에 의지하여 3년간 수도하였다. 그는 섭론종 계통의 법상(法常: 567~645)을 만나 보살계를 받았는데, 신라로 귀국한 후 『섭대승론』을 강의하였다. 643년 귀국하면서 구역(舊譯) 『대장경』 한 질과 번당(幡幢)·화개(華蓋) 등을 가져왔다. 그는 대국통으로 분황사 별원에 머물면서, 전국 승니에게 불경공부를 하여 춘추 2차례 시험을 보게 하고, 한 달에 2번씩 계를 설하며, 순검사(巡檢使)를 파견하여 지방사찰을 살펴 승려 과실을 징계하는 등 교단의 기강을 바로잡았다. 황룡사 9층탑 건립을 건의하여 645년 완공하고 통도사를 창건하는 등 전국 각처에 10여 개의 사탑을 세웠다. 만년에 강릉군에 수다사를 짓고, 태백산에 석남원(정암사)을 세웠다. 저서는 『제경계소(諸經戒疏)』(10권), 『출관행법(出觀行法)』, 『사분율갈마사기(四分律磨私記)』, 『십송율목차기(十誦律目次記)』, 『아미타경의기(阿彌陀經義記)』 등이 제목만 전한다. </item>
		<item id="4" 각주명="서학(西學)">서학은 원광서학에서부터 비롯된 용어로, 선진문물을 수용하러 유학을 간 중국이 신라의 서쪽에 있어서 서학이라고 한 이후 중국유학은 서학으로 부르게 되었다. 고려시기에 편찬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자장의 입당이 636년(선덕여왕 5)으로 되어 있고 『속고승전』 「자장전」과 「황룡사구층목탑찰주본기」는 638년이어서 2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삼국유사』에 자장이 청량산의 문수보살[大聖]에게 받은 사구게(四句偈)는 699년 번역된 80화엄의 게송이어서 이 부분은 후대 삽입으로 보이므로 자장의 서학은 638년임이 확인된다(김복순: 1990). </item>
		<item id="5" 각주명="오대(五臺)">중국 산서성에 오대산이 있는데, 서안 종남산에도 (남)오대<images id="4"/>가 있다. 자장은 638년 입당하여 장안-종남산-장안에 머물다가 귀국하였으므로 산서성 오대산과는 관련이 없다.</item>
		<item id="6" 각주명="문수(文殊)">문수사리(文殊師利)를 줄인 말로, 만주슈리(mañjuśrī)의 음역이다. 문수는 묘(妙)를, 사리는 두(頭), 덕(德), 길상(吉祥)의 뜻으로, 지혜가 뛰어나고 묘한 공덕을 지녔다는 것이다. 문수사리 존상은 항상 부처님의 왼쪽에 자리를 잡고 지혜를 상징하는데,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청련화를 지니고 사자를 타고 있다. </item>
		<item id="7" 각주명="본전(本傳)">『삼국유사』 권4 「자장정률」 조를 말한다.</item>
		<item id="8" 각주명="찰리종(刹利種)">인도 4성(姓)의 제2 무사 계급인 왕종(王種)인데 크샤트리야(Ksatriya)의 음역인 찰제리(刹帝利)와 같은 뜻이다. </item>
		<item id="9" 각주명="수기(授記)">교리해설을 뜻하던 것이 제자가 증득한 경지나 사후에 태어날 곳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다가, 미래세에 성취할 증과(證果)와 성불한 뒤에 얻을 명호를 예언한다는 의미로 되었다. 부처님이 불교에 귀의한 중생에게 어느 시기, 어느 국토에, 어떤 이름의 부처로 태어날 것이며, 그 수명은 얼마나 될 것이라는 것 등, 미래세에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고 알려 주는 것이다. 석가모니불이 과거세 연등불로부터 받은 수기와 미륵불이 석가모니불로부터 받은 수기가 대표적인 예이다.</item>
		<item id="10" 각주명="동이 공공(東夷 共工)">순임금 시대 4흉(四凶)의 하나인데, 강회지방의 동이 야만(東夷 野蠻)임.</item>
		<item id="11" 각주명="추패(麤悖)">거칠고 도리에 벗어난 것을 말함.</item>
		<item id="12" 각주명="다문비구(多聞比丘)">법문을 많이 듣고 잘 지니고 있는 비구. 석가모니 10대 제자 가운데 다문 제일(多聞 第一)의 아난(阿難)이 있다.</item>
		<item id="13" 각주명="신인(神人)">신령스러운 사람의 뜻으로 번역하였는데, 신인의 맏아들은 황룡사 호법룡으로 본인은 태화지 지룡(池龍)으로 나오고 있어 설화 관련 논고에서는 신인을 용신(龍神)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item>
		<item id="14" 각주명="보리(菩提)">깨달음으로 ‘bodhi’를 음역하여 보리라 한다. 불(佛), 연각(緣覺), 성문(聲聞) 등이 각각 그 능력에 따라 얻은 깨달음의 지혜로 정각(正覺)을 말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깨달음을 아뇩다라삼막삼보리인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깨달음[無上正等正覺]이라 한다. 보리를 얻는 것은 삶의 완성이며, 윤회의 흐름을 끊고 태어나지 않는 것이며, 일체의 지혜를 얻어 열반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다.</item>
		<item id="15" 각주명="우리나라는 …… 근심입니다">『삼국유사』 권1 「말갈 발해」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신라인이 말했다. 북쪽에 말갈이 있고 남쪽에 왜인이 있으며 서쪽에 백제가 있어 나라의 해가 된다.”</item>
		<item id="16" 각주명="황룡사(皇龍寺)">신라 진흥왕 14년(553)부터 30년(574)까지 조성한 대표적 사찰. 장육존상과 구층탑이 신라 삼보(三寶)이다. 자장이 중국에서 가져온 사리 중의 일부를 이곳 구층탑에 봉안하였고, 강당에서 『섭대승론』을 강경하기도 하였다. 황룡사는 전불(前佛)시대 7처 가람터의 하나로, 가섭불이 고요히 앉아서 선정에 들었던 가섭불연좌석이 전해지고 있다. </item>
		<item id="17" 각주명="호법룡(護法龍)">불교를 지키는 용. 『삼국유사』의 용신 관련 내용은 모두 27곳이고, 신라 관련이 21곳, 신라불교 관련 내용은 11곳 정도이다. 이들은 호불과 호법, 경전 봉안의 기능을 하는데 호법용과 호국용의 양면성을 가진다. 진흥왕 이후 경덕왕 대까지 불교와 국운이 융성할 때 신라의 용신들은 활기차고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주나, 국정이 혼란하게 된 원성왕대 호국 삼룡(三龍)처럼 외국인의 주술에 작은 물고기[소어(小魚)]가 되어 잡혀가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item>
		<item id="18" 각주명="범왕(梵王)">색계(色界)의 초선천(初禪天)의 제3천의 왕. 범천궁이라 불리는 화려한 보배 누각에 살면서 사바 세계를 다스리는 천왕으로 그의 키는 1유순 반이며, 수명은 1겁 반이라 함.</item>
		<item id="19" 각주명="구한(九韓)">『삼국유사』 권1 「마한」 조에 사이(四夷), 구이(九夷), 구한(九韓), 예맥(濊貊)의 하나로 나온다. 이어 ‘해동안홍기’를 인용하여 구한이란 “1. 일본 2. 중화 3. 오월 4. 탁라 5. 응유 6. 말갈 7. 단국 8. 여진 9. 예맥”이라고 하였다. </item>
		<item id="20" 각주명="팔관회(八關會)">팔관재계(八關齋戒)를 행하는 의식으로, 육재일(六齋日, 8, 14, 15, 23, 29, 30)에 24시간 남녀 재가 신자들이 팔계를 지키는 것이다. 오계[不殺生, 不偸盜, 不邪婬, 不妄語, 不飮酒]에 몸을 꾸미거나 장식하지 않으며[不香油塗身戒] 가무를 듣거나 보지 않는 것[不歌舞觀聽戒], 높은 평상에 눕지 않는 것[不高廣大床戒], 낮이 지나면 아무 음식도 먹지 않는 것[不非時食戒]의 3계를 더한 8계이다. 신라의 팔관회는 신라로 망명 온 고구려의 혜량법사가 승통이 되어 팔관지법을 행하였다(『삼국사기』 권44 열전 「거칠부」). 또한 『삼국사기』 권4 진흥왕 33년(572) 겨울 10월 20일 조에 “전쟁에서 죽은 사졸을 위하여 외사(外寺)에서 팔관연회를 열어 7일 만에 마쳤다”고 하여 전몰장병 위령제의 성격도 보이는데, 진흥왕의 태자 동륜이 죽은 해이기도 하다. </item>
		<item id="21" 각주명="정사(精舍)">절을 말하는데 정려(精廬)라고도 쓴다. </item>
		<item id="22" 각주명="절 기록[寺中記錄]">절에서 전해 오는 기록으로, 여기서 언급하는 황룡사구층탑 안에 들어있던 「황룡사구층목탑찰주본기」는 탑 안에 새겨 넣은 내용을 복사하여 절에서도 사중기록으로 전해 온 것으로 이해된다. </item>
		<item id="23" 각주명="종남산(終南山)">중국 섬서성 서안시 남쪽에 위한 남산으로 진령산맥의 끝부분에 위치하여 종남산으로 불린다. 신라 유학승들이 초기에 많이 유학하였던 곳이기도 하다. 자장·원측 등이 머문 운제사, 의상이 머문 지상사, 의상이 도선과 만난 정업사 등이 있다.</item>
		<item id="24" 각주명="원향선사(圓香禪師)">「황룡사구층목탑찰주본기」에 나오는 종남산에 머물던 스님으로, 선사의 칭호로 볼 때 유식계통의 스님으로 추정된다. 또 찰주본기에 “선덕왕 12년 계묘(643)에 신라로 귀국하고자 하여 종남산 원향선사에게 머리를 조아려 사직하였다. 선사가 내가 관심(觀心)으로 그대 나라를 보니 황룡사에 9층탑을 세우면 해동의 여러 나라가 모두 그대의 나라에 항복할 것이오.”라는 내용이 있는데 사중기록과 유사하다.</item>
		<item id="25" 각주명="불경">자장법사가 귀국하면서 가져온 불경은 구역(舊譯) 대장경 한 질 400함에 달한다(『삼국유사』 「자장정률」, 「전후소장사리」, 『속고승전』 「자장전」 참조).</item>
		<item id="26" 각주명="가사(袈裟)">‘kaāya’로 승려가 입는 법의(法衣). 청·황·적·백·흑의 5정색(正色)을 제외한 잡색으로 물들여 쓰기를 규정한 것. 시주에게서 얻은 낡은 옷을 쓰되, 이를 조각조각 벤 뒤에 다시 꿰매어 만든다. 5조(條)(1長1短)로 만든 것을 안타회(安陀會), 7조(2장1단)로 만든 것을 울다라승(鬱多羅僧), 9조·11조·13조(이상 2장1단)·15조·17조·19조(이상 3장1단)·21조·23조·25조(이상 4장1단)를 승가리(僧伽梨)라 한다. 이 3의(衣)는 본래 부처님께서 더운 인도 지방에 사는 이를 위하여 만든 법의로서 이것만을 몸에 가리므로 의(衣)라 하였으나, 우리나라·중국·일본 등지에서는 가사 아래 옷(장삼)을 입어 이를 가사와 구별한다. </item>
		<item id="27" 각주명="폐백(幣帛)">비단으로, 자장이 당의 장안에 있는 동안 당 태종에게서 비단 200필을 하사받아 거느리고 간 제자들과 수행원의 의복비용으로 쓴 사실이 있고, 귀국할 때 당 태종으로부터 비단 1령과 채색비단 5백단을, 태자로부터 2백단을 받아 고국으로 가져온 것을 말한다. 때문에 신라의 복식개혁과 자장의 관련이 언급되기도 한다.</item>
		<item id="28" 각주명="공장(工匠)">대목장인. 「황룡사구층목탑찰주본기」에 의하면, “대장 백제 아비등(大匠□濟□非等)이 소장(小匠) 200인을 거느리고 이 탑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이 기록으로 아비지는 공장 가운데서도 대목장인을 맡아서 황룡사구층탑 전체를 관장하며 탑을 조성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item>
		<item id="29" 각주명="아비지(阿非知)">백제의 장인. 신라는 선덕왕 당시에 목탑으로 9층을 짓는 기술이 불가능하였으므로 백제에 장인을 요청하여 아비지가 신라로 오게 되었고, 적국의 탑을 지어주는데 대한 불안감에 그의 꿈에 백제가 망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신라는 643년을 전후한 시기에 대야성이 함락되고 당항성이 공격을 받는 등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제에 장인을 요청한 것과 같은 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백제의 압박을 완화시키려고 한 것으로, 비록 양국이 군사적·정치적으로 긴장관계에 있었지만 문화적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아비지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노중국: 2000).</item>
		<item id="30" 각주명="이간(伊干)">신라관등의 제2위인 이찬(伊湌)의 다른 표기.</item>
		<item id="31" 각주명="용춘(龍春)">신라 제25대 진지왕(576~579)의 아들로 용수라고도 한다. 부인은 천명부인(眞平王女)이고 슬하에 김춘추를 두었다. 진평왕 44년(622) 초대 내성사신(內省私臣)에 임명되고 왕51년(629)에 고구려 낭비성을 함락시켰다. 선덕왕 대에는 왕을 대신하여 지방을 순무하고 황룡사탑 건립의 행정책임자로 활동하였다. 무열왕 대에 문흥대왕으로 추봉되었다(『삼국유사』 「태종 춘추공」 참조).</item>
		<item id="32" 각주명="간고(幹蠱)">아버지가 실패한 일을 아들이 잘 처리한다는 말로, 여기서는 주관한다는 뜻이다(『易經』 고괘(蠱掛), 初六幹父之蠱).</item>
		<item id="33" 각주명="찰주(刹柱)">찰(刹)은 범어 ‘laksata’의 음략(音略)으로 표치 기치의 뜻. 찰주(刹柱)는 찰간(刹竿)이라고도 하여 절을 상징하는 기치를 매단 기둥을 말하는데, 목탑의 중심을 받는 심초석(心礎石)에 세워 탑의 중심을 유지하도록 한 기둥을 말하기도 한다.</item>
		<item id="34" 각주명="찰주기(刹柱記)">『삼국유사』 인용의 「찰주기」, 「사중기」(황룡사구층탑)는 같은 내용이 나오므로 「황룡사구층목탑찰주본기」를 말함. 872년(경문왕 12)에서 873년까지 황룡사 탑을 새로 수리하고 그 경위를 기록하여 탑의 중심 초석에 넣어 둔 사리함에 보관하였다. 글을 지은 사람은 박거물(朴居勿), 글씨를 쓴 사람은 요극일(姚克一)로,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찰주본기는 내면은 1면 13~14행, 외면은 1면 10행으로 도합 74행으로 1행에 15자씩 새겼다. 사리함의 하단부가 침식으로 떨어져나가 하단의 한두 글자씩 판독이 안 되어 해독 가능한 글자는 900여자인데 쌍구체(雙鉤體)로 음각하였다. 전반부에는 자장의 출가부터 탑의 창건 경위를, 후반부는 문성왕에서 경문왕 대에 이르는 중수 사실을 기록하였다(정병삼: 1992). 말미에 황룡사 사원성전에는 감수성탑사(監脩成塔事) 김위홍을 위시한 12인, 도감전(道監典)에는 혜흥 등 16인, 속감전(俗監典)에는 김견기 등 5인과 황룡사 유나승들을 기록하였다(한국금석문종합영상서비스의 「황룡사구층목탑찰주본기」).</item>
		<item id="35" 각주명="철반(鐵盤)">탑의 상륜부 노반을 말한다. 높이 42자 이하 183자는 찰주본기의 “鐵盤以上 高◌○ 以下高卅步三尺”와 단위가 다르다. 그런데 당시의 척에 대해 동위척, 고구려척(35cm), 남조척(23, 25cm), 당척(29.7cm)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 근래 백제 아비지가 대목장인이었던 것에 주목하여 당척을 썼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노중국: 2005)</item>
		<item id="36" 각주명="통도사">경상남도 양산시 영축산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삼보 사찰(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가운데 하나인 불보종찰(佛寶宗刹)로 자장법사가 봉안해 온 진신사리를 금강계단에 모셨기 때문이다. </item>
		<item id="37" 각주명="계단(戒壇)">불교의 수계의식을 행하는 곳으로, 통도사에는 관단이 설치되어 있었다.</item>
		<item id="38" 각주명="태화사(大和寺)">울산광역시 태화강 가에 있던 절. 자장법사가 중국 유학 후 신라에 돌아와 건립한 사찰로, 자장법사가 세운 탑에 당나라에서 가져온 사리를 봉안하였다. 현재 태화사지는 태화사 십이지상부도(보물 제441호, 울산박물관 소장) 즉 석종형 부도탑이 발견된 일대로 추정하고 있다.(황수영: 1962)</item>
		<item id="39" 각주명="아곡현(阿曲縣)">『삼국사기』와 『고려사』 권57 지리2 「경상도 울주」 조 지리지에 전하고 있는 임관군, 하곡현, 울주라고 한다. 하곡을 하서로도 쓴다고 하였다. 현재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면 굴화리와 울산광역시 중심부 일대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비정된다.</item>
		<item id="40" 각주명="울주(蔚州)">『삼국사기』 권34 지리1 「신라 양주(良州) 임관군(臨關郡)」 조에, 하곡현(河曲縣)은 파사왕 때 굴아화촌(屈阿火村)을 빼앗아 현을 설치하였고, 경덕왕이 임관군으로 고쳤으며, 고려 때 울주가 되었다고 나온다.</item>
		<item id="41" 각주명="고려왕">고려 태조. 그의 언급과 관련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은 『고려사』 권1 「태조 20년」에 일괄 기록되어 있다(주 진평왕 천사옥대 참조). </item>
		<item id="42" 각주명="삼보(三寶)">진평왕의 천사옥대, 황룡사장육존상, 황룡사구층탑으로 신라 중고기에 만들어진 왕권의 상징임.</item>
		<item id="43" 각주명="진평왕 천사옥대(天賜玉帶)">신라의 정통성을 잇고자 한 고려 태조로서는 그 표징이라 할 신라 삼보 가운데 하나인 진평왕의 성제대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신라는 고려에 항복하고 난 2년 후인 937년에 경순왕 김부가 고려 태조에게 진평왕의 천사옥대를 가져다 바쳤다. 『삼국사기』 권12 「경명왕 5년」 조, “그 해 정월에 김률(金律)이 왕에게 고하였다. ‘신이 지난 해 고려에 사절로 갔을 때 고려왕이 물었습니다. ‘들으니 신라에는 삼보가 있어 이른바 장륙존상·구층탑 및 성대가 그것이라 하는데, 불상과 탑은 지금도 남아 있는 줄 알지만, 성대는 지금도 있는가?’’” 『삼국유사』 권1 「천사옥대」, 청태(淸泰) 4년(937) 정유 5월 정승(政丞) 김부가 금으로 새기고 옥으로 장식한 허리띠를 바치니, 길이가 10위(圍)로 조각편이 62개인데, 이는 진평왕의 천사대라 하였다. 『고려사』 권1 태조 20년(937), “여름 5월 계축일에 김부가 금으로 새기고 옥으로 장식하여 모나게 만든 허리띠를 바쳤다. … 이에 앞서 신라 사신 김률이 왔을 때에 왕이 물었다. ‘내 들으니 신라에 세 가지 보물 즉 장륙금불상, 9층탑 및 성제대가 있는데 이것이 없어지지 않으면 나라도 망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중 탑과 불상은 아직 있다는 것을 알고 있거니와 성제대도 그대로 있는가?’”</item>
		<item id="44" 각주명="구정(九鼎)">중국 하왕조 우왕 때 9주의 쇠(金)를 모아 만든 솥으로 하·은·주 이래 국가의 상징으로 전해진 보물이다.</item>
		<item id="45" 각주명="비맹(飛甍)">처마[첨아(檐牙)]를 지칭.</item>
		<item id="46" 각주명="특지(特地)">특지는 ‘특히, 일부러, 단지 ~일 뿐’의 뜻이 있다.</item>
		<item id="47" 각주명="안홍(安弘)">안함의 이칭(異稱). 각훈의 『해동고승전』(1215)에 의하면 진평왕 22년(601)에 수나라에 국비유학승으로 선발되어 장안의 대흥선사에 머물며 10승(十乘)의 비법(秘法)과 현의(玄義) 등을 연구하였다. 서역 삼장 3인 북천축 오장국 비마라진제(44세), 농가타(46세), 마두라국 불타승가(46세)와 한승 2인과 함께 귀국(605)하여 황룡사에서 『전단향화성광묘녀경(栴檀香火星光妙女經)』을 신라승 담화의 필수로 역출하였다. 신라불국토설의 창시자로 보기도 한다(신종원: 1992).</item>
		<item id="48" 각주명="「동도성립기(東都成立記)」">각훈의 『해동고승전』(1215)에 나오는 신라승 안함(安含 혹은 안홍)의 저서. ‘해동안홍기(海東安弘記)’라고도 한다. 『삼국유사』 권1 「마한」 조에 나오는 ‘해동안홍기’와 같은 책으로 그 내용은 신라인에게 희망을 주고 미래를 약속한 신라불국토설의 예언서이다(신종원: 1992).</item>
		<item id="49" 각주명="구한(九韓)">『삼국유사』 권1 「마한」에 사이(四夷) 구이(九夷) 구한(九韓) 예맥(濊貊)에 하나로 나오며 이어 ‘해동안홍기’를 인용하여 구한이란 “1. 일본 2. 중화 3. 오월 4. 탁라 5. 응유 6. 말갈 7. 단국 8. 여진 9. 예맥”이라고 하였다. </item>
		<item id="50" 각주명="탁라">제주도. 『삼국지』 와 『후한서』 「한전(韓傳)」에 주호(州胡)로 나오다가, 우리나라 기록에는 탐라(耽羅)로 나오는데, 『삼국사기』 문주왕 2년(476)에 백제가 탐라와 최초로 통교하고 동성왕 20년(498)에 백제에 복속되었다는 기사가 나온다. 신라는 문무왕 2년(662)에 항복해 온 탐라를 속국으로 삼았다. </item>
		<item id="51" 각주명="응유">백제의 별칭으로 응준(鷹準)이라고도 한다. 『제왕운기』에 백제는 혹 남부여·응준이라고 칭한다고 하였다(조법종: 1989).</item>
		<item id="52" 각주명="예맥(濊貊)">예맥족으로 예와 맥을 각각의 종족으로도 보나 여기서는 고구려의 별칭으로 썼다.</item>
		<item id="53" 각주명="진흥왕 계유(癸酉, 553)">진흥왕 14년 계유년은 553년이다. 『삼국사기』 권4 진흥왕 14년, “2월에 왕이 담당 관리에게 명하여 월성 동쪽에 신궁을 짓게 하였는데, 그 곳에서 황룡(黃龍)이 나타나므로 왕이 이상히 여겨 이를 사찰로 개조하고 절 이름을 황룡(黃龍)이라 하사하였다.” 『삼국유사』 권3 「황룡사장육」에도 “신라 제24대 진흥왕 즉위 14년 계유 2월 장차 궁궐을 용궁의 남쪽에 지으려 하는데 황룡(黃龍)이 그 땅에 나타나서 이에 고쳐서 절을 짓고 황룡사라고 하였다. 기축년(569년)에 이르러 담을 두르고 17년 만에 바야흐로 완성하였다.”고 나온다.</item>
		<item id="54" 각주명="효소왕 즉위 7년">『삼국사기』권8 효소왕 7년(698), “2월에 서울서 지진이 있었고, 태풍이 불어 나무가 꺾였다. 7월에 서울에 홍수가 났다.”고 나오는데 낙뢰기사는 보이지 않는다.</item>
		<item id="55" 각주명="성력(聖曆)">측천무후의 주(周)나라 연호로 698년에서 699년 사이에 사용.</item>
		<item id="56" 각주명="무술이 없다">성덕왕 대에 무술은 없으나 왕 17년이 무오로, 『삼국사기』 권8 성덕왕 17년(718) “6월 황룡사탑에 낙뢰(落雷)가 있었다.”라고 나온다. 사중고기의 기록을 부정한 일연의 주장과는 달리 성덕왕 17년 무오에 벼락을 맞았다는 기사가 있는데 2년 후인 성덕왕 19년에 황룡사탑을 재건한 기사는 나오지 않는다. </item>
		<item id="57" 각주명="성덕왕 경신년(庚申年, 720)">신라 제33대 성덕왕 19년인 720년임. </item>
		<item id="58" 각주명="경문왕 무자년(戊子年, 868)">신라 제48대 경문왕 8년인 868년임. 『삼국사기』 권11 경문왕 8년, “6월에 황룡사탑에 벼락이 쳤다.”라는 기사가 전한다.</item>
		<item id="59" 각주명="경문왕 …… 3번째로 중수되었다">『삼국사기』 권11 「경문왕 11년」, “정월에 왕이 담당관리[유사(有司)]에 명하여 황룡사탑을 개조하게 하였다.”; 「경문왕 13년」 “9월에 황룡사탑의 개조가 완료되니, 9층으로서 높이는 22장(丈, 220척)이었다.” </item>
		<item id="60" 각주명="광종 즉위 5년 계축(癸丑, 953)">고려 광종 5년의 이 기사는 같은 내용이 『고려사절요』 권2에 “광종 4년(953) 겨울 10월에 경주 황룡사구층탑에 화재가 났다.”라고 한 기사가 있다. 이에 앞서 『고려사』 권53 「오행지1」에도 “정종 4년 10월 을묘에 경주 황룡사탑에 화재가 났다.”라는 기사가 전한다. 그러나 정종대의 기사는 을묘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국유사』는 유월칭원법(踰月稱元法)을, 『고려사』나 『고려사절요』는 즉위년[유년(踰年)]칭원법을 썼기 때문에 1년의 차이를 보이는데, 간지를 계축으로 밝힌 것을 따라 광종 4년(953)으로 쓴다. 또한 이 때 불타던 상황이 『삼국유사』 권3 「전후소장사리」에도 “황룡사탑이 불타던 날에 석확(石鑊, 사리함 돌 뚜껑) 동면에 큰 얼룩이 생겼는데 지금까지 남아있다고 한다. 그 때는 바로 요나라 응력(應曆) 3년 계축이요, 본조 광종 5년으로 탑이 3번째 불타던 때였다”라고 기록된다.</item>
		<item id="61" 각주명="현종 13년 신유(辛酉, 1021)">황룡사탑이 4차로 중수된 해로 1020년이다. 『고려사』 권4 고려 현종 3년(1012)에 경주가 동여진의 침입에 이어 잦은 지진에 시달렸다는 기사에 이어 경주의 조유궁(朝遊宮)을 헐고 그 재목으로 황룡사탑을 보수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일연은 이 사실을 취하지 않고 제4차 중수를 현종 신유년으로 확정하였다. 그런데 『고려사』 권5 현종 12년, “5월 무자일에 상서좌승 이가도에게 명하여 경주 고선사에 있는 금라가사, 불정골과 창림사에 있는 불아를 가져다가 내전에 두게 하였다. 8월 신미일 최항을 검교 태부수 문하시랑 동내사문하 평장사로 …… 임명하였다.”라고 한 기사와, 『고려사』 권93 「최항」전의 “현종 11년에 추충진절위사공신 칭호를 주고 이듬해에 검교태부수문하시랑, 동내사문하평장사로 임명하고 청하현 개국자(開國子)로 봉하고 식읍 5백 호를 주었으며 수정공신(守正功臣) 호를 더 주었다. 최항은 … 70세도 되기 전에 글을 올려 치사를 요청하였다. … 불교를 독실히 믿어 황룡사탑의 수리를 청원하고 자신이 공사를 감독하였는데 농사일에 자못 방해를 주었다.”라고 한 기사가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현종 12년 신유(1020)에 최항의 감독으로 황룡사탑의 제4차 중성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김복순: 2017a)</item>
		<item id="62" 각주명="정종 2년 을해(乙亥, 1035)">1035년으로, 『고려사』 권55 「오행지3」 조에 의하면, 고려 정종(靖宗) 대에는 원년(1035) 9월 계묘일에 경주 등 19개 주에 지진이 있었고, 정종 2년 6월 무진일에 서울, 동경(경주), 상주, 광주, 안변부 관내 주현들에서 지진으로 말미암아 수다한 가옥들이 훼손되었고, 동경에서는 3일이 지나서야 지진이 멎었다고 한다.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에도 정종 2년 6월 21일 진시(辰時)부터 지진이 일어났고, 정종 4년에도 지진이 있었다고 하였다.</item>
		<item id="63" 각주명="문종 갑진년(甲辰年, 1021)">고려 문종 18년으로 1064년에 제5차 중수가 이루어졌다.</item>
		<item id="64" 각주명="헌종 말년 을해(乙亥, 1035)">헌종 말년 을해는 1095년이다. 『고려사』 권53 「오행지」1에 의하면, 헌종(獻宗) 원년(1095) 6월 무인일에 동경 황룡사 탑에 화재가 났고, 『고려사』 권10 헌종 원년, 을해 8월 갑신일에 명령을 내려 동경에 있는 황룡사의 탑을 수축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헌종의 재위기간은 1094~1095년으로, 『삼국유사』는 유월칭원법(踰月稱元法)을, 『고려사』나 『고려사절요』는 즉위년[踰年]칭원법을 썼으므로 1095년은 원년이자 말년에 해당된다.</item>
		<item id="65" 각주명="숙종 병자(丙子, 1096)">숙종 병자년은 숙종 원년인 1096년으로, 1095년 헌종 을해에 화재가 난 황룡사탑을 1년 후인 숙종 원년에 중수하였다. 『삼국유사』는 유월칭원법(踰月稱元法)을, 『고려사』나 『고려사절요』는 즉위년[踰年]칭원법을 썼기 때문에 1년의 차이를 보인다. 고려 때 문인 김극기와 혜심이 구층탑에 올라 읊은 시가 전하는데 바로 이 숙종 대에 중수한 탑에 오른 것이다. 명종 대 문인 김극기는 「황룡사제영(黃龍寺題詠)」에서 “층계로 된 사다리 빙빙 둘러 허공에 나는 듯[層層梯繞欲飛空] 일만강과 일천산이 한눈에 트이네[萬水千山一望通] 굽어보니 동도에 수없이 많은 집들[俯視東都何限戶] 벌집과 개미집처럼 아득히 보이네[蜂穴果蟻穴轉溟].”라는 시를 남겼다. 고려 후기 스님 혜심(1178~1234)은 황룡사탑에 올라 「등황룡탑(登皇龍塔)」(『무의자시집』) 시를 남겼다. “한층을 다 보고 또 한층을 올라보니[一層君了一層君] 걸음걸음 오를수록 시야는 점점 넓어지네[步步登高望漸觀] 지면을 골라놓은 듯 평평한데[地面坦然平似削] 쇠잔한 백성들의 무너진 집 차마 볼 수가 없네[殘民破戶不堪觀].”</item>
		<item id="66" 각주명="고종 25년 무술">『고려사』 권23 「고종 25년」 “여름 윤 4월에 몽고군이 동경에 침입하여 황룡사탑에 불을 질렀다.”에 의거하여 16년을 25년으로 수정하였다. 『삼국유사』는 유월칭원법(踰月稱元法)을, 『고려사』나 『고려사절요』는 즉위년[踰年]칭원법을 쓰기 때문에 1년의 차이를 보이므로, 十六은 卄六의 오자로 추정되며, 실제는 25년이 된다.</item>
		<item id="67" 각주명="몽고[서산(西山)]의 병난">고려 고종 25년(1238) 몽고군은 동경과 김해로 침략 방향을 잡았다. 황룡사는 이 해 겨울 10월 11일에 구층탑은 물론 모든 전각이 전소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 중창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몽고의 침입으로 『초조장경』을 소실당한 고려인들이 찾은 호국 상징물은 신라인들이 창건한 황룡사탑이 아니었다. 승조(勝朝)의 호국 탑에 기대는 것보다는 『초조장경』 소실 후 승장 김윤후에 의한 몽고군 총사령관 살리타이의 사살이 대장경의 재건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황룡사구층탑">
			<sub_item no="1" title="탑곡 마애구층탑" type="탑재" path="320600_001_01.jpg" d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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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_item no="3" title="황룡사구층탑 사리함" type="탑재" path="320600_004_01.jpg" desc="국립경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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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2" title="선덕여왕릉">
			<sub_item no="1" title="선덕여왕릉"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800&ccbaKdcd=13&ccbaAsno=0182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경주 낭산"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755&ccbaKdcd=13&ccbaAsno=0163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item>
		<item id="3" title="황룡사구층목탑찰주본기"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2457087&ccbaKdcd=12&ccbaAsno=1870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4" title="종남산 (남) 오대" type="탑재" path="320600_002_01.jpg" desc=""></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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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title="황룡사 3D 영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D%99%A9%EB%A3%A1%EC%82%AC%EC%A7%80&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3d_PER030207.wmv"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2" title="분황사 복원 영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B%B6%84%ED%99%A9%EC%82%AC+%EB%AA%A8%EC%A0%84%EC%84%9D%ED%83%91&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3d_PER030206.wmv"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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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심지가 조사(祖師)의 법통을 잇다[心地繼祖]</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8세기 중엽의 신라 고승 진표(眞表)의 점찰계법(占察戒法)과 불골간자(佛骨簡子)가 영심(永深)으로부터 심지(心地)에게 계승되는 과정과 간자에 대한 일연(一然)의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특히 동화사 창건 연기 설화와 함께 산신으로 대표되는 고유신앙과 심지로 대표되는 불교신앙이 어떻게 회통(會通)하며 질서를 갖추어 가는가 하는 부분이 나타나 주목할 만하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승려 심지(心地)<annotation id="1"/>는 진한(辰韓, 신라) 41대 헌덕대왕(憲德大王: 재위 809~825)<annotation id="2"/><images id="1"/> 김씨의 아들이다. 나면서부터 효성과 우애가 깊었고, 천성이 맑고 지혜로웠다. 15세<annotation id="3"/>가 되었을 때 머리를 깎고 스승을 좇아 불도(佛道)를 부지런히 닦았다.</paragraph>
	<paragraph>중악(中岳)<annotation id="4"/><sub>[지금의 공산(公山)이다]</sub>에 가서 살았는데, 마침 속리산의 영심공(永深公)<annotation id="5"/>이 진표율사(眞表律師)<annotation id="6"/>의 불골간자(佛骨簡子)<annotation id="7"/>를 전해 받는 과증법회(果證法會)<annotation id="8"/>를 연다는 말을 듣고, 작정을 하고 찾아갔지만 기일이 지나 법회에 참례하는 것을 허락받지 못했다. 이에 자리를 펴고 뜰에 머리를 치면서 대중들을 따라 예배하고 참회하였다. 이레가 지나자 큰 눈이 내렸다. 그런데 심지가 서 있는 사방 10척가량에는 눈발이 날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 신이함을 보고 당(堂)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였다.</paragraph>
	<paragraph>그러나 심지는 사양하면서 병을 핑계로 방안으로 물러나 앉아 당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예배하였다. 팔꿈치와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것이 마치 진표공(眞表公)이 선계산(仙溪山)<annotation id="9"/>에서 피를 흘렸던 일과 같았다. 지장보살이 매일 찾아와 그를 위로하였다.</paragraph>
	<paragraph>법회가 끝나고 산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도중에 간자(簡子) 두 개<annotation id="10"/>가 옷깃 사이에 끼여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에 그 간자를 가지고 돌아가서 영심에게 아뢰니, 영심이, </paragraph>
	<paragraph>“간자를 함 속에 넣어두었는데 어찌 그럴 리가 있겠소?”</paragraph>
	<paragraph>라고 하며 살펴보았다. 함을 봉하고 거기 써둔 글씨는 그대로인데, 열어보니 간자가 없었다. 영심이 매우 이상하게 여겨 거듭 싸서 간직해두었다.</paragraph>
	<paragraph>심지가 다시 길을 가다가 보니 간자가 처음과 마찬가지로 옷깃 사이에 끼어 있었다. 다시 돌아와서 아뢰자 영심이,</paragraph>
	<paragraph>“부처님의 뜻이 그대에게 있는가 보오. 그대가 받들어 봉행하는 것이 좋겠소.”</paragraph>
	<paragraph>라고 하면서, 간자를 그에게 주었다.</paragraph>
	<paragraph>심지가 간자를 머리에 이고 중악(中岳)으로 돌아오자, 산신이 두 선자(仙子)를 데리고 심지를 맞이하여 산꼭대기[山椒]로 인도하였다.<images id="2"/> 그리고 심지를 바위 위에 앉히더니 그들은 바위 밑으로 내려가 엎드린 채 공손히 정계(正戒)를 받았다. 심지가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이제 좋은 땅을 선택하여 부처님의 간자를 봉안하려 합니다. 우리들로서는 마땅한 터를 정할 수가 없습니다. 청컨대 세 분과 함께 높은 곳에 올라가 간자를 던져 자리를 정하도록 합시다.”</paragraph>
	<paragraph>이에 산신들과 함께 봉우리 꼭대기로 올라가서 서쪽을 향하여 던지니, 간자가 바람에 날려갔다. 이때 산신이 노래를 지어 이렇게 불렀다.<images id="3"/></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막아선 바위 멀리 물러나니 숫돌처럼 평평해지고</td><td width="35%">碍嵓遠退砥平兮</td></tr>
	<tr><td>낙엽이 날려 흩어지는 곳에 밝은 빛이 일어나네</td><td width="35%">落葉飛散生明兮</td></tr>
	<tr><td>부처님 뼈로 된 간자를 찾아서</td><td width="35%">覓得佛骨簡子兮</td></tr>
	<tr><td>깨끗한 곳에 맞이하여 정성을 바치리</td><td width="35%">邀於淨處投誠兮</td></tr>
	</table>
	</paragraph>
	<paragraph>노래를 마친 뒤 간자를 숲속 샘가에서 찾았다. 그 자리에 당(堂)을 지어 간자를 모시니, 지금 동화사(桐華寺)<annotation id="11"/> 첨당(籤堂) 북쪽에 있는 작은 우물이 바로 이곳이다.<images id="4"/></paragraph>
	<paragraph>고려조 예종(睿宗)<annotation id="12"/>이 일찍이 부처님의 간자를 맞이하여 대궐에서 예를 올렸는데, 갑자기 아홉 번째 간자 하나를 분실하여 상아로 대신하여 본사(本寺)에 돌려보냈다. 지금은 색이 점점 변하여 같은 빛깔이 되어 새것과 옛것을 분별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또 바탕은 상아도 아니고 옥도 아니다.</paragraph>
	<paragraph>『점찰경(占察經)』<annotation id="13"/> 상권을 살펴보면, 189개 간자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제1간자는 상승(上乘)<annotation id="14"/>을 구해서 불퇴위(不退位)<annotation id="15"/>를 얻은 것이고, 제2간자는 구하는 과(果)가 마땅한 증(證, 깨달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제3간자와 제4간자는 중승(中乘)<annotation id="16"/>과 하승(下乘)<annotation id="17"/>을 구해서 불퇴위를 얻은 것이고, 제5간자는 신통력(神通力)<annotation id="18"/>을 구하여 성취하는 것이며, 제6간자는 사범행(四梵行)<annotation id="19"/>을 구해서 성취하는 것이고, 제7간자는 세간선(世間禪)<annotation id="20"/>을 닦아 성취하는 것이며, 제8간자는 받고 싶은 묘계(妙戒)<annotation id="21"/>를 얻는 것이고, 제9간자는 일찍이 받은 구족계(具足戒)<annotation id="22"/>를 다시 얻는 것이며, <sub>[이 글로써 제8간자와 제9간자를 고증해보면, 자씨보살(慈氏菩薩, 미륵보살)<annotation id="23"/>이 말한, ‘새로 얻은 계’는 금세(今世)에 비로소 얻는 계를 말하고, ‘옛날에 얻은 계’는 과거세에 일찍이 받았다가 금세에 다시 더하여 받은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수생(修生)과 본유(本有)<annotation id="24"/>의 신구(新舊)를 말하는 것은 아님을 알겠다.]</sub> 제10간자는 하승(下乘)을 구하되 아직 신심(信心)에 살지 못한 것이고,<annotation id="25"/> 그 다음은 중승(中乘)을 구하되 아직 신심에 살지 못한 것이다. </paragraph>
	<paragraph>이렇게 171까지는 모두 과거세나 현세 사이에 착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며,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한 일들이다. 172는 몸을 버리고 이윽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고, <sub>[이상은 모두 미래의 과(果)이다.]</sub> 173은 죽은 뒤에 축생(畜生)<annotation id="26"/>이 되는 것이다.</paragraph>
	<paragraph>이렇게 하여 아귀(餓鬼)<annotation id="27"/>와 수라(修羅)<annotation id="28"/>, 인(人)<annotation id="29"/>, 인왕(人王)<annotation id="30"/>, 천(天)<annotation id="31"/>, 천왕(天王)<annotation id="32"/>까지 미치고, 불법(佛法)을 듣고, 출가(出家)를 하고, 성승(聖僧)<annotation id="33"/>을 만나고, 도솔천(兜率天)<annotation id="34"/>에 태어나며, 정토(淨土)<annotation id="35"/>에 태어나고, 부처를 찾아뵈며, 하승에 머물고, 중승에 머물며, 상승에 머물고, 해탈(解脫)을 얻는 189 등<annotation id="36"/>이 이것이다. <sub>[위에서는 하승(下乘)에 머무르는 것부터 상승(上乘)에서 불퇴위(不退位)를 얻는 것까지 말했고, 지금은 상승에 올라 해탈(解脫)을 얻는 일 등을 말했으니, 이것으로 구별된다.]</sub> 이들은 모두 삼세(三世)<annotation id="37"/>에서 저지른 선악에 따라 과보(果報)가 달라지는 모습이다.</paragraph>
	<paragraph>이것으로 점을 쳐 보아, 마음과 소행(所行)이 서로 일치하면 감응(感應)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진실한 마음[至心]이 아니므로, 이를 허류(虛謬)<annotation id="38"/>라 부른다.</paragraph>
	<paragraph>그렇다면 이 제8과 제9의 두 간자는 단지 189개 가운데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송전(宋傳)』<annotation id="39"/>에서 108 첨자(籤子)라고만 하였으니 무슨 까닭인가? 아마도 저 108번뇌<annotation id="40"/>의 이름만 알고 말하였을 뿐, 경문(經文)을 찾아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은 듯하다.</paragraph>
	<paragraph>또 살펴보건대, 고려의 문인 김관의(金寬毅)<annotation id="41"/>가 지은 『왕대종록(王代宗錄)』 2권에, “신라 말기의 고승 석충(釋冲)<annotation id="42"/>이 고려 태조에게 진표율사(眞表律師)의 가사 한 벌과 계간자(戒簡子) 189개를 바쳤다.” 라고 하였다. 이것이 현재 동화사(桐華寺)에 전해지는 간자와 동일한 것인지 아닌지는 분명하지 않다.</paragraph>
	<paragraph>찬(讚)한다.</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금규(金閨, 궁궐)에서 자랐으나 일찍이 얽매이지 않았고</td><td width="35%">生長金閨早脫籠</td></tr>
	<tr><td>검소함, 부지런함, 총명함은 하늘이 주신 것이라네</td><td width="35%">儉懃聰惠自天鍾</td></tr>
	<tr><td>뜰에 가득 쌓인 눈 속에서 신령한 간자를 뽑아내니</td><td width="35%">滿庭積雪偸神簡</td></tr>
	<tr><td>동화산(桐華山) 최상봉에서 던져 날아온 것이라네</td><td width="35%">來放桐華最上峰</td></tr>
	</table>
	</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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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심지(心地)">신라 하대의 고승으로, 속성은 김(金)씨로 헌덕왕(憲德王, 재위 809~825)의 아들이다. 30세에 승려가 되어 팔공산에 있다가 속리산에서 진표율사가 영심에게 전한 법통과 불골간자를 영심으로부터 전해 받음으로써, 진표계 법상종의 법통을 계승하였다. 따라서 심지는 헌덕왕의 아들이나 출가하여 진표계 법상종의 정통 계승자가 되어, 동화사와 창림사의 창건 등 불사를 주도하면서 신라 하대의 불교사와 왕위계승, 왕권강화 등과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김창겸: 2013)</item>
		<item id="2" 각주명="헌덕대왕(憲德大王)">재위 809~825. 신라 제41대 왕으로 휘는 언승(彦昇). 아버지는 원성대왕의 태자 인겸(仁謙)인데 후에 혜충대왕(惠忠大王)으로 추봉되었다. 어머니는 대아찬 김숙명(金叔明)의 따님인 성목태후(聖穆太后) 김씨이다. 왕릉은 현재 분황사 건너편 동북쪽 들판의 송림에 둘러싸여 있다. </item>
		<item id="3" 각주명="15세">원문에는 ‘志學之年’로 되어 있다. 『논어』에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라고 하였다. </item>
		<item id="4" 각주명="중악(中岳)">팔공산. 통일신라의 오악 중 하나로 부악(父岳)·공산(公山)·동수산(桐藪山) 등으로도 불린다. 삼국통일 이전에는 신라 중심부인 경주평야를 중심으로 동악 토함산(吐含山), 북악 금강산(金剛山), 남악 남산(南山), 서악 선도산(仙桃山)이라 하였고, 삼국통일 이후에는 동악 토함산, 서악 계룡산(鷄龍山), 남악 지리산(地理山), 북악 태백산(太伯山), 중악 부악(父嶽, 팔공산)이라 하였다.</item>
		<item id="5" 각주명="영심공(永深公)">생몰년 미상. 신라 경덕왕 때 활동하던 승려다. 영심(永深)은 신라에 신역 유식(唯識)인 법상업(法相業)을 널리 전한 진표(眞表)의 전법제자이다. 진표로부터 미륵진성(彌勒眞性)의 제8간자(簡子)와 제9간자, 『공양차제비법(供養次第秘法)』 1권과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 2권을 받아 속리산으로 와서 길상사(吉祥寺, 법주사로 추정)를 짓고 수도하였다. 그의 법통은 팔공산 동화사의 심지(心地)에게 이어졌다. </item>
		<item id="6" 각주명="진표율사(眞表律師)">8세기 중엽 백제의 옛 땅인 변산 지역에서 활약한 고승이다. 성은 정(井), 아버지는 진내말(眞乃末), 어머니는 길보랑(吉寶娘)으로 유가론(瑜伽論)과 유식론(唯識論)을 중심교학으로 하여 체계화한 법상종(法相宗)을 금산사(金山寺)에서 개종하였다. 미륵신앙과 점찰법(占察法)을 중심으로 법상종의 실천적 종교운동을 전개하였다. 제자로는 영심(永深)·보종(普宗)·신방(信芳)·체진(體珍)·진해(珍海)·진선(眞善)·석충(釋忠) 등이 있다(『삼국유사』 권4 의해5 「진표전간(眞表傳簡)」 조 참조).</item>
		<item id="7" 각주명="불골간자(佛骨簡子)">불골간자는 미륵보살의 수계(受戒)를 의미하는 징표인데, 신라 법상종(法相宗) 개조 진표(眞表)가 미륵보살에게서 손가락뼈에 새긴 제8간자와 제9간자를 전해 받았다고 한다. 원래 점찰에 쓰는 간자는 6개의 목륜(木輪)으로 선악과보의 상이 189종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진표는 6륜이 아니라 이 선악과보상을 하나하나 간자로 삼았기 때문에 189개 간자로 점찰했다고 한 것이다(김영태: 1972).</item>
		<item id="8" 각주명="과증법회(果證法會)">‘과증’은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을 하면서 도를 여는 경지에 들어 진리를 깨닫는 것을 일컫는데, ‘과증법회’는 이를 위한 법회를 말한다.</item>
		<item id="9" 각주명="선계산(仙溪山)">전라북도 부안군의 변산(邊山)이다. 현계산(賢戒山), 능가산(楞伽山), 영주산(瀛洲山)이라 하기도 한다. 진표율사가 이 산의 부사의암(不思議菴)에 들어가 온몸을 바위에 부딪치는 극단의 고행으로 참회를 하였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삼국유사』 권4 의해5 「진표전간(眞表傳簡)」 조에는 “처음에 일곱 밤을 기약하고 오체를 돌에 부딪혀 무릎과 팔뚝이 모두 부서지고 피를 바위에 흩뿌렸으나 성응(聖應)이 없는 듯하여 몸을 버릴 것을 결심하고 다시 7일을 기약하였다. 14일이 끝나자 지장보살(地藏菩薩)을 보고 정계(淨戒)를 받았다.”라고 기록하고 있다.</item>
		<item id="10" 각주명="간자(簡子) 두 개">진표가 미륵에게 받았다는 제8, 제9간자를 말한다. 여기에 대하여 『삼국유사』 권4 의해 「관동풍악발연수석기(關東楓岳鉢淵藪石記)」 조에 의하면, 미륵보살이 진표에게 두 개의 간자를 주면서 “이 두 간자는 내 손가락 뼈이니, 곧 시각(始覺)과 본각(本覺)의 두 각(覺)을 비유한 것이다. 또 아홉 번째 간자는 법(法)이고, 여덟 번째 간자는 신훈성불종자(新熏成佛鍾子)이다. 이것으로써 마땅히 인과응보를 알 것이다.”라고 하였다.</item>
		<item id="11" 각주명="동화사(桐華寺)">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의 본사이다. 통일신라시대의 절로 금산사, 법주사와 함께 법상종 3대 사찰의 하나이다. 「동화사사적기(桐華寺事蹟記)」에는 “신라 제21대 소지왕(炤知王) 15년(493) 극달화상(極達和尙)이 창건하여 유가사(瑜伽寺)라 부르다가, 신라 제41대 흥덕왕(興德王) 7년(832) 심지왕사(心地王師)가 재창하고 동화사(桐華寺)라 고쳐불렀다.”라고 하였다. 고려 문종 때는 이 절에서 법천사의 지선국사가 배출되었고 그 문하에서 속리산 승통 석규를 비롯하여 1,000여 명의 승려들이 나왔다. 임진왜란으로 동화사 전체가 불타버린 후 여러 차례의 중창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으며 경내에는 조선 영조 때 중건된 대웅전과 극락전을 비롯하여 20여 채의 건물이 남아 있다. </item>
		<item id="12" 각주명="예종(睿宗)">1079~1122. 재위 1105~1122. 이름은 왕우(王俁). 자는 세민(世民). 숙종(肅宗)의 맏아들이며, 어머니는 명의태후(明懿太后) 유씨(柳氏)이다. 예종은 1120년 팔관회(八關會)를 열고 태조(太祖)의 공신인 신숭겸(申崇謙)·김낙(金樂)을 추도해 이두문으로 된 향가(鄕歌) 형식의 「도이장가(悼二將歌)」를 짓기도 했다.</item>
		<item id="13" 각주명="『점찰경(占察經)』">『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의 약칭으로 말세의 중생을 위하여 석가모니를 대신해 지장보살이 설법한 경전이다. 말세의 중생은 업장(業障)이 많아서 석가모니의 바른 법을 믿고 닦을 수 없으므로, 먼저 참회법을 닦아 업장을 소멸시킨 후 대승(大乘)의 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았다. 『점찰경』은 상하 2권으로 되어 있다. 상권에는 참회법과 목륜상(木輪相)을 설명하고 있으며, 하권에서는 참회를 닦은 불제자가 대승으로 나아가 부처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법문을 설하였다. 진표율사는 『점찰경』에 제시된 목륜상으로 업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189개의 간자(簡子)를 가지고 하였다.</item>
		<item id="14" 각주명="상승(上乘)">삼승(三乘) 가운데 가장 높은 단계인 보살승(菩薩乘)을 말한다.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일체 인간의 깨달음을 위해서 수행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연각’과 ‘성문’이 자리(自利)라면 이는 자리이타(自利利他)에 해당한다. 그러나 『법화경』 등에서는 이들 3종의 가르침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며, 사람을 인도하는 수단으로서 다른 설교가 된 것일 뿐, 하나의 대승불교로 돌아간다는 일승교(一乘敎)를 강조한다.</item>
		<item id="15" 각주명="불퇴위(不退位)">한번 도달한 수행의 단계에서 후퇴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는 지위. 불퇴전(不退轉)·불퇴(不退)·무퇴(無退)·필정(必定)이라고도 하고, 아유월치(阿惟越致)·아비발치(阿毘跋致) 등으로 음사한다.</item>
		<item id="16" 각주명="중승(中乘)">삼승(三乘) 가운데 중간 단계로 연각승(緣覺乘)을 말한다. ‘연각’은 연기의 이치에 의거하여 깨닫는 것인데 부처의 교화에 의하지 않고 스스로 자유경(自由境)에 도달하는 교법이다. 성문승과 함께 자리(自利)에 해당한다.</item>
		<item id="17" 각주명="하승(下乘)">삼승(三乘)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로 성문승(聲聞乘)을 말한다. ‘성문’은 능력이 가장 떨어진 것으로 부처의 소리에 이끌려서 자신만의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다. 연각승과 함께 자리(自利)에 해당한다.</item>
		<item id="18" 각주명="신통력(神通力)">산스크리트어 아비주니아(abhijñā) 수행으로 갖추게 되는 불가사의하고 자유 자재한 능력.</item>
		<item id="19" 각주명="사범행(四梵行)">자비희사(慈悲喜捨)하는 네 마음. 이를 사무량심(四無量心)이라 하기도 한다. 이 사심(四心)은 범천(梵天)에 나는 행업(行業)이므로 범행(梵行)이라 하기도 한다.</item>
		<item id="20" 각주명="세간선(世間禪)">출세선(出世禪), 출세간상상선(出世間上上禪)과 함께 3종 선정 가운데 하나이다. 범부(凡夫)들이 닦는 선정(禪定)으로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의 선정을 말한다. </item>
		<item id="21" 각주명="묘계(妙戒)">대승 보살의 대계(大戒)로 소승의 추계(麤戒)에 대하여 묘계라고 한다.</item>
		<item id="22" 각주명="구족계(具足戒)">불교 교단의 승려 중 비구와 비구니가 받는 계. 모든 계율이 완전히 구비되었다 하여 구족계라 하며, 이를 잘 지키면 열반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구족계를 받으려면 20세 이상 70세 미만의 승려로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몸이 튼튼하여 병이 없으며, 죄과가 없는 이로서, 사미계(沙彌戒) 또는 사미니계(沙彌尼戒)를 받은 뒤 3년이 경과되어야만 한다. 비구의 경우에는 구족계가 250계, 비구니의 경우에는 348계이다. 이 계를 주고받는 의식은 국가의 관단(官壇)에서 행해지며 범어사·통도사·해인사의 계단이 이에 속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item>
		<item id="23" 각주명="자씨보살(慈氏菩薩)">미륵보살을 말함. 미륵은 마이트레야(Maitreya)를 음역한 것으로 ‘자씨’는 의역이다. 유가행파의 논서에서 마이트레야는 도솔천에 사는 당래 불로, 『섭대승론』 등을 저술한 아상가에게 유식의 교리를 전수한 보살이라고 하는데, 이런 전설은 후세에 창조된 것이며, 그는 실재한 역사적 인물로 보기도 한다(『종교학대사전』).</item>
		<item id="24" 각주명="수생(修生)과 본유(本有)">‘수생’은 후천적으로 수행하는 공덕에 따라 자기에게 본래 지니고 있는 덕성을 연마하고 발휘하는 것이고, ‘본유’는 선천적으로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덕성을 말한다. </item>
		<item id="25" 각주명="제10간자는 …… 살지 못한 것이고">『점찰경』 권상에는, “제10간자는 상승(上乘)을 구하되 아직 신심(信心)에 살지 못한 것이고[十者求上乘未住信]”으로 되어 있다.</item>
		<item id="26" 각주명="축생(畜生)">삼악도 또는 육도의 하나로, 중생이 죄를 지어 죽은 뒤 짐승이 되어 괴로움을 받는다는 길이다.</item>
		<item id="27" 각주명="아귀(餓鬼)">굶주려 죽은 자. 배가 산처럼 크고 목구멍은 바늘처럼 좁아 늘 배고픔의 고통을 당한다고 여겨지는 육도의 중생을 가리키는 불교용어이다. </item>
		<item id="28" 각주명="수라(修羅)">아수라(阿修羅)는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과 신의 혼혈인 반신이다. 인드라와 같은 신에 대적하는 악한 무리로 나타난다. 아수라와 신들 사이의 전쟁은 인도 신화의 바탕을 이룬다.</item>
		<item id="29" 각주명="인(人)">인간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오계와 십선을 닦은 이가 태어나는 곳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언제나 잠재되어 있어서 상황을 만나면 곧 이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간계는 천상계보다는 훨씬 고통이 심한 곳이므로 무상(無常)을 쉽게 느낄 수 있고, 업보에 따른 과보를 받을 때 의지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져 있다고 하여, 불교에서는 불법(佛法)을 닦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인(人)이다.</item>
		<item id="30" 각주명="인왕(人王)">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신(金剛神). 금강신은 금강과 같이 견고한 깨달음을 얻은 성취자의 몸 또는 오백 야차신을 부려 불법을 지킨다는 신(神)이다.</item>
		<item id="31" 각주명="천(天)">광명이란 뜻으로 천지 만물을 주제하는 조물주. 천상계(天上界)라고도 하는데 모두 28개의 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28천은 크게 무색계(無色界)의 4천과 색계(色界)의 18천, 욕계(欲界)의 6천으로 나누어진다. 이 천상계는 신들의 세계로서 모든 욕망이 충족될 수 있고, 모든 즐거움이 온전히 갖추어진 세계로 상징되고 있다.</item>
		<item id="32" 각주명="천왕(天王)">중생이 사는 세계인, 욕계, 색계 등의 모든 하늘의 임금. </item>
		<item id="33" 각주명="성승(聖僧)">번뇌가 다하여 깨달음을 얻은 고승(高僧).</item>
		<item id="34" 각주명="도솔천(兜率天)">천상의 이상세계. 불교의 우주관에 따르면 세계의 중심은 수미산이며, 그 꼭대기에서 12만 유순 위에 도솔천이 있다. 이곳은 내원(內院)과 외원(外院)으로 구성되어 있다. 석가모니가 보살일 당시 이곳에 머물면서 지상에 내려갈 때를 기다렸던 곳이며, 오늘날에는 미륵보살이 설법하면서 지상으로 내려갈 시기를 기다리는 내원궁이다. 외원에서는 수많은 천인들이 오욕을 충족시키며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item>
		<item id="35" 각주명="정토(淨土)">부처님이 계시는 청정한 국토. 『아미타경』에 “여기서 서쪽으로 10만억 국토를 지나서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을 극락이라 한다.” 라고 한데서 연유하여, 아미타불의 서방정토를 말한다. 정토교(淨土敎)에서는, 아미타불의 48대원에 의지하여 극락정토에 태어나, 청정한 국토에서 아미타불과 여러 성인들과 함께 공부하고, 다시 사바세계에 와서 다른 중생들을 교화 구제하는 것 등을 설한다. 정토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용례가 있어, 범부와 중생이 함께 사는 동거정토(同居淨土), 대일여래의 정토인 밀엄정토(密嚴淨土), 시방의 무수한 부처님들의 여러 정토를 가리키는 시방정토(十方淨土) 등이 있다.</item>
		<item id="36" 각주명="189 등">『점찰경』에 의하여 숫자를 적은 간자를 세 번 던져서 얻은 수를 합하여 삼세선악과보(三世善惡果報)의 상을 점쳤는데, 모두 189종이다.</item>
		<item id="37" 각주명="삼세(三世)">과거, 현재, 미래. 삼세가 인과 관계로 이어져, 과거에 지은 업의 원인으로 현재의 과보를 받고 현재에 짓는 업의 원인으로 미래의 과보를 받는다는 불교 교리가 삼세인과(三世因果)이다.</item>
		<item id="38" 각주명="허류(虛謬)">허황하여 진실되지 못한 것. 『점찰경(占察經)』에, “만약 수(數)의 합이 뜻과 더불어서 서로 마땅하면 어긋나거나 잘못됨이 없을 것이고, 만약 그 던져서 합한 수가 마음과 더불어 보는 바의 주된 생각에 서로 마땅하지 않으면, 이것을 일러 지극한 마음[至心]이 아니라 하니, ‘허류(虛謬)’라 이름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item>
		<item id="39" 각주명="『송전(宋傳)』">『송고승전(宋高僧傳)』. 중국 당·오대 시대 고승의 전기를 집대성한 책(30권). 988년(송나라 단공 1) 찬영(贊寧) 등이 편찬. 당나라 개국부터 송나라 태평흥국 5년(980)까지 350년 동안의 고승 533인의 전기(傳記)와 아울러 130인의 부전(附傳)을 기록하였다. 역경·의해·습선·명률·호법·감통·유신·독송·흥복·잡과의 10과로 분류되며, 각 과의 말미에 사론을 실었다. </item>
		<item id="40" 각주명="108번뇌">번뇌를 108가지로 분류한 불교교리. 이에 대해서는 대체로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눈·귀·코·혀·피부·뜻의 육근(六根)과 이 육근의 대상이 되는 색깔·소리·냄새·맛·감각·법(法)의 육진(六塵)이 서로 작용하여 일어나는 갖가지 번뇌에 대한 산출법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수행을 해서 번뇌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것인가 하는 수행 실천의 문제와 결부된 것으로, 이것은 사고의 영역에 속하는 번뇌과 실천의 영역에 속하는 번뇌를 근거로 하는 산출법이다.</item>
		<item id="41" 각주명="김관의(金寬毅)">?~? 고려시대의 학자. 의종(毅宗) 때 징사랑(徵仕郞) 검교군기감(檢校軍器監)이었으며, 『왕대종록(王代宗錄)』·『편년통록(編年通錄)』을 편찬하였다. 개인적으로 보관되던 흩어진 문서 등을 수집·정리하여 의종 때 『편년통록(編年通錄)』을 편술하였다. 고려판 용비어천가로, 고려 태조 왕건의 세계(世系)를 정리한 기사가 『고려사』 「세가(世家)」맨 앞에 실려 있다. </item>
		<item id="42" 각주명="석충(釋冲)">나말 여초의 승려. 『삼국유사』 권4 의해5 「진표전간(眞表傳簡)」 조에 ‘석충(釋忠)’으로 나오는 진표(眞表)의 제자로 고려 태조에게 진표율사의 가사 한 벌과 간자 189개를 바친 인물이다. 진표의 제자로 나오기는 하지만, 의상의 10대제자도 모두 직제자만을 거명한 것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신라 말 고려 초의 스님으로 볼 수 있다. </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헌덕대왕릉"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595&ccbaKdcd=13&ccbaAsno=0029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2" title="속리산 길상사와 팔공산 동화사 지도" type="탑재" path="411300_001_01.jpg" desc=""></item>
		<item id="3" title="동화사 대웅전(보물 제1563호)과 산신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5304&ccbaKdcd=12&ccbaAsno=15630000&ccbaCtcd=22#"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4" title="동화사 위치도" type="탑재" path="411300_002_01.jpg" desc=""></item>
	</images>
</data>

<h1>대성(大城)이 두 세상 부모님께 효도를 함[大城孝二世父母]. 신문왕대(神文王代)<annotation id="1"/><annotation id="2"/></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이 항목에서는 불국사(佛國寺)와 석불사(石佛寺=석굴암)의 창건과 관련된 서로 다른 두 가지 기록을 함께 수록하고 있는데, 그 대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향전(鄕傳)’의 기록: 가난한 여인 경조(慶祖)의 아들 대성(大城)이 날품팔이하여 얻은 밭을 불사(佛事)에 보시하는 선업(善業)을 행한 덕분에 재상 김문량(金文亮)의 아들로 태어나, 현세의 부모를 위하여 불국사를, 전세의 부모를 위하여 석불사를 지었다. (2) ‘사중기(寺中記)’의 기록: 경덕왕 때 재상인 김대성이 751년에 불국사를 창건하기 시작하여 완성하지 못한 채 774년에 세상을 떠나자, 나라에서 완성하였다. 이 항목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교유적인 불국사와 석불사의 창건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모량리(牟梁里)<annotation id="3"/>[어떤 곳에는 부운촌(浮雲村)<annotation id="4"/>이라 되어 있음]의 가난한 여인 경조(慶祖)<annotation id="5"/>에게 아이가 있었는데, 머리가 큰데다 정수리가 평평하여 성(城)처럼 생겼으므로 대성(大城)<annotation id="6"/>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집안이 가난하여 살아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부자가 된[화식(貨殖): 재물을 늘임] 복안(福安)<annotation id="7"/>의 집에서 품팔이를 했는데, 그 집에서 몇 이랑의 밭을 나누어 주었으므로 입고 먹을 밑천으로 삼았다.</paragraph>
	<paragraph>그 때 고승[개사(開士)<annotation id="8"/>] 점개(漸開)<annotation id="9"/>가 흥륜사(興輪寺)<annotation id="10"/><images id="1"/>에서 육륜회(六輪會)<annotation id="11"/>를 열기 위해 시주를 권하다가 복안의 집에 이르렀는데, 복안은 베 50필을 시주하였다. 점개가 소원을 빌어주며 말했다. </paragraph>
	<paragraph>“시주님[단월(檀越<annotation id="12"/>)]께서는 보시를 좋아하시니, 천신(天神)이 항상 보호하고 지켜주셔서 하나를 베풀면 그 만 배를 얻어 편안하고 즐겁고 오래 살게 될 것입니다.” 대성이 듣고 뛰어 들어와서 그 어머니에게 말했다. </paragraph>
	<paragraph>“제가 스님이 소리 높여 외는 말씀을 들어보니<annotation id="13"/>, ‘하나를 베풀면 그 만 배를 얻는다.’고 합니다. 생각하건대 우리는 틀림없이 지난 세상에서의 선업(先業)[숙선(宿善), 과거세의 선업]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곤궁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또 시주를 하지 않으면 다음 세상에서는 더욱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니, 내가 품팔이를 하여 얻은 밭을 법회에 시주하여 훗날의 보응(報應)을 도모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paragraph>
	<paragraph>어머니가 “좋다”라고 말씀하셨으므로 점개에게 밭을 시주하였다.</paragraph>
	<paragraph>얼마 되지 않아 대성이 죽었다[물고(物故)<annotation id="14"/>]. 그날 밤 나라의 재상 김문량(金文亮)<annotation id="15"/>의 집에 하늘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모량리의 대성이란 아이가 지금 너의 집에 의탁하려 하노라.” 집안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모량리의 상황을 살펴보게 했더니, 과연 대성이 죽었는데 그 죽은 날짜가 하늘이 외치던 때와 같은 시간이었다. 임신을 하여 아이를 낳았는데, 왼 손을 꼭 쥐고 펴지 않다가 이레 만에 비로소 펼치니, 금으로 된 패쪽[간자(簡子)<annotation id="16"/>]에 ‘대성(大城)’이란 두 글자가 아로새겨져 있었으므로 또다시 이름을 ‘대성’이라 하였다. 그 어머니<annotation id="17"/>를 집으로 맞이하여 함께 봉양하였다.</paragraph>
	<paragraph>이미 장성(壯盛)하고 나서 노닐며 사냥하기를 좋아하였다. 하루는 토함산(吐含山)<annotation id="18"/>에 올라가서 한 마리의 곰을 잡고 산 아래 마을에서 잠을 잤다. 꿈에 곰이 귀신으로 변하여 꾸짖었다. </paragraph>
	<paragraph>“너는 왜 나를 죽였느냐? 내가 도리어 너를 잡아먹겠다.”</paragraph>
	<paragraph>대성이 두려워하면서 용서해주기를 청했더니, 귀신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나를 위하여 절을 지어줄 수 있겠느냐?” </paragraph>
	<paragraph>대성이 맹서하며 말했다. </paragraph>
	<paragraph>“그렇게 하겠습니다.” </paragraph>
	<paragraph>잠에서 깨어나자 땀이 흘러 요를 덮었다. 그 후로부터 벌판에서 사냥하는 것을 금하고, 곰을 위하여 그 곰을 잡은 곳에다 장수사(長壽寺)<annotation id="19"/><images id="2"/>를 세웠다. </paragraph>
	<paragraph>그런 일을 겪은 뒤 마음에 느끼는 바가 있어서 자비로운 서원(誓願)이 더욱더 돈독해졌다. 이에 현세의 두 어버이를 위하여 불국사(佛國寺)<annotation id="20"/><images id="3"/>를 짓고, 전세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위하여 석불사(石佛寺)<annotation id="21"/><images id="4"/><movies id="1"/>를 지어<annotation id="22"/>, 신림(神琳)<annotation id="23"/>과 표훈(表訓)<annotation id="24"/> 두 성사(聖師)를 청하여 각각 머무르게 했다. 불상의 설비[상설(像設)] 등을 성대하게 갖추어 길러주신 수고를 갚았으니, 한 몸으로써 두 세상의 부모에게 효도한 것은 옛날에도 또한 드문 일이었다. 착한 보시의 효험을 믿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paragraph>
	<paragraph>장차 석불을 아로새기려고 할 때다. 하나의 거대한 돌을 다듬어 석굴의 덮개[감개(龕蓋)]<annotation id="25"/>를 만들려고 하는데, 돌이 갑자기 세 조각으로 갈라져버렸다.<images id="5"/> 화를 내다가 어렴풋이 잠이 들었는데, 밤중에 천신(天神)이 내려와서 다 만들어놓고 돌아갔다.<annotation id="26"/> 대성이 막 베개에서 일어나다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남쪽 고개를 달려 넘어가 향목(香木)을 잘라서 천신에게 공양을 올렸으므로, 그곳의 이름을 향령(香嶺)<annotation id="27"/>이라 불렀다. 불국사의 운제(雲梯)<annotation id="28"/><images id="6"/>와 석탑(石塔)<annotation id="29"/><images id="7"/>들의 돌과 나무를 아로새긴 솜씨는 경주[동도(東都)]<annotation id="30"/>의 여러 절 가운데 이보다 더 빼어난 곳이 없다.</paragraph>
	<paragraph>‘옛 향전[古鄕傳]’<annotation id="31"/>에 실려 있는 내용이 위와 같으나 절에 있는 기록 [‘사중기(寺中記)’]은 다음과 같다.</paragraph>
	<paragraph>“경덕왕(景德王)<annotation id="32"/> 때 큰 재상[대상(大相)]인 대성이 천보(天寶)<annotation id="33"/> 10년 신묘(辛卯: 751)에 불국사를 창건하기 시작했다. 혜공왕(惠恭王)<annotation id="34"/> 시대를 지나 대력(大曆)<annotation id="35"/> 9년 갑인(甲寅: 774) 12월 2일 대성이 죽자, 나라에서 이 절을 완성하였다, 처음 유가(瑜伽)<annotation id="36"/>의 대덕(大德)<annotation id="37"/>을 초청하여 마귀를 항복시키고[항마(降魔)]<annotation id="38"/> 이 절에 머무르게 하였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paragraph>
	<paragraph>‘사중기’의 내용이 ‘고전(古傳)’<annotation id="39"/>과 같지 않은데, 어느 것이 옳은지 자세히 알 수가 없다.</paragraph>
	<paragraph>찬(讚)한다.</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75%">모량리에 봄이 온 뒤 세 이랑을 시주하여</td><td width="25%">牟梁春後施三畝</td></tr>
	<tr><td>향령에 가을 오자 만금을 얻었다네.</td><td width="25%">香嶺秋來獲萬金</td></tr>
	<tr><td>어머니[훤실(萱室)]<annotation id="40"/> 100년 인생 가난이 부하고 귀하게 되고</td><td width="25%">萱室百年貧富貴</td></tr>
	<tr><td>재상[괴정(槐庭)]<annotation id="41"/>의 한바탕 꿈속, 과거가 현재·미래 되었네.<annotation id="42"/></td><td width="25%">槐庭一夢去來今</td></tr>
	</table>
	</para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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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신문왕(神文王: 재위 681~692)">신라 제 31대 왕. 문무왕의 장자(長子)로 이름은 정명(政明) 혹은 명지(明之), 자는 일초(日招). 귀족들에 대한 숙청을 단행하여 왕권을 강화했고, 국학(國學)을 세워 유교적 교육을 실시했다. 관리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지방 행정구역을 9주(州) 5소경(小京)으로 개편했다. 귀족들의 녹읍(祿邑)을 폐지하는 대신 매년 세조(稅租)를 지급함으로써 국왕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화를 강화했다.</item>
		<item id="2" 각주명="신문왕대(神文王代)">김대성이 활동했던 시기는 대략 경덕왕 때인데, 여기서 신문왕 때 일처럼 기록한 데 대해서는 두 가지의 다른 견해가 있다. 하나는 ‘김대성의 전생이 신문왕대 이기 때문’이란 견해(김상현: 1992)이다. 다른 하나는 ‘신문왕대에 모량리에 살았던 경조의 어린 아들 대성이 보시의 공덕으로 재상 김문량의 집에 다시 태어났다’는 설화와, ‘경덕왕대 재상 김문량의 아들 김대성이 곰을 사냥한 것이 계기가 되어 장수사를 세우고, 두 세상 부모를 위하여 불국사와 석불사를 세웠다’는 설화가 하나로 결합되면서, 전체가 신문왕대 일로 인식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견해(최병헌: 1991)이다.</item>
		<item id="3" 각주명="모량리(牟梁里)">신라 육부(六部)중의 하나인 모량부(牟梁部)가 위치하고 있었던 마을로 추정됨.</item>
		<item id="4" 각주명="부운촌(浮雲村)">이 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5" 각주명="경조(慶祖)">이 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6" 각주명="김대성(金大城: ?~774)">불국사와 석굴암을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 아버지는 재상을 지낸 김문량(金文亮)인데, 『삼국사기』 신라본기 경덕왕(景德王: 재위 742~765) 대(代)에 등장하는 김대정(金大正)이 그와 동일한 인물(이기백: 1964)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되어 있다. 김대성은 경덕왕 4년(745) 5월에 이찬(伊湌)의 관등으로 중시(中侍)가 되었으며, 경덕왕 9년(750) 춘정월에 시중(侍中: 747년 중시를 시중으로 개칭함)에서 물러났다.</item>
		<item id="7" 각주명="복안(福安)">이 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8" 각주명="개사(開士)">중생(衆生)들이 성불(成佛)할 수 있도록 바른 길로 인도하는 사부(師傅). 원래는 보살(菩薩)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고승(高僧)을 일컫는 말로 바뀌어 쓰이기도 함. </item>
		<item id="9" 각주명="점개(漸開)">이 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10" 각주명="흥륜사(興輪寺)">경상북도 경주시 사정동에 위치했던 신라 최초의 절. 법흥왕 대에 창건되었으나 진흥왕 5년(544) 갑자년에 대왕흥륜사로 명명하고 낙성하였다. 신라인들은 신라가 건국한 갑자년을 매우 중시했으며, 최초사찰인 흥륜사를 갑자년에 낙성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김복순, 2002b).</item>
		<item id="11" 각주명="육륜회(六輪會)">사면으로 된 윷 6개를 던져서 점을 치는 점찰법회(占察法會).</item>
		<item id="12" 각주명="단월(檀越)">범어 단나빠띠(dāna-pati)의 음차. 남에게 재물을 베풀거나 사찰과 승려에게 재물을 바치는 사람, 즉 시주(施主)를 말함.</item>
		<item id="13" 각주명="“제가 스님이 소리 높여 외는 말씀을 들어보니(予聽聞僧誦倡云)”">이 대목의 선초본(鮮初本) 원문 ‘문승(聞僧)’이 임신본에는 ‘문승(門僧)’으로 되어 있음. 따라서 지금까지는 ‘문승’을 ‘문간의 승려’ 정도로 번역하여 왔으나, 선행본(先行本)인 선초본에 입각하여 이렇게 번역하였음. </item>
		<item id="14" 각주명="물고(物故)">일반적으로 죄인이 죽음을 당하거나 죄 지은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말하지만, 사람이 죽는 것을 뜻하기도 함. </item>
		<item id="15" 각주명="김문량(金文亮: ?~711)">김대성의 아버지. 그에 대한 다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나 『삼국사기』 신라본기 성덕왕(재위 702~737) 대에 등장하는 김대정이 그와 동일한 인물이라는 견해(이기백: 1964)가 학계의 정설로 되어 있다. 그는 성덕왕 5년(706) 추팔월(秋八月)에 대아찬(大阿湌)의 관등으로 중시(中侍)가 되었으며, 성덕왕 10년(711)에 별세하였다. </item>
		<item id="16" 각주명="간자(簡子)">문자를 기록하는데 사용하는 나무 패쪽.</item>
		<item id="17" 각주명="어머니">전생의 어머니 경조를 말함.</item>
		<item id="18" 각주명="토함산(吐含山)">불국사와 석굴암이 위치하고 있는 경북 경주시 소재의 산.</item>
		<item id="19" 각주명="장수사(長壽寺)">김대성이 사냥하다 잡아 죽인 곰의 요청에 따라 곰을 잡았던 자리에 세웠다는 절. 토함산 일대에 절터가 많아 확실하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경북 경주시 마동 101-2 코오롱호텔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폐사지를 장수사 터로 추정하고 있다. 이 폐사지에는 1987년 보물 제912호로 지정된 높이 5.4m의 삼층석탑 1기(基)가 남아 있으며, 양식적 특징으로 보아 이 탑은 8세기 후반 이후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20" 각주명="불국사(佛國寺)">경북 경주시 토함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찰. 『삼국유사』 「대성효이세부모(大城孝二世父母)」 조에 인용된 ‘향전’에는 김대성이 ‘현세의 부모를 위해 이 절을 지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같은 곳에 인용되어 있는 ‘사중기’에는 ‘경덕왕 때 재상인 김대성이 751년에 불국사를 창건하기 시작했으나, 완성하지 못한 채 774년에 세상을 떠나자 나라에서 완성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불상의 복장기(腹藏記)에 ‘이 불상들이 681년 4월 8일에 낙성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김대성이 불국사를 창건하기 이전에도 불국사가 존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절의 성격도 김대성 개인의 원찰(願刹)이라기보다는 국가의 원찰로 건립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김대성이 중창한 뒤 임진왜란 전까지 9차례의 중창 및 중수를 거쳤으며, 임진왜란 때 절 전체가 소실되었다. 그 후 부분적인 중창과 중수를 거듭하다가 1970년대에 박정희 대통령의 발원에 의하여 오늘날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이기영: 1997).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불국사 경내에는 다보탑(多寶塔, 국보 제20호), 3층석탑(釋迦塔, 국보 제21호), 연화교·칠보교(蓮華橋·七寶橋, 국보 제22호), 청운교·백운교(靑雲橋·白雲橋, 국보 제23호), 금동비로자나불좌상(金銅毘盧遮那佛坐像, 국보 제26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金銅阿彌陀如來坐像, 국보 제27호), 삼층석탑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 국보 제126호), 사리탑(舍利塔, 보물 제61호), 석조(石槽, 보물 제1253호), 대웅전(大雄殿, 보물 제1744호), 가구식 석축(架構式 石築, 보물 제1745호), 영산회상도 및 사천왕 벽화(靈山會上圖 및 四天王 壁畵, 보물 제1797호), 삼장보살도(三藏菩薩圖, 보물 제1933호) 등 많은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다.</item>
		<item id="21" 각주명="석불사(石佛寺)">경북 경주시 토함산에 위치하고 있는 세계적인 석굴사원. 원래 명칭은 석불사였으나 1910년경부터 일본인들이 석굴암(石窟庵)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1962년 국보 제24호로 지정되었으며,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삼국유사』 「대성효이세부모」 조에 인용된 ‘향전’에는 김대성이 전세의 부모를 위해 석불사를 지었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향전’에 수록된 내용은 허구가 개입된 설화(說話)에 불과하므로 그대로 믿기가 어렵다. 『삼국유사』의 같은 곳에 인용된 ‘사중기’에 ‘김대성이 불국사를 짓기 시작한 시기가 751년이라’고 한 것을 토대로 하여 석굴암의 조성시기까지 751년경으로 간주하는 견해(황수영: 1964)가 널리 유포되어 있지만, 이러한 견해도 그 타당성이 의심스럽다. ‘사중기’에는 불국사의 창건시기만 언급하고 있으므로 석굴암의 창건 시기가 불국사의 창건시기와 같다고 단정할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석굴암 전체가 동시에 이루어진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양식적 차이를 감안할 때 석굴암의 주실(主室)은 처음 창건될 때 세운 것이지만, 전실(前室)은 후대에 추가되었다는 견해(김상현: 1992)가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불상 양식의 변화 양상을 고려할 때, 주실의 불상들도 불국사가 창건되기 시작한 751년보다는 앞선 시기에 조성된 것(한정호: 2014)으로 보이며, 석굴암이 완성된 뒤에 불국사 창건에 착수했다는 견해(신영훈: 1992)도 있다. 창건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기록만 남아 있어 자세히 알 수 없다. 일제 강점기에 3차례에 걸쳐 중수가 이루어졌으며, 1962년부터 3년간에 걸친 전면적 중수로 대략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item>
		<item id="22" 각주명="김대성 설화">이상에서 나오는 김대성 설화는 고려시대 유행한 점찰신앙(占察信仰)을 배경으로 형성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한정호: 2014)가 있음.</item>
		<item id="23" 각주명="신림(神琳: ?~?)">신라 화엄초조 의상의 적손(嫡孫)으로 부석사(浮石寺)에서 대중을 상대로 설법을 했고, 불국사에서도 법회를 주관함. 『일승법계도기총수록(一乘法界圖記叢隨錄)』에는 당 유학파 신림대덕으로 여러 곳에 나오며, 법융(法融), 숭업(崇業), 융수(融秀), 질응(質應) 등의 제자가 나온다.(김복순: 1990)</item>
		<item id="24" 각주명="표훈(表訓: ?~?)">의상(義湘)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으로 신라 경덕왕 무렵에 활약한 고승.</item>
		<item id="25" 각주명="감개(龕蓋)">감실의 덮개를 말함. 여기서는 석굴암 주실 본존불 위의 천장 덮개를 말하는데, 지금도 감실의 덮개가 세 조각으로 갈라져 있음.</item>
		<item id="26" 각주명="세 조각 난 감실의 덮개">세 조각으로 파손된 감실의 덮개를 천신의 도움으로 완성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감실의 덮개는 불상의 상부를 장엄하는 석굴 장엄의 정점에 해당되기 때문에 설치 전에 깨어졌다면 다시 만드는 것이 순리이다. 석실의 구조상 3조각으로 깨어진 덮개를 석굴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건축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대목은 석굴암이 완성된 후에, 어떤 연유로 감실의 덮개가 파손됨에 따라 형성된 설화라고 보는 견해들(김상현: 1992, 김기홍: 2009)이 제기되어 있다. </item>
		<item id="27" 각주명="향령(香嶺)">김대성이 천신에게 공양을 올렸다는 석굴암 남쪽의 고갯마루. 향령으로 추정되는 곳에는 1989년 10월 석굴암연구회에서 세운 향령 표지비(標識碑)가 세워져 있음.</item>
		<item id="28" 각주명="운제(雲梯)">일반적으로 별다른 주석 없이 ‘높은 사다리’ 정도로 번역하고 있으나, 청운교(靑雲橋)와 백운교(白雲橋)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됨.</item>
		<item id="29" 각주명="석탑(石塔)">석가탑과 다보탑을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됨.</item>
		<item id="30" 각주명="동도(東都)">고려시대 이후 동경(東京)과 함께 경주를 일컫던 말.</item>
		<item id="31" 각주명="‘향전(鄕傳)’">특정 전적의 명칭이 아니라 고을에서 전해오는 기록들을 포괄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생각된다.</item>
		<item id="32" 각주명="경덕왕(景德王: 재위 742~765)">신라 제 35대 왕. 성은 김(金), 이름은 헌영(憲英). 제 33대 성덕왕(聖德王: 재위 702~737)의 셋째 아들이자 34대 효성왕(孝成王: ?~742)의 아우임. 각종 제도와 관직을 당나라 식으로 개편하는 한편, 전국의 행정체제와 행정단위의 명칭을 한자식으로 바꾸는 등 모화적(慕華的) 지향을 보였다. 영흥사(永興寺)·굴불사(堀佛寺)·불국사·석굴암 등을 세우고 황룡사 종을 주조(鑄造)하는 등 불교중흥에도 힘을 써서 신라문화의 전성기를 이루었다.</item>
		<item id="33" 각주명="천보(天寶)">당나라 현종(玄宗: 재위 712~756)의 연호이며, ‘천보’라는 연호가 사용된 기간은 742~756년임.</item>
		<item id="34" 각주명="혜공왕(惠恭王: 재위 765~780)">신라 제 36대 왕. 성은 김(金), 이름은 건운(乾運)으로 경덕왕의 아들임. 무열왕계가 왕위를 계승한 신라 중대의 마지막 왕으로 3세에 태자로 책봉되어 8세에 왕위에 올랐으므로 초기에는 태후인 만월부인(滿月夫人)이 섭정했다. 약화된 왕권과 지배층의 갈등으로 대공(大恭)의 난 등 모반이 이어졌으며, 김지정(金志貞)의 반란을 토벌하다가 살해되었다.</item>
		<item id="35" 각주명="대력(大曆)">당나라 대종(代宗: 재위 762~779)의 연호이며, 대력이란 연호가 사용된 기간은 766~779년임. 선초본과 임신본에 모두 대력(大歷)으로 되어 있으나 ‘대력(大曆)’의 오류임.</item>
		<item id="36" 각주명="유가(瑜伽)">인도에서 발생한 대승불교의 양대 계열 가운데 하나인 유식파(唯識派) 계열을 지칭하는 말. 경흥(憬興) 태현(太賢) 등이 이를 신라에 수용하여 진표(眞表) 등이 법상종(法相宗)으로 정착시킴.</item>
		<item id="37" 각주명="대덕(大德)">중국에서 불경하던 이에게 붙여주던 명칭이었으며, 고려시대에 승과 합격자에게 내려지던 최초의 승계였다. 신라에서는 중고기에 지명법사(知命法師)에게 최초로 대덕을 내린 기록이 있으나(『삼국사기』), 최치원은 선덕여왕 대에 지영(智穎)과 승고(乘固) 두 비구를 최초의 대덕으로 선발하였다고 하였다(「신라가야산해인사선안주원벽기(新羅伽倻山海印寺善安住院壁記)」). 대덕의 연령은 50세 이상이며, 그 기한은 7년으로 대덕 가운데 노성한 덕을 지닌 사람을 별대덕(別大德)으로 하였다. 『삼국유사』에는 대덕 관련 기사가 14건이 나온다. 그 가운데 권5 신주 「명랑신인(明朗神印)」 조에 자장의 누이 법승랑(法乘娘)의 아들인 국교대덕(國敎大德), 의안대덕(義安大德) 등이 활약한 기록이 나오고, 권2 기이 경문대왕 조에 “왕은 그 말을 고맙게 여겨 (범교사에게) 대덕이라는 벼슬을 주고 금 150량을 주었다”는 구체적인 기사가 보인다.(김복순: 1990) </item>
		<item id="38" 각주명="“처음 유가(瑜伽)의 대덕(大德)을 초청하여 마귀를 항복시키고[初請瑜伽大德降魔]”">보통 ‘처음 유가 대덕 항마(降魔)를 초청하여’로 번역하고 있으나, 문명대(1987)의 견해에 따라 이렇게 번역하였음. </item>
		<item id="39" 각주명="‘고전(古傳)’">앞에서 나온 ‘고향전(古鄕傳)’을 말함.</item>
		<item id="40" 각주명="훤실(萱室)">남의 어머니에 대한 경칭. 여기서는 김대성의 어머니를 말함.</item>
		<item id="41" 각주명="괴정(槐庭)">주(周)나라 때 궁궐 뜰에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어 삼공(三公)의 자리를 표시한 데서 유래하여, 나라의 재상을 뜻하는 말로 정착됨. 여기서는 재상을 지낸 김대성을 말함.</item>
		<item id="42" 각주명="去來今(거래금)">『원각경(圓覺經)』에 근거를 둔 성어(成語)로 과거, 미래, 현재를 뜻함. 이 시가 1구와 2구, 3구와 4구가 모두 대(對)를 이루는 전대격(全對格)의 한시임을 고려하여, 문법적 구조가 같은 3구와 대를 맞추어 4구를 번역해보면, 김대성이 한바탕 꿈을 꾸는 사이에 과거세(過去世, 경조의 아들)가 금세(今世, 김문량의 아들), 내세(來世, 사후의 세상)로 바뀌었다는 뜻으로 풀이됨.</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흥륜사지"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525&ccbaKdcd=13&ccbaAsno=0015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2" title="장수사터(추정) 마동 3층석탑"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1802&ccbaKdcd=12&ccbaAsno=0912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3" title="경주 불국사">
			<sub_item no="1" title="경주 불국사" type="링크" path="http://www.bulguksa.or.kr/bbs/board.php?bo_table=forest_gallery&wr_id=79" desc="불국사 홈페이지"/>
			<sub_item no="2" title="경주 불국사"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8055&ccbaKdcd=13&ccbaAsno=0502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3" title="불국사 가람배치" type="링크" path="http://www.bulguksa.or.kr/bbs/content.php?co_id=palace" desc="불국사 홈페이지"/>
		</item>
		<item id="4" title="석굴암">
			<sub_item no="1" title="전 장수사터, 불국사, 석굴암 위치도" type="탑재" path="540200_001_01.jpg" desc=""/>
			<sub_item no="2" title="석굴암" type="링크" path="http://www.seokguram.org/bbs/board.php?bo_table=inner_gallery&wr_id=46" desc="석굴암 홈페이지"/>
			<sub_item no="3" title="경주 석굴암 석굴"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705&ccbaKdcd=11&ccbaAsno=0024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item>
		<item id="5" title="세 조각 난 석굴암 감개" type="링크" path="http://www.seokguram.org/bbs/board.php?bo_table=inner_gallery&wr_id=45" desc="석굴암 홈페이지"></item>
		<item id="6" title="불국사 청운교 백운교"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701&ccbaKdcd=11&ccbaAsno=0023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7" title="불국사 석탑">
			<sub_item no="1" title="불국사 다보탑"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673&ccbaKdcd=11&ccbaAsno=0020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불국사 3층석탑(석가탑)"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683&ccbaKdcd=11&ccbaAsno=0021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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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s>
		<item id="1" title="석굴암 동영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C%84%9D%EA%B5%B4%EC%95%94+%EC%84%9D%EA%B5%B4&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vod_sukgulam_01.wmv"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movies>
</data>

<h1>고조선(古朝鮮)</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과 관련된 내용을 전하는 항목이다. 중국 측 자료로 추정되는 『위서』를 인용하여 단군왕검에 의한 고조선의 건국 사실을 먼저 기술한 후, ‘고기’ 즉 우리 측 자료를 통해 단군신화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였고, 말미에는 이른바 ‘기자조선’의 성립에 관한 중국 측 자료를 제시하였다. 이 항목은 현존하는 자료 가운데서는 단군신화를 전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앞서 편찬된 『삼국사기』 단계에서 미처 도달하지 못했던 ‘국조 단군’ 인식과 그를 바탕으로 한 ‘민족공동체’ 의식이 『삼국유사』의 사실상 본문 첫머리에 해당하는 이 항목에서 본격적으로 발현되고 있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고조선(古朝鮮)<annotation id="1"/> <sub>왕검조선(王儉朝鮮)<annotation id="2"/></sub></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위서(魏書)』<annotation id="3"/>에 이르기를, “2천 년 전에 단군왕검(壇君王儉)<annotation id="4"/><images id="1"/>이 있어 아사달(阿斯達)<annotation id="5"/>에 도읍을 세우고<sub>[경(經)<annotation id="6"/>에는 무엽산(無葉山)<annotation id="7"/>이라고 하였다. 또 백악(白岳)<annotation id="8"/>이라고도 하였으니, 백주(白州)<annotation id="9"/> 땅에 있다. 혹은 말하기를 개성(開城)<annotation id="10"/>의 동쪽에 있다고도 하는데, 지금의 백악궁(白岳宮)<annotation id="11"/>이 이것이다.]</sub> 나라를 열어 조선(朝鮮)이라고 부르니, 요(堯) 임금<annotation id="12"/>과 같은 시기였다.”라고 하였다.</paragraph>
	<paragraph>고기(古記)<annotation id="13"/>에 이르기를, “옛날에 환인(桓因)<annotation id="14"/><sub>[제석(帝釋)<annotation id="15"/>을 일컫는다.]</sub>의 서자(庶子)<annotation id="16"/>인 환웅(桓雄)<annotation id="17"/>이 하늘 아래[천하]에 자주 뜻을 두어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하였다.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아래로 삼위태백(三危太伯)<annotation id="18"/>을 내려다보니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하였다[弘益人間].<annotation id="19"/> 이에 천부인(天符印)<annotation id="20"/> 세 개를 주며 가서 그곳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이 무리 삼천을 이끌고 태백산(太伯山)<annotation id="21"/> 정상<sub>[즉 태백(太伯)은 지금의 묘향산(妙香山)이다.]<annotation id="22"/></sub> 신단수(神壇樹)<annotation id="23"/> 아래로 내려와 신시(神市)<annotation id="24"/>라고 일컬으니, 이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annotation id="25"/>이라고 한다. 풍백(風伯)과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annotation id="26"/> 곡식과 생명, 질병, 형벌, 선악(善惡)을 주관하니, 무릇 인간의 삼백육십여 가지의 일을 주재하면서 인간 세상에서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이때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있어<annotation id="27"/> 같은 굴에서 살면서 항상 신(神) 환웅<annotation id="28"/>에게 기원하기를 ‘변하여 인간이 되기를 원합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신이 신령스러운 쑥 한 묶음<annotation id="29"/>와 마늘 스무 개<annotation id="30"/>를 주면서 말하기를, ‘너희들이 그것을 먹고 햇빛을 백일 동안 보지 않으면<annotation id="31"/> 곧 사람의 모습을 얻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곰과 호랑이가 그것을 받아서 먹으면서 삼칠일(三七日: 21일)을 조심하며 지냈더니,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호랑이는 금기를 지키지 못해서 사람의 몸이 되지 못하였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사람이 없었으므로, 늘 단수(壇樹)<annotation id="32"/> 아래에서 잉태하기를 바란다고 빌었다. 환웅이 이에 임시로 모습을 변하여 그녀와 혼인하였다. 웅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니, 이름을 단군왕검이라 하였다. 당(唐)의 요(堯) 임금<annotation id="33"/>이 즉위한 지 50년째인 경인년(庚寅年)<annotation id="34"/><sub>[당의 요 임금<annotation id="35"/> 즉위 원년은 무진년(戊辰年)<annotation id="36"/>인즉 50년은 정사년(丁巳年)이지<annotation id="37"/> 경인년이 아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의심된다.]</sub>으로, 평양성(平壤城)<sub>[지금의 서경(西京)이다.]<annotation id="38"/></sub>에 도읍하고 처음으로 조선이라고 칭하였다. 또 도읍을 백악산<annotation id="39"/> 아사달로 옮겼는데, 궁(弓)<sub>[혹은 방(方)이라고 한다.]</sub>홀산(忽山)<annotation id="40"/>이라고도 하며 또는 금미달(今彌達)<annotation id="41"/>이라고도 한다. 나라를 다스린 지 1,500년이 되었는데, 주의 무왕<annotation id="42"/>이 즉위한 기묘년(己卯年)<annotation id="43"/>에 기자(箕子)<annotation id="44"/><images id="10"/>를 조선에 봉하자,<annotation id="45"/> 단군이 이에 장당경<annotation id="46"/>으로 옮겨갔다가 뒤에 다시 아사달로 돌아와 숨어서 산신이 되니,<annotation id="47"/> 나이가 1,908세였다.<annotation id="48"/>”라고 하였다.</paragraph>
	<paragraph>당 배구(裴矩)<annotation id="49"/> 열전에 이르기를, “고려(高麗)<annotation id="50"/>는 본래 고죽국(孤竹國)<annotation id="51"/>이니<sub>[지금의 해주이다.]</sub><annotation id="52"/> 주가 기자를 봉하여 조선이라 하였고, 한은 세 개의 군을 나누어 설치하여 현토(玄菟)<annotation id="53"/>, 낙랑(樂浪)<annotation id="54"/>, 대방(帶方)<annotation id="55"/><sub>[북대방(北帶方)이다.]<annotation id="56"/></sub>이라고 하였다.”라고 하였으며,<annotation id="57"/> 『통전(通典)』<annotation id="58"/> 또한 이와 같이 설명하였다.<annotation id="59"/><sub>[『한서(漢書)』<annotation id="60"/>에는 진(眞)<annotation id="61"/>, 임(臨)<annotation id="62"/>, 낙(樂)<annotation id="63"/>, 현(玄)<annotation id="64"/>의 4군이라고 했는데, 지금 여기서는 3군이라 하고 이름 또한 같지 않으니 어찌된 일인가?]<annotation id="65"/></sub></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단행본">
		<li>今西龍, 『朝鮮古史の硏究』, 圖書刊行會, 1970.</li>
		<li>김성환, 『고려시대의 단군전승과 인식』, 경인문화사, 2002.</li>
		<li>김재원, 『단군신화의 신연구』, 탐구당, 1976.</li>
		<li>노태돈 편, 『단군과 고조선사』, 사계절, 2014.</li>
		<li>송호정, 『단군, 만들어진 신화』, 산처럼, 2004.</li>
		<li>신종원, 『삼국유사 새로 읽기 1 –기이편-』, 일지사, 2004.</li>
		<li>신종원, 『삼국유사 깊이 읽기』, 주류성, 2019.</li>
		<li>윤이흠 외, 『단군, 그 이해와 자료』, 서울대학교출판부, 1994.</li>
		<li>이기백 편, 『단군신화논집』, 새문사, 1988.</li>
		<li>이은봉 외, 『단군신화연구』, 온누리, 1986.</li>
		<li>이형구 편, 『단군과 단군조선』, 살림터, 1995.</li>
	</ul>
	<ul type="논문">
		<li>今西龍, 「檀君攷」, 『靑邱說叢』 1, 1929.</li>
		<li>김기호, 「단군신화에 관한 문학적 연구 현황과 전망」, 『민족문화논총』 52,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2012.</li>
		<li>김남중, 「箕子전승의 형성과 단군 신화에의 편입 과정」, 『한국사학보』 65, 고려사학회, 2016.</li>
		<li>김남중, 「안악군 당장경 유적과 단군 전승」, 『동북아역사논총』 65, 동북아역사재단, 2019.</li>
		<li>김두진, 「단군신화의 문화사적 접근」, 『한국사학』 11,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0.</li>
		<li>김두진, 「단군에 대한 연구의 역사」, 『한국사시민강좌』 27, 일조각, 2000.</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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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고조선">여기서의 고조선은 단군왕검에 의해 처음 세워진 후 도중에 이른바 ‘기자’를 거쳐, 위만에 의해 왕위가 찬탈될 때까지 존속한 나라로서의 조선을 가리킨다. 본 조에 뒤이어 「위만조선」 조가 따로 나오는 것을 보면, 『삼국유사』에서는 ‘위만조선’과 구별하기 위해 그 이전 단계의 조선을 ‘고조선’이라고 지칭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1392년에 이성계가 건국한 나라인 후대의 ‘조선’에 앞서 있었던 조선, 즉 단군조선부터 위만조선까지를 모두 뭉뚱그려 고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삼국유사』가 찬술되던 시기는 아직 이성계가 조선 왕조를 개창하기 이전이었기에 위만조선 이전의 조선을 특별히 ‘고조선’이라고 부른 것이다.</item>
		<item id="2" 각주명="왕검조선">단군왕검이 세운 조선이라는 의미로 ‘왕검조선’이라는 표제어를 추가하여 붙인 것으로 여겨진다.</item>
		<item id="3" 각주명="『위서(魏書)』">중국의 역사책으로 삼국의 하나인 조위(曹魏), 또는 남북조 시대 북조의 나라로서 선비족 탁발씨가 세운 후위(後魏: 북위)의 역사를 기록한 책의 이름이다. 그러나 현재 전해지는 『위서』에는 단군왕검과 관련된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현전 사서들과는 다른 『위서』를 가리킬 수도 있고,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一然)이 기사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책명에 착오를 일으켰을 수도 있다. 한편 근래에는, 6세기 중엽에 위수(魏收)가 편찬한 사서로서 후위(북위)의 역사를 기록한 『위서』의 고본(古本)이 현전 『위서』와는 별개로 존재하다가 일연 당시까지 전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거기에 단군 관련 기사가 실렸을 가능성을 탐색한 논문도 나온 바 있다(박대재: 2001).</item>
		<item id="4" 각주명="단군왕검(壇君王儉)">여기서는 단군을 제단 ‘壇’자를 써서 ‘壇君’이라고 표기하였으나, 『제왕운기』를 비롯하여 이후의 사서에서는 박달나무 ‘檀’자가 들어간 ‘檀君’으로 다르게 표기하였다. 보통 ‘壇君’은 오늘날에도 호남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무당을 ‘당골’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제사를 주관하던 인물 즉 제사장을 지칭한 용어로 보고 있다. 그리고 ‘王儉’은 ‘임금’을 ‘훈차(왕)+음차(검)’의 형식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는데, 「울주 천전리각석」의 원명(原銘: 525)과 추명(追銘: 539)을 포함하여 신라 때 작성된 금석문 자료에 우리말 ‘님’이라는 의미의 존칭어가 ‘王’으로 나오는 것에서 유추가 충분히 가능하다. 참고로 ‘임금’이라는 말은 신라 고유 왕호 ‘이사금(尼師今)’에서 유래한 것으로, 연맹을 이끌면서 나라를 대표하는 우두머리의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따라서 단군왕검은 제사장과 정치적 수장을 함께 묶어서 부른 말로, 제정일치(祭政一致)의 신정(神政) 국가의 지배자를 뜻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제왕운기』 이후 조선 전기까지의 각종 저술에는 단군의 첫 글자가 거의 모두 ‘壇’이 아닌 ‘檀’으로 기록된 사실에 주목하여, 현전 『삼국유사』의 여러 판본에 나오는 글자 ‘壇’은 필사 또는 판각 과정에서 발생한 오기(誤記)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연구자도 있다(이종문: 2004).</item>
		<item id="5" 각주명="아사달(阿斯達)">위치 미상. 『제왕운기』에는 단군이 ‘아사달산(阿斯達山)’으로 들어가 신(神)이 되었다는 구절이 있는데(入阿斯達山爲神), 그 세주에 “지금의 구월산(九月山)이다.”라고 적혀 있다.<movies id="1"/> 그리고 『고려사』 권58 지리3 「유주(儒州)」 조에도, ‘구월산(九月山)’을 세간에서 ‘아사달산(阿斯達山)’이라고 전한다고 나온다. 이를 근거로 아사달을 황해도 서북부의 신천군과 은율군에 걸쳐 있는 구월산 일대로 보는 견해가 있다.<images id="2"/> 그렇지만 『고려사』 권23 「고종 21년(1234) 7월」 조의 기사에는 ‘남경(南京)’의 가궐(假闕)에 어의(御衣)를 봉안했다고 한 뒤, 부소산(扶疎山: 송악)의 좌소(左蘇)를 ‘아사달(阿思達)’이라고 하는데 옛 양주(楊州)의 땅으로, 이곳에 궁궐을 지어야 국운이 800년까지 갈 것이라는 도참설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라는 배경 설명이 붙어 있다. 이는 13세기 전반 당시 고려인들이 ‘남경’ 즉 지금의 서울시 종로구 일대를 아사달로 인식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한편 본 기사에 뒤이어 나오는 세주(細註)의 내용을 통해, 고려 후기에는 아사달의 위치를 개성 인근 지역에서 찾으려는 분위기도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item>
		<item id="6" 각주명="경(經)">불교 경전 가운데 하나일 수도 있고, 『산해경(山海經)』이나 『수경(水經)』에서와 같이 ‘경(經)’이라는 이름이 붙은, 불교와는 거리가 먼 다른 책일 수도 있다. 전체 맥락에서 보자면 오늘날 대종교(大倧敎)의 기본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처럼 단군 신앙과 관련된 어떤 책이었을 수도 있는데, 지금 전하는 『천부경』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알려진 책이어서, 여기서 거론된 ‘경’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item>
		<item id="7" 각주명="무엽산(無葉山)">위치 미상. ‘경(經)’이라고 명명된 현전 자료에서 ‘무엽산(無葉山)’이라는 지명은 확인되는 바가 없다.</item>
		<item id="8" 각주명="백악(白岳)">고려 시대에 ‘백악’으로 불린 산으로는 바로 뒤에 보이는 ‘백악궁’이 조성된 경기도 장단 소재 산도 있으나, 여기서는 백주 즉 황해도 배천 지역의 산으로 전하고 있으므로 그와는 다른 산을 지칭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사』 권77 백관지 「제사도감각색(諸司都監各色)」 조에는 ‘삼소조성도감(三蘇造成都監)’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 명종 4년(1174)에 쇠해진 개경의 지덕(地德)을 소생시키기 위해 동쪽에 좌소(左蘇)로 백악산(白岳山), 서쪽에 우소(右蘇)로 ‘백마산(白馬山)’, 북쪽에 북소(北蘇)로 기달산(箕達山) 등을 지정하고 연기궁궐조성관(延基宮闕造成官)을 설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삼소 중 우소인 백마산은 조선 시대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개성 남쪽의 풍덕군에 위치한 산으로 소개되어 있으나<images id="3"/>, 그렇게 보면 ‘서쪽’의 ‘소(蘇)’라는 의미의 ‘우소’와 방향이 들어맞지 않는다. 오히려 개성의 서쪽으로 예성강 건너편의 배천 지역에 백마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는데<images id="4"/>, 이 산이 곧 고려 시대 우소로서의 백마산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본 기사에서 언급한 백주의 ‘백악’은 그곳을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된다.</item>
		<item id="9" 각주명="백주(白州)">예성강 하구의 서쪽에 위치한 지금의 황해도(황해남도) 배천군의 옛 이름. 고려 시대에는 ‘백주(白州)’라고 불리다가 조선 태종 때에 ‘배천군(白川郡)’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한자의 음으로는 백천군으로 불러야 하는데, 관행적으로 ‘백’의 ‘ㄱ’ 받침이 생략된 배천군으로 부르고 있다. 군의 중심지인 배천읍의 동남쪽에 백마산이 자리 잡고 있다<images id="3"/>.</item>
		<item id="10" 각주명="개성(開城)">고려 시대에 ‘개성’이라는 용어는 ‘개성부(開城府)’와 ‘개성현(開城縣)’의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었다. 고려 태조 왕건이 송악에 도읍을 정하면서 ‘개주(開州)’라고 칭했던 것을 성종 때에 이르러 처음으로 ‘개성부’라고 이름을 바꾸었으며, 현종 때에는 부를 파하고 ‘개성현’을 설치하였다. 문종 때에 다시 개성부를 복설하였는데, 원 간섭기인 충렬왕 34년(1308: 충선왕 복위년)에 개성부와 더불어 개성현을 따로 두어 전자는 수도인 개경의 도성 내의 일을 도맡아 다스리게 하고, 후자는 도성 바깥의 왕기(王畿) 지역을 담당하게 하였다. 본 기사에서의 개성이 둘 가운데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전자인 개성부였다면 ‘개성’보다는 ‘개경’이나 ‘경도(京都)’, ‘왕경(王京)’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수 있으므로, 후자인 ‘개성현’을 지칭한 것일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item>
		<item id="11" 각주명="백악궁(白岳宮)">『고려사』 권39 세가 「공민왕 9년(1360) 7월 신미」 조에 ‘백악궁궐(白岳宮闕)’을 처음으로 조영하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다(始營白岳宮闕). 이 ‘백악궁’은 공민왕이 천도를 계획하면서 장단현(오늘날 임진강 서편으로 휴전선에 인접한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일대) 지역에 새로 조성한 궁궐로 전해진다<images id="5"/>. 환언하자면, ‘백악궁’이 고려 말 공민왕 이전에는 개성의 동쪽에 있지 않았다는 말이 되겠는데, 바로 이런 견지에서 본 기사에 나오는 ‘지금’은 공민왕 대 이후를 가리키는 것으로 파악한 견해가 있다(今西龍: 1929). 이는 『삼국유사』의 협주(夾註)를 작성한 자는 일연이 아닐 수 있으며, 일연에 의해 최초로 작성된 『삼국유사』의 필사본이 전승되던 과정에서 후대인들의 보충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런데 『고려사』에는 명종 4년(1174)에 쇠해진 개경의 지덕(地德)을 소생시키기 위해 동쪽에 좌소(左蘇)로 ‘백악산(白岳山)’을 지정하여 연기궁궐조성관(延基宮闕造成官)을 설치한 것으로 나오고, 고종 4년(1217)에도 백악에 새로운 궁궐을 처음 지었다는 기록이 있어(始營新闕于白岳), 본 기사에서 언급된 백악궁은 공민왕 이전, 더 나아가 『삼국유사』가 찬술되기 전에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김상현: 1982). 최근에는 이에 대해, 고종 때 조성했다는 백악궁궐은 남경 즉 지금의 서울시 종로구 일대에 만들어진 것으로서, 본 기사에서 말한 ‘개성 동쪽’의 백악궁과는 다른 것이라는 반론이 제시되기도 했다(남동신: 2019).</item>
		<item id="12" 각주명="요(堯) 임금">파른본을 비롯하여 『삼국유사』의 여러 판본에는 ‘요(堯)’가 아니라 ‘고(高)’로 나와 있다. 중국의 전설상의 제왕 요(堯) 임금을 가리킨다. ‘堯’가 높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같은 뜻의 ‘高’로 바꾸어 쓴 것인데, 고려 제3대 왕 정종의 이름이 ‘堯’였던 까닭에 피휘(避諱: 왕 또는 윗사람의 이름을 함부로 쓰는 것을 피함)하여 ‘高’라고 기록한 것이다.</item>
		<item id="13" 각주명="고기(古記)">특정한 책의 이름으로 파악할 수도 있고, ‘옛 기록’이라는 의미의 일반명사로 볼 수도 있는데,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겨진다. 『삼국유사』에서 ‘고기’라는 이름으로 인용 서적이 제시된 사례로는 본 기사 외에도 기이편 「북부여」 조, 「태종춘추공」 조, 「후백제견훤」 조, 흥법편 「아도기라」 조, 「법왕금살」 조, 탑상편 「전후소장사리」 조, 「남백월이성노힐부득달달박박」 조, 「어산불영」 조, 「대산오만진신」 조 등이 확인된다. 그리고 ‘신라고기’(기이편 「말갈발해」 조), ‘백제고기’(기이편 「태종춘추공」 조), ‘향고기(鄕古記)’(기이편 「문호왕법민」 조), ‘고려고기’(흥법편 「보장봉로보덕이암」 조), ‘사중고기(寺中古記)’(탑상편 「황룡사구층탑」 조, 「영취사」 조), ‘사중소전고기(寺中所傳古記)’(탑상편 「대산월정사오류성중」 조) 등으로 표현된 ‘고기’들도 보이는데, 이 가운데 ‘사중고기’나 ‘사중소전고기’는 특정한 책의 이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절의(또는 절에 전해지는) 옛 기록’이라는 일반적인 의미로 쓰인 것들이다. 이를 감안하면, 다른 ‘○○고기’나 본 기사에서의 ‘고기’도 고유한 책 이름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단순히 ‘옛 기록(또는 ○○에 관한, 아니면 ○○에서 남긴, 옛 기록)’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다.</item>
		<item id="14" 각주명="환인(桓因)">단군왕검의 조부로서, ‘천신(天神)’으로 설정된 존재. 조선 중종 연간에 간행된 임신본에는 환인의 두 번째 글자인 ‘因’이 ‘囯’으로 나와서, 그간 ‘환국(桓囯)’으로 읽고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하기 이전에 ‘환국’이라는 나라가 먼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는 견해도 있었지만, 조선 초기본인 파른본에는 에운담(囗) 안에 ‘士’자가 들어 있는 글자로 인출되어 있어<images id="6"/>, 그렇게 보기 어려움이 명확해졌다. 에운담(囗) 안에 ‘士’자가 들어간 글자는 ‘因’의 고자(古字)로서, 북위 시대의 금석문인 원욱(元頊)묘지명을 비롯하여 다수의 중국 측 자료에서 그 사례가 확인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 시대에 조성된 재조대장경(팔만대장경)에서도 용례를 찾을 수 있다. 아울러 본문에서 환인 다음에 ‘서자(庶子) 환웅(桓雄)’으로 구절이 이어지는 것도, 환인이 환국이라는 나라 이름이 아니라 인명(엄밀하게는 신의 이름)임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item>
		<item id="15" 각주명="제석(帝釋)">불교의 천신 가운데 하나로, 산스크리트어로는 ‘샤크라데반드라’라고 하는데, 음역하여 ‘석가제환인다라(釋迦提桓因陀羅)’라고 하며, 줄여서 ‘석제환인(釋提桓因)’, ‘석가제바(釋迦提婆)’라고 부른다. ‘제석천(帝釋天)’은 그것을 다시 음역을 섞어 의역한 것이다. 불교적 우주관에서 우주의 중심이라고 하는 수미산(須彌山) 꼭대기에 자리 잡은 도리천(忉利天)을 주재한다고 한다. 참고로 도리천은 ‘33천’이라고도 부르는데, 수미산 정상의 사방에 각각 8개씩의 천성(天城)이 있고 중앙에 제석천이 머무는 선견성(善見城)이 있어, 이들을 합쳐서 33천이라고 한다는 것이다.</item>
		<item id="16" 각주명="서자(庶子)">흔히 정실부인 소생의 아들을 적자(嫡子)라 하고, 그 밖의 여성, 예컨대 첩(妾) 등에게서 얻은 아들을 서자라고 하는데, 간혹 적자 가운데서도 장자(長子)가 아닌 중자(衆子)를 서자로 표현한 사례도 있다. 여기서는 전자 즉 정실부인 소생이 아닌 아들의 의미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item>
		<item id="17" 각주명="환웅(桓雄)">천신인 환인의 아들로, 지상에 강림하여 단군왕검을 낳아 고조선 건국의 토대를 놓은 것으로 전하는 존재. ‘桓雄’이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桓因’으로 설정되었기에 성씨로서 앞글자 ‘桓’을 취하고, 거기에 수컷 또는 영웅을 뜻하는 ‘雄’자를 이름으로 붙여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삼국유사』보다 수년 후에 저술된 『제왕운기』(1287)에서는 ‘단웅(檀雄)’으로도 나오는데, 이는 그가 ‘檀君’의 부친으로 전하므로 앞글자 ‘檀’을 성씨로 보고 소급시켜 적용한 결과로 여겨진다.</item>
		<item id="18" 각주명="삼위태백(三危太伯)">여기서는 통설에 따라 ‘삼위태백’을 하나의 지명으로 보았으나, 삼위와 태백을 띄어서 읽으면, “아래로 삼위를 내려다보니, (그 가운데) 태백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만하였다.(下視三危 太伯可以弘益人間)”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또는 통설처럼 붙여서 읽되, “‘삼위의 (하나인) 태백’을 내려다보니 가히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하였다.”로 풀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위는 중국 측 자료에서는 서쪽의 티벳고원의 산 이름으로도 나오고, 감숙성(甘肅省)의 돈황(敦煌) 지역에 있는 산을 가리키는 것으로도 나오지만, 본 기사에 보이는 삼위를 그곳들과 연관시키기는 어렵고, 문맥상 한반도에 위치한 신산(神山) 세 군데를 가리키는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태백은 그중 하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item>
		<item id="19" 각주명="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하였다[弘益人間]">홍익인간은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이념으로, 1949년 12월 31일에 공포된 교육법 제1조에서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하게 하여,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천명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item>
		<item id="20" 각주명="천부인(天符印)">천신인 환인이 아들 환웅을 지상에 내려보낼 때 주었다고 전하는 신표(信標). ‘하늘[天]’로부터 받은 ‘부절(符節)’과 ‘인신(印信)’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 세 가지였다고만 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서 비록 설화일지라도 그 실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동안 학계 일각에서는 오늘날에도 민속에서 무구(巫具)로 사용되는 ‘거울’, ‘칼’, ‘방울’ 등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심지어 고대 일본 왕실의 이른바 ‘삼종신기(三種神器)’라고 하는 ‘검(劍)’, ‘경(鏡)’, ‘옥(玉)’에 해당할 것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고조선 시기의 대표적 유물로 비파형 동검이나 거친무늬 거울 등이 널리 알려져 있고, 초기철기 시대의 유물 가운데 ‘팔주령(八珠鈴)’이라고 불리는 청동 방울도 있으며, 장신구로서의 옥도 목걸이 등의 형태로 고조선 계통의 무덤에서 출토되고 있어 그럴 개연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단정을 짓기는 힘들다.</item>
		<item id="21" 각주명="태백산(太白山)">현재 태백산<images id="7"/>은 강원도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에 걸쳐 있는 산을 가리키지만, 신라 때에는 지금 ‘소백산’으로 일컬어지는 경북 영주 지역의 산을 태백산으로 부르기도 했다<images id="8"/>. 또 『삼국사기』 권46 「최치원열전」을 보면, “고구려의 남은 무리가 모여서 북쪽으로 ‘태백산’ 아래에 의지하여 나라 이름을 발해라고 하였다.”라고 했는데, 이때의 태백산은 백두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기사의 세주에서는 평안도의 묘향산으로 비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기에 따라 지칭하는 대상은 달랐지만, 역사적으로 신성시된 ‘영산(靈山)’을 일컫는 용어였다고 파악할 수 있다.</item>
		<item id="22" 각주명="지금의 묘향산(妙香山)이다">고려 후기에는 신화 상의 태백산을 묘향산에 비정하려는 분위기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두산이 당시 고려 영토 바깥에 있기도 했지만,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곳이 평양이라면 아마도 그와 가까운 지역의 명산이 태백산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묘향산에 비정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images id="9"/>.</item>
		<item id="23" 각주명="신단수(神壇樹)">『제왕운기』에서는 ‘神檀樹’로 표기하였는데, 수목에도 ‘영(靈)’이 깃들어 있다는 정령신앙(精靈信仰) 또는 수목신앙(樹木信仰)과 관련하여 이해할 수 있다.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신목(神木) 혹은 우주목(宇宙木)의 주위에 제의가 펼쳐지는 공간으로서의 제단이 마련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item>
		<item id="24" 각주명="신시(神市)">환웅이 하늘로부터 태백산 정상의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조성했다고 설화에서 전하는 정치적, 종교적 중심 시설. 『삼국지』 권30 위서 오환선비동이전의 「한(韓)」 조에 보이는 마한의 신성구역 ‘소도(蘇塗)’와 같은 성격의 제의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item>
		<item id="25" 각주명="환웅천왕(桓雄天王)">천왕(天王)은 하늘의 왕, 하늘로부터 내려온 왕, 하늘과 같은 권위를 지닌 왕 등으로 풀이할 수 있다. 환웅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강림한 것으로 되어 있어서 이런 표현을 쓴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천왕은 중국에서 진(秦)의 시황제(始皇帝)가 ‘황제’라는 칭호를 사용하기 전에는 천자(天子)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고, 4세기 초부터 5세기 전반까지 이어진 이른바 ‘십육국’ 시대에도 화북 지역에서 명멸했던 여러 왕조의 군주들이 천자(天子)를 대신하여 사용한 칭호이기도 한데, 후조(後趙)의 석륵(石勒)과 석호(石虎), 염위(冉魏)의 염민(冉閔), 전진(前秦)의 부견(苻堅), 후량(後凉)의 여광(呂光), 후연(後燕)의 모용운(慕容雲), 북연(北燕)의 풍발(馮跋), 하(夏)의 혁련발발(赫連勃勃) 등이 ‘천왕’을 자칭하였다.</item>
		<item id="26" 각주명="풍백(風伯)과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풍백과 우사, 운사는 각각 바람과 비, 구름을 관장하는 신들로, 농사와 직접 관계되는 자연현상을 신격화한 것이다. 환웅이 이들을 거느리고 지상으로 내려왔다고 한 것은 고조선 사회가 애초부터 유목이 아니라 농업을 위주로 한 정착 농경 사회였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item>
		<item id="27" 각주명="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있어">곰과 호랑이는 고조선이 출현할 무렵 곰과 호랑이를 자신들의 토템 즉 수호신으로 삼아서 숭배하고 있던 두 개의 주요 부족을 상징화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참고로 『삼국지』 권30 위서 오환선비동이전의 「예(濊)」 조를 보면, 서기 3세기 당시 예족 사회에 호신(虎神) 숭배가 퍼져 있었음이 확인된다.</item>
		<item id="28" 각주명="신(神) 환웅">‘신웅(神雄)’이라고 하여 환웅을 ‘신’으로 표현한 것은 지상으로 강림한 후에도 애초의 신격을 유지하여 인간과는 차별되는 존재였음을 강조하는 의미를 지닌다.</item>
		<item id="29" 각주명="쑥 한 묶음">쑥은 생명력이 매우 강한 풀로, 한약재로도 쓰이는데, 여기서는 짐승의 몸을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신령스러운 약초로 설정되어 있다.</item>
		<item id="30" 각주명="마늘 스무 개">마늘은 맛과 향이 강한 식물로 강장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는 쑥과 함께 짐승의 몸을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신령스러운 식물로 설정되어 있다. 한자로는 ‘산(蒜)’이라고 적는데, 오늘날 마늘로 흔히 일컬어지는 것은 ‘대산(大蒜)’이라고 하며, 이집트와 중앙아시아 일대가 원산지로서 전한 시기에 장건(張騫)에 의해 실크로드가 개통된 후에야 중국에 들어왔다가 우리나라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고조선 시기에는 마늘이 없었을 것이라는 인식하에, 이 기사에 나오는 마늘은 한자에서 ‘소산(小蒜)’이라고 하여 따로 구별하는 ‘달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지만 어차피 후대에 만들어진 설화이기 때문에, 굳이 마늘인지 달래인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item>
		<item id="31" 각주명="너희들이 그것을 먹고 햇빛을 백일 동안 보지 않으면">설화 상에서 금기(禁忌)의 기간을 100일로 설정한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애초에 초식을 위주로 하는 잡식동물인 곰과 육식동물로 초식을 하지 않는 호랑이가 쑥과 마늘이라는 ‘식물’만 먹으면서 지내야 했을 때 결말이 어떻게 나올지는 자명해진다. 곰은 금기를 지켰는데 호랑이는 그렇지 못했다고 한 것은 설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런 사정까지 고려된 결과일 수도 있다.</item>
		<item id="32" 각주명="단수(壇樹)">앞에 나온 신단수를 가리킨다. 『제왕운기』에는 “손녀(孫女)에게 약(藥)을 먹여 사람의 몸이 되게 하고는 ‘단수신(檀樹神)’과 혼인시켜 아들을 낳으니 이름을 단군(檀君)이라고 하였다.”라고 되어 있다. 갑자기 ‘손녀’가 등장하여 전체 맥락이 어그러져 있는데, 혹시 ‘孫’이 ‘개사슴 록(犭)’ 변의 다른 글자를 잘못 기록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item>
		<item id="33" 각주명="당(唐)의 요(堯) 임금">파른본을 비롯하여 현전 『삼국유사』의 여러 판본에는 ‘당고(唐高)’라고 나와 있다. 중국의 전설상의 제왕 요(堯) 임금을 가리키는데, 그가 다스린 지역이 ‘당(唐)’이었기 때문에 ‘당요(唐堯)’로도 불렸다.</item>
		<item id="34" 각주명="경인년(庚寅年)">단군의 고조선 건국 연대는 기원전 2333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60간지에서 이 해는 ‘경인년(庚寅年)’이 아니라 ‘무진년(戊辰年)’에 해당한다. 단군에 의한 고조선의 건국 연대를 무진년으로 설정한 것은 『삼국유사』보다 몇 해 뒤에 저술된 『제왕운기』에서 처음 확인되며, 조선 전기에 편찬된 『동국통감(東國通鑑)』에서 확정되었다. 오늘날 널리 퍼져 있는 기원전 2333년 고조선 건국설은 『삼국유사』가 아니라 『동국통감』의 설을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경인년은 무진년으로부터 23년째 뒤인 기원전 2311년이거나, 38년 전인 기원전 2371년이 된다. 아울러 요 임금이 즉위한 지 50년째가 경인년(庚寅年)이라면, 요 임금의 즉위 연도는 역산하여 49년 전인 신축년(辛丑年)이 되어야 하는데, 바로 뒤에 나오는 세주에서 보듯이 ‘무진년’이라는 설도 있고, 무진년보다 24년 앞선 ‘갑진년(甲辰年: 기원전 2357)’으로 잡는 설도 있어 혼란이 심하다.</item>
		<item id="35" 각주명="당의 요 임금">세주로 들어 있는 이 부분에서는 파른본을 비롯하여 현전 『삼국유사』의 여러 판본에 모두 ‘唐堯’라고 나와 있다. ‘唐高’로 표기된 본문과는 달리 피휘를 하지 않은 점이 주목되는데, 만약 의도적으로 그랬던 것이라면 이 부분은 조선으로 왕조가 교체된 후 파른본이 간행되던 시점에서 작성되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item>
		<item id="36" 각주명="무진년(戊辰年)">『제왕운기』에는 단군이 ‘제고(帝高: 요 임금)’와 더불어 ‘무진년’에 나라를 일으켰다고 되어 있다(初誰開國啓風雲 釋帝之孫名檀君 竝與帝高興戊辰). 『삼국유사』의 본문에 주석으로 달린 본 기사에서 요 임금의 건국 연대를 무진년이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인데, 『삼국유사』처럼 요 임금보다 50년 뒤에 단군이 나라를 세웠다고 하지 않고, 양자의 건국이 무진년에 함께 이루어졌다고 한 것이 『제왕운기』에서 나타나는 특색이다.</item>
		<item id="37" 각주명="정사년(丁巳年)">무진년(기원전 2333)에서 50년째 되는 해로서, 기원전 2284년에 해당한다. 참고로 『동국통감』은 단군의 건국 연대를 무진년이라고 한 『제왕운기』의 설을 취하면서, 요 임금의 건국 연대는 같은 무진년으로 보지 않고, 북송 대의 학자 소옹(邵雍)이 주장한 ‘갑진년’ 즉위설을 받아들여 무진년보다 24년 앞선 갑진년(기원전 2357)에 요 임금이 먼저 건국하고, 그로부터 25년째가 되는 무진년에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것으로 정리하였다.</item>
		<item id="38" 각주명="지금의 서경(西京)이다">고려 태조 왕건이 처음 ‘서경(西京)’을 설치한 후 평양 지역은 고려 시대 대부분의 기간에 ‘서경’으로 칭해졌다. 그러다가 무신정권이 몰락한 1270년에 반역자 최탄(崔坦) 등이 자비령 이북 지역을 원에 넘긴 후에는 원의 직할지로서 ‘동녕부(東寧府)’가 되었으며, 1290년 원으로부터 지배권을 되찾은 뒤 대체로 충선왕 대부터는 ‘평양부’라는 이름으로 불렸음이 『고려사』 기록을 통해 확인된다. 평양부 대신 서경이라는 이름이 다시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은 공민왕 5년(1356) 원의 쌍성총관부를 공략하고 문종 대 관제를 복구하는 등 이른바 ‘반원개혁’이 일어나면서부터였는데, 얼마 뒤 11년(1362)에 또 다시 ‘서경유수(西京留守)’를 폐지하고 ‘평양부윤(平壤府尹)’을 둠으로써 점차 서경 대신 평양이라는 이름이 일반화되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찬술하던 1270년대 후반에서 1280년대 전반에 걸친 시기는 평양 지역이 원의 직할령으로 바뀌어 있던 때로, 관습적으로 ‘서경’이라는 칭호가 사용되고 있었더라도 실제로는 ‘동녕부’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지금의 동녕부이다.’라고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협주의 내용이 『삼국유사』가 최초로 집필되던 시점으로부터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 작성되었을 가능성, 더 나아가 ‘서경’이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회복된 공민왕 5년에서 11년 사이의 어느 시점에 기록되었을 가능성마저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item>
		<item id="39" 각주명="백악산">앞서 『위서』를 인용한 기사의 세주에서는 ‘백주(白州)’ 즉 예성강 서쪽의 오늘날 황해도 배천 지역에 있는 산이라고 했고, 일설로 개성의 동쪽에 있는 산으로 백악궁이 조성된 곳이라고도 전했는데, ‘고기’를 인용한 이 부분에서의 백악산이 이들과 연관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바로 이어지는 내용에는 ‘궁홀산(또는 방홀산)’, ‘금미달’ 등의 이칭(異稱)이 소개되어 있다. 한편 『위서』를 인용한 본문에서는 단군왕검이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조선을 건국했다고 하였는데, ‘고기’에는 처음에 도읍으로 삼은 곳은 평양성이었고, 후에 ‘백악산 아사달’로 옮긴 것이라고 하여 전승에 차이를 보인다.</item>
		<item id="40" 각주명="궁홀산(弓忽山)">위치 미상. 『제왕운기』에는 단군이 아사달산(阿斯達山)으로 들어가 신(神)이 되었다고 한 후, 세주에 “지금의 구월산으로, 일명 궁홀(弓忽)이라고 한다.”라고 밝혀놓았다. ‘구월’과 ‘궁홀’이 실제로 같은 산인데 표기를 달리한 것일 수도 있으나, 양자의 음이 서로 비슷한 데서 비롯된 부회의 사례일 수도 있다. 한편 어떤 데서는 ‘弓’ 대신 ‘方’으로도 나온다고 한 것은 두 글자가 자형이 유사한 관계로 어느 쪽이든 와전(訛傳)이 일어난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item>
		<item id="41" 각주명="금미달(今彌達)">위치 미상. 두 번째 글자는 파른본을 비롯한 현전 『삼국유사』의 여러 판본에는 ‘며(旀)’로 나오는데, ‘미(彌)’의 이체자로 파악되고 있다.</item>
		<item id="42" 각주명="무왕">파른본을 비롯한 현전 『삼국유사』 판본들의 원문에는 ‘호왕(虎王)’으로 나온다. 중국 역사상 초기 왕조 가운데 하나인 상(商)을 멸망시킨 주(周) 무왕(武王)을 가리킨다. 생몰년은 미상인데, 기원전 1122년(기묘년)에 상을 정복하고 ‘왕위’에 올랐다가 1116년에 사망한 것으로 보기도 하고, 1046년에 즉위하여 1043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삼국유사』에서 무왕을 ‘虎王’이라고 표기한 것은 고려 제2대 왕 혜종의 이름인 ‘武’를 피하여 같은 의미의 ‘虎’로 대체한 결과이다. 참고로 권2 기이편 첫 항목인 「문호왕법민」 조 등에서 문무왕을 ‘문호왕’이라고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item>
		<item id="43" 각주명="기묘년(己卯年)">주 무왕의 즉위년을 ‘기묘년’으로 본 것은 북송 대의 학자 소옹(邵雍)이 지은 『황극경세(皇極經世)』에 의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서의 기묘년은 기원전 1122년에 해당한다.</item>
		<item id="44" 각주명="기자(箕子)">중국의 상말(商末) 주초(周初)에 활동한 인물. 본명은 서여(胥餘)이고 상(商)의 마지막 왕인 주왕(紂王)의 숙부로 태사(太師)의 지위에 있었으며, 기(箕) 땅에 봉작된 관계로 ‘기자(箕子)’로 불렸다. 『논어(論語)』 미자(微子)편에서 미자, 비간(比干)과 더불어 은(殷: 상)의 ‘삼인(三仁: 세 명의 어진 인물)’으로 칭송되었다. 참고로 『구당서(舊唐書)』와 『신당서(新唐書)』 고구려전에 고구려 사람들이 여러 다른 신과 함께 ‘기자신(箕子神)’을 섬긴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낙랑군 치하부터 평양 지역에 기자 관련 전승과 신앙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item>
		<item id="45" 각주명="기자(箕子)를 조선에 봉하자">기자가 조선으로 왔다는 전승, 즉 기자동래설(箕子東來說)은 전한(前漢) 대 복생(伏生: 伏勝)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상서대전(尙書大傳)』과 사마천이 쓴 『사기』 송미자세가(宋微子世家) 등에서 처음 확인되며, 『한서』, 『삼국지』, 『후한서』를 위시한 후대 사서에서 반복적으로 거론되면서 사실로 굳어졌다. 우리 측 기록인 『삼국사기』를 보면, 고구려본기 말미의 사론(史論)에서 “현토(玄菟)와 낙랑(樂浪)은 본래 조선의 땅으로 기자가 책봉된 곳이다. 기자가 백성들에게 예의와 농사짓고 누에치고 길쌈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범금(犯禁) 8조를 만들었다.”라고 하였고, 연표의 서두에서도 “해동에 나라가 있은 지 오래되었으니, 기자가 주 왕실로부터 책봉을 받았다.”라고 하여, 중국 사서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삼국유사』에 실린 본 기사에서의 ‘고기’의 기록 역시 그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br/>기자동래설은 특히 조선 시대에 들어와 문명국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하는 원천으로 작용하였다. 우리가 중국 못지않은 문명국가가 된 것은 기자가 조선으로 와서 예의범절을 가르쳐준 덕분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으며, 이런 시대 상황에 자극되어 윤두수(尹斗壽)와 이이(李珥) 등은 『기자지(箕子志)』, 『기자실기(箕子實記)』 등을 지어 기자와 관련된 기록을 정리하기도 했다. 아울러 평양에서는 고려 때 이미 세워진 기자 사당에서 봄가을로 국가적 차원의 제사가 행해졌다.<br/>이처럼 조선 시대까지 기자는 단군 다음으로 고조선의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린 인물로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았으나,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최남선(崔南善)을 비롯한 여러 학자에 의해 기자동래설이 부정되기 시작했고, 오늘날에는 기자조선의 실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학계의 대체적인 분위기이다. 기자동래설이 불신을 받는 이유는, 우선 그런 주장이 전한 대에 처음 나오고 그 이전 시기에 작성된 기자 관련 사료에서는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지금의 중국 하남성(河南省) 상구(商丘)시에 해당하는 양국(梁國) 몽현(蒙縣)에 ‘기자총(箕子冢)’ 즉 기자의 무덤이 있다는 전승이 내려오는데<images id="11"/>, 이는 기자가 조선으로 갔다는 전승과는 배치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은 고조선의 청동기 문화가 기자의 출신지인 중원 지역의 상・주 청동기 문화와는 계통과 성격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전자는 비파형 동검, 거친무늬 거울 등을 표지 유물로 하는 데 반해, 후자는 세 발 또는 네 발이 달린 커다란 동정(銅鼎)이나 술을 담는 다양한 형태의 동기(銅器) 등을 특징으로 하여, 양자 간 직접적 연계성은 떨어진다. 참고로 1970년대에 중국 요녕성(遼寧省) 조양(朝陽)시 객좌(喀左)현의 북동촌 고산(孤山) 유적에서 ‘기후(㠱侯)’와 ‘고죽(孤竹)’ 등의 명문이 새겨진 중원 계통의 각종 청동 예기(禮器)가 출토되어 학계 일각에서 기자조선과의 관련성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이 지역은 애초에 산융(山戎)을 포함한 ‘북방 오랑캐’로서의 융적(戎狄)의 활동 무대였지 고조선의 영역이었다고 볼 근거가 미약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item>
		<item id="46" 각주명="장당경">위치 미상. 『세종실록지리지』나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조선 시대에 편찬된 지리서에는 현재의 황해도 신천군(信川郡)의 서쪽에 있었던 문화현(文化縣)에 ‘장장평(庄庄坪)’이라는 곳이 있는데 단군이 도읍으로 삼았던 곳으로 ‘당장경(唐藏京)’이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는 조선 전기에 고양되어 있던 단군 인식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며, 사실 여부를 단정하는 데 적절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item>
		<item id="47" 각주명="산신이 되니">단군이 ‘산신(山神)’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고조선 영역 내의 ‘지역신(地域神)’으로 섬겨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의 아들이라고 했으므로, 죽어서 하늘로 올라가 ‘천신(天神)’으로 추앙받아야 할 존재였으나, 기자에 의해 왕실이 바뀐 관계로 국가적 제사체계에서 최정점에 위치한 제천의례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그보다 하위의 제사체계로서의 산천 제사의 대상으로 격하되었을 것이라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유사한 사례로는 신라 문무왕 대에 이르러 제4대 왕이자 석씨 왕실의 시조인 탈해가 동악(東岳) 토함산의 신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들 수 있다.</item>
		<item id="48" 각주명="나이가 1,908세였다">『제왕운기』에는 은(殷: 상나라) 호정(虎丁: 武丁) 8년 을미년에 단군이 아사달산으로 들어가 신이 되었다고 하고서는 “나라를 다스린 것이 1,028년이었다(享國一千二十八).”라고 덧붙였다. 『제왕운기』는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한 해를 무진년이라고 했는데, 막상 무진년으로부터 1,028년째가 되는 해는 을미년이 아니라 ‘을해년(乙亥年)’이고, 을미년은 1,048년째 되는 해여서 계산에 이미 착오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단군이 사망할 때 나이가 1,908세였다거나, 1,500여 년 또는 1,028년간 나라를 다스렸다고 하는 것은 물론 사실일 수 없으며, 후대인의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 숫자들을 무엇인가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아 역대 단군들의 재위 기간을 합산한 것으로 해석하거나, 또는 단군조선의 존속 기간 등으로 파악하는 것은 그다지 설득력을 지니기 어렵다.</item>
		<item id="49" 각주명="배구(裴矩)">수(隋)・당(唐) 대에 활동한 관료. 서역(西域) 여러 나라와의 교역을 주관하면서 『서역도기(西域圖記)』라는 지리서를 저술하였다. 607년에 수 양제(煬帝)가 돌궐의 계민(啓民) 가한(可汗)을 찾아갔을 때 먼저 와 있던 고구려 사신을 만나게 되었는데, 『삼국유사』에서 인용한 본 기사는 바로 그때 배구가 양제에게 고구려 왕이 입조하도록 사신을 협박하라며 건의한 글의 서두에 들어 있다. 관련 기사는 『수서(隋書)』 권67, 『구당서(舊唐書)』 권63, 『신당서(新唐書)』 권100 등의 배구 열전에 실려 있고, 그것들을 참고한 『삼국사기』 권20 고구려본기의 「영양왕 18년(607)」 조에도 나온다. 여기서 소개된 기사는 『신당서』 배구 열전의 것과 유사도가 가장 높은데, 구체적으로는 “高麗本孤竹國 周以封箕子 漢分三郡”으로 되어 있다.</item>
		<item id="50" 각주명="고려(高麗)">여기서는 삼국 가운데 하나인 고구려를 가리킨다. 고구려는 5세기 이후, 아마도 평양 천도(427)를 즈음한 시점에 국호를 ‘高麗’로 정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애초의 이름인 ‘高句麗’보다는 ‘高麗’가 한자로 ‘높고 아름다운 나라’라는 좋은 의미로 전달될 수 있어서 ‘고려’라고 축약한 것으로 보인다. 5세기 무렵의 상황을 전하는 「충주 고구려비」에 이미 ‘高麗’라는 국호가 보이며, 이후 고구려가 멸망할 때까지 각종 문헌과 금석문에서 그 이름이 사용되었다.</item>
		<item id="51" 각주명="고죽국(孤竹國)">중국 상(商)・주(周) 시기부터 춘추시대까지 요서(遼西) 지방에 자리 잡았던 제후국. 난하(灤河) 하류에서 대릉하(大凌河) 유역에 걸치는 발해(渤海)만 북안을 영역으로 하였는데, 중심지는 대릉하 상류에 위치한 지금의 요녕성 조양시 객좌(喀左)현 일대로 추정되고 있다. 고죽국은 상・주 교체기에 주 왕조를 받아들이지 않고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굶어 죽었다고 하여 충신의 상징으로 회자되는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의 출신지로 알려져 있다. 배구가 고구려를 본래 고죽국이라고 한 것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으나, 고죽국과 기자를 관련시키면서 기자가 조선을 다스렸다고 하는데 그 조선의 땅이 지금의 고구려가 되었으므로 ‘고죽국=고구려’라고 인식한 결과가 아닐까 여겨진다.</item>
		<item id="52" 각주명="지금의 해주이다">『고려사』 권58 지리지 「안서대도호부 해주」 조를 보면, ‘고죽(孤竹)’이라고 부른다고 하고서 ‘수양산(首陽山)’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다고 전한다<images id="12"/>. 백이, 숙제의 전설과 관련된 산 이름이 있다는 연고로 해주를 고죽국의 땅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은 부회의 사례일 뿐 사실일 수는 없다.</item>
		<item id="53" 각주명="현토(玄菟)">한이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이듬해인 기원전 107년에 설치한 군. 애초에는 기원전 128년에 개설되었다가 2년 만에 폐지되었던 창해군(滄海郡)을 복설하는 차원에서 지금의 함경도 해안 지역의 부조(夫租: 함흥)를 군치(郡治)로 삼아, 요동으로부터 압록강 중류 지역과 개마고원 지대를 거쳐 동해안 일대까지 길게 뻗은 군으로 편성하였으나(제1현토군), 기원전 75년 무렵 토착 세력의 줄기찬 저항에 부딪혀 요동 방면으로 밀려났다. 『한서』 지리지에는 고구려(高句驪)현(지금의 중국 요녕성 신빈현 영릉진)을 치소로 하고, 상은대(上殷台), 서개마(西蓋馬) 등 도합 3개의 현만을 거느린 소군으로 소개되어 있다(제2현토군). 이후 고구려의 계속되는 침탈에 시달리다가 서기 2세기 초 다시금 서북쪽으로 퇴축되어, 치소인 고구려현이 지금의 요녕성 무순(撫順)시 지역으로 이치되었다(제3현토군).<images id="13"/></item>
		<item id="54" 각주명="낙랑(樂浪)">기원전 108년에 한이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그 중심지에 설치한 군. 군치인 조선현은 지금의 평양 지역에 두어졌다. 함께 설치되었던 임둔군과 진번군이 일찍 폐지되자, 그 소속 현의 일부를 흡수하여 관할 범위가 커졌지만(대낙랑군), 후한 대부터 고구려의 영역 확장이 본격화되면서 세력이 점차 위축되었고, 마침내 서기 313년을 전후하여 고구려 미천왕의 집중 공격을 받아 한반도에서 소멸하였다.</item>
		<item id="55" 각주명="대방(帶方)">후한 말기 건안(建安: 196~220) 연간에 요동의 공손씨 정권이 지금의 황해도 일대에 설치한 변군(邊郡). 204년 공손탁(公孫度)의 뒤를 이은 공손강(公孫康)이 낙랑군 둔유현(屯有縣: 지금의 황해도 황주로 추정) 이남의 땅에 대방군을 신설하였다. 군치인 대방현은 지금의 황해도 봉산으로 추정된다. 대방군이 설치된 지역은 원래 진번군 영역이었다가 진번군 폐지 후 낙랑군 남부도위에 속한 곳이었는데, 1세기 전반 남부도위가 혁파되고 2세기 후반에는 남쪽의 한과 동쪽의 예가 강성해지면서 많은 주민이 그쪽으로 흘러나가 황폐해졌다. 공손씨 정권이 이를 회복하기 위해 대방군을 두고, 북쪽의 낙랑군과 함께 한반도와 그 주변의 제 종족을 제어하는 변군으로 삼은 것이다. 낙랑군은 주로 예와의 교섭을 담당하고, 대방군은 남쪽의 삼한과 바다 건너 왜와의 교섭을 책임졌는데, 3세기 중엽 왜의 야마대국(邪馬臺國) 여왕 비미호(卑彌呼)가 대방군을 통해 위(魏)와 접촉하기도 했다. 313년 무렵 고구려 미천왕의 공격을 받고 낙랑군이 소멸할 때 함께 한반도에서 퇴출되었다.</item>
		<item id="56" 각주명="북대방(北帶方)이다">『삼국유사』에서는 대방을 북대방과 남대방으로 구분하여 소개하였다. 후자인 남대방은 조위(曹魏) 때 설치한 군으로 전했는데, 세주에서 ‘지금의 남원부(南原府)’라고 하였다. 전자인 북대방은 기이편 「낙랑국(樂浪國)」 조에서 “신라 제3대 노례왕(弩禮王: 유리이사금) 4년에 고구려 제3대 무휼왕(無恤王: 대무신왕)이 낙랑을 쳐서 멸망시키니 그 나라 사람들이 ‘대방(帶方)’과 함께 신라에 귀순하였다.”라고 하면서 세주를 통해 이 대방을 ‘북대방’이라고 하였으며, 이어지는 북대방(北帶方)조에서는 “북대방은 본래 죽담성(竹覃城)인데, 신라 노례왕 4년에 대방인(帶方人)이 낙랑인과 함께 신라로 귀순해 왔다.”라고 부연하였다.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보이는 최리(崔理)의 낙랑국 소멸 기사와 신라본기 「유리이사금 14년」 조의 낙랑인 내투 기사를 참고하여 서술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정작 신라본기의 해당 기사에는 ‘대방’이 함께 신라로 귀순해왔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보다 시기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기림이사금 3년에 낙랑과 대방 두 나라가 항복해 왔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어, 이 기사와 혼동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은 조위가 대방군을 설치하기에 앞서 고구려 무휼왕 시기에 신라로 항복해 간 대방이 따로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북대방으로 이름 붙이면서 남대방과 선후 관계를 갖는 것으로 파악한 듯하다.</item>
		<item id="57" 각주명="당 배구(裴矩) 열전에 …… 라고 하였으며">실제로 『신당서』 등의 배구 열전에는 ‘高麗本孤竹國 周以封箕子 漢分三郡’으로 나올 뿐 ‘謂玄莬樂浪帶方’이라는 구절은 나오지 않는다. 애초에는 ‘三郡’에 대한 주석으로 붙여진 것으로 보이는데, 훗날 세주를 새로 붙인 자가 이를 본문의 내용으로 오인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물론 애초의 주석인 ‘3군이 현토과 낙랑, 대방’이라고 한 것도 사실과 다른 오해이며, 실제로는 기원전 108년 고조선 멸망 직후 낙랑, 임둔, 진번의 세 군이 설치되었고, 그 이듬해인 기원전 107년에 현토군이 추가로 개설되었다.</item>
		<item id="58" 각주명="통전(通典)">당나라 때 두우(杜佑)가 편찬한, 총 200권에 달하는 유서(類書). 중국 역대 문물 제도를 식화(食貨), 선거(選擧), 직관(職官), 예(禮), 악(樂), 병(兵), 형법(刑法), 주군(州郡), 변방(邊防)의 아홉 부문으로 분류하여 정리하였다.</item>
		<item id="59" 각주명="통전 또한 이와 같이 설명하였다">본 기사에서 『통전』에도 『당서』 배구 열전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고 하였지만, 실제로 『통전』 권186 변방2 고구려조에는 배구와 온언박(溫彥博)이 당 고조(高祖) 이연(李淵)에게 “요동의 땅은 주나라 때는 태사(太師: 기자)의 나라였고, 한 왕조 때는 현토군이었습니다.(遼東之地 周爲太師之國 漢家之玄菟郡耳)”라고 말한 내용만 보여 다소 차이를 보인다.</item>
		<item id="60" 각주명="한서(漢書)">후한 대에 반고(班固)가 편찬한 역사서로, 전한(前漢) 시기의 역사를 다루었다. 전체 100권으로 이루어졌으며, 중국 사서로는 사마천의 『사기』의 뒤를 이은 두 번째의 정사(正史)로 인정받고 있다.</item>
		<item id="61" 각주명="진(眞)">기원전 108년에 한이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낙랑군과 함께 설치한 군인 진번군(眞番郡)을 가리킨다. 진번군은 낙랑군의 남쪽에 위치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item>
		<item id="62" 각주명="임(臨)">기원전 108년에 한이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낙랑군과 함께 설치한 군인 임둔군(臨屯郡)을 가리킨다. 임둔군은 낙랑군의 동쪽에 위치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item>
		<item id="63" 각주명="낙(樂)">낙랑군을 가리킨다. 자세한 내용은 앞에 나온 낙랑 관련 주석을 참조.</item>
		<item id="64" 각주명="현(玄)">현토군을 가리킨다. 자세한 내용은 앞에 나온 현토 관련 주석을 참조.</item>
		<item id="65" 각주명="어찌된 일인가?">이 부분은 일연이 『삼국유사』를 처음 저술할 때부터 들어가 있던 것이 아니라, 일연이 쓴 본문에 후대인이 주석을 붙이면서 추기(追記)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본문에서 3군을 설명한 구절인 ‘謂玄莬樂浪帶方’이 사실에 맞지 않은 오류임을 간파하고서, 『한서』에 실린 기사를 참고하여 나름의 고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단군왕검 영정" type="링크" path="http://www.kculture.or.kr/brd/board/275/L/menu/475?brdType=R&thisPage=1&bbIdx=8516&searchField=&searchText=&recordCnt=10" desc="전통문화포털"></item>
		<item id="2" title="구월산 위치" type="탑재" path="120200_002_01.jpg" desc="한국국학진흥원"></item>
		<item id="3" title="조선 시대 개풍군 고지도" type="탑재" path="120200_003_01.jpg" desc="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지리지 종합정보"></item>
		<item id="4" title="백마산이 표시되어 있는 황해남도 배천군 고지도" type="탑재" path="120200_004_01.jpg" desc="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지리지 종합정보"></item>
		<item id="5" title="백악산이 나와 있는 장단현 지도" type="탑재" path="120200_005_01.jpg" desc="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지리지 종합정보"></item>
		<item id="6" title="파른본의 해당 부분" type="탑재" path="120200_006_01.jpg" desc="연세대학교 박물관"></item>
		<item id="7" title="태백산" type="링크" path="http://www.knps.or.kr/front/portal/contest/contestList.do?menuNo=7020033&searchParkId=122200" desc="국립공원 홈페이지"></item>
		<item id="8" title="소백산" type="링크" path="http://www.knps.or.kr/front/portal/contest/contestList.do?menuNo=7020033&searchParkId=121600" desc="국립공원 홈페이지"></item>
		<item id="9" title="묘향산 위치" type="탑재" path="120200_009_01.jpg" desc="한국국학진흥원"></item>
		<item id="10" title="조선 시대에 그려진 기자 초상" type="링크" path="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372853&cid=62064&categoryId=62064" desc="NAVER지식백과"></item>
		<item id="11" title="기자총" type="링크" path="https://baike.baidu.com/item/%E7%AE%95%E5%AD%90%E5%86%A2" desc="중국 바이두백과(百度百科)"></item>
		<item id="12" title="해주 수양산" type="링크" path="https://www.yna.co.kr/view/PYH20200617177800013" desc="연합뉴스(2020.6.17)"></item>
		<item id="13" title="현토군 이치 과정" type="탑재" path="120200_013_01.jpg" desc="한국국학진흥원"></item>
	</images>
	<movies>
		<item id="1" title="구월산 영상" type="링크" path="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778951" desc="KBS NEWS(1997.10.20)"></item>
	</movies>
</data>

<h1>나물왕(奈勿王) 김제상(金堤上)</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신라 눌지왕 대에 왕의 아우들인 보해(寶海: 복호)와 미해(美海: 미사흔)를 각각 고구려와 왜로부터 무사히 귀환시키고 자신은 왜국에서 순국한 제상(堤上)의 사적을 전하는 기사이다.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도 관련 기사가 자세하게 나오고, 『일본서기』 신공기(神功紀)에도 짧지만 비슷한 내용으로 그에 관한 전승이 실려 있다.</paragraph>
	<paragraph>『삼국사기』의 관련 기사와 비교해 보면, 우선 『삼국사기』에서는 제상의 성씨를 박씨라고 전하지만, 본 기사는 표제에서 ‘김씨’로 못박고 있고, 『삼국사기』에 복호, 미사흔 등으로 나온 인명이 본 기사에서는 보해(寶海), 미해(美海) 등으로 아화(雅化)되어 있으며, 『삼국사기』에는 미사흔(미해)과 복호(보해)를 왜와 고구려에 질자(質子)로 파견한 주체가 실성이사금으로 되어 있는데, 본 기사에서는 각각 나물왕과 눌지왕으로 달리 전하고 있다. 아울러 『삼국사기』에는 제상이 고구려에서 복호를 귀환시킬 때 고구려왕을 설득하여 그의 허락을 받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고 나오는데, 본 기사에서는 제상과 보해(복호)가 모의 끝에 탈출에 성공했다고 전하며, 『삼국사기』에는 미사흔을 왜에서 탈출시킨 후 제상이 왜왕에게 끌려가 문초를 당한 내용이 생략되어 있음에 반해, 본 기사에서는 그가 왜왕 앞에서 계림의 신하임을 끝까지 주장하다가 고문 끝에 장렬하게 순국했음을 서술하고 있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나물왕(奈勿王)<annotation id="1"/> <sub>[어떤 데에는 나밀왕(那密王)<annotation id="2"/>이라고 되어 있다.]</sub> 김제상(金堤上)<annotation id="3"/></paragraph>
	<paragraph>제17대 나밀왕(那密王)이 즉위한 지 36년째가 되던<annotation id="4"/> 경인년(庚寅年)<annotation id="5"/>에 왜왕(倭王)<annotation id="6"/>이 보낸 사신이 찾아와서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저희 임금이 대왕의 신성함을 들으시고 신 등을 시켜 백제의 죄상을 대왕께 알리라고<annotation id="7"/> 하셨습니다. 대왕께서는 왕자 한 명을 파견하여 저희 임금께 성심을 표하시기를 바라옵니다.”</paragraph>
	<paragraph>이에 왕은 셋째 아들 미해(美海)<annotation id="8"/><sub>[어떤 데는 미토희(未吐喜)<annotation id="9"/>라고 되어 있다.]</sub>를 왜국에 사절로 가게 했다.<annotation id="10"/> 미해의 나이가 열 살이어서 말과 행동거지가 아직 갖추어지지 않았으므로 내신(內臣)<annotation id="11"/> 박사람(朴娑覽)<annotation id="12"/>을 부사(副使)<annotation id="13"/>로 삼아 보냈는데, 왜왕이 억류하여 30년이 지나도록 돌려보내지 않았다.<annotation id="14"/></paragraph>
	<paragraph>눌지왕(訥祗王)이<annotation id="15"/> 즉위하고 3년째이던 기미년(己未年)<annotation id="16"/>에 이르자 고구려[句麗]<annotation id="17"/>의 장수왕(長壽王)<annotation id="18"/>이 보낸 사신이 찾아와서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저희 임금께서 대왕의 아우 보해(寶海)<annotation id="19"/>가 지혜가 뛰어나고 재주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서로 가깝게 지내기를 원하여 특별히 소신을 보내어 간절히 청하게 하셨습니다.”</paragraph>
	<paragraph>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여, 이를 계기로 화친을 맺고자 아우 보해로 하여금 고구려로 가게 하였는데,<annotation id="20"/> 내신 김무알(金武謁)<annotation id="21"/>을 보좌로 삼아서 보냈다. 장수왕 또한 억류하고 돌려보내지 않았다.</paragraph>
	<paragraph>눌지왕 10년 을축년(乙丑年)<annotation id="22"/>에 이르러 왕이 신하들과 나라 안의 여러 호협(豪俠)<annotation id="23"/>을 불러 모아 친히 연회를 베풀었다. 술이 세 순배 돌고 뭇 음악이 시작되자 왕이 눈물을 흘리며 신하들에게 일러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예전에 나의 부왕(父王)께서 백성의 일에 성심을 다하려 하셨기에 사랑하는 아들을 동쪽으로 왜에 사절로 가게끔 하셨는데, 다시 만나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소[崩].<annotation id="24"/> 내[朕]<annotation id="25"/>가 왕위에 오른 이래 이웃 나라 군사의 기세가 등등하여 전쟁이 그치지 않았소.<annotation id="26"/> 고구려만이 화친을 맺자는 말이 있어서 내가 그 말을 믿고 친동생을 고구려에 사절로 보내었는데, 고구려도 역시 억류하고는 돌려보내지 않고 있으니, 내가 비록 부귀를 누린다 해도 일찍이 하루도 잠시나마 잊고서 울지 않은 적이 없소. 만약 두 아우를 만나서 함께 선왕의 사당<annotation id="27"/>에 사례하게 된다면 국인(國人)<annotation id="28"/>에게 은혜를 갚을 수 있을 것인데, 누가 능히 그 계책을 성공시킬 수 있겠소?”</paragraph>
	<paragraph>이때 백관이 모두 아뢰었다.</paragraph>
	<paragraph>“이 일은 진실로 쉽지 않습니다. 반드시 지혜와 용기를 갖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신들이 생각하기로는 삽라군(歃羅郡)<annotation id="29"/> 태수(太守)<annotation id="30"/>인 제상(堤上)<annotation id="31"/>이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paragraph>
	<paragraph>이에 왕이 불러서 물어보았다. 제상은 두 번 절하고서 대답하여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신이 듣기로 임금의 근심은 신하에게 수치가 되고, 임금의 수치에 신하는 목숨을 버린다고 합니다.<annotation id="32"/> 만일 쉽고 어려움을 따진 후에 행동한다면 이는 충성스럽지 않다고 할 것이며, 죽고 사는 것을 재본 후에 행동한다면 이는 용기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신이 비록 못나고 어리석으나 명을 받들어 실행하고자 합니다.”</paragraph>
	<paragraph>왕은 매우 가상하게 여겨, 술잔을 나누어 함께 마시고 손을 맞잡고는 작별하였다.</paragraph>
	<paragraph>제상이 왕의 면전에서 명을 받고 곧장 북해(北海)의 길<annotation id="33"/>로 달려가 옷을 갈아입고 고구려로 들어갔다. 보해의 처소까지 가서, 달아날 날짜를 함께 모의하고는 먼저 5월 15일에 고성(高城)<annotation id="34"/>의 강 하구[水口]로 돌아와 배를 정박해 놓고 기다렸다. 기약했던 날이 다가오자 보해는 병을 핑계 대면서 며칠간 조회에 나가지 않다가 밤중에 도망해서 나와 고성의 바닷가에 도달하였다. [고구려] 왕이 이 사실을 알고서 수십 명을 시켜 그를 뒤쫓게 했는데, 고성에 이르러 그를 다 따라잡았다. 그렇지만 보해가 고구려에 있을 때 늘 좌우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었기 때문에 군사들은 그를 다치게 할까 염려하여 모두 화살촉을 뽑아버리고 활을 쏘니, 마침내 추격을 벗어나 돌아오게 되었다.<annotation id="35"/></paragraph>
	<paragraph>눌지왕은 보해를 보게 되자 미해가 더욱 생각나서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슬픈 마음이 들어 눈물을 흘리며 좌우 사람들에게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마치 몸에 한쪽 팔만 있고, 얼굴에 한쪽 눈만 있는 것 같도다. 비록 하나는 얻었지만 하나는 잃은 상태이니, 어찌 애통하지 않겠는가?”</paragraph>
	<paragraph>이때 제상은 이 말을 듣고서 두 번 절을 하고는 조정을 나서 말에 올라타 집에도 들르지 않고 떠나 곧장 율포(栗浦)<annotation id="36"/>의 해안에 이르렀다. 그의 아내가 그 소식을 듣고 말을 달려 쫓아가 율포에 다다랐는데, 남편이 이미 배에 타 있는 것을 보았다. 아내가 그를 간절히 불렀으나, 제상은 다만 손만 흔들 뿐 머뭇거리지 않고 떠나 왜국으로 가버렸다.<annotation id="37"/></paragraph>
	<paragraph>왜국에 도착해서는 거짓으로 꾸며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계림왕(雞林王)<annotation id="38"/>이 아무 죄도 없이 제 아비와 형을 죽였기에 도망하여 와서 이곳에 이르렀습니다.”</paragraph>
	<paragraph>왜왕은 그 말을 믿고 집을 내려주어 안주하게 하였다. 이때 제상은 늘 미해의 곁에서 따르며 바닷가를 돌아다니면서 물고기와 새를 잡았는데, 그렇게 잡은 것들을 매번 왜왕에게 바치니 왜왕은 매우 기뻐하며 아무런 의심을 두지 않았다.<annotation id="39"/></paragraph>
	<paragraph>그러던 어느 날 새벽,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사방이 흐릿하고 어두컴컴하였다. 제상이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떠나실 만합니다.”</paragraph>
	<paragraph>미해가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그러면 같이 떠납시다.”</paragraph>
	<paragraph>제상이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신이 만약 같이 떠난다면, 왜인들이 알아차리고 추격을 할까 염려됩니다. 바라건대 신은 여기 머물면서 그들의 추격을 저지하고자 합니다.”</paragraph>
	<paragraph>미해가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지금 내가 그대를 대하기를 아비나 형처럼 여기고 있는데, 어찌 그대를 버리고 홀로 돌아가겠소?”</paragraph>
	<paragraph>제상이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신은 공의 목숨을 구하여 대왕의 마음을 위로할 수만 있다면 만족합니다. 어찌 살기를 바라겠습니까?”</paragraph>
	<paragraph>그러고는 술을 가져다 미해에게 올렸다.</paragraph>
	<paragraph>이때 계림 사람 강구려(康仇麗)<annotation id="40"/>가 왜국에 와 있었는데, 그로 하여금 미해를 모시게 하여 떠나보내고, 제상은 미해의 방에 들어갔다. 이튿날 아침이 되어 좌우의 시중드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뵈려 하자, 제상이 나와 제지하며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어제 사냥을 하느라 말을 타고 질주하셔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 일어나지 않으셨소.”</paragraph>
	<paragraph>날이 저물 무렵이 되자 좌우 사람들이 이상히 여겨 다시 물으니, [제상이] 대답하여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미해공이 떠난 지 이미 오래되었소.”</paragraph>
	<paragraph>좌우 사람들이 왜왕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리자, 왕이 기병을 시켜 그를 쫓게 하였으나 따라잡지 못하였다.</paragraph>
	<paragraph>이에 제상을 가두고서 물었다.</paragraph>
	<paragraph>“너는 어찌하여 몰래 너희 나라 왕자를 보내었느냐?”</paragraph>
	<paragraph>제상이 대답하였다.</paragraph>
	<paragraph>“나는 곧 계림의 신하이지 왜국의 신하가 아니오. 지금 나의 임금의 뜻을 이루고자 한 것일 뿐이니, 어찌 당신에게 말할 일이겠소?”</paragraph>
	<paragraph>왜왕이 화가 나서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지금 너는 이미 나의 신하가 되었는데 계림의 신하라고 말한다면 필연코 오형(五刑)<annotation id="41"/>에 처할 것이다. 만약 왜국의 신하라고 말을 한다면 반드시 후한 녹(祿)을 상으로 주겠다.”</paragraph>
	<paragraph>제상이 대답하였다.</paragraph>
	<paragraph>“차라리 계림의 개나 돼지가 될지언정 왜국의 신하는 되지 않겠소. 차라리 계림의 채찍[추(箠)]과 회초리[초(楚)]를 감수하더라도 왜국의 작록(爵祿)은 받지 않겠소.”</paragraph>
	<paragraph>왜왕이 노하여 제상의 다리 아래 살갗을 벗기게 하고는 갈대를 베어 그 위를 성큼성큼 걷게 하였다. <sub>[지금 갈대에 핏빛 흔적[혈흔(血痕)]<annotation id="42"/>이 있는데, 세속에서 이르기를 제상이 흘린 피라고 한다.]</sub></paragraph>
	<paragraph>왜왕이 다시 물었다.</paragraph>
	<paragraph>“너는 어느 나라 신하이냐?”</paragraph>
	<paragraph>제상이 답하였다.</paragraph>
	<paragraph>“계림의 신하이다.”</paragraph>
	<paragraph>왜왕은 또 달구어진 쇠[鑯] 위에 (제상을) 세워 놓고 물었다.</paragraph>
	<paragraph>“너는 어느 나라 신하이냐?”</paragraph>
	<paragraph>제상이 답하였다.</paragraph>
	<paragraph>“계림의 신하이다.”</paragraph>
	<paragraph>왜왕은 굴복시킬 수 없음을 알고 제상을 목도(木島)<annotation id="43"/>에서 불태워 죽였다.<annotation id="44"/></paragraph>
	<paragraph>미해는 바다를 건너와서 강구려를 시켜 먼저 나라에 사실을 알리게 하였다. 눌지왕이 놀라고 기뻐하면서 백관들에게 굴헐역(屈歇驛)<annotation id="45"/>에서 영접하게 하고, 왕은 친동생 보해와 더불어 남쪽 교외[남교(南郊)]에서<annotation id="46"/> 맞이하여 대궐로 들여서 잔치를 베푸는 한편 국내에 대사면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제상의 아내를 국대부인(國大夫人)<annotation id="47"/>으로 책봉하고, 그의 딸을 미해공(美海公)의 부인이 되게 하였다.<annotation id="48"/></paragraph>
	<paragraph>(뒷날 제상의 일을 두고) 논의한 자가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옛날 한(漢)나라의 신하인 주가(周苛)<annotation id="49"/>가 형양(滎陽)<annotation id="50"/>에 있다가 초(楚)나라 병사들에게 포로가 되었다. 항우(項羽)<annotation id="51"/>가 주가에게 일러 말하기를, ‘네가 나의 신하가 되면 만록을 받는 제후[萬祿侯]로 봉하겠다.’라고 하니, 주가는 꾸짖으며 굴복하지 않고 초왕 항우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제상의 충렬(忠烈)은 주가에게 부끄러울 게 없다.”<annotation id="52"/></paragraph>
	<paragraph>처음 제상이 출발하여 떠날 때 그 부인이 소식을 듣고 쫓아갔으나 따라잡지 못하고 망덕사(望德寺)<annotation id="53"/> 문 남쪽의 모랫벌에 이르러 드러누워 길게 울부짖었다. 그런 까닭에 그 모랫벌의 이름을 장사(長沙)<annotation id="54"/>라고 하였다. 또 친척 두 사람이 부인의 겨드랑이를 부축하여 돌아오려고 했으나, 부인이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일어나지 않으니, 그 땅의 이름을 벌지지(伐知旨)<annotation id="55"/>라고 하였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부인은 [남편을] 사모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해 세 딸을 데리고 치술령(鵄述嶺)<annotation id="56"/>에 올라 왜국을 바라보며 통곡하다가 죽었다. 그래서 치술신모(鵄述神母)<annotation id="57"/>가 되었는데, 지금도 사당(祠堂)이 남아 있다.<annotation id="58"/></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기본사료">
		<li>『史記』</li>
		<li>『三國史記』</li>
		<li>『新增東國輿地勝覽』</li>
		<li>『日本書紀』</li>
		<li>「蔚州川前里刻石」</li>
		<li>「豐基毗嚧庵眞空大師普法塔碑文」</li>
	</ul>
	<ul type="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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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강종훈, 『삼국사기 사료비판론』, 여유당, 2011.</li>
		<li>강종훈, 『한국고대사 사료비판론』, 교육과학사, 2017.</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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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ul type="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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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나물왕(奈勿王)">교과서나 개설서 등에서는 흔히 ‘내물왕’으로 표기하고 있다. ‘奈’는 ‘나’와 ‘내’의 두 가지 음으로 읽는데, 관행적으로 후자를 취해 ‘내물왕’으로 불러왔다. 여기서는 바로 뒤의 협주에서 다른 명칭으로서 ‘나밀왕(那密王)’을 전하는 것을 고려하여 ‘나물왕’으로 표시하였다. 나물왕은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의하면, 신라 제17대 왕으로 서기 356년에 왕위에 올라 402년에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삼국사기』 초기기록이 제시하는 기년(紀年)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환기하면서, 그의 사망 연도는 사실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즉위 연도는 실제보다 수십 년가량 올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강종훈: 2000). 나물왕은 성씨가 김씨로 전하며, 앞선 왕이었던 석씨 흘해이사금의 뒤를 이어, 김씨로서는 제13대 미추이사금 이후 두 번째로 신라의 왕이 되었다. 『삼국사기』 권2 신라본기 미추이사금 「즉위」 조를 보면, 김씨의 계보는 시조로 알려진 ‘알지(閼智)’ 이후 세한(勢漢), 아도(阿道), 수류(首留), 욱보(郁甫), 구도(仇道)를 거쳐 미추(味鄒)까지 이어졌다고 나온다. 그런데 『삼국사기』 권3 신라본기 나물이사금 「즉위」 조에 따르면, 나물왕은 미추의 아버지인 구도의 또 다른 아들 말구(末仇)의 아들이라고 전하여, 결국 미추왕과 나물왕은 숙질(叔姪) 관계가 된다. 한편 『삼국사기』 권3 나물이사금 「즉위」 조와 눌지마립간 「즉위」 조, 『삼국유사』 권1 왕력편 등에서는 나물왕의 왕비이자 눌지왕의 어머니가 되는 여성이 미추왕의 딸이었던 것으로 전하고 있어, 미추왕은 나물왕의 장인이 되기도 한다. 참고로 나물왕의 왕비 이름은 『삼국사기』의 눌지마립간 「즉위」 조에서는 ‘보반부인(保反夫人)’ 또는 ‘내례길포(內禮吉怖)’로, 『삼국유사』 왕력편에서는 ‘내례희부인(內禮希夫人)’으로 나오고 있다. 아울러 나물왕의 어머니이자 말구의 부인이 되는 인물은 『삼국사기』 나물이사금 「즉위」 조에 김씨 휴례부인(休禮夫人)이라고 전하는데, 이런 계보를 종합해 볼 때 나물왕은 부계는 물론이고 모계와 처계까지 김씨 일색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학계에서는 이 점을 중시하여 나물왕의 즉위는 김씨 족단이 이전에 신라 왕실을 구성했던 박씨 및 석씨 족단을 세력의 측면에서 압도하게 된 결과로 파악하고, 나물왕 대부터 김씨 왕실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다만 그의 사후 왕위는 맏아들인 눌지(訥祗)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김씨 족단의 인물이지만 나물과 직계로 연결되지 않는 실성(實聖)에게 넘어갔으며, 실성이 죽은 뒤 비로소 눌지가 왕위를 차지하였다.</item>
		<item id="2" 각주명="나밀왕(那密王)">‘나물왕(奈勿王)’을 달리 표현한 것으로, 토착어를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생긴 이칭(異稱)의 사례이다. 『삼국사기』 권3 신라본기 나물이사금 「즉위」 조에도 왕의 이칭으로 ‘那密’이 소개되었고, 같은 책 권32 악지와 권44 사다함 열전, 권47 김흠운 열전 등에서는 ‘奈密王’으로도 표기되었다. 참고로 신라 말~고려 초에 활약한 문장가 최언위(崔彦撝)가 지은 「풍기 비로암 진공대사 보법탑비문」(939년 건립)에 “그 조상은 성한(聖韓)으로부터 내려와 나물(郍勿)에서 흥하였다.[其先 降自聖韓 興於郍勿]”라는 구절이 보이는데, 여기서 ‘郍’는 ‘那’의 이체자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최언위가 참고했을 신라 당대의 자료에 나물왕 이름의 첫 글자로 ‘奈’ 대신 ‘那’를 쓴 사례가 분명히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item>
		<item id="3" 각주명="김제상(金堤上)">여기서는 제상의 성씨를 ‘김’으로 못박았으나, 『삼국사기』에서는 ‘박(朴)’으로 전하여 차이를 보인다. 신라에서 김, 박 등이 성씨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6세기 후반 이후의 일로 파악되므로, 제상이 활약한 4세기 말~5세기 전반 시기에 그를 ‘박’제상이나 ‘김’제상으로 불렀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다만 『삼국사기』 권45 박제상 열전에는 “시조 혁거세의 후손이고 파사이사금의 5세손으로, 조부는 아도갈문왕이며 아버지는 물품 파진찬(始祖赫居世之後 婆娑尼師今五世孫 祖阿道葛文王 父勿品波珍湌)”이라고 나오고 있어, 상고기 박씨 족단의 일원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연이 본 기사를 찬술하면서 어떤 근거에서 제상의 성씨를 ‘김’이라고 소개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혹시 그가 접한 자료에 이미 ‘김제상’으로 나와 있었을 수도 있지만, 본 기사의 본문에서처럼 자료상에는 제상의 성씨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았는데 나물왕 이후 신라 왕실의 성씨가 김씨였다는 사실에 구애되어,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의 관련 기사를 제대로 보지 않은 채, 막연히 그의 성씨 역시 김이었을 것으로 추측한 결과일 수도 있다. 참고로 삼국통일 이전에 활동한 신라 인물로 제상처럼 성씨가 두 개로 전하는 예로는 이사부(김, 박), 이차돈(박, 석), 원광(박, 설) 등이 있다.<br/>한편 『삼국사기』의 박제상 열전을 보면, “어떤 데서는 모말(毛末)이라고도 한다.(或云毛末)”라고 하여 ‘모말’이라는 이칭을 전하고 있고, 『일본서기』 권9 신공황후(神功皇后) 섭정 5년 3월 조에도 ‘모마리질지(毛麻利叱智)’라는 이름이 나오고 있다. 후자인 모마리질지의 마지막 글자인 ‘智’는 6세기에 작성된 다수의 금석문 자료에서 신라 지배층의 존칭 어미로 흔히 사용된 것이며, 그에 앞선 글자인 ‘叱’은 ‘이사금(尼師今)’의 다른 표기인 ‘尼叱今’에 보이듯이 우리말의 ‘사이시옷(ㅅ)’에 해당하는 글자이다. 그리고 ‘마리’는 본디 한 음절인 ‘말’을, 주로 ‘자음+모음’으로 음절이 구성되는 일본어의 특징을 반영하여, 받침을 새로운 음절로 만들어 표기한 것으로서, 결국 『삼국사기』에서 소개한 ‘모말(毛末)’과 『일본서기』에 보이는 ‘모마리(毛麻利)’는 같은 말을 달리 적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말’ 내지 ‘마리’는 우리말에서 ‘으뜸’, ‘위’ 등의 의미를 지니는 ‘맏’과 통하여, 한자로 훈차(訓借)하면 제상(堤上)의 뒷글자인 ‘上’이 된다. 맨 앞글자인 ‘毛’가 ‘堤’와 어떻게 대응될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알기 어려우나, ‘毛’의 우리말이 ‘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털’이 고대어에서 ‘터(더)’, ‘토(도)’, ‘투(두)’ 등의 음가를 가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둑(뚝)’의 의미를 지니는 ‘堤’로 훈차한 것일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도 있다(이병도: 1977). 실제로 『삼국사기』 권35 지리지에는 본디 ‘주부토군(主夫吐郡)’으로 불리던 군과 ‘나토군(奈吐郡)’으로 불리던 군이 통일신라 시기인 경덕왕 대에 각각 ‘장제군(長堤郡)’, ‘나제군(奈堤郡)’으로 개칭된 사례가 보여, ‘토(도)’, ‘투(두)’, ‘터(더)’ 등의 음을 가진 글자가 ‘堤’로 훈차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item>
		<item id="4" 각주명="나밀왕(那密王)이 즉위한 지 36년째가 되던">본 기사에서는 나물왕 때에 미해를 왜에 사절로 보냈다고 되어 있으나,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나물이사금의 뒤를 이은 실성이사금의 즉위년(402) 3월에 왜국과 통호(通好)하여 나물의 아들 미사흔을 질자(質子)로 삼았다고 나온다. 『삼국사기』의 박제상 열전에도 “실성왕 원년 임인년(壬寅年: 402)에 왜국과 강화(講和)하였다. 왜왕이 나물왕의 아들 미사흔을 질자로 삼기를 청하니, 왕은 일찍이 나물왕이 자기를 고구려에 질자로 보낸 것을 원망하던 터라 그의 아들에게 감정을 풀려는 마음을 갖고서, 그 청을 거절하지 않고 미사흔을 보냈다.”라고 하여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진다. 학계에서는, 「광개토왕릉비문」에 의할 때 나물왕 재위 후반에 해당하는 서기 391년부터 400년까지 왜가 줄곧 신라를 침탈하고 있었기에, 미사흔의 질자 파견이 나물왕 대에 이루어졌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실성왕의 개인적 감정과 정적(政敵) 제거 의도가 맞물려, 『삼국사기』가 전하는 것처럼 실성왕 즉위 초반에 일어난 일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주보돈: 1998).<br/>한편 『일본서기』에는 ‘모마리질지’ 즉 제상 관련 전승이 대략 서기 4세기 중엽에서 후반에 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신공황후 섭정 5년의 기사로 실려 있다. 그렇지만 거기에 보이는 왜의 장수 ‘갈성습진언(葛城襲津彦: 가쓰라기노 소쓰히코)’의 주 활동 시기가 신공 말년으로부터 대체로 5세기 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응신(應神), 인덕(仁德)의 재위 기간까지로 나와, 모마리질지 관련 전승은 실제로는 4세기 말~5세기 전반에 발생한 사건을 기사화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정상적이라면 응신기 정도에 들어가야 할 기사가 신공기 초반부에 배치된 것은 『일본서기』의 편찬자들이 관련 전승의 시간적 배경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신공황후의 이른바 ‘신라정벌’의 성과를 부풀릴 목적으로 신공 섭정전기(攝政前紀)에 실린 ‘신라정벌’ 기사 바로 다음에 갖다 붙인 결과로 여겨진다(연민수: 1995). ‘신라정벌’ 관련 전승에서는 ‘미질기지(微叱己知)’ 파진간기(波珍干岐) 즉 미해(미사흔)를 ‘인질[質]’로 보낸 신라왕을 아예 ‘파사매금(波沙寐錦)’으로 잘못 전하고 있기도 하다.<br/>참고로 제상의 활약상을 전하는 본 기사는 눌지왕 대에 벌어진 사건을 다룬 것이므로, 표제어로는 ‘나물왕 김제상’보다는 ‘눌지왕 김제상’ 내지 ‘김제상 눌지왕대’가 더 어울리지만, 굳이 나물왕을 표제어에 등장시킨 것은 일연이 수집된 자료를 인용하면서 그 첫 부분에 미해를 왜에 보낸 주체가 ‘나밀왕’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전체 사건이 나물왕 대에 일어난 것으로 오해한 결과가 아닐까 추측된다.</item>
		<item id="5" 각주명="경인년(庚寅年)">여기서 경인년은 서기 390년에 해당하는 해이다. 이 해는 『삼국사기』의 기년에 의하면, 나물왕(재위: 356~402)이 즉위한 지 35년째가 되던 해였다. 본 기사에서 경인년을 나밀왕이 즉위한 지 36년째라고 한 것은,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할 때 수집한 자료에 나물왕의 즉위 연도가 『삼국사기』에 비해 1년 빠르게 나와 있었을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item>
		<item id="6" 각주명="왜왕(倭王)">이 당시의 왜왕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5세기 초라는 시간적 배경을 고려할 때 『일본서기』에 전하는 모마리질지 관련 기사 속의 신공황후일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의 아들인 ‘응신(應神)’으로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한편 이 왜왕을 응신과 같은 야마토 정권의 수장이 아니라 규슈 등지의 독자 세력의 우두머리로 보려는 견해도 있지만(김석형: 1988, 김택균: 1990), 기본적으로 야마토 정권의 역사를 정리한 『일본서기』에 관련 전승이 실려 있다는 점과 4세기 이후 일본열도 내에서 야마토 정권의 주도권이 확고해지고 있었던 점 등을 중시하면,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item>
		<item id="7" 각주명="백제의 죄상을 대왕께 알리라고">백제의 죄상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으나, 신라와 왜의 통교에 백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구절이다. 본 기사에서는 나물왕 대 이전부터의 신라와 왜 사이의 갈등과 대립 관계가 은폐되어 있는데, 왜가 그동안 신라를 괴롭힌 것은 백제의 사주에 말미암은 것으로 본의가 아니었음을 강변했을 가능성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왜는 390년대에 신라를 집요하게 침탈하다가, 신라의 구원 요청을 받고서 서기 400년에 고구려의 광개토왕이 파견한 기병과 보병 5만 명에 의해 궤멸적인 패배를 경험한 바 있었다. 본 기사의 이 부분은 자칫 고구려와 신라의 연합군이 바다를 건너와 자신들에게 보복 공격을 감행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 왜왕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라에 사신을 보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사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item>
		<item id="8" 각주명="미해(美海)">나물왕의 셋째 아들이자 눌지왕의 아우로 전해지는 인물.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박제상 열전에는 ‘미사흔(未斯欣)’으로 나온다. 선초본(鮮初本) 『삼국유사』 왕력편의 「자비마립간」 조에는 ‘말질희(末叱希)’, 「비처마립간」 조에는 ‘말흔(末欣)’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각각 ‘미질희(未叱希)’와 ‘미흔(未欣)’의 첫 글자를 잘못 새긴 것이다. 참고로 임신본(壬申本) 『삼국유사』의 왕력편을 보면, 전자는 ‘未’의 자형이 완전하지 않지만, 후자의 경우 ‘末’이 ‘未’로 바뀌어 제대로 판각되어 있다. 아울러 『일본서기』 신공기에는 섭정전기(攝政前紀)에 ‘미질기지파진간기(微叱己知波珍干岐)’, 섭정 5년 「3월」 조에 ‘미질허지벌한(微叱許智伐旱)’, ‘미질한기(微叱旱岐)’ 등으로 나오는데, 뒷부분에 붙어 있는 ‘파진간기(波珍干岐)’와 ‘벌한(伐旱)’, ‘한기(旱岐)’ 등은 관등의 이름에 해당하므로 그것들을 뺄 경우 인명은 ‘미질기지(微叱己知)’, ‘미질허지(微叱許智)’, ‘미질(微叱)’ 정도로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知’나 ‘智’가 신라 지배층의 이름 뒤에 붙는 존칭 어미임을 감안하면, 순수한 인명은 ‘미질기(微叱己)’ 혹은 ‘미질허(微叱許)’로 볼 수 있다. 이런 다른 용례들에 비해 본 기사에서의 ‘미해(美海)’는 한자로 좋은 의미를 지니는 글자들을 이용하여 아화(雅化)한 것으로서, 당연히 후대인의 윤색이 가해진 표현이다.<br/>본 기사에서 미해는 나물왕 대인 서기 390년 경인년에 열 살의 어린 나이로 왜국에 건너가서 30년 이상 억류되어 있다가 눌지왕 대인 서기 425년 을축년에 제상의 도움을 받아 신라로 도망해 돌아온 것으로 되어 있으나,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박제상 열전에는 실성이사금 즉위년(402)에 왜에 질자로 파견되었다가 16년 후인 눌지마립간 2년(418) 가을에 귀환한 것으로 나와 있다. 아울러 본 기사의 후반부와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는 그가 귀환하자 눌지왕이 제상의 딸을 그의 부인이 되게 하여 보답한 것으로 나오는데, 특히 후자에서는 ‘둘째 딸’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혀 놓았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눌지왕 17년(433) 5월에 사망하였다고 하며, 서불한(舒弗邯)으로 추증되었다고 전한다. 훗날 그의 딸은 눌지왕의 아들로서 왕위를 계승한 자비마립간(재위: 458~479년)의 왕비가 되었다.</item>
		<item id="9" 각주명="미토희(未吐喜)">미해 즉 미사흔의 다른 이름으로 전해지는데, 가운데 글자 ‘吐’는 앞 글자인 ‘미’의 받침으로서 ‘ㅌ’, ‘ㄷ’의 음가를 지니는 것으로 파악할 여지도 있지만, 자형이 흡사한 ‘叱’을 잘못 기록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후자와 같이 이해할 경우, 『삼국유사』 왕력편 「자비마립간」 조의 ‘미질희(未叱希)’와 끝 글자만 다른 유사한 표기 사례가 된다. ‘叱’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표기례인 ‘미사흔(未斯欣)’의 가운데 글자 ‘斯’와 마찬가지로 우리말에서 사이시옷(ㅅ)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국 ‘未叱’이나 ‘未斯’는 모두 우리말 ‘밋’을 한자로 음차한 것이라 할 수 있다.</item>
		<item id="10" 각주명="왜국에 사절로 가게 했다">본 기사의 ‘聘’은 ‘사절(使節)’로 방문한 것을 뜻한다. 그런데 『삼국사기』 신라본기 실성이사금 「원년 3월」 조 및 박제상 열전의 관련 기사와 『일본서기』 권9 신공 섭정전기에서는 ‘質’ 즉 ‘질자(質子)’로 삼아 보냈다고 되어 있다. ‘질자’는 국가 간 신의의 표시로 상대방 나라에 보내 머물게 한 자를 일컫는 것으로, 단기간 방문 후 귀환하는 사절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본 기사에서 ‘質’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聘’이라고 쓴 것은 미해가 왜를 잠시 방문하고 돌아왔어야 하는데 왜왕에 의해 부당하게 억류되었음을 내심 강조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item>
		<item id="11" 각주명="내신(內臣)">사전적 의미로 왕 가까이에서 국정을 돕는 신하를 말한다. 본 기사에서도 나물왕의 측근 신하 정도로 이해하면 맞을 것이다.</item>
		<item id="12" 각주명="박사람(朴娑覽)">다른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물인데, ‘박’이라는 성씨가 붙여진 것을 보면 후대에 관련 전승이 만들어질 때 혁거세를 시조로 하는 박씨 족단의 인물로 파악된 것으로 추측된다.</item>
		<item id="13" 각주명="부사(副使)">정사(正使) 아래의 사신을 일컫는 말로, 박사람을 정사인 미해의 ‘부사’로 삼아 보냈다는 것 역시 애초에 미해를 질자로서 파견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참고로 통일신라 시기에 당이나 일본에 파견된 신라 사신단에 ‘부사(副使)’가 포함된 사례가 『삼국사기』와 『속일본기』를 위시한 일본 측 사서에 여럿 보이는데, 전자의 경우 권8 성덕왕 34년(735) 「2월」 조에 보이는 ‘김영(金英)’, 후자의 경우는 권1 문무천황 원년(697) 「10월」 조의 ‘나마(奈麻) 김임상(金任想)’ 등이 대표적이다.</item>
		<item id="14" 각주명="왜왕이 억류하여 …… 돌려보내지 않았다">미해 등을 단순히 외교사절로 보냈는데 왜왕이 부당하게 장기간 억류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서술하기 위한 일종의 복선에 해당한다.</item>
		<item id="15" 각주명="눌지왕(訥祗王)">신라 제19대 왕으로,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서기 417년에 왕위에 올라 458년에 사망하였다. 『삼국유사』 왕력편에는 ‘내지왕(內只王)’이라는 다른 이름도 소개되어 있다. 내지왕의 경우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에도 ‘전세이왕(前世二王)’의 한 사람으로 ‘乃智王’이 보여 이를 눌지왕으로 추정하는 견해들이 있지만, 비문에서 함께 거론되면서 앞에 나오는 ‘사부지왕(斯夫智王)’을 실성왕으로 파악하기에는 연대 상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어 거기서의 ‘내지왕’ 역시 다른 인물로 파악하는 것이 합당하다(강종훈: 2017).<br/>눌지왕의 아버지는 나물왕이며, 어머니는 미추왕의 딸인 ‘보반부인(保反夫人)’인데 ‘내례길포(內禮吉怖)’로 전하기도 하며, 『삼국유사』 왕력편에는 ‘내례희부인(內禮希夫人)’으로 나온다. 왕비는 실성왕의 딸로, 왕력편의 「자비마립간」 조에는 ‘아로부인(阿老夫人)’ 또는 ‘차로부인(次老夫人)’이라는 이름이 전해진다. 눌지왕은 보해(즉 복호)와 미해(즉 미사흔)를 동생으로 두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눌지마립간 「즉위」 조와 『삼국유사』 기이편 「제십팔대 실성왕」 조에 그의 즉위 과정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는데, 시해(弑害)의 주체가 각각 눌지와 고구려병으로 달리 나오기는 하지만, 장인인 실성왕을 죽이고서 왕위에 오른 것으로 전하는 것은 같다. 즉위 후 고구려와 왜에 질자로 가 있던 아우 보해와 미해를 제상의 도움을 받아 귀환시켰으며, 미해가 사망한 해인 433년 7월에는 백제 비유왕(毗有王)의 화친 요청을 받아들여 이른바 ‘나제동맹’을 성립시켰다. 이후 신라 내에 주둔하던 고구려군을 축출하고 고구려의 내정 간섭에서 벗어났으나, 이로 인해 재위 후반기에는 고구려로부터 강한 군사적 압박을 받기도 했다. 나제동맹 성립 직후인 435년에는 역대 원릉(園陵)을 수리하였는데, 이는 혁거세 이후 역대 왕들의 무덤과 함께 김씨 족단 주요 인물들의 무덤을 대대적으로 수축함으로써 김씨 왕실의 권위를 높이고자 한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강종훈: 2000). 그의 사후 왕위는 아들인 자비마립간으로 이어졌으며, 그 왕비는 미사흔(미해)의 딸로서 소지마립간(비처왕)을 낳았다. 그리고 눌지왕의 딸인 조생부인(鳥生夫人)은 복호(보해)의 아들인 습보갈문왕(習寶葛文王)과 혼인하여 지증왕을 낳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눌지, 보해, 미해 삼형제의 자녀들이 사촌 간 혼인을 통해 자비, 소지, 지증으로 이어진 3대의 왕실을 구성한 것이다.<br/>참고로 눌지왕의 무덤은 현재 경주시 황남동에 위치한, 높이 23m, 동서 길이 80m, 남북 길이 120m에 이르는 신라 최대의 고분 황남대총(98호분)의 남분으로 추정하는 설이 유력하다(김용성: 2003).<images id="1"/> 다만 황남대총의 피장자를 눌지왕으로 보지 않고, 내물왕이나 실성왕으로 추측하는 연구자들도 있다.</item>
		<item id="16" 각주명="눌지왕(訥祗王)이 즉위하고 3년째이던 기미년(己未年)">여기서 기미년은 서기 419년에 해당하는 해이다. 이 해는 『삼국사기』의 기년에 의하면, 눌지왕(재위 417~458)이 즉위한 지 3년째가 되던 해였다. 일단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할 때 수집한 자료와 김부식 등에 의해 『삼국사기』 편찬에 활용된 자료에 눌지왕의 즉위 연도가 동일하게 나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바로 뒤에 나오는 ‘10년 을축년’의 사례를 보면 다른 이해도 가능하다.</item>
		<item id="17" 각주명="고구려[句麗]">원문에는 ‘句麗’로 되어 있는데, 고구려를 약칭한 것이다. 특히 『삼국지』를 비롯한 중국 측 사서에서 ‘高句麗’나 ‘高句驪’를 줄여 ‘句麗’ 또는 ‘句驪’로 표기한 예들이 많이 확인된다.</item>
		<item id="18" 각주명="장수왕(長壽王)">고구려 제20대 왕으로 광개토왕의 아들. 『삼국사기』에는 아버지 광개토왕이 서기 413년 10월에 사망하자 왕위에 오른 것으로 되어 있으나, 당대의 금석문 자료인 「광개토왕릉비문」에는 광개토왕이 39세의 나이로 412년에 죽은 것으로 나와, 장수왕의 즉위 연도는 412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장수왕이라는 왕명에서 드러나듯이 비상하게 오래 살았던 왕으로, 『위서』 고구려전에는 태화(太和) 15년(491)에 ‘백여 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전하고,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는 재위 79년(490) 12월에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것으로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그는 광개토왕 즉위 3년째였던 393년에 태어났고, 20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음을 유추할 수 있다. 그는 재위하는 동안 평양 천도를 단행했고(427년경), 백제를 공략하여 그 수도 한성(漢城)을 함락하고 한강 이남 지역으로 고구려 영역을 확장했으며(475년경), 백제와 동맹을 맺고 고구려에 대항하던 신라를 밀어붙여 동해안의 남쪽에 위치한 미질부(彌秩夫: 지금의 포항시 흥해읍 일대)까지 진출하기도 했다(481년). 아버지 광개토왕이 이루어놓은 토대 위에서 고구려 역사상 최전성기를 구가한 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는 외교의 달인이기도 했는데, 당시 중국이 남북조의 대립 상태에 있던 것을 잘 활용하여 북조의 북위(北魏)와 남조의 송(宋), 남제(南齊) 등을 대상으로 다면(多面) 외교를 추진하면서 실리를 취하기도 했고, 북위의 북쪽 변경을 위협하던 몽골고원의 유목민족 국가 유연(柔然)과도 교류하여 최강대국 북위를 견제하기도 했다.<images id="2"/> 한편, 장수왕은 백제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왜와도 우호 관계를 맺으려고 했으며, 그 결과 한동안 왜가 고구려의 도움을 받아 중국 남조의 송과 통교한 적도 있었다. 신라의 눌지왕과 백제의 비유왕이 433년에 맺은 ‘나제동맹’은 장수왕의 이러한 외교 전략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파악하기도 한다(강종훈: 2011b).</item>
		<item id="19" 각주명="보해(寶海)">나물왕의 둘째 아들이자 눌지왕의 아우로 전해지는 인물.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박제상 열전에는 ‘복호(卜好)’로 나온다. 『삼국유사』 왕력편의 「자비마립간」 조에 왕의 장인으로 나오는 파호갈문왕(巴胡葛文王)의 ‘파호’도, 신라 하대에 활약한 장보고(張保皐)의 우리식 이름 ‘궁복(弓福)’이 『삼국유사』 권2 기이편 ‘신무대왕 염장 궁파’조에 ‘궁파(弓巴)’로 표기된 것과 같은 책 권4 의해편 ‘사복불언’조에서 ‘사복(蛇福)’을 ‘蛇卜’, ‘蛇伏’, 그리고 ‘사파(蛇巴)’로도 쓴다고 한 것 등을 감안할 때, 복호의 이표기일 가능성이 높다. 「울주 천전리각석」에 단독 인명으로 새겨진 ‘복호지(伏戶智)’ 역시 그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강종훈: 2016).<images id="3"/><movies id="1"/> 그는 지증왕의 아버지인 ‘습보갈문왕(習寶葛文王)’의 아버지이기도 한데, 지증왕 또한 「포항 냉수리 신라비」(503)에 ‘지도로갈문왕(至都盧葛文王)’으로 나와, 5세기 신라 갈문왕의 지위가 자신에게서 아들, 손자로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다(윤진석: 2010). 한편, 본 기사에서 그는 눌지왕 3년 기미년(419)에 고구려로 갔다가 을축년(425)에 제상의 도움으로 고구려를 탈출해 신라로 돌아온 것으로 나오지만,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박제상 열전에는 실성이사금 11년 임자년(412)에 고구려에 질자로 파견되었다가 6년 후인 눌지마립간 2년(418) 봄에 제상과 함께 고구려로부터 귀환했다고 되어 있다.</item>
		<item id="20" 각주명="이를 계기로 …… 가게 하였는데">여기서는 보해를 고구려로 보낸 왕이 눌지왕인 것처럼 나오지만, 『삼국사기』 신라본기와 박제상 열전에는 실성왕이 보낸 것으로 되어 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후자 즉 『삼국사기』 쪽의 기록이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한다. 참고로 『삼국사기』 신라본기 나물이사금 「37년(392)」 조에는 “고구려가 사신을 보내오니 왕이 고구려가 강성하다고 여겨 이찬 대서지(大西知)의 아들인 실성을 보내 질자로 삼았다.”라는 기사가 보여, 고구려로의 질자 파견은 보해가 처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실성은 나물이사금 46년(401) 가을에 고구려로부터 돌아왔고, 이듬해 2월 나물왕이 죽자 신라의 왕위에 올랐는데, 전왕 나물의 아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귀국하자마자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왕이 되었다는 것은 고구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주보돈: 1998).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실성왕 당시 보해를 고구려에 질자로 파견하는 것은 왕 자신에게는 정적(政敵)의 힘을 오히려 키워주는 위기일 수 있었고, 따라서 미해를 왜에 보낸 것과는 다르게 실성으로서는 마지못해 응해야 하는, 달갑지 않은 파견이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item>
		<item id="21" 각주명="김무알(金武謁)">다른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물인데, ‘김’이라는 성씨가 붙여진 것을 보면 후대에 관련 전승이 만들어질 때 그를 상고기 김씨 족단에 속한 인물로 파악한 것으로 추측된다.</item>
		<item id="22" 각주명="10년 을축년(乙丑年)">여기서 을축년은 서기 425년에 해당하는 해이고, 『삼국사기』의 기년에 의하면 눌지왕(재위 417~458)이 즉위한 지 9년째가 되던 해였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할 때 수집한 자료에는 눌지왕의 즉위 연도가 『삼국사기』에 비해 1년 빠르게 나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본 기사에는 눌지왕이 즉위하고 10년째가 되던 을축년에 보해와 미해를 잇달아 구출해 온 것으로 나오지만,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눌지왕이 즉위한 이듬해인 418년 봄과 가을에 복호와 미사흔이 각각 고구려와 왜국으로부터 돌아왔다고 되어 있어, 본 기사와 내용상 차이를 보인다.</item>
		<item id="23" 각주명="호협(豪俠)">어의상으로는 호걸(豪傑)과 협객(俠客)을 일컫는데, ‘군신(群臣) 및 국중 호협’이라는 표현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조정에 참여하는 신하들과 구별하여 나라 안의 ‘의협심이 강하고 걸출한 인재’라는 의미로 쓴 듯하다.</item>
		<item id="24" 각주명="돌아가셨소[崩]">‘崩’은 천자의 죽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삼국사기』에서는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성왕과 신라의 시조인 혁거세거서간의 경우에만 ‘승하(升遐)’라고 쓰고, 나머지 삼국의 왕들은 제후의 죽음을 뜻하는 ‘훙(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우리 스스로를 제후국으로 낮춰 보려는 편찬자들의 중국 중심의 사대적 사고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삼국유사』에서는 여기에 나타난 것처럼 ‘崩’이라는 표현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썼다. 아마 일연이 수집한 자료에서부터 이미 그렇게 나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지며, 일연 또한 일부러 고치지 않고 신라의 왕을 ‘천자(天子)’의 위상을 갖는 존재로 받아들인 듯하다. 참고로 『삼국유사』 권2 기이편 ‘가락국기’조 등에도 가락국(駕洛國) 왕들의 죽음이 ‘崩’으로 표현되어 있고,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지석(誌石)에서도 백제 무령왕의 죽음을 ‘崩’이라고 적어놓았다.<images id="4"/></item>
		<item id="25" 각주명="내[朕]">‘朕’은 천자가 자신을 일컫는 용어이다. 『삼국사기』에서는 유리이사금 「34년」 조, 파사이사금 「8년」 조, 문성왕 「19년」 조, 헌안왕 「4년」 조, 헌강왕 6년 「9월」 조 등에서 ‘朕’이라는 표현이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제후가 스스로를 지칭하는 ‘고(孤)’나 주로 제후를 비롯한 군주가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과인(寡人)’ 등으로 적혀 있다. 이 역시 우리 스스로를 제후국으로 낮춰 보려는 편찬자들의 사대적 사고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삼국유사』에서는 ‘과인’이라는 표현도 몇 군데 나오기는 하나, 여기에 나타난 것처럼 주로 ‘朕’이라는 표현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썼다. 아마 일연이 수집한 자료에서부터 이미 그렇게 나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지며, 일연 또한 일부러 고치지 않고 신라의 왕을 ‘천자(天子)’의 위상을 갖는 존재로 받아들인 듯하다.</item>
		<item id="26" 각주명="왕위에 오른 이래 …… 그치지 않았소">『삼국사기』 신라본기를 살펴보면, 눌지왕의 재위 초반에 신라를 침탈한 나라는 확인되지 않는다. 당시 이웃 나라로 백제는 고구려의 압박을 이겨내는 데 여념이 없어 신라를 공격할 상황이 아니었고, 가야 소국들 또한 고구려를 배후에 둔 신라에 과감하게 침공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 구절은 과장이거나 사실 왜곡일 텐데, 본 기사의 원전 자료가 작성되던 후대의 어느 시기에 눌지왕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막연히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런 서술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item>
		<item id="27" 각주명="선왕의 사당[先主之廟]">문맥상 눌지와 보해, 미해 등의 선친인 나물왕을 제사지내는 곳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하는데, 당시에 후대의 종묘(宗廟)와 같은 사당이 존재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후대 편사자가 자신이 살고 있던 시기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눌지왕 대에도 그러했을 것으로 생각하여 이런 표현을 썼을 수도 있다.</item>
		<item id="28" 각주명="국인(國人)">근대적 개념으로서의 ‘국민(國民)’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전근대 시기에 군주를 도와 국가 경영에 참여한 지배층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중국에서는 원래 ‘대읍(大邑) 내에 거주하는 인(人)’을 ‘국인(國人)’이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참고로 ‘민(民)’은 ‘군(君)’에 대한 상대 개념으로서, 대체로 군주의 지배를 받는 피지배층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였다.</item>
		<item id="29" 각주명="삽라군(歃羅郡)">지금의 경남 양산시 지역.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는 ‘삽량주(歃良州)’로 나와 있다. 삽라의 ‘羅’는 『삼국사기』 신라본기 진흥왕 「15년」 조와 강수(强首) 열전 등에 ‘가라(加羅)’가 ‘가량(加良)’으로 표기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良’과 통용되는 글자이다. 일본의 지명 가운데 ‘나라’현을 한자로는 ‘奈良’으로 표기하는 것도 참고가 된다. 한편 『삼국사기』 권34 지리지 「양주(良州)」 조에 따르면, 문무왕 5년(665)에 상주(上州)와 하주(下州)의 땅을 떼어내어 ‘삽량주’를 설치했다고 하는데, 그 이전에는 ‘주(州)’가 아니었으므로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의 원전 기사는 문무왕 대 이후에 작성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삼국사기』 신라본기 자비마립간 「6년(463)」 조에 왜인이 삽량성(歃良城)에 침입했다는 기사가 나오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주가 설치되기 이전에도 지금의 양산 지역에 ‘삽량’이라고 불리던 신라의 성이 있었을 것은 굳이 의심할 필요가 없다. 본 기사에서 삽라‘군’으로 표기한 것은 문무왕 대에 처음 삽량‘주’가 설치되었음을 알고 있던 편사자(編史者)가 주 설치 이전은 ‘군(郡)’이었을 것으로 판단하여 그렇게 썼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도 있다.<br/>참고로 『삼국사기』에서는 탈해왕 11년 「정월」 조에 “박씨 귀척(貴戚)들로 하여금 국내의 주(州)와 ‘군(郡)’을 나누어 다스리게 하고, 이름을 주주(州主)와 ‘군주(郡主)’라고 하였다.”라는 기사가 실려 있어 마치 ‘郡’이라는 지방 행정단위가 신라 초기부터 있었던 것처럼 나오지만, 금석문상에서는 6세기 중엽 이전에는 ‘郡’의 용례가 확인되지 않아 학계에서는 대체로 이 기사를 후대적 관점에서 소급 적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item>
		<item id="30" 각주명="태수(太守)">군(郡)의 행정을 책임진 지방관의 명칭. 중국에서는 대체로 한(漢) 대 이후 군의 우두머리로 파견한 지방관을 태수라고 칭하였고, 신라에서도 7세기부터는 군의 책임자를 태수로 불렀다.<br/>한편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는 본 기사에서의 ‘태수’가 ‘간(干)’이라는 다른 용어로 표현되어 있다. ‘干’은 신라 상대(上代)의 금석문상에서 흔히 ‘간지(干支)’로 표기되었으며, 『일본서기』에서 가야 소국의 우두머리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된 ‘한기(旱岐)’도 ‘간’의 이표기로 파악되고 있다. ‘간’이나 ‘간지’ 등은 신라 상고기에 어떤 ‘지역’이나 ‘집단’의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널리 쓰였는데, 이런 견지에서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 보이는 ‘간’의 실체를 지방의 토착 세력으로 보는 설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김용선: 1979, 연민수: 1989, 주보돈: 1998, 신현웅: 2006a, 백승옥: 2011). 박제상 열전에 눌지왕에게 그를 천거한 것으로 나오는 세 명의 ‘촌간(村干)’, 즉 수주촌간(水酒村干) 벌보말(伐寳靺)과 일리촌간(一利村干) 구리내(仇里迺), 이이촌간(利伊村干) 파로(波老) 등을 각각 지금의 경북 예천과 고령(성산면), 영주 지역의 토착 유력자로 추단하고, ‘삽량주간’을 칭한 박제상 역시 양산 지역을 근거로 한 재지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br/>그렇지만 『삼국사기』 권44 거도(居道) 열전에는 탈해이사금 시기에 신라의 ‘변관(邊官)’으로 있으면서 우시산국(于尸山國: 울산으로 추정)과 거칠산국(居漆山國: 부산 동래로 추정)을 정복한 거도를 ‘간(干)’이라고 지칭하고 있어, 적어도 『삼국사기』의 용례로는 ‘간’은 중앙에서 지방으로 파견한 관리를 뜻하는 것으로 봄이 옳다는 주장도 있다(선석열: 1997, 강종훈: 2000). 참고로 『삼국사기』 신라본기 소지마립간 22년(500) 9월조를 보면, 날이군(捺已郡: 경북 영주)의 토착 유력자였음이 분명한 파로(波路)를 ‘干’이 아닌 ‘군인(郡人)’이라고 적었으며, 눌지마립간 25년(441)조에서도 꼬리가 긴 흰 꿩을 바친 사물현(史勿縣: 경남 사천으로 추정)의 대표자를 그냥 ‘현리(縣吏)’라고만 하여 ‘干’과는 차별화하였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본 기사에서 제상의 직함을 삽라군의 ‘태수’라고 한 것은 그가 애초에 지방 세력이 아니라 신라 중앙정부에서 파견된 존재임을 드러내는 적절한 표현이라고 판단된다. 다만 제상이 활동하던 시기에는 아직 민정(民政)만을 담당하는 지방관이 파견되지 못하였다고 보고, 제상 관련 전승에서의 ‘간’ 또는 ‘태수’는 기본적으로 신라 영역 내의 요충지를 장악하고 외침의 방어와 지방 세력 통제의 임무를 수행하였던 군사지휘관의 성격이 더 강했을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강종훈: 2000).</item>
		<item id="31" 각주명="삽라군(歃羅郡) 태수(太守)인 제상(堤上)">제상의 출신과 신분에 관해 그동안 학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크게 보면 왕경(王京)의 지배층으로 보는 설과 지방 세력으로 보는 설로 구별된다. 전자는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 나오는 그의 가계에 관한 전승, 즉 시조 혁거세의 후손으로 파사이사금의 5세손이며 아도갈문왕(阿道葛文王)의 손자이자 물품(勿品) 파진찬(波珍湌)의 아들이라는 전승과 신라본기 눌지마립간 「2년」 조에 그가 신라 왕경의 지배층이 받던 ‘나마(奈麻)’ 관등을 소지했던 것으로 나오는 기사 등을 주된 근거로 삼고 있다(高寬敏; 1996, 선석열: 1997, 강종훈: 2000). 특히 『삼국유사』 왕력편의「실성마립간」 조에 왕이 ‘치술(鵄述)’의 아버지로 기록된 것을 중시하여, 본 기사의 말미에 ‘치술신모(鵄述神母)’가 되었다고 나오는 제상의 부인이 곧 실성왕의 딸로 파악하면서, 실성왕의 또 다른 딸 아로(阿老) 또는 차로(次老)를 왕비로 둔 눌지왕과는 동서지간에 해당하는 높은 신분이었다고 단정하기도 한다(선석열: 1997).<br/>한편 후자는 세부적으로는 다시 세 가지의 설로 나뉘는데, 첫째, 양산 지역의 토착 세력으로 해상세력의 성격을 가졌다고 보는 설(김용선: 1979), 둘째, 애초에는 왕경의 지배층이었으나 석씨 왕실의 견제로 지방으로 밀려나 양산 지역에서 재지 세력화한 박씨 세력의 일원이라고 보는 설(주보돈: 1998), 마지막으로 양산이 아니라 울산 지역의 토착 세력이었을 것으로 보는 설(木村誠: 1992, 백승옥: 2011) 등이 그것이다. 지방 세력설에서는 『삼국사기』의 박제상 열전에 제상의 조부로 전해지는 아도갈문왕의 활동 연대가 『삼국사기』에서 제시하는 기년으로는 서기 148년에 해당하는 일성이사금 15년을 전후한 시기로 나온다. 그런데 5세기 초에 해당하는 제상의 활동 시점과는 시간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어 제상의 계보 자체를 믿기 어렵다는 점, 부친이 신라 17관등제에서 제4관등에 해당하는 파진찬이라는 고위 관등을 지녔던 인물이었는데 정작 자신은 제11관등인 나마에 머무른 것으로 나와 그의 가계와 관련된 전승이 전체적으로 의심스럽다는 점 등을 거론하였다. 지방 세력설 중에서도 울산 지역 토착 세력설은 『일본서기』 신공기 섭정 「5년」 조에 신라왕이 조공 사절로 보냈다고 나오는 오례사벌(汚禮斯伐), 모라미질지(毛麻利叱智), 부라모지(富羅母智) 가운데 첫 번째로 언급된 오례사벌을, 신라에서 ‘伐’이 주로 지명의 끝 글자로 사용된 점에 착안하여, 인명이 아니라 울산 지역을 가리키는 ‘지명’일 것으로 보고, 모마리질지 즉 제상의 출신지가 울산이라고 추측한 것이다.<br/>제상과 그의 조부로 전하는 아도갈문왕 사이의 시간적 격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초기기록의 기년이 실제보다 대폭 인상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강종훈: 2000)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을 수 있고, 제상의 관등이 나마로서 다소 낮게 나오는 것 또한 사망할 당시 그가 노년이 아닌 장년의 나이였다면 이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오례사벌’을 지명으로 보는 것 역시 『삼국사기』 권45 귀산(貴山) 열전에 파진찬 ‘이리벌(伊梨伐)’이 나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벌’이 인명의 끝 글자로도 사용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일본서기』의 관련 전승에서는 오례사벌과 모마리질지, 부라모지를 ‘신라사자(新羅使者) 3인(三人)’으로 표현하였다는 점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나아가 오례사벌이 울산과 언어학적으로 어떻게 연관되는지도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았다.<br/>결국 제상은 신라 왕경의 지배층 출신으로 변경 방비 등의 임무를 띠고 삽량성 즉 양산 지역에 파견된 인물로 봄이 가장 합리적이다. 본 기사의 후반부 등에 나오는 그의 부인과 관련된 전승이 경주 지역을 주 무대로 하고 있다는 것도 그를 지방 세력으로 보기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item>
		<item id="32" 각주명="임금의 근심은 …… 버린다고 합니다">『사기』 권41 월왕구천세가(越王句踐世家)에 나오는 “신이 듣건대 주군이 근심하면 신하는 애써 노력해야 하고, 주군이 욕을 당하면 신하는 죽음으로써 갚아야 한다고 합니다.[臣聞 主憂臣勞 主辱臣死]”라는 구절을 따온 것으로 파악된다. 월왕 구천이 오(吳)를 멸하고 제후들의 패자(霸者)가 되자 그의 신하 범려(范蠡)가 토사구팽을 우려하여 월을 떠나면서 구천에게 남긴 말이라고 전한다.</item>
		<item id="33" 각주명="북해(北海)의 길">신라의 왕경이 있던 경주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북쪽으로 난 연해(沿海)의 육로이거나 바닷길로 여겨진다. 『삼국사기』 권37 지리지 삼국유명미상지분(三國有名未詳地分)조에 ‘북해통(北海通)’, 염지통(鹽池通), 동해통(東海通), 해남통(海南通), 북요통(北傜通) 등 흔히 ‘5통(通)’으로 통칭되는 육상 교통로가 보이는데, 본 기사의 ‘북해의 길[北海之路]’은 여기서의 ‘북해통’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李鎔賢: 1999). 그렇지만 본 기사에서 제상이 고성의 강 하구로 돌아와 배를 정박해 놓고 기다렸다고 한 것이나 보해가 도망쳐 나와 고성의 바닷가에 도달하였다고 한 것을 보면, 애초에 제상이 고구려로 들어갈 때도 육로보다는 해로를 이용하여 고성까지 갔을 것으로 보는 것이 문맥상 순조로울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이 전승을 처음 작성한 후대 편사자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지, 실상이 그러했을 것으로 추단하는 것은 위험하다.</item>
		<item id="34" 각주명="고성(高城)">지금의 동해안 휴전선 이북으로 금강산이 위치한 강원도 고성군 지역. 『삼국사기』 권35 지리지 고성군조에 따르면, 본래 고구려의 ‘달홀(達忽)’로 불리던 곳으로, 통일신라 시기인 경덕왕 대에 지명을 고치면서 ‘고성(高城)’이라고 칭하였다고 한다. 아울러 신라본기에는 진흥왕 29년(568) 10월에 이보다 북쪽인 안변 지역에 있던 비열홀주(比列忽州)를 폐지하고 ‘달홀주(達忽州)’를 설치한 것으로 나온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 ‘고성’이라는 지명이 사용된 본 기사는 경덕왕 대 즉 8세기 중엽 이후에야 원전 자료가 작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item>
		<item id="35" 각주명="마침내 추격을 벗어나 돌아오게 되었다">본 기사에서는 제상이 변복(變服)을 하고 몰래 고구려로 들어가 보해를 만나서 탈출을 모의한 끝에 보해가 고구려 병사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돌아온 것으로 되어 있으나,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서는 제상이 고구려왕을 만나 말로써 설득하여 귀환 허락을 얻어서 복호와 함께 무사히 신라로 돌아왔다고 나와, 전승에 차이를 보인다. 본 기사가 『삼국사기』의 전승에 비해 긴박함을 느끼게 하여 읽는 이의 흥미를 더 불러일으키지만, 당시 신라가 고구려에 정치적으로 예속되어 있었고 고구려군이 신라 영역 내에 주둔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본 기사에서처럼 보해가 장수왕의 허락 없이 무단 탈출을 감행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item>
		<item id="36" 각주명="율포(栗浦)">지금의 울산광역시 북구 강동동 일대. 동해안을 끼고 있으며, 북쪽으로 경주시 양남면과 접한다.<images id="5"/> 『삼국사기』 권34 지리지 임관군(臨關郡)조에 임관군의 영현(領縣) 가운데 하나로 ‘동진현(東津縣)’이 보이는데, 경덕왕 대의 지명 개정 이전에는 이름이 ‘율포현(栗浦縣)’이었던 것으로 나와 있다.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도 제상이 ‘율포’에서 배를 타고 왜로 건너갔다고 전한다.</item>
		<item id="37" 각주명="그의 아내가 …… 왜국으로 가버렸다">『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도 그의 부인이 제상의 도왜(渡倭) 소식을 듣고 율포까지 달려와 떠나는 배를 바라보며 남편에게 무사히 돌아오라고 소리치면서 통곡하였다고 나오는데, 본 기사의 후반부에는 남편을 쫓아갔으나 미치지 못하고 7세기 후반에 왕경의 동남편에 세워지는 망덕사의 남쪽 모랫벌에서 실신하다시피 한 것처럼 전하여, 내용상 차이를 보인다.</item>
		<item id="38" 각주명="계림왕(雞林王)">신라왕을 가리키는 후대적 표현. ‘계림(雞林)’이라는 칭호는 663년에 당이 신라를 ‘계림대도독부(雞林大都督府)’로 삼고 문무왕을 ‘계림주대도독(雞林州大都督)’으로 책봉한 것에서 비롯되었다(高寬敏; 1996). 따라서 본 기사에서 신라왕을 ‘계림왕’으로 표현한 것은 본 기사의 원전이 되는 자료가 작성된 시점이 아무리 빨라도 7세기 후반 이전으로 올라가지 못함을 뜻하는 것이다. 한편 『삼국사기』 권1 탈해이사금 9년조에 시림(始林)에서의 알지의 탄생을 계기로 나라 이름을 ‘계림’으로 고쳤다는 기사가 나오는 것을 근거로, ‘계림’이 신라 상고기에 이미 국호로 사용되었으리라 파악하는 연구자도 있다(노중국: 1990).</item>
		<item id="39" 각주명="이때 제상은 …… 두지 않았다">『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는 처음에 왜왕이 제상을 의심하였지만, 신라 왕이 미사흔과 제상의 가족을 옥에 가두었다는 소식을 듣고, 제상이 정말로 나라를 배반했다고 여겼다고 하며, 군사를 내어 장차 신라를 습격하기 위해 제상과 미사흔을 향도로 삼아 해중(海中) 산도(山島)에 이르렀는데, 제상이 미사흔과 함께 배를 타고 놀며 고기와 오리를 잡는 척하여 왜인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전한다. 참고로 『일본서기』 신공기 섭정 「5년」 조 기사에서는 조공을 바치러 온 신라 사신 오례사벌(汚禮斯伐)과 모마리질지(毛麻利叱智) 등이 미질허지벌한(微叱許智伐旱) 즉 미해로 하여금 신공황후에게 신라왕이 자신의 가족을 노비로 전락시켰다는 거짓 소식을 알리게 하고, 미질허지벌한 등이 신라로 가서 사정을 알아보고 돌아올 수 있도록 청하여 황후의 허락을 받아, 왜의 장수인 갈성습진언(葛城襲津彦: 가쓰라기노 소쓰히코)과 함께 대마(對馬)까지 간 것으로 되어 있다.</item>
		<item id="40" 각주명="강구려(康仇麗)">다른 곳에서는 나오지 않는 인물로, 당시 어떤 연유로 왜에 와 있었는지는 분명하게 알 수 없다.</item>
		<item id="41" 각주명="오형(五刑)">죄인에게 가하는 다섯 가지 형벌로 흔히 태(笞), 장(杖), 도(徒), 유(流), 사(死)를 일컫는 말인데, 이런 체계의 오형은 중국에서 수(隋) 대에 확립된 것이다. 한 대까지는 얼굴이나 팔에 먹물로 문신을 하여 범죄자임을 표시하는 묵(墨), 코를 베는 의(劓), 발뒤꿈치를 베는 비(剕), 성기를 훼손하는 궁(宮), 사형에 처하는 대벽(大辟)을 오형이라고 불렀다. 본 기사에서의 오형은 ‘처벌 가능한 모든 방식’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item>
		<item id="42" 각주명="핏빛 흔적[혈흔(血痕)]">갈대의 잎이 시들며 붉은색을 띠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 싹이 자라면서 줄기의 아랫부분에 붉은색이 감도는 것을 의미하는지 잘 알 수 없다. 어느 쪽이든 이것을 제상의 죽음과 관련시킨 것은 후대인의 상상에 따른 부회일 뿐이다.<images id="6"/></item>
		<item id="43" 각주명="목도(木島)">『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도 제상이 순국한 장소가 ‘목도(木島)’로 나오는데, 거기에서는 제상을 왜왕이 있는 곳으로 보냈다가 목도로 유배를 보내 불태워 죽였다고 되어 있다. 목도의 구체적인 위치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일본서기』 신공기 섭정 「5년」 조 기사에 대마(對馬)까지 와서 미질허지벌한(微叱許智伐旱) 즉 미해를 탈출시키고 붙잡혀 죽은 것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대마 즉 쓰시마의 어느 곳일 가능성도 있지만, 『삼국사기』의 전승에서처럼 왜왕이 있는 곳으로 이송되었다가 목도라는 섬에서 살해되었다고 한다면 그곳은 쓰시마가 아닐 수도 있다. 후대에까지 목도라는 이름으로 신라인들의 뇌리에 각인될 정도였다면, 신라와 왜가 상호 교류하는 과정에서 중시된 지역이면서 한반도 남해안에서 일본열도로 향하던 항로상에서 중간 기착점이 되었던 어떤 섬이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쓰시마와 시모노세키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신라 계통의 유물이 다수 발견되어 주목을 받고 있는 후쿠오카현의 ‘오키노시마(冲ノ島)’가 본 기사 등에서 거론된 목도일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어에서 목도가 ‘키노시마’로 불릴 수 있다는 점도 참고가 될 수 있다.<images id="7"/></item>
		<item id="44" 각주명="불태워 죽였다">제상이 불태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은 본 기사뿐만 아니라 『삼국사기』 박제상 열전과 『일본서기』 신공기 섭정 「5년」 조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내용이다. 다만 본 기사에서는 왜왕이 목도에서 그를 불태워 죽였다고 한 것에 비해, 『삼국사기』에서는 왜왕이 사람을 시켜서 목도에서 불태워 죽인 후 목을 베었다고 하였고, 『일본서기』에서는 대마(對馬)까지 미질허지벌한(微叱許智伐旱)의 호송을 맡았던 갈성습진언(葛城襲津彦: 가쓰라기노 소쓰히코)이 모마리질지를 비롯한 신라 사자(使者) 3인을 우리[檻]에 가두어 불태워 죽인 것으로 나와 약간씩 차이가 있다.</item>
		<item id="45" 각주명="굴헐역(屈歇驛)">위치 미상. 『삼국사기』 권34 지리지 「임관군(臨關郡)」 조에는 임관군의 영현(領縣) 가운데 하나로 ‘하곡현(河曲縣)’이 보이는데, 파사왕 때 ‘굴아화촌(屈阿火村)’을 취하여 현을 설치하였고, 경덕왕 때 하곡현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고려 당시에는 ‘울주(蔚州)’라고 소개하였다. 본 기사의 굴헐역을 굴아화촌과 연결 지어 지금의 울산 지역으로 보는 설이 있다(백승옥: 2011).</item>
		<item id="46" 각주명="남쪽 교외[남교(南郊)]">‘교(郊)’는 도성의 바깥 지역으로 도성으로부터의 거리가 멀지 않은 곳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서는 신라의 궁성이 있었던 지금의 경주 시내 중심부에서 울산 방면으로 나가는 곳의 어떤 지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item>
		<item id="47" 각주명="국대부인(國大夫人)">고려 시대의 경우, 왕의 장모와 외조모, 또는 재상의 처나 어머니에게 내리던 작호였다. 하지만, 제상이 활동하던 5세기 전반 당시에 이런 이름으로 봉작 제도가 시행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마도 제상의 부인을 국가적 차원에서 우대하면서 왕의 장모 정도에 해당하는 위상을 부여했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한편 『삼국유사』 권2 기이2 「후백제 견훤」 조에 인용된 『이제가기(李磾家記)』에서도 견훤의 딸을 ‘국대부인’으로 소개하여, 본 기사 외에 ‘국대부인’의 또 하나의 사례가 확인된다. 참고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왕비의 은팔찌에 ‘대부인(大夫人)’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서, 백제에서는 ‘왕비’를 대부인으로 칭했음을 알 수 있다.<images id="8"/></item>
		<item id="48" 각주명="그의 딸을 …… 되게 하였다">『삼국사기』 박제상 열전에는 눌지왕이 미사흔으로 하여금 제상의 ‘둘째 딸[第二女]’을 아내로 맞게 하여 그의 희생에 보답하였다고 되어 있다.</item>
		<item id="49" 각주명="주가(周苛)">진(秦)이 멸망하고 초(楚)의 항우(項羽)와 한(漢)의 유방(劉邦)이 천하의 패권을 다투던 시기에 한의 장수로서 형양성(滎陽城)을 지키다가 항우에게 붙잡혀 살해된 인물. 『사기』 권7 항우본기에는, 항우가 그에게 “나의 장수가 되면 내가 그대를 상장군(上將軍)으로 삼고 3만 호를 봉(封)해주겠다.[爲我將 我以公爲上將軍 封三萬戶]”라고 제의하자, “그대가 한으로 곧장 달려가 항복하지 않으면, 한이 이제 그대를 포로로 만들 것이오. 그대는 한의 적수가 되지 못하오.[若不趣降漢 漢今虜若 若非漢敵也]”라고 대답하여 항우의 분노를 산 끝에, 끓는 물에 넣어 삶아 죽이는 ‘팽형(烹刑)’을 당했다고 나온다.</item>
		<item id="50" 각주명="형양(滎陽)">황하 중류에 위치한 중국 고대의 성곽 도시로, 오늘날 중국 하남(河南)성의 성도인 정주(鄭州)시의 현급시(縣級市)인 형양시 일대. 초한(楚漢) 쟁패 시기에 장기간 격전이 펼쳐졌던 지역으로, 한의 유방이 거점으로 삼았다가 항우가 이끄는 초군에게 포위되어 곤욕을 치른 곳이기도 하다. 유방은 자신과 용모가 닮은 기신(紀信)이 한왕 행세를 하면서 거짓 항복을 하여 초군의 이목을 끄는 사이에 몰래 성을 빠져나갔고, 그 후 주가(周苛)와 종공(樅公) 등이 끝까지 형양성을 지키다가 항우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하였다.</item>
		<item id="51" 각주명="항우(項羽)">중국 진・한 교체기에 한(漢) 고조 유방(劉邦)과 자웅을 겨뤘던 영웅. 생몰연대는 기원전 232~202년. 전국시대 말 초(楚)의 명장이었던 항연(項燕)의 손자이자 진말(秦末) 반란군의 수장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항량(項梁)의 조카이다. 우(羽)는 자(字)이고 이름은 적(籍)인데, 역사에서는 ‘항적’보다는 항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진시황이 기원전 210년에 사망한 후, 그 이듬해에 진승(陳勝)과 오광(吳廣)이 진의 폭정에 반발하여 농민군을 이끌고 난을 일으켰다. 항량도 그에 호응하여 회계(會稽: 지금의 중국 절강[浙江]성 소흥[紹興]시)를 근거로 봉기하였는데, 항우는 숙부를 좇아 그의 비장(裨將)으로 활약하였다. 항량은 진에 의해 멸망했던 초나라의 왕족 웅심(熊心: 초 회왕[懷王])을 옹립하여 초를 부흥시켰지만, 장한(章邯)이 이끌던 진의 토벌군에게 패사하고 만다. 항우는 숙부의 원수를 갚고자 진의 수도 함양(咸陽)을 공략하러 나섰고, 도중에 진의 주력군을 격파하여 장한의 항복을 받아낸 후 함양으로 쳐들어가 진의 마지막 황제였던 자영(子嬰)을 죽이고 진을 멸망시켰다(기원전 206). 이때 함양에는 유방이 먼저 입성해서 자영의 항복을 받아놓은 상태였지만, 항우의 군세(軍勢)에 눌려 진의 ‘소멸(消滅)’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하였다. 이후 항우는 초 회왕을 황제로 높여 ‘의제(義帝)’라는 존호를 올리고, 자신은 서초(西楚)의 ‘패왕(霸王)’이라고 칭하면서 팽성(彭城: 지금의 중국 강소[江蘇]성 서주[徐州]시)을 도읍으로 삼았다. 이듬해인 기원전 205년 의제를 침성(郴城: 지금의 중국 호남[湖南]성 침주[郴州]시)으로 내쫓고는 구강왕(九江王) 영포(英布) 등을 시켜 시해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그와 한왕(漢王) 유방 사이에 본격적인 패권 싸움이 일어났다. 항우는 한군을 상대로 팽성 전투, 형양(滎陽) 전투 등에서 대승을 거두며 유방을 압박하기도 했지만, 기원전 202년 한이 군사적 역량을 총결집하여 펼친 해하(垓下) 전투에서 패배하고 ‘사면초가(四面楚歌)’의 궁지에 몰리자 자결하였다. 진승・오광의 난 이후 8년간 지속되던 혼란은 그의 죽음을 계기로 종식되고, 한의 유방이 중국의 재통일을 달성하게 된다.</item>
		<item id="52" 각주명="논의한 자가 …… 부끄러울 게 없다">이 부분은 일연이 수집한 자료에 들어 있던 사론(史論)의 내용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논의한 자[議者]’가 누군지는 알 수 없다.</item>
		<item id="53" 각주명="망덕사(望德寺)">경북 경주시 배반동에 있던 통일신라 시기의 사찰. 낭산(狼山)의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사천왕사지의 남쪽으로 길 건너편에 터가 남아 있다.<images id="9"/><movies id="2"/>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신문왕 5년(685) 4월에 망덕사가 완공되었다고 하는데, 『삼국유사』 권5 감통편 「진신수공(眞身受供)」 조에는 효소왕(孝昭王) 즉위년인 임진년(692)에 망덕사를 창건하여 정유년(697)에 낙성법회를 열었다고 나와, 두 사서의 전승에 차이가 있다. 참고로 나당 전쟁기에 당의 침략을 이겨내고자 문두루(文豆婁) 도량으로 사천왕사(四天王寺)를 창건했는데, 당의 사신에게 사천왕사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그 남쪽에 새로 지은 절이 바로 망덕사라는 전승이 『삼국유사』 권2 기이편 ‘문호왕 법민’조에 실려 있다.</item>
		<item id="54" 각주명="장사(長沙)">길게[長] 울부짖은 모랫벌[沙]이라는 의미로 ‘長沙’라고 했다는 것인데, 오히려 ‘長沙’라는 지명으로부터 제상의 부인이 이 모랫벌에서 길게 울부짖었다는 설화가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다.</item>
		<item id="55" 각주명="벌지지(伐知旨)">제상의 부인이 다리를 ‘뻗고’ 앉아 일어나지 않은 곳이라고 해서 ‘벋지’라는 지명이 생겨났다는 것인데, 오히려 ‘벌지지’라는 지명으로부터 그런 설화가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망덕사지 남쪽을 흐르는 남천(南川)의 제방에는 1989년에 석굴암연구회에서 세운, ‘長沙 伐知旨’라는 글자가 새겨진 표석이 있다.<images id="10"/></item>
		<item id="56" 각주명="치술령(鵄述嶺)">경북 경주시 외동읍에 위치한 해발 765m의 고개. 경주 쪽에서 치술령을 넘어 남서 방향으로 내려가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의 박제상유적지로 이어진다. 치술령 정상 부근에는 제상의 부인이 동해를 바라보며 남편을 그리워하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어린 ‘망부석(望夫石)’이 있다.<images id="11"/></item>
		<item id="57" 각주명="치술신모(鵄述神母)">치술령의 신사(神祠)에 모셔진 여신이라는 의미이다. 한편 『삼국유사』 왕력편의 실성마립간조에 “왕은 곧 치술(鵄述)의 아버지[王卽鵄述之父]”라는 구절이 보이는데, 이를 근거 삼아 제상의 부인은 이름이 치술이고 실성왕의 딸이라고 파악하기도 한다(선석열: 1997). 만약 그러하다면 제상은 눌지왕과 동서지간이 되는 셈인데, 훗날 실성왕이 제상의 부인과 마찬가지로 치술령의 산신으로 받들어져서 ‘치술지부(鵄述之父)’로 불렸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참고로 신라 사회에서 여성이 산신으로 추앙된 또 다른 사례로는 『삼국유사』 권5 감통편 「선도성모수희불사(仙桃聖母隨喜佛事)」 조에 나오는, 왕경의 서쪽에 위치한 선도산의 신모(神母)가 있고, 같은 책 권1 기이편 「김유신」 조에 보이는 나림(奈林), 혈례(穴禮), 골화(骨火)의 호국 여신들도 신라의 국가 제사에서 대사(大祀)에 해당하는 삼산(三山)의 신격으로 파악되고 있다.</item>
		<item id="58" 각주명="지금도 …… 남아 있다">고려 시대까지 치술신모를 제향하는 사당이 치술산에 남아 있었다는 것인데,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 1980년대에 치술령 정상부에서 신라 토기와 기와편이 나오는 10×11m 규모의 유적이 확인되어, 이를 신모사(神母祠) 터로 추정하기도 한다(정영호 편: 1987).</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황남대총 전경" type="링크" path="https://terms.naver.com/imageDetail.nhn?docId=570948&imageUrl=https%3A%2F%2Fdbscthumb-phinf.pstatic.net%2F2644_000_2%2F20190720114725373_VU1Q15NWY.jpg%2Faab74eca-3ebb-44.jpg%3Ftype%3Dm935_fst_nce%26wm%3DY&cid=46620&categoryId=46620" desc="한국민족문화대백과"></item>
		<item id="2" title="5세기 동아시아 정세도" type="탑재" path="122600_002_01.jpg" desc="한국국학진흥원"></item>
		<item id="3" title="울주 천전리 각석">
			<sub_item no="1" title="울주 천전리 각석"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015&ccbaKdcd=11&ccbaAsno=01470000&ccbaCtcd=26"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울주 천전리 각석의 ‘伏戶智’ 부분 사진" type="탑재" path="122600_003_02.jpg" desc="강종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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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4" title="무령왕릉 지석"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2279599&ccbaKdcd=11&ccbaAsno=01630000&ccbaCtcd=3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5" title="울산광역시 북구 강동동" type="탑재" path="122600_005_01.jpg" desc="네이버 지도" sub_link="http://naver.me/xdnwbNvE"></item>
		<item id="6" title="갈대의 잎이나 줄기에 붉은색이 감도는 모습" type="탑재" path="122600_006_01.jpg" desc="강종훈 제공"></item>
		<item id="7" title="오키노시마" type="링크" path="https://www.japan.travel/ko/spot/774/" desc="JNTO"></item>
		<item id="8" title="무령왕비 은팔찌"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2063556&ccbaKdcd=11&ccbaAsno=01600000&ccbaCtcd=3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9" title="망덕사지">
			<sub_item no="1" title="망덕사지"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513&ccbaKdcd=13&ccbaAsno=0007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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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0" title="장사 벌지지 표석과 망덕사지"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513&ccbaKdcd=13&ccbaAsno=0007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11" title="치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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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s>
		<item id="1" title="울주 천전리 각석 동영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C%9A%B8%EC%A3%BC+%EC%B2%9C%EC%A0%84%EB%A6%AC+%EA%B0%81%EC%84%9D&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vdo_ART040005.mp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2" title="망덕사지 동영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B%A7%9D%EB%8D%95%EC%82%AC%EC%A7%80&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vdo_flv_20090127.mp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movies>
</data>

<h1>만파식적(萬波息笛)</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본 만파식적조는 만파식적이 만들어진 과정을 설화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내용이 들어있다. 첫째, 신문왕이 동해의 용이 된 부왕을 위해 감은사를 지었다. 이 때 용이 된 부왕이 절을 돌 수 있게 감은사에 구멍을 만들었다. 둘째, 신문왕이 부왕의 유조에 따라 화장한 뼈를 갈무리한 곳을 대왕암이라 하고, 용이 모습을 드러낸 곳을 본 곳을 이견대라고 하였다. 셋째, 신문왕은 동해의 용이 된 부왕과 천신의 아들인 김유신이 함께 내려준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국보로 하고 천존고에 보관하였다. 이것이 만파식적이다.</paragraph>
	<paragraph>만파식적을 불면 온갖 재난이 없어진다고 한다. 즉 적병은 물러가고, 병은 낫고, 가뭄에는 비가 오고, 장마는 개며, 바람은 잦아지고, 물결은 잠잠해진다는 것이다. 만파식적 설화는 통일 이후 신라 사회의 안정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신문왕이 예악 정치를 펴나간 것을 보여준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제31대 신문대왕(神文大王: 재위 681~692)<annotation id="1"/>은 이름은 정명이고, 김씨이다. 개요(開耀) 원년(681)<annotation id="2"/> 신사 7월 7일에 왕위에 올랐다. 부왕[성고(聖考)]인 문무대왕(文武大王: 재위 661~681)<annotation id="3"/>을 위하여 동해변에 감은사(感恩寺)<annotation id="4"/><images id="1"/>를세웠다<sub>[‘사중기(寺中記)’<annotation id="5"/>에는 이렇게 말했다. 문무왕이 왜병을 진압하고자<annotation id="6"/> 처음으로 이 절을<annotation id="7"/> 지었으나 끝마치지 못하고 돌아가서 동해의 용이 되었다.<annotation id="8"/> 아들 신문이 왕위에 올라 개요 2년(682)에 끝마쳤다. 금당 섬돌 아래에 동쪽으로 구멍 하나를 내었는데<movies id="3"/> 곧 용이 절에 들어와 빙빙 도는 것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annotation id="9"/> 대개 유조에<annotation id="10"/> 따라 뼈를 갈무리한 곳[장골처(藏骨處)]을<annotation id="11"/> 대왕암(大王岩)<annotation id="12"/><images id="3"/>이라 하고 절 이름을 감은사라<annotation id="13"/> 하였다. 후에 용이 모습을 드러낸 곳을 본 곳을 이견대(利見臺)<annotation id="14"/><images id="4"/>라 하였다.]</sub></paragraph>
	<paragraph>이듬해 임오(682) 5월 초하루에<sub>[어떤 책에는 천수(天壽)<annotation id="15"/> 원년이라 했는데 잘못이다]</sub> 해관(海官)<annotation id="16"/>인 파진찬(波珍湌)<annotation id="17"/> 박숙청(朴夙淸)<annotation id="18"/>이 아뢰어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동해 가운데 작은 산이 있는데 감은사로 향해 떠내려 와서 물결을 따라 왔다 갔다 합니다.”</paragraph>
	<paragraph>왕이 이상히 여겨 일관(日官)<annotation id="19"/> 김춘질<sub>[춘일이라고도 쓴다]</sub><annotation id="20"/>에게 점을 치도록 하였다. 그가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부왕께서 지금 바다의 용이 되어 삼한(三韓)<annotation id="21"/>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또 김유신 공은 33천<annotation id="22"/>의 한 아들로서 지금 세상에 내려와 대신이 되었습니다. 두 성인이 덕을 같이 하여 나라를 지킬 보배를 내어주려 합니다. 만약 폐하께서 해변으로 가시면 반드시 값을 따질 수 없는 큰 보배를 얻을 것입니다.”</paragraph>
	<paragraph>왕이 기뻐하여 그달 7일에 이견대로 행차하여 그 산을 바라보았다.<annotation id="23"/> 그리고는 사자를 보내 살펴보게 하였다. 산의 형세는 마치 거북머리 같았고 그 위에 한 줄기 대나무가 있었는데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합하여 하나가 되었다<sub>[일설에는 산 또한 밤낮으로 열리고 합치는 것이 대나무와 같았다고 하였다].</sub> 사자가 와서 그것을 아뢰니 왕은 감은사로 거둥하여 하룻밤을 묵었다.</paragraph>
	<paragraph>다음 날 12시에 대가 합하여 하나가 되니 하늘과 땅이 진동하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 7일 동안이나 어두웠다. 그달 16일에 이르러서야 바람이 잦아지고 파도도 잠잠해졌다. 왕이 배를 타고 그 산에 들어가니 용이 검은 옥대[흑옥대(黑玉帶)]를<annotation id="24"/> 받들고 와서 드렸다. 왕이 맞이해 함께 앉아 물었다.</paragraph>
	<paragraph>“이 산과 대나무가 혹은 갈라지고 혹은 합쳐지는데 어쩐 일이냐?”</paragraph>
	<paragraph>용이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비유컨대 한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지 않고 두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 대나무라는 물건은 합한 후에야 소리가 납니다. 성왕이 소리로써 천하를 다스릴<annotation id="25"/> 상서로운 징조입니다. 왕께서 이 대나무를 가지고 피리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화평할 것입니다. 지금 왕의 아버지께서 바다의 큰 용이 되셨고 유신 또한 천신이 되어 두 성인이 마음을 같이하여 값을 따질 수 없는 큰 보배를 내어 저로 하여금 바치도록 하였습니다.”</paragraph>
	<paragraph>왕이 놀라고 기뻐하여 오색 비단과 금과 옥으로 보답하였다. 그리고는 사자로 하여금 대나무를 베게 하였다. 왕이 바다에서 나왔을 때 산과 용은 홀연히 숨어 드러나지 않았다. 왕은 감은사에서 하룻밤을 묵었다.</paragraph>
	<paragraph>17일에 기림사(祇林寺)<annotation id="26"/><images id="5"/> 서쪽 시냇가에 이르러 행차를 멈추고 점심을 먹었다. 태자 이공(理恭)<annotation id="27"/>[효소대왕(孝昭大王)이다]이 대궐을 지키고 있다가 이 일을 듣고 말을 달려와서 하례하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살펴보다가 아뢰어 말하였다.<annotation id="28"/></paragraph>
	<paragraph>“이 옥대의 여러 쪽은 모두 진짜 용입니다.”</paragraph>
	<paragraph>왕이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네가 어떻게 아느냐?”</paragraph>
	<paragraph>태자가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쪽 하나를 떼어 물에 잠겨 보이겠습니다.”</paragraph>
	<paragraph>이에 왼편의 두 번째 쪽[과(窠)]를<annotation id="29"/> 떼어 시냇물에 넣으니 곧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그 땅은 못이 되었다. 이 때문에 그 못을 용연(龍淵)<annotation id="30"/><images id="6"/>이라 하였다.</paragraph>
	<paragraph>왕이 행차에서 돌아와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월성<annotation id="31"/><images id="7"/><movies id="2"/>의 천존고(天尊庫)<annotation id="32"/>에 갈무리하였다.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낫고, 가뭄에는 비가 오고, 장마는 개며, 바람은 잦아지고, 물결은 잠잠해졌다. 이를 만파식적(萬波息笛)<annotation id="33"/>이라 부르고 국보로 삼았다.<annotation id="34"/> 효소대왕 대에 이르러 천수 4년 계사(693)에<annotation id="35"/> 부례랑(夫禮郞)<annotation id="36"/>이 살아 돌아온 기이한 일로 해서 다시 호를 봉해 만만파파식적<annotation id="37"/>이라 불렀다. 상세한 것은 그의 전기에<annotation id="38"/> 보인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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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ul type="기타">
		<li>KBS 역사스페샬 〈대왕암은 정말 문무왕의 능일까〉(https://www.youtube.com/watch?v=8M7hXP9CEcg)</li>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신문대왕(神文大王: 재위 681~692)">신라 제31대 왕. 문무왕의 맏아들. 이름은 정명(政明) 또는 명지(明之). 자는 일소(日炤) 또는 일초(日怊). 아버지는 문무대왕이고, 어머니는 자의(慈儀: 慈義) 왕후 또는 자눌(慈訥) 왕후이다. 첫 번째 왕비는 대당장군 김흠돌(金欽突)의 딸이었는데 681년 아버지가 반란을 일으킨 것에 연루되어 쫓겨났고 두 번째 왕비는 683년에 맞이한 김흠운(金欽運)의 딸 신목(神穆)황후이다. 김흠돌의 반란을 진압한 신문왕은 왕권강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였다. 시위부(侍衛府)를 개편하여 국왕의 근시 군사 조직을 강화하였다. 중앙의 핵심 군사조직으로 9서당을 설치하였다. 관료의 인사를 담당하는 위화부(位和府)를 설치하고 유학 교육 기관인 국학(國學)을 정비하였다. 지방통치조직은 9주(州)-5소경(小京)-군-현으로 정비하였다. 녹읍(祿邑)을 폐지하고 해마다 주는 조[歲租]을 지급하여 귀족들의 경제기반을 약화시켰다. 두품(頭品) 귀족이라도 능력이 있으면 등용하는 정책을 취하였다. 산천제의 체계를 정비하면서 오악을 경주 밖으로 확장하여 동악 토함산, 서악 계룡산, 남악 지리산, 북악 태백산, 중악 팔공산을 하였다. 689년 달구벌(대구광역시)로 천도하려 하였지만 진골귀족들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 묘소는 낭산 동쪽에 있는데 사적 181호로 지정되었다.</item>
		<item id="2" 각주명="개요(開耀) 원년(681)">당나라 고종의 연호. 681년 한 해에만 사용되었다.</item>
		<item id="3" 각주명="문무대왕(文武大王: 재위 661~681)">신라 제30대 왕. 삼국통일을 완수하였다. 자세한 것은 본서 권제2 문무왕 「법민」 조 참조.</item>
		<item id="4" 각주명="감은사(感恩寺)">신문왕이 682년에 완공한 절.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에 위치한다. 문무왕이 해변에 절을 세워 불력으로 왜구를 격퇴시키려 하였으나, 절을 완공하기 전에 돌아갔으므로 신문왕이 그 뜻을 받들어 완공하고 절 이름을 감은사라 하였다. 왕실에서 관리한 성전사원의 하나이다. 발굴 결과 감은사는 중문-탑-금당-강당을 갖춘 가람임이 밝혀졌다. 국보 제112호인 2기의 삼층석탑이 현지에 남아 있다. 서탑에서는 임금이 타는 수레의 형태인 보련형(寶輦形) 사리함이 발견되었는데, 보물 제366호로 지정되어 있다. 동탑에서도 사리함이 발견되었고, 사리 10여 과(顆)가 나왔다(김재원 ․ 윤무병: 1981, 조유전: 1981). 감은사의 성격을 동해용신의 용신당으로 보는 견해(이준곤: 2010)도 있다,</item>
		<item id="5" 각주명="‘사중기(寺中記)’">절에서 전해져 오는 기록.</item>
		<item id="6" 각주명="왜병을 진압하고자">이 기사를 근거로 감은사가 왜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지어진 것으로 보는 견해(김영태: 1973, 서영교: 2001)도 있다. 이와는 달리 679년 문무왕이 낭산 아래에 사천왕사를 세운 후 신라의 주 경계 대상은 당나라이지 왜가 아니라는 관점에서 감은사 창건의 본래 목적은 ‘호국삼한(護國三韓)’·‘수호방가(守護邦家)’였는데 『사중기』 단계에서 ‘진왜병(鎭倭兵)’으로 바뀌었다고 보는 견해(田村圓澄: 1988)도 있다.</item>
		<item id="7" 각주명="이 절을">『유금록(攸禁錄)』에 나오는 진국사(鎭國寺)에 근거하여 문무왕이 짓고자 한 원래의 절 이름을 진국사로 보는 견해(황수영: 1982)도 있다.</item>
		<item id="8" 각주명="동해의 용이 되었다">『삼국사기』 권제7 문무왕 하 「21년」 조에는 세간에 전하여 오는 이야기[俗傳]를 인용하여 “왕은 용으로 화하였다[俗傳 王化爲龍]”고 하였다. 『삼국유사』권제2 기이제2 문무왕 「법민」 조에는 문무왕은 평시에 승려 지의(智義)에게 “죽은 후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를 지키겠다”고 하였다. 『삼국유사』의 기사는 문무왕의 호국 관념을 보여준다.</item>
		<item id="9" 각주명="금당 섬돌 아래에 …… 대비하기 위함이었다">금당(金堂) 아래의 용혈(龍穴)을 말한다. 1979년 재 발굴 때 이 구멍이 확인되었다. 금당은 높은 주초를 사용해 바닥에 공간이 생기도록 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건축공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밀폐된 지하 구조를 환기시켜 위에 올려진 건물을 유지하기 위한 시설이면서도 용이 된 문무왕이 감은사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특수 시설로 보는 견해(조유전: 1981)도 있다.</item>
		<item id="10" 각주명="유조">유조의 내용은 『삼국사기』 권제7 문무왕 하 21년(681)조에 나온다. 유조에서 장례와 관련한 내용은 “죽고 나서 10일이 지나면 곧 고문 바깥의 뜰에서 서국[인도]의 의식에 따라 화장하라[屬纊之後十日 便於庫門外庭 依西國之式 以火燒葬]”는 것이었다. 「문무왕릉비」에는 ‘~소장(~燒葬)’만 확인된다.</item>
		<item id="11" 각주명="뼈를 갈무리한 곳[장골처(藏骨處)]">문무왕이 화장하였다는 것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문무왕의 유조와 「문무왕릉비」의 ‘~소장(~燒葬) 그리고 「문무왕릉비」 잔편의 ‘장이적신(葬以積薪)’ ․ ‘분골경진(粉骨鯨津)’에서 입증된다. 화장한 왕의 유골을 갈무리한 곳이 장골처이다. 이에 대해 통일 이후 신라에서는 화장한 왕의 기록은 ‘장(葬)’과 ‘산골(散骨)’을 구별하였으므로 장골(藏骨)은 능침의 조성을 전해주는 것으로 보는 견해(황수영: 1997)도 있고, 장(藏)을 장(葬)으로 보고 장골(葬骨)을 단순히 장사지냈다는 의미로 해석하여 여기에는 산골(散骨)도 포함됨으로 대왕암에 특별한 장치가 필요치 않다는 견해(이병도: 1955)도 있다.</item>
		<item id="12" 각주명="대왕암(大王岩)">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해변에서 200m 떨어진 바다에 있는 바위. 사적 제158호이다. 『삼국사기』 권제7 문무왕 하 「21년」 조에는 “681년 7월 1일 왕이 죽자 군신들은 문무(文武)를 시호로 올리고 유언에 따라 동해 입구의 큰 바위 위에 장사지냈다. 세간에 전해지기를 왕은 용이 되었으며, 그 바위를 가리켜 대왕암이라 하였다[秋七月一日 王薨 諡曰文武 羣臣以遺言葬東海口大石上 俗傳 王化爲龍 仍指其石爲大王石]”고 기록하였다. 대왕암의 가운데에는 넓은 대석이 있는데 대서 하부의 암반 중앙에 뚫린 둥근 구멍[圓孔]은 문무왕의 사리구를 안치한 시설로, 대석은 육지의 화강암에서 채취하여 운반한 것으로, 십자형의 수로도 인공으로 만든 것으로 보고 이를 수중릉으로 파악한 견해(황수영: 1997)가 있었다. 이와는 달리 2001년 4월 28일 방영된 KBS 역사스페샬 112회 〈대왕암은 정말 문무왕의 능일까〉 에서는 “남북으로 놓인 중앙돌의 재질은 주변 바위와 같은 화강석이었고, 레이더 탐사와 전자 탐사 결과 밑에는 아무런 부장품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러나 주변 바위에는 인공으로 치석한 부분이 있었고 동과 서의 수로(水路) 중 서쪽 수로를 15cm 낮게 인공으로 조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로 미루어 신라는 왕을 화장하여 이곳 대왕암에 뼈를 뿌린 후 그 중심부에 중앙돌을 놓아 무덤의 역할을 한 것으로 정리하였다.”<movies id="1"></item>
		<item id="13" 각주명="감은사라 하였다">이숭인(1347~1392)의 『도은집』 제5권 문 「초옥자전(草屋子傳)」에는 “불국사의 동쪽 봉우리에 올라 동쪽[扶桑]을 바라보고, 감응사(感應寺)에서 노닐면서 용혈을 보고, 이견대에 올랐다가, 배로 대왕암에 이르렀는데 역시 동해의 기이한 경관이다[上佛國寺之東峯 望扶桑 游感應寺 窺龍穴 登利見臺 舟至大王嵒 亦東海之奇觀也]”라고 하였다. 이는 고려 말에 와서 감은사가 감응사로도 불렸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감은사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청동반자(靑銅飯子)에는 지정(至正) 11년(1351: 고려 공민왕 즉위년)이 새겨진 명문에 감은사로 나와(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 경주시, 『감은사 발굴조사보고서』, 1997, 198~199쪽) 고려시대에도 이 절이 감은사로 불린 것이 분명하다.</item>
		<item id="14" 각주명="이견대(利見臺)">경주시 감포읍 대본리의 해변 언덕에 위치한 정자. 사적 제159호. 이곳에서는 대왕암이 잘 보인다. 대의 이름 이견은 『주역』 제2괘 건(乾) 구오(九五) 효(爻)의 “비룡재천 이견대인(飛龍在天 利見大人)”에서 따온 것으로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는 뜻이다. 현재의 이견대는 1970년 발굴 조사에서 확인된 건물지 초석에 근거하여 1979년에 복원한 것이다. 이와는 달리 대본초등학교 언덕 뒷산에 원래 이견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견해(황수영, 1996)도 있다. 『고려사』권71 지권25 악2 「삼국속악」 조에는 “세상에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신라왕 부자(父子)가 오래도록 서로 헤어졌다가 만나게 되자 대(臺)를 쌓고 서로 만나 부자의 기쁨을 다하면서 이를 지어서 노래하였다[新羅 利見臺 世傳 羅王父子久相失 及得之 築臺相見 極父子之懽 作此以歌之]”는 내용이 나오는데 용이 형체를 드러낸 곳을 본 곳이라는 내용은 빠져 있다.</item>
		<item id="15" 각주명="천수(天壽)">당 측천무후의 연호. 690~692년까지 사용되었다.</item>
		<item id="16" 각주명="해관(海官)">명칭에서 미루어 바다와 관련한 업무를 관장한 직명으로 보인다.</item>
		<item id="17" 각주명="파진찬(波珍湌)">신라 17관등제에서 제4관등. 해간(海干), 파미간(破彌干)으로도 표기되었다. 파진은 ‘파’로 읽히는데 ‘해(海)’의 훈 ‘바다’와 상통한다. 진골귀족만이 가질 수 있는 관등이며, 공복의 색은 자색이었다.</item>
		<item id="18" 각주명="박숙청(朴夙淸)">이 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19" 각주명="일관(日官)">천문관측과 점성을 담당한 관원. 고구려에서는 일자(日者)라 하였고, 백제에는 일관부(日官部)라는 관청이 있었다. 일관은 고대의 샤만에서 시작하여 점차 그 직능이 일관과 무(巫)로 분화되었다. 신라에서는 첨성대가 설치되면서 점성적(占星的) 수준의 천문직이 생겨났고, 749년(경덕왕 8)에 천문박사가 설치되었다(신종원: 1990).</item>
		<item id="20" 각주명="김춘질(金春質)">이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21" 각주명="삼한(三韓)">삼한은 시대에 따라 지칭 대상이 달랐다. 3세기 후반까지는 마한, 진한, 변한을 가리켰으나 7세기에 들어와 삼국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하였다. 여기서의 삼한은 삼국을 통일한 신라를 의미한다.</item>
		<item id="22" 각주명="33천(三十三天)">욕계(欲界) 6천(天) 가운데 제2천인 도리천(忉利天)을 말한다. 불교의 우주관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간주되는 수미산의 꼭대기에는 중앙에 제석천(帝釋天)이 머무는 선견성(善見城)이 있고, 사방에 4천(天)이, 4천마다 8개의 천이 있다. 이를 합하면 모두 33천이 된다.</item>
		<item id="23" 각주명="그 산을 바라보았다">이를 망제를 지낸 것으로 보는 견해(윤철중: 1997)도 있고, 강신제(일종의 맞이굿)를 행한 것으로 보는 견해(장장식: 2000)도 있다.</item>
		<item id="24" 각주명="검은 옥대[흑옥대(黑玉帶)]">이 흑옥대를 신라 중고기 진평왕대에 왕권을 상징하는 천사옥대에 대비되는 신라 중대기 왕권의 상징으로 보는 견해(신종원: 2007)도 있다.</item>
		<item id="25" 각주명="소리로써 천하를 다스릴">유교의 예악사상, 예악정치를 표현한 것이다(김상현: 1981). 이와는 달리 고대 악기의 주술적인 면을 강조한 것으로 보는 견해(三品彰英: 1974)도 있다.</item>
		<item id="26" 각주명="기림사(祇林寺)">지림사(祗林寺)로도 표기되는데 기(祇)와 지(祗)는 통용되는 글자이다. 경주시 양북면 호암리 함월산에 위치한다. 창건 시기는 분명하지 않으나 천축국(인도)에서 온 광유성인(光有聖人)이 창건하여 임정사(林井寺)라 불렀고, 643년(선덕여왕 12)에 원효대사가 사찰을 크게 확장하면서 기림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이 기림사에는 대선사 각유가 주지하고 있었다(『삼국유사』 권제3 탑상 「전후소장사리」 조와 「낙산이대성 관음 정취 조신」 조 참조). 유물로는 기림사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의 복장(腹藏)에서 나온 『은자대장경(銀字大藏經)』(1348), 『금니다라니경(金泥陀羅尼經)』(1370), 『화엄경(華嚴經)』 등 고려시대 전적과 조선시대의 건칠보살좌상(보물 제415호)이 있다. 조선시대 후기에 건립된 대적광전은 보물 제833호로, 응진전은 경북유형문화재 제214호로, 진남루는 경북유형문화재자료 제251호로 지정되어 있다.</item>
		<item id="27" 각주명="이공(理恭)">신라제 32대 효소대왕(孝昭大王: 재위 692~702)의 이름이다. 이홍(理洪)으로도 표기되었다. 신문왕의 태자로, 어머니는 신목(神穆)왕후 김씨이고, 왕비는 일길찬 김흠운(金欽運)의 딸이다.</item>
		<item id="28" 각주명="태자 이공(理恭)이 …… 아뢰어 말하였다">태자 이공은 687년에 출생하였고, 만파식적은 682년에 만들어졌다. 만파식적이 태자 이공이 태어나기 5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점에 주목하여 만파식적 및 흑옥대 이야기는 효소왕의 정통성과 권위를 높이려는 의도에서 후대에 덧붙여진 것으로 보는 견해(신종원: 1987, 안병국: 2003)도 있다.</item>
		<item id="29" 각주명="쪽[과(窠)]">대(帶)에 붙인 ‘옥 붙이’를 말한다. 본서 권제1 기이제1 「천사옥대」 조에는 금으로 새기고 옥으로 장식한 요대에 ‘과(銙)’가 62개로 나온다. ‘과(窠)’가 ‘과(銙)’와 같다면 ‘과(窠)’는 쪽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옥 붙이’ 즉 ‘쪽’의 모양이 원형인지 방형인지 알 수 없다.</item>
		<item id="30" 각주명="용연(龍淵)">현재 기림사 북쪽 계곡에 있는 승천하는 용 모양의 폭포. 옥대의 한 과를 떼어 던져서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다.</item>
		<item id="31" 각주명="월성(月城)">사적 제16호. 반달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여 반월성, 신월성으로 불렸다. 왕이 있는 곳이라 하여 재성(在城) 즉 왕재성(王在城)이라고도 했다. 경주시 인왕동에 있다. 둘레 2,400m의 토석 혼축성으로 남쪽은 남천을 끼고 자연지세를 이용해서 쌓았으며 동, 북, 서쪽으로는 인공 해자를 둘렀다(경주고적발굴조사단, 『월성해자발굴조사보고서』, 1990.) 성 안에는 왕이 정사를 돌보던 남당(南堂: 都堂), 신하의 조하(朝賀)를 받고 사신을 접견하던 조원전(朝元殿), 삼궁(三宮: 大宮·梁宮·沙梁宮)을 관할하던 내성(內省) 등 많은 건물이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졌다. 현재 월성 내부는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item>
		<item id="32" 각주명="천존고(天尊庫)">만파식적을 보관한 곳. 이 만파식적을 효소왕은 현금(玄琴)과 함께 내고(內庫)에 갈무리하였고(『삼국유사』 권제3 탑상 「백률사」 조 참조), 원성왕은 내황전(內黃殿)에 보관하였다(『삼국유사』 권2 기이2 「원성대왕」 조 참조).</item>
		<item id="33" 각주명="만파식적(萬波息笛)">온갖 파도를 잠잠하게 하는 힘을 가진 피리라는 의미이다. 이 피리가 만들어진 배경과 의미에 대해 통일 후의 태평성대의 구가와 성대를 가져다준 문무왕과 김유신의 위덕을 기리는 것으로 보는 견해(김영태: 1973), 용신신앙과 호국사상 그리고 용신신앙과 죽엽신앙의 습합을 모티브로 하여 생겨난 것으로 보는 견해(三品彰英: 1979), 유교 정치이념과 예악사상을 도입하여 중대 전제왕권을 확립해 나가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견해(김상현: 1981) 등이 있다. 이외에 호국적 신화에 대한 신앙이 드러난 설화로 본 견해(황패강: 1975), 신문왕의 성물(聖物) 획득을 목표로 하는 신비체험의 종교적 입사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 견해(장장식: 1986), 대왕암에서 제의를 통해 신적 존재인 용을 만나 용으로부터 신물인 만파식적을 받아 신적 질서에 의해 통치할 수 있음을 보인 것으로 보는 견해(한기호: 2001), 통일 직후 신라의 정치 문화, 음악 문화, 제사 문화를 함축하고 있는 문화 기호로 이해한 견해(박진태: 2008), 12율 산정의 기준 척도가 되며 도량형 제작의 기준 척이 되는 황종관 제정을 위한 신대로 파악한 견해(김남형: 2009) 등이 있다.</item>
		<item id="34" 각주명="만파식적 …… 국보로 삼았다">본서 권제2 기이제2 「원성대왕」조에는 일본왕 문경(文慶)은 786년과 787년에 신라 원성왕에게 황금 50냥, 천 냥, 은 삼천 냥을 주면서 세 차례에 걸쳐 만파식적을 보려고 하자 원성왕은 “상세의 진평왕 대에 있었지만 지금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王謂使曰 朕聞上世眞平王代有之耳 今不知所在]”고 하면서 거절하였다는 기사가 나온다. 또 이후의 사서에는 옥젓대[玉笛]에 대한 기록과 유물은 보이지만 대나무로 만든 만파식적은 기록과 실물 어느 것도 없다. 그래서 만파식적 설화는 원성왕 대에 형성되어 유포된 것으로 보는 견해(김경애: 2006)도 있다.</item>
		<item id="35" 각주명="천수 4년 계사(693)">천수는 측천무후의 연호로 2년만 사용되었다. 계사년(693)을 따르면 장수 2년이 된다.</item>
		<item id="36" 각주명="부례랑(夫禮郞)">신라 제32대 효소왕 대의 화랑. 아버지는 사찬(沙飡) 대현(大玄)이다. 692년 9월에 화랑이 되었고, 무리는 1,000여 명이었다. 그는 693년 북명(北溟: 강릉) 부근에서 낭도 안상(安常)과 함께 적인(狄人)에게 붙잡혔다가 신적(神笛: 萬波息笛)을 타고 무사히 귀환하였다고 한다. 그는 후일 대각간이 되었다. 자세한 것은 『삼국유사』 권3 탑상 「백률사」 조 참조.</item>
		<item id="37" 각주명="만만파파식적(萬萬波波息笛)">만파식적의 신통력을 더 높여 부른 말. 만파식적이 남쪽의 왜를 염두에 둔 명칭이라면 만만파파식적 이름은 북쪽의 적인(北狄: 말갈)과 연관되어 나온 이름이다. 이는 효소왕 대에 북쪽도 일정하게 평온을 찾은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item>
		<item id="38" 각주명="그의 전기">본서 권3 탑상 「백률사」조를 말한다.</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감은사지">
			<sub_item no="1" title="감은사지 전경"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602&ccbaKdcd=13&ccbaAsno=0031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감은사지 금당터"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3174987&ccbaKdcd=13&ccbaAsno=0031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3" title="감은사지 동탑(좌)과 서탑"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5902488&ccbaKdcd=13&ccbaAsno=0031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4" title="감은사지 동탑출토 사리장엄구"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4783&ccbaKdcd=12&ccbaAsno=13590000&ccbaCtcd=11"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5" title="감은사지 서탑출토 사리장엄 외함구"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3325&ccbaKdcd=12&ccbaAsno=0366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6" title="경주 감은사지 용혈" type="탑재" path="210200_001_06.jpg" desc="KBS 역사스페셜 112회-후반부"/>
			<sub_item no="7" title="경주 감은사지 용혈 세부" type="탑재" path="210200_001_07.jpg" desc="KBS 역사스페셜 112회-후반부"/>
			<sub_item no="8" title="감은사 지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1060272&urlY=632236&urlLevel=4&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3" title="신라 대왕암">
			<sub_item no="1" title="신라 대왕암"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3175060&ccbaKdcd=13&ccbaAsno=0158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신라 대왕암 항공사진"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5876059&ccbaKdcd=13&ccbaAsno=0158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3" title="신라 대왕암 내부 모습"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745&ccbaKdcd=13&ccbaAsno=0158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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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4" title="이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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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id="5" title="경주 기림사">
			<sub_item no="1" title="경주 기림사 대적광전(보물 833호)"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1548&ccbaKdcd=12&ccbaAsno=0833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경주 기림사 건칠보살반가상(보물 제415호)"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0861&ccbaKdcd=12&ccbaAsno=0415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3" title="기림사 지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1043110&urlY=656822&urlLevel=5&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6" title="기림사 용소 용연폭포" type="탑재" path="210200_006_01.jpg" desc="한국국학진흥원"></item>
		<item id="7" title="경주 월성 지도" type="탑재" path="210200_007_01.jpg" desc="카카오맵" sub_link="https://map.kakao.com/?urlX=1001778&urlY=653907&urlLevel=4&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item>
	</images>
	<movies>
		<item id="1" title="대왕암은 정말 문무왕의 능일까" type="링크" path="http://vod.kbs.co.kr/index.html?source=episode&sname=vod&stype=vod&program_code=T2000-0107&program_id=PS-0000442554-01-000&broadcast_complete_yn=Y&local_station_code=00" desc="KBS 역사스페셜 112회"></item>
		<item id="2" title="경주 월성 동영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C%9B%94%EC%84%B1&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gosee_vdo_flv_20100030.mp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3" title="경주 감은사지 용혈(상)과 세부" type="링크" path="http://vod.kbs.co.kr/index.html?source=episode&sname=vod&stype=vod&program_code=T2000-0107&program_id=PS-0000442554-01-000&broadcast_complete_yn=Y&local_station_code=00" desc="KBS 역사스페셜 112회–후반부 내용"></item>
	</movies>
</data>

<h1>처용랑(處容郞) 망해사(望海寺)</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처용랑 망해사」 조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부분은 개운포로 놀러간 헌강왕이 동해용을 위해 망해사를 세웠다는 내용, 용의 아들 처용이 왕을 따라 서울에 와서 정사를 도왔는데 전염병을 일으키는 역신이 자신의 아내와 동침한 것으로 보고 처용가를 불러 쫓아냈다는 내용, 이후 신라인은 대문에 처용의 얼굴을 그려 붙여 사악함을 물리치고 경사를 집안에 받아들였다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paragraph>
	<paragraph>뒷부분은 산신과 지신의 춤과 그것이 예조하는 의미로 구성되었다. 헌강왕이 포석정에 갔을 때 남산신이 춤을 추었는데 왕이 산신의 춤을 따라 추었으므로 어무상심무라 하였다. 또 왕이 금강령에 갔을 때 북악신이 춤을 추었으며, 동례전 연회 때에는 지신이 춤을 추었다. 산신과 지신이 춤을 춘 것은 나라가 장차 망할 것을 예고한 것인데, 왕과 나라 사람들은 이를 상서로운 것으로 생각하였다.</paragraph>
	<paragraph>앞부분의 처용 이야기와 망해사 창건 설화는 이제까지 신라가 태평성대를 누렸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뒷부분의 산신과 지신의 춤은 이후 신라가 점차 멸망의 길로 들어가게 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제49 헌강대왕(憲康大王)<annotation id="1"/><images id="1"/>시대에 서울에서부터 해내(海內: 지방)에 이르기까지 집이 즐비하여 담이 이어져 있었고, 초가집은 한 채도 없었다.<annotation id="2"/> 풍악(생황)<images id="2"/>과 노랫소리가 길거리에서 끊어짐이 없었고, 바람과 비는 사철 순조로웠다. 이에 대왕이 개운포(開雲浦)<annotation id="3"/><images id="3"/><sub>[학성(鶴城)<annotation id="4"/><images id="5"/> 서남쪽에 있으니 지금의 울주(蔚州)<annotation id="5"/>다]</sub>에 나가서 놀았다.<annotation id="6"/> 왕이 궁으로 돌아오려 하여 물가에서 낮에 휴식을 취하였는데 홀연히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길을 잃어버렸다. 왕이 괴이하게 여겨 좌우에게 물으니 일관(日官)<annotation id="7"/>이 아뢰었다.</paragraph>
	<paragraph>“이는 동해용이 부린 조화입니다. 마땅히 좋은 일을 행하여 풀어주어야 합니다.”</paragraph>
	<paragraph>이에 해당 관청에 명령을 내려 가까운 곳에 용<annotation id="8"/>을 위해 절을 세우도록 하였다. 시행하라는 명령이 내려지자 구름이 개고 안개가 흩어졌다. 그 때문에 (이곳을) 개운포(구름이 걷힌 포구)라고 이름을 지었다. 동해용이 기뻐하여 일곱 아들을 데리고 와서<annotation id="9"/> 수레 앞에서 나타나 덕을 칭송하고 춤을 추며 음악을 연주하였다.<annotation id="10"/></paragraph>
	<paragraph>일곱 아들 가운데 한 아들이 왕의 수레를 따라 서울로 들어와 왕의 정사를 도왔는데<annotation id="11"/> 이름을 처용(處容)<annotation id="12"/>이라 하였다. 왕이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하여 그의 생각을 잡아두게 하고자<annotation id="13"/> 하여 또 급간<annotation id="14"/>의 벼슬을 주었다.</paragraph>
	<paragraph>그의 아내는 매우 아름다웠으므로 역신(疫神)<annotation id="15"/>이 흠모하여 사람으로 변하여 밤에 그 집에 와서 몰래 함께 잤다.<annotation id="16"/> 처용이 밖에서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두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물러났다.<annotation id="17"/> 노래는 이렇다.<annotation id="18"/></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34%">東京明期月良</td><td width="33%">東京 기 라라<annotation id="19"/></td><td width="33%">東京<annotation id="20"/>밝은 달에</td></tr>
	<tr><td>夜入伊遊行如可</td><td>밤 드리 노니다가<annotation id="21"/></td><td>밤들이 노니다가</td></tr>
	<tr><td>入良沙寢矣見昆<annotation id="22"/></td><td>드러 자 보곤</td><td>들어 자리를 보니</td></tr>
	<tr><td>脚烏伊四是良羅<annotation id="23"/></td><td>가로리 네히러라</td><td>다리가 넷이러라</td></tr>
	<tr><td>二肹隱吾下於叱古<annotation id="24"/></td><td>두른 내해엇고</td><td>둘은 내해였고</td></tr>
	<tr><td>二肹隱誰支下焉古<annotation id="25"/></td><td>두른 누기핸고</td><td>둘은 누구핸고</td></tr>
	<tr><td>本矣吾下是如馬於隱</td><td>본 내해다마</td><td>본디 내해다마는</td></tr>
	<tr><td>奪叱良乙何如爲理古</td><td>아 엇디릿고</td><td>빼앗은 것을 어찌하리오.<annotation id="26"/></td></tr>
	</table></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이때 역신이 모습을 드러내고는 처용 앞에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제가 공의 처를 흠모하여 지금 범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공이 노여움을 보이지 않으니 감격스럽고 아름답습니다. 맹세컨대 지금 이후 공의 모습을 그린 그림만 보아도 그 문엔 들어가지 않겠습니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이로 말미암아 나라 사람들은 문에 처용의 얼굴<annotation id="27"/><images id="6"/><movies id="1"/>을 그려 붙여 사악함을 물리치고[辟邪] 경사를 맞아들였다.<annotation id="28"/></paragraph>
	<paragraph>왕은 서울로 돌아오자 영축산(靈鷲山)<annotation id="29"/><images id="7"/> 동쪽 기슭의 좋은 자리를 점지하여 절을 세우고 망해사(望海寺)<annotation id="30"/><images id="8"/>라 하였는데 또 신방사(新房寺)<annotation id="31"/>라고도 이름하였다. 곧 용을 위해 세운 것이다.</paragraph>
	<paragraph>왕이 또 포석정(鮑石亭)<annotation id="32"/><images id="9"/><movies id="2"/>에 행차하니 남산<images id="10"/>의 신이 어전에서 춤을 추어 보였다. 좌우 사람들은 보지 못하였고 왕만 보았다.<annotation id="33"/> 또 어떤 사람[有人]이<annotation id="34"/> 나타나 왕 앞에서 춤을 추니 왕이 몸소 춤을 추어 그 모습을 보였다. 신의 이름은 혹은 상심(祥審)<annotation id="35"/>이라 하였다. 그 까닭으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라 사람들은 이 춤을 전하여 어무상심(御舞祥審) 혹은 어무산신(御舞山神)이라 하였다.<annotation id="36"/> 혹은 이미 신이 나와 춤을 추자 그 모습을 살펴 공인으로 하여금 본떠 새기게 하여 후대에 보이게 하였으므로 상심(象審)<annotation id="37"/>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이는 또 상염무(霜髥舞)<annotation id="38"/>라고도 하니 그 형상으로써 일컬은 것이다.</paragraph>
	<paragraph>왕이 또 금강령(金剛嶺)<annotation id="39"/><images id="11"/>에 행차하였다. 이때 북악신(北岳神)<annotation id="40"/>이 춤을 드렸는데 춤 이름을 옥도검(玉刀鈐)<annotation id="41"/>이라 하였다. 왕이 또 동례전(同禮殿)<annotation id="42"/>에서 연회하였는데 이때 지신이 나와 춤을 추었으므로 이름을 지백급간(地伯級干)<annotation id="43"/>이라 하였다.</paragraph>
	<paragraph>『어법집(語法集)』<annotation id="44"/>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이때 산신이 춤을 드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지리다도파도파(智理多都波都波)<annotation id="45"/> 등’이라고 한 것은 대개 지혜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자가 형세를 미리 알아채고 많이 도망하여 도읍이 장차 파괴될 것을 말한 것이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이에 지신과 산신이 나라가 장차 망할 것을 알고 그 때문에 춤을 추어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나라 사람들은 이를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상서가 나타났다고 하며 탐락이 너무 심하였으므로 나라가 마침내 망하고 말았다.<annotation id="46"/></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기본사료">
		<li>『稼亭集』</li>
		<li>『高麗史』</li>
		<li>『陶隱集』</li>
		<li>『牧隱詩稿』</li>
		<li>『三國史記』</li>
		<li>『雪谷集』</li>
		<li>『新增東國輿地勝覽』</li>
		<li>『樂學軌範』</li>
		<li>『慵齋叢話』</li>
		<li>『益齋亂藁』</li>
	</ul>
	<ul type="단행본">
		<li>김동욱, 『한국가요의 연구』, 을유문화사, 1961.</li>
		<li>김동욱 ․ 황패강 ․ 김경수,『처용연구논집』, 울산문화원, 1989.</li>
		<li>김사엽, 『향가의 문학적 연구』, 계명대학교출판부, 1979.</li>
		<li>김수경, 『고려 처용가의 미학적 전승』, 보고사, 2004.</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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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ul type="논문">
		<li>구산우, 「신학성, 계변천신과 박윤웅」, 『학성-학이 날던 고을 울산-』, 울산대곡박물관, 2017.</li>
		<li>권주현, 「삼국유사 처용랑망해사조를 통해서 본 신라하대의 악」, 『한국상고사 학보』 57집, 한국상고사학회, 2007</li>
		<li>김경수, 「처용설화와 처용가의 연구사」,『한자한문교육』 15집, 한자한문교육학회, 2005.</li>
		<li>김경수, 「처용가 연구 재고-연구사를 중심으로」, 『신라문화』7집, 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 1990.</li>
		<li>김경수,「처용가의 연구사적 검토」, 『신라문화제학술발표논문집』 7집, 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 1986.</li>
		<li>김기흥, 「신라 처용설화의 역사적 진실」, 『역사교육』 80집, 역사교육학회, 2001.</li>
		<li>김동욱, 「처용가연구」,『한국가요의 연구』, 을유문화사, 1981.</li>
		<li>김동욱, 「아랍-무슬림들의 신라 내왕과 처용」,『처용연구논총』, 울산문화원, 1983.</li>
		<li>김병곤, 「통일 이전의 신라 왕경오악과 (소)금강산」, 『소금강산과 신라』,       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 2013.</li>
		<li>김소진,「처용단장」,『한국소설문학대계』, 동아출판사, 1995.</li>
		<li>김완진, 「향가의 해독과 그 연구사적 전망」,『삼국유사와 문예적 가치 해명』, 새문사, 1982.</li>
		<li>김열규, 「처용전승시고」,『낙산어문』 1집,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966.</li>
		<li>김열규, 「향가의 문학적 연구 일반」,『향가의 어문학적 연구』,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1975.</li>
		<li>김영수, 「처용무와 처용가」, 『불교학보』 2집,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1964.</li>
		<li>김영수, 「처용가연구 재고 –연구사를 중심으로-」, 『신라문화』 7집, 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 1990.</li>
		<li>김영수, 「처용가 연구의 종합적 검토」, 『국문학논집』16집, 단국대학교 국문학과, 1999.</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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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김유미, 「처용전승의 전개양상과 의미연구」, 부산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8.</li>
		<li>김지연, 「처용을 통해 본 한국 벽사전승의 원형적 상징성 연구」, 『한어문교육』 35집, 한국한자한문교육학회, 2016.</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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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김학성, 「처용가와 관련설화의 생성기반과 의미」, 『대동문화연구』,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1995.</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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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박규신, 「처용설화의 배경연구」,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석사학위논문, 1978.</li>
		<li>박인희, 「처용의 실체와 처용가」, 『어문연구』 32권 4호, 한국어문교육연구회, 2004.</li>
		<li>박일용, 「역신의 상징적 의미와 처용가의 감동 기제」, 『고전문학연구』 49집, 한국고전문학회, 2016.</li>
		<li>박찬수, 「고려조의 처용에 대한 인식과 연행 양상에 대하여」, 『어문연구』 27집, 어문연구학회, 1995.</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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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서철원, 「처용가무의 전승 및 연행 과정에 나타난 오방처용의 성격」, 『한국시가연구』 41집, 2016.</li>
		<li>설성경, 「처용 전승의 구조적 연구」, 『한국민속학』 7집, 민속학회, 1974.</li>
		<li>소재구, 「신라하대 울산지역이 승탑-태화사지 부도, 망해사지 부도, 석남사지 부도를 중심으로-」, 『울산연구』 3집, 울산대학교박물관, 2001.</li>
		<li>손승희, 「삼국유사의 처용랑과 망해사 서사 연구」, 『동방학』 41집, 한서대학교 동양고전연구소, 2019.</li>
		<li>신용철, 「울산 망해사 쌍탑의 조탑 성격에 관한 고찰」, 『동악미술사학』 8, 동악미술사학회, 2006.</li>
		<li>신재홍, 「처용가 연구사」, 『처용군구전집』권1, 역락출판사, 2005.</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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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이두현, 「처용가무」, 『처용설화의 종합적 고찰』,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1972.</li>
		<li>이상비, 「처용설화의 종합적 고찰」,『국어국문학연구』1집, 원광대학교, 1974.</li>
		<li>이애주, 「처용무의 사적고찰과 그 전승문제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70.</li>
		<li>이연숙, 「신라 처용설화의 생성배경에 관한 연구」,『한국문학논총』 32집, 한국문학회, 2002.</li>
		<li>이용범, 「처용설화의 일고찰」, 『진단학보』 32집, 진단학회, 1969.</li>
		<li>이우성, 「삼국유사 소재 처용설화의 분석」, 『김재원박사 회갑기념논총』, 을유문화사, 1969.</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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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임기중, 「신라 가요에 나타난 주력관」, 『신라가요연구』, 국어국문학회편, 정음사, 1979.</li>
		<li>임재해, 「민속신앙에서 발견되는 한국인의 자연관과 현대적 변용」, 『민속학연구』 6집, 국립민속박물관, 1999.</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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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ul type="전시도록">
		<li>울산대곡박물관, 『학성-학이 날던 고을 울산』, 2017.</li>
	</ul>
	<ul type="부록">
		<li>〈여러 학자들의 「원가」 해독 및 현대어 번역〉<annotation id="47"/><br/><br/>
		① 오구라 신페이(小倉進平, 1929)<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34%" align="center">해독</td><td width="33%" align="center">일어역</td><td width="33%"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1) 동경  애<br/>
		(2) 밤들이 노녀다가<br/>
		(3) 들어사 자리에 보곤<br/>
		(4) 가이 네히러라<br/>
		(5) 둘은 나이엇고<br/>
		(6) 둘은 누이언고<br/>
		(7) 믿이 내 내이다마<br/>
		(8) 앗어늘 엇디리잇고</td>
		<td>(9) 東京の 明ら けき 月に<br/>
		(10) 夜に　至るまで　遊 びて<br/>
		(11) 入りてぞ　寢所に 見れば<br/>
		(12) 脚は 四つなり<br/>
		(13) 二つは 我れのにして<br/>
		(14) 二つは　誰れのぞ<br/>
		(15) 下のは 我れのなれど<br/>
		(16) 奪はんとすべきか</td>
		<td>(17) 오늘밤 서울에 달이 밝아, <br/>
		(18) 밤새도록 놀다 지내, <br/>
		(19) 잠자리에 들으니, <br/>
		(20) 다리는 네 개다. <br/>
		(21) 둘은 나의 것이나, <br/>
		(22) 둘은 누구 것인가. <br/>
		(23) 아래되는 것은 나의 것이나, <br/>
		(24) 지금 빼앗아서는 어찌할 것인가. </td></tr>
		</table><br/>
		② 양주동(1965)<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25)  긔 래<br/>
		(26) 밤드리 노니다가<br/>
		(27) 드러 자리 보곤<br/>
		(28) 가리 네히어라<br/>
		(29) 둘흔 내해엇고<br/>
		(30) 둘흔 뉘해언고<br/>
		(31) 본 내해다마<br/>
		(32) 아 엇디릿고</td>
		<td>(33)</td></tr>
		</table><br/>
		③ 이탁(1956)<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34) 東京 은 애 밤들이 노니다가<br/>
		(35) 들어 잘 보 허되 맛이어라<br/>
		(36) 두블은 내해엇고 두블은 누의해언고<br/>
		(37) 본의 내해다말은 앗안을 얻리고</td>
		<td>(38) 東京 밝은 달에 밤깊도록 노니다가<br/>
		(39) 들어야 자리에 보건 허튀(다리) 넷이어라<br/>
		(40) 둘은 내해이고 둘은 누구의 핸고?<br/>
		(41) 본디 내해다 마는, 빼앗음을 어찌하릿고 </td></tr>
		</table><br/>
		④ 홍기문(1956)<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42) 동경 기 래<br/>
		(43) 밤드리 노니다가<br/>
		(44) 드러 자리 보곤<br/>
		(45) 가로리 네히어라<br/>
		(46) 두후른 내하엇고<br/>
		(47) 두후른 누기하언고<br/>
		(48) 아세 내하이다마<br/>
		(449) 바 엇뎨리고</td>
		<td>(50) 동경 밝은 달에<br/>
		(51) 밤 이슥히 놀고 다니다가<br/>
		(52) 들어 와 자리를 보니<br/>
		(53) 다리가 넷이고나<br/>
		(54) 둘은 내해었고<br/>
		(55) 둘은 뉘해인고<br/>
		(56) 본디 내해다마는<br/>
		(57) 빼앗는걸 어쩌리</td></tr>
		</table><br/>
		⑤ 정렬모(1965)<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58) 동경  <br/>
		(59) 야 드뎌 노니다가<br/>
		(60) 들어 침애 보건<br/>
		(61) 리 어이 네히어라<br/>
		(62) 두흘은 내엿고<br/>
		(63) 두흘은 누기고<br/>
		(64) 본디, 내이여론<br/>
		(65) 아 어이 리고</td>
		<td>(66) 동경에 달이 밝아<br/>
		(67) 좋은 밤 따라 놀다<br/>
		(68) 집에 가 새방을 보니<br/>
		(69) 다리 어째 넷이구나<br/>
		(70) 둘은 내해려니와<br/>
		(71) 둘은 뉘해란말가<br/>
		(72) 본시, 내해인 데야<br/>
		(73) 뺏다니 무슨 말고</td></tr>
		</table><br/>
		⑥ 김준영(1979)<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74) 東京 기 애<br/>
		(75) 밤들이 노니다가<br/>
		(76) 돌아사 자릐 보곤<br/>
		(77) 가로이 네시아라<br/>
		(78) 두흘은 내하엇고<br/>
		(79) 두흘은 하언고<br/>
		(80) 본 내하이다마언<br/>
		(81) 앗을 엇다리고</td>
		<td>(82) 東京 밝은 달에<br/>
		(83) 밤 늦도록 노니다가<br/>
		(84) 들어서 잠자리를 보니<br/>
		(85) 다리가 넷이어라<br/>
		(86) 둘은 내해엇고<br/>
		(87) 둘은 뉘해인고<br/>
		(88) 본디 내해다마는<br/>
		(89) 빼앗은들 어떠하리오(빼앗음을 어찌하리오)</td></tr>
		</table><br/>
		⑦ 류렬(2003)<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90) 서불(셔) 기 라 밤드리 노니다가<br/>
		(91) 드러사 자리보곤 가롤이 너히어라<br/>
		(92) 두훌은 내하어시고 두훌은 누기 하언고<br/>
		(93) 미디내희히다마 아 엇더 리고 </td>
		<td>(94) 서울(수도)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노닐다가<br/>
		(95) 들어서야 자리 보니 다리가랑이 넷이여라<br/>
		(96) 둘은 내해였고 둘은 누구해인고<br/>
		(97) 본디 내해이다마는 빼앗은것을 엇디 하리요?</td></tr>
		</table><br/>
		⑧ 서재극(1975)<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98) 東京 긔 라<br/>
		(99) 밤 드리 노니다가<br/>
		(100) 드라사 자 보곤<br/>
		(101) 갈외 너히아라<br/>
		(102) 두블흔 나 하엇고<br/>
		(103) 두블흔 누히 하언고<br/>
		(104) 아 나 하이다마는<br/>
		(105) 아사 엇다리고</td>
		<td>(106) 東京 밝은 달에<br/>
		(107) 밤 지도록 노니다가<br/>
		(108) 들어서 자리에 보니<br/>
		(109) 가랑이가 넷이어라<br/>
		(110) 둘은 내 해이고<br/>
		(111) 둘은 뉘 핸고?<br/>
		(112) 본디 내 해이다마는<br/>
		(113) 앗은 걸 어찌하리요?</td></tr>
		</table><br/>
		⑨ 유창균(1994)<br/><br/>
		<table width="7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114) 東京 기 이라<br/>
		(115) 밤 들이 놀니다가<br/>
		(116) 돌아사 잘 보곤<br/>
		(117) 갈오이 넉이라라<br/>
		(118) 두블흔 내해엇고<br/>
		(119) 두블흔 누기해언고<br/>
		(120) 본 내하이다마<br/>
		(121) 아슬랑을 엇뎨 리고</td>
		<td>(122) 東京의 밝은 달이기에<br/>
		(123) 밤 깊이 놀고 다니다가<br/>
		(124) 들어와서 자리를 보니<br/>
		(125) 다리가 넷이로구나<br/>
		(126) 둘은 내 것이언마는<br/>
		(127) 둘은 누구 것인가<br/>
		(128) 본대 내것이다마는<br/>
		(129) 빼앗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td></tr>
		</table></li>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헌강대왕(憲康大王)">헌강대왕 (재위: 875~886)은 신라 제49대 왕. 이름은 정(晸). 경문왕의 태자. 어머니는 문의(文懿)왕후이고, 비는 의명(懿明)부인이다. 장지는 보리사(菩提寺) 동남쪽에 있다. 대내적으로 헌강왕은 즉위한 해(875)에 이찬 위홍(魏弘)을 상대등으로, 대아찬 우겸(又謙)을 시중으로 삼았다. 876년과 886년에 황룡사에서 백고좌강회(百高座講會)를 설치하고 친히 강경을 들었다. 879년 국학에 행차하여 박사 이하로 하여금 유교 경전을 강론하게 하였고, 신홍(信弘)의 반란을 진압하였다. 885년에 교서를 내려 아버지 경문왕이 원성왕의 추선(追善)을 위해 지은 곡사(鵠寺)를 대숭복사(大崇福寺)로 고쳤다. 대외적으로는 878년에 당 희종(재위: 874~889)이 왕을 “사지절개부의동삼사검교태위대도독계림주제군사신라왕(使持節開府儀同三司檢校太尉大都督雞林州諸軍事新羅王)”으로 책봉하였다. 그리고 878년과 882년에 일본에서 사신을 보내왔다. 886년에는 적국(狄國)이 북진(北鎭)에 들어와 “보로국과 흑수국인이 공동으로 신라와 화통하고자 한다.”라는 글귀를 나무에 걸어 놓고 갔다. 헌강왕대는 집과 담이 이어지고 초가집이 하나도 없었으며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에서 보듯이 표면적으로는 태평시대를 구가했지만, 내면적으로는 산신과 지신이 신라의 멸망을 예고하는 등 진골귀족(眞骨貴族)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민심이 조정을 떠나 간 시기였다.</item>
		<item id="2" 각주명="집이 즐비하여 …… 초가집은 한 채도 없었다">당시 왕도의 호화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묘사이다. 본서 권1 기이1 「우사절유택(又四節遊宅)」 조에도 헌강왕대에 “성 안에는 초가집이 하나도 없고 추녀가 이어지고 담장이 이어졌으며, 노랫소리가 길에 가득하여 밤낮 끊이지 않았다.”라고 나온다. 『삼국사기』 권11 신라본기 헌강왕본기에는 880년 9월 9일에 왕이 좌우의 신하들과 함께 월상루(月上樓)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서울 백성의 집들이 서로 이어져 있고 노래와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왕이 시중 민공(敏恭)을 돌아보며 “내가 듣건대 지금 민간에서는 기와로 지붕을 덮고 짚으로 잇지 않으며, 숯으로 밥을 짓고 나무를 쓰지 않는다고 하니 사실인가”라고 묻자 민공이 그렇다고 아뢰면서 “임금께서 즉위하신 이래 음양(陰陽)이 조화롭고 비와 바람이 순조로워 해마다 풍년이 들어, 백성들은 먹을 것이 넉넉하고 변경은 평온하여 민간에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거룩하신 덕의 소치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기뻐하면서 “이는 경들이 도와준 결과이지 짐(朕)이 무슨 덕이 있겠는가?”라고 화답하였다고 한다. 기와로 덮인 즐비한 집들 가운데 호화주택은 진골귀족들의 저택인 35금입택(金入宅)이나 귀족들의 별장인 사절유택이라 할 수 있다.</item>
		<item id="3" 각주명="개운포(開雲浦)">헌강왕이 바다에 나왔다가 갑자기 생긴 구름과 안개로 길을 잃었는데, 동해용을 위해 절을 세우도록 하자 구름이 개고 안개가 흩어졌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개운포로 불리기 전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경상도지리지』와 『세종실록·지리지』 「울산군」 조에는 “군의 남쪽 37리에 개운포가 있고 포구에 있는 바위를 처용암<images id="4"/>이라 하였다(郡之南三十七里 有浦曰開雲 中有一巖 曰處龍巖)”는 기사가 나온다. 『대동여지도』에는 망해사 정동의 해안이 개운포로, 그 바로 앞의 바다에 처용암이 표시되어 있다. 오늘날 개운포는 울산광역시 남구 황성동의 세죽(細竹) 마을과 울주군 온산읍 처용리의 경계에 위치하는 포구로 동해와 외황강(外隍江)이 만나 육지와 연결되는 곳인데(최광식: 1994) 포구 한 가운데는 처용암(울산광역시기념물 제4호)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세조(재위: 1455~1468)에서 중종(재위: 1506~1544) 대까지 개운포에 경상좌수영(수영)이 있었다. 좌수영이 있었던 개운포성지(開雲浦城址: 울산광역시기념물 제6호)는 둘레 약 1,264m이며 남북으로 긴 타원형의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다.</item>
		<item id="4" 각주명="학성(鶴城)">신학성(神鶴城)의 줄임 말로, 계변성(戒邊城)이라고도 하였다. 신학성이란 이름은 신라 말에 학이 와서 울었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고려사』권57 지11 지리2 경상도 「울주」 조 세주의 “一云 羅季有鶴來鳴 故稱神鶴城 一云 戒邊城…” 참조). 1787년(조선 정조 10)에 만들어진 『울산부여지도신편읍지(蔚山府輿地圖新編邑誌)』에는 신학성(神鶴城)은 부(府) 동쪽 5리에 있었다고 하였다. 고려 성종(재위: 981~997) 대에 울산의 별호를 학성이라 하였다. 학성의 위치에 대해 오늘날의 울산 문화방송 ․ 충의사 ․ 구강서원이 있는 산 즉 신두산으로 보는 견해(송수환: 2007)와 오늘날의 학성공원으로 보는 견해(이유수: 1996, 구산우: 2017)가 있다. 학성공원은 도산성(島山城)라고도 하는데 『울산부여지도신편읍지』에는 도산의 증성(甑城)은 왜인이 축조하였다고 하였다. 1749년에 편찬된 『학성지지도(鶴城誌地圖)』와 1832년에 편찬된 『경상도읍지』 울산지도에는 신학성과 도산성(증성)이 각각 표기되어 있다. 또 학성공원은 정유재란 당시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 쌓은 울산왜성(蔚山倭城)으로 비정되고 있다. 따라서 본서의 학성은 학성공원이 아니라 충의사가 있는 신두산의 학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item>
		<item id="5" 각주명="울주(蔚州)">오늘날 울산광역시 일대. 『삼국사기』 권34 잡지3 지리1 신라 「임관군」 조에는 “하곡현(河曲縣)은 파사왕 대에 굴아화촌을(屈阿火村)을 빼앗아 현을 설치하였다. 경덕왕이 이름을 고쳤다. 고려 때 울주가 되었다.”라고 하였다. 동일한 내용이 『고려사』 권57 지11 지리2 경상도 「울주」 조에 나온다. 고려 현종 9년(1018)에 방어사(防禦使)를 두었고, 소속현(屬縣)으로는 동래현과 헌양현이 있었다. 그런데 『고려사』 세주에는 “경덕왕이 우화현을 우풍현으로, 율포현을 동진현으로 고치고 모두 울주에 합하였다. 태조 때에 고을 사람 박윤웅(朴允雄)의 큰 공이 있어 하곡, 동진, 우풍 등의 현을 합쳐서 흥례부를 두었다.”라고 하여 본문과는 달리 태조 때에 흥례부가 설치된 것으로 나온다. 『경상도지리지』에는 흥례부가 흥려부(興麗府)로 되어 있다. 울주와 흥례부 설치시기의 선후는 분명하지 않지만 고려 통일 이전에는 박윤웅의 공로로 흥례부로 하였다가 통일 이후 울주로 고치지 않았을까 한다.</item>
		<item id="6" 각주명="나가서 놀았다">유락행차한 것을 말한다(박노준: 1982). 이와는 달리 지방세력의 진무·통제를 위한 것으로 추정한 견해(이우성: 1969), 치제(治祭)의 순례행사로 보는 견해(박규신: 1978), 종교적 행위로 보는 견해(전기웅: 2005), ‘遊’를 순행(巡幸, 巡狩)과 같은 의미로 보는 견해(김영하: 1979)도 있다.</item>
		<item id="7" 각주명="일관(日官)">천문을 관찰하여 길흉을 점치는 관직(신종원: 1980). 일자(日者)라고도 한다. 일관이 소속된 관청은 신라의 경우 통일 이후에는 천문박사였고, 백제의 경우 일관부였다.</item>
		<item id="8" 각주명="용">용의 성질은 “상서의 영물인 동시에 흉잔(凶殘)한 추류(醜類)”로 요약된다. 상서로운 영물로서의 용은 천자나 군주의 상징으로 표현되는데 풍우뇌무(風雨雷霧)를 주재하며, 비를 내리는 우사(雨師)이고, 물을 다스리는 수신(水神)이고, 벽사의 선신(善神)이었다. 용에 대해 『설문(說文)』 제11 하에는 “몸에 비늘이 있는 동물의 우두머리로서 숨거나 드러내기를 잘 하고, 가늘어지거나 커지기를 잘 하고, 작아지거나 길어지기를 잘 한다. 춘분에 하늘로 올라갔다가 추분에 못에 잠긴다[鱗蟲之長 能幽能明 能細能巨 能短能長 春分而登天 秋分而潛淵]”라 하였고, 『문선』 권45 답빈희(答賓戲)에는 “하늘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있다[天有九龍]”이라 하였다. 용은 비늘[鱗], 날개[翼], 뿔[角], 승천(昇天)의 유무와 체구의 대소에 따라 교룡(蛟龍, 비늘이 있는 용 또는 작은 용), 응룡(應龍, 날개 있는 용), 규룡(虯龍, 뿔이 있는 용), 이룡(螭龍, 뿔이 없는 용), 반룡(蟠龍) 등으로 나누어진다. 변신하기 전의 원질(原質)에 따라 황룡, 청룡, 적룡, 백룡, 현룡(흑룡)으로 구분된다(이용범: 1969).</item>
		<item id="9" 각주명="동해용이 기뻐하며 일곱 아들을 데리고 와서">처용은 용의 아들이다. 그러나 이재현의 『익재난고』 4 소악부(小樂府)의 “옛날 신라의 처용 늙은이, 듣는 바에 의하면 푸른 바다에서 왔다고 하네[新羅昔日處容翁 見說從來碧海中]”과 정보(鄭誧)의 『설곡집(雪谷集)』의 “사람들이 말하기를 옛날 처용 늙은이, 푸른 파도 속에서 나서 자랐다네[人言昔日處容翁 生長碧波中]”에서 보듯이 용의 아들이라는 내용은 없고 처용옹(處容翁)으로만 나온다. 이는 고려에 들어와 용의 아들 처용이 처용옹으로 바뀐 것을 보여준다. 용의 아들로서 젊은 처용이 늙은이[翁]로 등장하는 것은 처용무가 상염무의 영향을 받았거나 또는 상염무와 합쳐져서 궁중무인 옹면(翁面) 처용무로 정착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애주: 1970)도 있다.</item>
		<item id="10" 각주명="동해용이 …… 음악을 연주하였다">왕의 덕화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동해용의 가무는 『삼국사기』 권11 신라본기 「헌강왕 5년(879)」 조에 “3월에 나라 동쪽의 주와 군을 순행하는데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네 사람이 왕의 수레 앞에 와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생김새가 해괴하고 옷차림과 두건이 괴상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그들을 산과 바다의 정령이라 일컬었다. 고기에 이르기를 ‘왕의 즉위 원년의 일이다’ 라고 하였다[三月 巡幸國東州郡 有不知所從來四人 詣駕前歌舞 形容可駭 衣巾詭異 時人謂之山海精靈古記謂 王卽位元年事]”는 기사와 대응된다. 그러면 산과 바다의 정령 가운데 ‘바다의 정령(精靈)’이 동해용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주에 인용된 『고기』의 기사는 산과 바다의 정령과 관련한 또 다른 자료가 있었음을 보여준다.</item>
		<item id="11" 각주명="왕의 정사를 도왔는데">처용이 왕정을 보좌한 역할은 처용의 실체를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설명된다. 처용을 호족의 아들로 보는 견해에서는 이를 지방호족에 대한 포섭 내지 견제책으로써 질자(質子)를 취해간 것이라 하였고(이우성: 1969), 처용을 아라비아 상인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처용이 왕정을 보좌한 능력을 이재술(理財術)이라 하였다(이용범: 1972). 처용처럼 용의 아들이 인간을 도운 사례로는 서해용의 아들 이목(璃目)이 조사지식(祖師知識: 寶壤)을 따라 입국하여 가뭄 때 비를 내려준 것을 들 수 있다.</item>
		<item id="12" 각주명="처용(處容)">헌강왕이 개운포로 유람을 갔을 때 나타난 동해룡의 일곱 아들 가운데 하나. 헌강왕을 따라 신라 왕경에 들어와 왕정을 보좌하였다. 처용의 실체에 대해 어의(語義) 풀이의 관점에서 인욕의 불자인 라후라(羅睺羅)로 보는 견해(양주동: 1957), 처용의 반절음(半切音) ‘춍’이 『계림유사』의 “龍曰稱”의 ‘칭’에 대응된다고 하여 ‘용’으로 보는 견해(김용구: 1956), 무(巫)를 의미하는 차차웅(次次雄, 慈充)과 연계시켜 사제자를 의미하는 ‘즁’, ‘츙’의 한자음으로 보는 견해(김동욱: 1981, 이도흠: 2000), 처용을 ‘웅’으로 읽고 ‘제융’과 연계시키는 견해(김승찬: 1999), 동토병(動土病)을 의미하는 ‘터알이’로 보는 견해(김영수: 1964), 용신이면서 터주신으로 보는 견해(설성경: 1974) 등이 있다. 민속학적 관점에서는 용신사(龍神祠)의 무격(巫覡)으로서 용신의 사제자(司祭者)로 보는 견해(김동욱: 1981; 김원경, 1979; 박노준, 1982), 가무로써 병을 고치는 의무(醫巫) 또는 의무주술사(醫巫呪術師)로 보는 견해(김열규: 1975, 박기호: 1988), 용신을 모신 무(巫)로 보는 견해(서대석: 1975), 처용탈을 쓰고 처용굿을 하는 처용무당으로 해석한 견해(임재해: 1999), 궁중에 적을 둔 샤만으로 보는 견해(임기중: 1979), 호국용신에서 구나신(驅儺神)으로 변한 것으로 보는 견해(윤영옥: 1980) 등이 있다. 역사학적 관점에서 신라 변방에서 일어난 반중앙적인 지방호족의 아들로 보는 견해(이우성: 1969), 서역에서 온 상인으로 보는 견해(이용범: 1969, 무함마드 깐슈: 1992), 벽사축귀와 기복을 행한 화랑조직의 일원으로 보는 견해(전기웅: 2005), 가무를 통해 재액을 물리치는 직능을 갖춘 화랑 또는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한 화랑으로 보는 견해(권주현: 2007, 이연숙: 2002), 신라의 구체적인 인물과 연계시켜 헌강왕의 아들인 효공왕(嶢)으로 보는 견해(김기흥: 2001)와 신덕왕(재위: 912~917)의 아버지 이간 문원(文元)으로 보는 견해(박인희: 2004) 등이 있다. 그런데 처용 이야기의 핵심은 역신을 쫓아낸 것과 처용의 얼굴을 그려 문에 붙인 집에는 역신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처용은 병을 고치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item>
		<item id="13" 각주명="아름다운 여인을 …… 잡아두게 하고자 하여">처용이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려고 한 것을 말한다. 그래서 처용은 신라에 머물게 되었다. 처용이 신라에 머문 것은 이븐 쿠르다지바(Ibn Khurdādhibah)의 『道里 및 郡國志』에 “中國을 지나면 그 저쪽에는 어떤 곳이 있는지를 알 길이 없으나 Kantu의 전면에는 산맥이 높이 솟아 있다. 이 산들은 금이 많은 Sila의 나라에 있다. 이 나라를 찾는 회교도는 이곳이 대단히 이익이 많은 곳이기에 흔히 정주하게 된다.”는 기사에 나오는 ‘회교도가 신라에 정주하였다’는 것(이용범: 1969)과 일맥상통한다.</item>
		<item id="14" 각주명="급간">신라에서 왕경인에게 수여한 경위(京位) 17관등 가운데 제9관등. 거벌간지, 급벌찬, 급벌간, 급찬 등으로도 표기된다. 진골과 6두품 출신자들이 오를 수 있는 관등이며, 5두품 출신자는 오를 수 없었다. 공복의 색깔은 비색이었다.</item>
		<item id="15" 각주명="역신(疫神)">역(疫)은 염병, 돌림병이다. 역신은 돌림병을 일으키는 귀신[疫鬼]을 말한다. 우리말에 병을 일으키는 신이 몸에 들어오면 ‘병이 들고’ 몸에서 나가면 ‘병이 낫는다’고 하였고, 주문이나 푸닥거리 등으로 역신을 몸에서 쫓아내는 사람을 무[巫覡]라 하였으므로 이 역신은 병을 옮기는 신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는 달리 역신을 타락한 도시귀족의 유한공자(有閑公子) 즉 타락한 화랑의 후예의 하나로서 병든 도시의 상징으로 보는 견해(이우성: 1969), 역신의 상징적인 실체를 헌강왕으로 보는 견해(박일용: 2016)도 있다.</item>
		<item id="16" 각주명="사람으로 변하여 …… 몰래 함께 잤다">역신이 병을 일으키는 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역신과 동침한 처용의 처는 전염병에 걸린 것으로 볼 수 있다(박기호: 1988). 이와는 달리 신과 사람의 동침이라는 관점에서 처용의 처가 강신무(降神巫)로 입무(入巫)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김열규: 1971), 이물(異物)이 밤에 와서 여자와 자는 야래자형(夜來者形)에 가까운 화소(話素)로 보는 견해(황패강: 1963), 당시의 헤픈 정조 관념이나 이객환대(異客歡待)로 보는 견해(김동욱: 1981, 최성호: 1979), 처용 처를 역신을 모시는 무녀로 본 견해(김영수: 1990), 처용과 역신의 동침은 신들림이자 병들림의 두 가지 성격이 있는 것으로 본 견해(임재해: 1999) 등이 있다.</item>
		<item id="17" 각주명="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물러났다">전근대사회에서 병을 고치는 방법은 다양하다. 탕약이나 환약을 처방하기도 하고, 침을 놓거나, 뜸을 뜨기도 하고, 부처의 힘이나 초자연적인 힘에 의지하기도 하고, 위력으로 병을 일으키는 귀신을 쫓아내기도 하고, 빌거나 달래서 귀신을 쫓아내기도 한다. 처용이 역신을 내보낸 방법은 위력이 아니라 달래어 감복시키는 것이었다. 그 방법으로 사용된 것이 춤과 노래였다. 이렇게 보면 처용이 노래하고 춤을 춘 것은 치료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노래가 가지는 주술력으로 치료한 것이다. 이와는 달리 처용의 이러한 행위를 라후라(羅睺羅)의 인욕밀행(忍辱密行)으로 보는 견해(양주동: 1957), 처용가를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유하고 액운을 막기 위해 노래에 주술적인 힘을 불어넣은 결과물로 보는 견해(손승희: 2019)도 있다.</item>
		<item id="18" 각주명="노래는 이렇다">본 역주본에서의 처용가 풀이는 김완진의 풀이를 대본으로 하였다. 이외에 처용가 풀이에 대한 여러 견해는 부록 참조.</item>
		<item id="19" 각주명="東京 기 라라">이 부분에 해당되는 『악학궤범』 권5 고려 처용가는 ‘東京  래’이다.</item>
		<item id="20" 각주명="東京">신라의 서울에 대한 표기는 『삼국사기』에는 왕경(王京), 왕도(王都), 왕성(王城), 경사(京師), 경성(京城) 등으로 나온다. 금석문 자료의 경우 「대안사적인선사탑」와 「성덕대왕신종명」에는 경사로, 「사림사홍각선사비」와 「아도비」에는 경도로, 「봉암사지증대사탑비」에는 왕도로, 「심원사수철화상탑비」에는 도성으로, 「쌍계사진감선사탑비」와 「성주사낭혜화상탑비」에는 경읍(京邑)으로, 「성주사낭혜화상탑비」에는 왕경으로, 「신대리성석각」에는 금경(金京)으로 나온다. 한편 『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사경』 발문에는 대경(大京)으로 나온다. 처용가에 나오는 동경이 어느 시기의 표기인가에 대해 813년(신라 헌덕왕 5)에 세워진 「단속사신행선사비」에 신행선사를 ‘동경 어리인(東京 御里人)’이라 한 것을 근거로 하여 신라 당시 신라의 수도를 가리키는 표기로 보는 견해(주보돈: 2015)도 있고, 『삼국유사』에 나오는 ‘東都’, ‘東京’은 고려시대의 경주를 가리키므로 처용가의 동경도 고려시대의 표기로 보는 견해(전덕재: 2017)도 있다.</item>
		<item id="21" 각주명="밤 드리 노니다가">이 부분에 해당되는 『악학궤범』 권5 고려 처용가는 ‘새도록 노니다가’이다. 후인들은 처용이 가무를 하던 곳을 월명항(月明巷)이라 불렀다(『신증동국여지승람』 권21 경주부 고적 「월명항」 조).</item>
		<item id="22" 각주명="入良沙寢矣見昆">이 부분에 해당되는 『악학궤범』 권5 고려 처용가는 ‘드러 내자리를 보니’이다.</item>
		<item id="23" 각주명="脚烏伊四是良羅">이 부분에 해당되는 『악학궤범』 권5 고려 처용가는 ‘가리 네히로세라’이다.</item>
		<item id="24" 각주명="二肹隱吾下於叱古">이 부분에 해당되는 『악학궤범』 권5 고려 처용가는 ‘아으 둘흔 내헤어니와’이다.</item>
		<item id="25" 각주명="二肹隱誰支下焉古">이 부분에 해당되는 『악학궤범』 권5 고려 처용가는 ‘둘은 뉘해어니오’이다.</item>
		<item id="26" 각주명="東京 기 라라 …… 빼앗은 것을 어찌하리오">처용가를 듣고 역신은 처용 처의 몸에서 나왔다. 따라서 처용의 처는 병이 나은 것이 된다. 그렇다면 처용가는 역신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노래에 주술적인 힘[呪力]이 있다는 것은 융천사가 혜성가를 부르자 혜성이 사라졌다는 것에 의해서도 알 수 있다. 혜성가에 대해서는 본서 권5 감통7 「융천사혜성가 진평왕대」 조 참조. 처용가의 곡조를 짐작하게 하는 것이 이숭인의 『도은집』 권2의 「十一月十七日 夜聽功益新羅處容歌 聲調悲壯 令人有感」이란 한시 제목이다. 이 제목에 의하면 처용가는 성조가 비장하여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 같다. 한편 본 조에는 처용이 처용가를 부른 것으로 되어 있지만 『고려사』악지에는 “당시 사람들이 처용의 소재를 알 수 없어 신인이라 생각였는데 후대 사람이 이를 이상히 여겨 이 노래를 지었다[竟不知其所 時以爲神人 後人異之 作是歌]”고 하였다. 이 기사에 의하면 처용가는 처용이 아니라 후인이 지은 것이 된다. 이에 대해 신라의 처용설화와 노래를 듣고 고려인이 처용가를 지은 것으로 보는 견해(최정여: 1983)도 있다.</item>
		<item id="27" 각주명="처용의 얼굴">처용의 모습에 대해 본 조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삼국사기』 권11 신라본기 「헌강왕 5년(879)」 조에는 처용과 연관성이 있는 산해정령을 “생김새가 해괴하고 옷차림과 두건이 괴상하였다(形容可駭 衣巾詭異)”라고 하였다. 『고려사』 악지에는 처용의 모습을 “기이한 모습에 이상한 옷을 입고[奇形詭服]”로, 이재현의 『익재난고』에는 “조개 모양의 이빨, 붉은 입술[貝齒頳脣] / 솔개 어깨 자주 소매[鳶肩紫袖]”로, 이곡의 『가정집』에는 “머리에 꽂은 꽃은 흐드러지게 붉었네[簪花爛熳紅]”로, 이색의 『목은집』에는 “신라의 처용은 칠보를 띠고/ 꽃가지를 머리에 꽂으니 이슬이 내리는 것처럼 향기가 흩뿌리로다[新羅處容帶七寶 花枝壓頭香露零]”로, 정보의 『설곡집』에는 “풀빛을 띔에 비단 치마 푸르고/ 꽃속에 머무름에 취한 얼굴 붉구나[草帶羅裙綠 花留醉面紅]”으로 묘사하였다. 조선시대의 자료인 성현의『악학궤범』에는 “紅桃티 붉거신 모야해…백옥유리티 ㅣ 여신 닛바래…”라고 표현하였다. 한편 『악학궤범』에는 심목고비(深目高鼻)에 주걱턱의 처용탈이 그려져 있다. 이러한 표현들과 처용의 가면도(假面圖) 그리고 경주 괘릉이나 안강의 흥덕왕릉의 석인상 등을 종합해 보면 처용의 모습은 신라인에게는 생소한 심목고비(深目高鼻)의 이국인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라 당시 처용은 처용탈의 모습과 비슷하였을 것이므로 처용은 신라인이 아니라 서역인이었을 것이다(김동욱 외: 1989). 한편 중국의 경우 단오절에 종규(鐘馗, 요귀를 쫓는 신)의 초상을 그려서 걸어놓아 귀신을 없애고자 하였는데 그 모습은 무섭고 사나운 형상이어서 처용탈이 보여주는 이미지와는 다르다. 종규는 잡귀의 눈을 뽑아 씹어 먹어 힘의 응징을 보였지만 처용은 포용으로서 악귀를 쫓아냈다[驅魔]는 점에 차이가 난다(김지연: 2016).</item>
		<item id="28" 각주명="처용의 얼굴을 …… 경사를 맞아들였다">이는 처용이 민간에서 역귀를 막는 문의 신[門神]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림이 아니라 글을 써서 붙여 귀신을 물리친 사례(본서 권2 「도화녀 비형랑」 조)도 있다. 역신이 대문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병이 들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구나(驅儺)의 효과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성현의 『용재총화』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설날 이른 새벽에 그림을 대문간에 붙였는데 그 그림은 처용을 비롯하여 뿔난 귀신, 복두를 쓴 관인, 갑옷을 입은 장군 등이었다. 이는 처용이 조선시대에도 문신으로 받아들여졌음을 보여준다. 현재의 자료에 의하면 처용희 공연은 고려 고종 23년(1236) 2월에 보야(僕射) 송경인(宋景仁)이 내전에서 열린 작은 연회에서 처용희를 공연하였다는 것이 최초의 기사이다. 그러나 이숭인(1347~1392)이 처용가를 ‘신라곡(新羅曲)’이라 한 사실, 이색(1328~1396)의 구나행(驅儺行) 시에 ‘신라처용’이 나오는 사실, 성현(成俔)이 1483(조선 성종 14)에 지은 ‘처용시’에 ‘신라시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투어 그 용모를 분장하였다’는 표현, 『악학궤범』에 ‘新羅聖代 … 處容아바’가 나오는 사실 등에 미루어 처용의 얼굴을 그려 악귀를 쫓고 경사를 맞이하는 이 풍습은 신라에서 시작하여 고려와 조선에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처용가와 처용무는 신라 말에는 민간에서 연희되었는데 고려에 와서 국가적 차원의 나례로 수용되었고, 이것이 조선시대에로 이어진 것으로(박기호: 1988) 볼 수 있다. 『악학궤범(樂學軌範)』 권5의 학연화대처용무합설(鶴蓮花臺處容舞合設)은 처용무(處容舞)가 학무(鶴舞) 및 연화대무(蓮花臺舞)와 합쳐서 연희되었음을 보여준다. 처용의 얼굴을 그려 붙인 것을 우리나라 최초의 민화로 보는 견해(정병모: 2006)도 있다.</item>
		<item id="29" 각주명="영축산(靈鷲山)">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 율리와 범서면 천상리 경계에 있는 산. 취두산(鷲頭山), 취봉(鷲峯), 영산(靈山) 등으로 번역되나 주로 영축산으로 많이 쓰인다. ‘鷲’를 ‘축’으로 표기한 것은 1463년(조선 세조 9) 간경도감에서 간행된 『법화경언해본』에서 확인된다. 영축산은 원래 고대 인도의 마가다국의 수도 왕사성(王舍城, 라자그리하) 주위에 있던 산으로 석가모니의 설법 장소였다. 『법화경』 게송에는 석가모니가 항상 영축산에 머물러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김영태: 1997). 울산 영축산은 인도의 영축산을 딴 것이다. 이곳에서 낭지(朗智), 지통(智通), 연회(緣會) 등이 수행하였고 망해사 외에 영축사, 혁목사 등의 절이 있었다. 그런데 ‘靈鷲山’은 한글로는 영축산 또는 영취산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조선말에 통도사 뒷산을 영취산(영축산)으로 부르게 되면서 본서에 나오는 울산의 영축산과 혼동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2 경상도 울산군 「산천」 조에는 ‘군의 서쪽 25리에 문수산이 있다’고 하였는데 이 문수산이 옛 영축산인 것으로 보인다.</item>
		<item id="30" 각주명="망해사(望海寺)">헌강왕이 용을 위해 지은 절.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의 문수산에 있다(『신증동국여지승람』 권22 경상도 울산군 「불우」 조). 옛 망해사는 19세기 전반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로는 망해사지석조부도(보물 제173호) 2기, 도괴된 석탑 2기가 있다(정영호: 1974). 2기의 부도는 신라 하대의 전형적인 부도 양식인 팔각원당형(八角願堂形)인데 쌍탑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소재구: 2001, 신용철: 2006). 망해사 창건은 울산 일대의 용 신앙을 국가적 신앙체계의 통제 아래에 두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바닷길의 안전을 기원하는 망해제(望海祭)와 관련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전호태: 2001)도 있다.</item>
		<item id="31" 각주명="신방사(新房寺)">망해사의 다른 이름. 헌강왕이 처음 절을 세우고 망해사라고 하였다면 신방사는 고려시기에 생겨난 이름으로 볼 수 있다. 망해사를 신방사로 부르게 된 이유는 알 수 없다.</item>
		<item id="32" 각주명="포석정(鮑石亭)">사적 제1호. 조성 시기는 통일신라시대로 추정됨. 진성여왕 때 화랑 효종랑이 이곳에 유오하였다(본서 권5 효선제9 「빈녀양모」 조 참조). 포석정은 경주 남산 서쪽의 포석계(鮑石溪)의 계류(溪流) 가에 있는데 정자는 없어졌고, 포어(鮑魚, 전복) 형태를 모방하여 만든 유배거(流杯渠, 曲水渠)만 남아 있다. 이 유배거의 모양을 따라 정자 이름을 포석정으로 한 것이다. 포석정지 발굴에서 포석(鮑石)이 새겨진 기와가 출토되었다. 이로 미루어 포석정은 단순히 연희하는 공간이 아니라 제사를 드리는 기능도 하였던 것 같다. 이곳에서 ‘어무상심무’라는 신라 춤이 생겨났다. 현재의 유배거는 1915년 유구를 개축할 때 옛 석재들의 이동이 있었고, 임의대로 새 돌들을 놓아 수로 곡석(曲石)의 원형을 잃었다. 현재 유배거의 수입구(水入口) 쪽은 큰 느티나무 뿌리가 밀어 올려서 높아진 상태이며 배수구 쪽은 포석계의 개울에 유실되면서 급속히 낮아져 있다. 굴곡진 타원형의 유배거(流盃渠)는 긴지름이 6.53m, 짧은 지름이 4.76m이다. 수로(水路)의 구배차는 5.9cm, 너비는 약 30cm, 깊이는 20cm, 총 길이는 약 22m이다. 물이 흐르는 이 유배거에 술잔을 띄워 시를 읊고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시며 즐긴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이 행해졌다. 유곡수연은 본래 중국 동진(317~420) 대에 유행하였는데 이 시회(詩會)의 서문으로는 왕희지의 난정기(蘭亭記)가 유명하다. 신라도 이를 본받아 포석정을 만든 것이다. 실험 결과 수로에 물을 흐르게 하여 술잔을 띄우면 술잔이 흐르는 시간은 약 10여 분이 걸렸는데 이 시간이면 오언시(五言詩)나 칠언시(七言詩) 한 수는 쓸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한다. 927년 경애왕은 이곳에서 왕비·궁녀·신하들과 놀다가 견훤의 습격을 받아 죽었다. 포석정은 화려했던 신라의 궁정 생활의 단면과 경애왕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item>
		<item id="33" 각주명="왕만 보았다">남산신이 추는 춤이 왕에게만 보였다는 것에 대해 태평성대를 유지하려는 왕의 노력과는 달리 귀족들은 탐락만을 일삼아 나라가 망하게 되었다는 것을 상징해 주는 것으로 보는 견해(김학성: 1995), 왕이 신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여 왕의 권위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견해(전기웅: 2005)가 있다. 그런데 뒤에 나오는 『어법집』에는 산신과 지신이 신라의 멸망을 예고하였다고 한 사실에서 미루어 헌강왕이 산신이 춤을 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item>
		<item id="34" 각주명="어떤 사람[有人]이">본문의 이 ‘人’은 뒤의 기사에 ‘神’이 언급되고 있으므로 신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item>
		<item id="35" 각주명="상심(祥審)">남산신의 이름이다. 신라에서 대다수 산신은 선도산성모, 동악대왕, 지리산성모, ‘나력·혈례·골화 삼소 호국지신’처럼 산 이름을 신의 이름으로 하였다. 그러나 남산신을 별도로 ‘상심’이라 부른 이유는 알 수 없다.</item>
		<item id="36" 각주명="어무상심(御舞祥審) 혹은 어무산신(御舞山神)이라 하였다">헌강왕이 남산신이 추는 춤을 보고 춘 춤의 이름. 어무상심은 신의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고, 어무산신은 남산신의 춤을 추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이 춤 이름은 원래 ‘상심무’였는데 후대로 전해지면서 왕이 추었다는 의미가 강조되어 ‘어무상심’으로 불리고 또 ‘상심’이 ‘산신’으로 음전(音轉)되면서 ‘어무산신’으로 불리게 되지 않았을까 한다.</item>
		<item id="37" 각주명="상심(象審)">모습을 살핀다는 뜻이다. 공인이 신이 춤추는 모습을 살펴서 그 모습을 새겼기 때문에 이 춤 이름을 ‘象審’이라 하였다는 것이다. 이 이름은 신의 이름 ‘祥審’을 ‘象審’으로 해석하여 나온 것으로 보인다.</item>
		<item id="38" 각주명="상염무(霜髥舞)">‘霜髥’은 ‘서릿빛 수염’이라는 뜻으로, ‘흰 수염’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이 춤은 ‘흰 수염이 난 남산신이 춘 춤’으로 볼 수 있다. 산신의 성(性)은 ‘삼산의 호국 여신’, ‘선도산성모’, ‘지리산성모’에서 보듯이 본래 여성이었다. 그러나 통일 이후 어느 시기에 남성으로 바뀌어갔다. 상염은 흰 수염을 가진 산신의 모습을 추정하게 한다.</item>
		<item id="39" 각주명="금강령(金剛嶺)">금강산(소금강산)이라고도 한다. 신라 사령지(四靈地)의 하나. 사령지는 동쪽의 청송산(靑松山), 남쪽의 오지산(亏知山), 서쪽의 피전(皮田), 북쪽의 금강산(金剛山)을 말한다. 사령지에 대해 자세한 것은 본서 권1 기이1 「진덕여왕」 조 참조. 불교 공인을 위해 순교한 이차돈(염촉)이 이곳 금강산에 묻혔다. 금강령 아래에 위치한 백률사(자추사)에 있던 이차돈의 순교 모습과 그 내용을 새긴 「이차돈순교비」는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삼국유사』 권3 흥법 「원종흥법 염촉멸신」 조 참조.</item>
		<item id="40" 각주명="북악신(北岳神)">북악의 산신. 북악은 금강산의 다른 이름으로 오악의 하나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 경상도 경주부 「산천」 조에는 북악은 ‘경주부 북쪽 7리에 있다’고 하였다. 신라는 산천에 대한 제사를 대사, 중사, 소사로 나누었다. 대사에 속한 산을 삼산(三山: 나력·혈례·골화)이라 하였고 중사에는 오악(五岳), 사진(四鎭), 사해(四海), 사독(四瀆)으로 편제하였다, 삼산과 오악의 신은 호국산신이었다. 『신당서』 권229 열전145 신라전의 “산신에 제사지내기를 좋아한다[好祠山神]”는 기사는 신라가 산악신을 섬긴 것을 잘 보여준다. 통일 이전 신라는 경주 부근의 산을 오악으로 정하였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 경상도 경주부 「산천」 조에는 “동악은 토함산, 서악은 선도산, 남악은 함월산, 북악은 금강산(금강령)”으로 나온다. 중악에 대해 단석산으로 보는 견해(이기백: 1972)가 통설적이지만 낭산으로 보는 견해(김병곤: 2013)도 있다. 통일 이후 영토가 크게 확장되자 신라는 오악도 새로 정하였다. 이때의 동악은 토함산 그대로 이고, 서악은 계룡산, 남악은 지리산, 북악은 태백산, 중악은 팔공산이다.</item>
		<item id="41" 각주명="옥도검(玉刀鈐)">북악신이 춘 춤 이름. 어의(語義)는 확실하지 않다. 용왕의 이름을 ‘금해(鈐海)’라 한 것(『송고승전』 권4 원효전)과 연계시켜 검(鈐)은 ‘신’을 의미하는 ‘ ․ 검(kami)’의 차음으로 본 견해(강인구 외: 131쪽 각주 35), 명칭에서 미루어 검무에 해당하는 춤으로 재난을 떨어내고 복을 구하는 샤먼적 성격의 기악으로 보는 견해(전기웅: 2005)가 있다. 이와는 달리 옥도금을 ‘옥도령(玉刀鈴)’으로 고쳐 보아야 한다는 견해(김동욱: 1981)도 있다.</item>
		<item id="42" 각주명="동례전(同禮殿)">월성 안에 있는 전각 이름. 그 위치는 알 수 없다.</item>
		<item id="43" 각주명="지백급간(地伯級干)">지백은 지신(地神)을 말하는데 민속에서 이르는 ‘터주’이다. 백제 「무령왕릉묘지석」에는 ‘토백(土伯)’으로 나온다. 급간은 17관등 가운데 제9관등으로 육두품 이상의 신분이 지닐 수 있었다. 지신에게 급간이라는 관등을 수여하였기 때문에 춤 이름을 지백급간이라 한 것이다. 처용과 지백의 관등이 공통적으로 급간인 점에 주목하여 이들을 제례 때 악을 주관하는 관리로 보는 견해(권주현: 2007)도 있다.</item>
		<item id="44" 각주명="『어법집(語法集)』">더 이상 자료가 없어 알 수 없지만 ‘지리다도파도파’라는 참언에서 미루어 참언서가 아닐까 한다. 이와는 달리 고려 초에 만들어진 책으로 신라의 『삼대목』과 유사한 가무와 관련한 가사집이거나 신과 관련된 종교적 설화 모음집일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전기웅: 2005)도 있다.</item>
		<item id="45" 각주명="지리다도파도파(智理多都波都波)">나라가 망할 것을 예고한 참언(讖言).</item>
		<item id="46" 각주명="지신과 산신이 …… 나라가 마침내 망하였다">본 조의 서두는 헌강왕대를 태평성대로 묘사하였다. 그러나 후반에는 지신과 산신들이 나라가 망할 것을 예고하고 있음에도 왕과 신하들은 이를 경고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서로 받아들여 더욱 향락에 빠져들었다고 하였다. 이는 신라 말기에 정치가 부패하고 타락한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용범: 1972).</item>
		<item id="47" 각주명="〈여러 학자들의 「원가」 해독 및 현대어 번역〉">박지용 외 편, 2012, 『향가해독자료집』,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연구회.</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헌강왕릉"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5902252&ccbaKdcd=13&ccbaAsno=0187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2" title="생황" type="링크" path="https://www.nfm.go.kr/common/data/home/relic/detailPopup.do?seq=PS0100200100103987400000" desc="국립민속박물관"></item>
		<item id="3" title="울산 개운포 성지">
			<sub_item no="1" title="울산 개운포 성지 표지석" type="탑재" path="211400_003_01.jpg" desc="신형석 제공"/>
			<sub_item no="2" title="울산 개운포 성지" type="탑재" path="211400_003_02.jpg" desc="신형석 제공"/>
			<sub_item no="3" title="울산 개운포 성지 위치"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1030925&urlY=555545&urlLevel=5&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4" title="울산 처용암">
			<sub_item no="1" title="울산 처용암 전경" type="탑재" path="211400_004_01.jpg" desc="신형석 제공"/>
			<sub_item no="2" title="울산 처용암" type="탑재" path="211400_004_02.jpg" desc="신형석 제공"/>
		</item>
		<item id="5" title="학성">
			<sub_item no="1" title="울산 지역 고지도(대동여지도)" type="탑재" path="211400_005_01.jpg" desc="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sub_item no="2" title="여지도 울산부(붉은 원 안이 신학성)" type="탑재" path="211400_005_02.jpg" desc="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sub_item no="3" title="1918년 학성산 전경" type="링크" path="https://www.museum.go.kr/site/main/relic/search/view?relicId=213443" desc="국립중앙박물관(소장번호: 건판 5215)"/>
			<sub_item no="4" title="울산 학성산과 학성공원 전경" type="탑재" path="211400_005_04.jpg" desc="신형석 제공"/>
			<sub_item no="5" title="학성 위치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1029782&urlY=578913&urlLevel=3&map_type=TYPE_MAP&map_hybrid=fals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6" title="처용">
			<sub_item no="1" title="『악학궤범』 3책 9권의 처용탈" type="탑재" path="211400_006_01.jpg" desc="국립중앙도서관"/>
			<sub_item no="2" title="종규"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search/museumDetail.do?pageIndex=2&id=PS0100416000100020000000&s_query=&searchKeyWord=&pageNo=1_3_1_1&museumSearch=%EC%A2%85%EA%B7%9C&o_level1=&n_level1=&c_level1=&m_level1="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3" title="종규 시종"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search/museumDetail.do?pageNo=1_3_1_1&pageIndex=1&id=PS0100416000100020100000&museumSearch=%EC%A2%85%EA%B7%9C%EC%99%80+%EC%A2%85%EA%B7%9C%EC%8B%9C%EC%A2%85&m_level1="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4" title="기해기사계첩(己亥耆社契帖)의 경현당사연도(景賢堂錫宴圖)의 오방처용무" type="링크" path="https://www.museum.go.kr/site/main/relic/relicfull?fileId=38492776&relicId=3169" desc="국립중앙박물관(국보 325호,  소장품번호: 증 3469)"/>
			<sub_item no="5" title="『진작의궤(進爵儀軌) 무자(戊子) 진찬의궤(進饌儀軌) 기축(己丑)』 29페이지의 처용무" type="탑재" path="211400_006_05.jpg" desc="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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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_item no="7" title="『악학궤범』 3책 9권의 처용무 복식-사모" type="탑재" path="211400_006_07.jpg" desc="국립중앙도서관"/>
			<sub_item no="8" title="『악학궤범』 3책 9권의 처용무 복식-천의" type="탑재" path="211400_006_08.jpg" desc="국립중앙도서관"/>
			<sub_item no="9" title="『악학궤범』 3책 9권의 처용무 복식-상의" type="탑재" path="211400_006_09.jpg" desc="국립중앙도서관"/>
			<sub_item no="10" title="『악학궤범』 3책 9권의 처용무 복식-군" type="탑재" path="211400_006_10.jpg" desc="국립중앙도서관"/>
			<sub_item no="11" title="『악학궤범』 3책 9권의 처용무 복식-질경과 상" type="탑재" path="211400_006_11.jpg" desc="국립중앙도서관"/>
			<sub_item no="12" title="『악학궤범』 3책 9권의 처용무 복식-혜, 대" type="탑재" path="211400_006_12.jpg" desc="국립중앙도서관"/>
		</item>
		<item id="7" title="울산 영축산">
			<sub_item no="1" title="울산 영축산 표지석" type="탑재" path="211400_007_01.jpg" desc="권정민 제공"/>
			<sub_item no="2" title="울산 영축산 전경" type="탑재" path="211400_007_02.jpg" desc="신형석 제공"/>
			<sub_item no="3" title="울산 영축산 지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1002600&urlY=571685&urlLevel=7&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8" title="망해사 승탑" type="탑재" path="211400_008_01.jpg" desc="이종문 제공"></item>
		<item id="9" title="경주 포석정">
			<sub_item no="1" title="경주 포석정"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495&ccbaKdcd=13&ccbaAsno=0001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경주 포석정 유배거" type="탑재" path="211400_009_02.jpg" desc="노중국 제공"/>
			<sub_item no="3" title="경주 포석정 유배거" type="탑재" path="211400_009_03.jpg" desc="노중국 제공"/>
			<sub_item no="4" title="경주 포석정 지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1000101&urlY=647171&urlLevel=3&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10" title="경주 남산">
			<sub_item no="1" title="경주 남산지구 안내도" type="탑재" path="211400_010_01.jpg" desc="경주국립공원 제공"/>
			<sub_item no="2" title="경주 남산 지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1004927&urlY=641660&urlLevel=7&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11" title="금강령">
			<sub_item no="1" title="경주 표암"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54482&ccbaKdcd=23&ccbaAsno=0054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경주 표암 선각사찰도와 명문" type="탑재" path="211400_011_02.jpg" desc="표암문화재단 제공"/>
			<sub_item no="3" title="경주 금강산 굴불사지 석각사면불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0257&ccbaKdcd=12&ccbaAsno=0121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4" title="경주 이차돈순교비" type="탑재" path="211400_011_04.jpg" desc="국립경주박물관 제공"/>
			<sub_item no="5" title="경주 이차돈순교비 탁본"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search/museumDetail.do?pageNo=1_3_1_1&pageIndex=1&id=PS0100100102001706400000&museumSearch=%EC%9D%B4%EC%B0%A8%EB%8F%88%EC%88%9C%EA%B5%90%EB%B9%84&m_level1="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6" title="경주 소금강산 위치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1003835&urlY=662303&urlLevel=5&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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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s>
		<item id="1" title="오늘날 처용무 공연 동영상" type="링크" path="http://www.k-heritage.tv/brd/board/378/L/CATEGORY/672/menu/1399?brdCodeField=CATEGORY&brdCodeValue=672&bbIdx=11445&brdType=R&migEtc=progDetail&migEtc2=1236&migEtc3=823&tab=" desc="문화유산채널"></item>
		<item id="2" title="경주 포석정 동영상"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popHeritage.do?fileNm=%EA%B2%BD%EC%A3%BC+%ED%8F%AC%EC%84%9D%EC%A0%95%EC%A7%80&imgDesc=http%3A%2F%2F116.67.83.213%2Fwebdata%2Ffile_data%2Fmedia_data%2Fvideos%2FCY_03_08.mp4"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movies>
</data>

<h1>마라난타가 백제 불교를 개창하다[난타벽제(難陁闢濟)]</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난타벽제」 조는 동진에서 온 마라난타 스님이 백제에 불교를 열어 준 내용이다. 백제는 제15대 침류왕이 즉위한 384년에 불교를 공인하였는데, 이는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거한 것이다. 일연은 이 기록을 내세우면서도 이듬해 한산에 절을 짓고 10인에게 도첩을 주어 스님이 되게 한 사실에 주목하여, 이때가 백제 불교의 시초라고 하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 384년 백제 한성시대에 절터 유적을 찾지 못한 점을 들어 이 연대를 부정한 견해가 있다. 즉 『일본서기』에 나오는 백제 관륵의 표문을 들어 524년 경, 또는 무령왕릉의 유물을 들어 5세기 후반 동성왕 대 내지 6세기 초 무령왕 시대에 백제에 불교가 전래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제는 근초고왕 대에 동진과 교류하면서 진동장군영낙랑태수의 작호를 받고 있어 이미 불교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마라난타가 백제에 오게 됨으로써 공식적으로 불교가 전래된 것이다. 이에 침류왕 대에 이룩된 사찰과 도첩을 받은 10승이 관단사원에서 국가공인 스님을 배출할 수 있게 되고, 아신왕이 즉위하면서 부친의 뜻을 이어 불교를 믿어 복을 구하도록 하는 조치가 내려졌던 것이다. 개로왕 대(455~474) 고구려승 도림이 백제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불교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의미한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백제본기(百濟本紀)<annotation id="1"/>에는 이와 같다. 제15대<annotation id="2"/><sub>[승전(僧傳)<annotation id="3"/>에 14라고 한 것은 잘못이다]</sub> 침류왕(枕流王)<annotation id="4"/>이 즉위한 갑신(384)<sub>[동진(東晋)<annotation id="5"/> 효무제(孝武帝)<annotation id="6"/> 태원(太元)<annotation id="7"/> 9년]</sub>에 서역 승<annotation id="8"/> 마라난타(摩羅難陀)<annotation id="9"/>가 동진에서 오자, 그를 맞이하여 궁중에 모셔두고 예를 갖추어 공경하였다. 이듬해 을유(385)에 새 서울<annotation id="10"/> 한산주(漢山州)<annotation id="11"/>에 절을 짓고[창불사(創佛寺)]<annotation id="12"/><images id="1"/> 10인에게 도첩을 주어 스님이 되게 하였다.<annotation id="13"/> 이것이 백제 불교의 시초이다. 또 아신왕(阿莘王)<annotation id="14"/>이 즉위한 태원 17년(392) 십이월(十二月)<annotation id="15"/>에 명을 내려 불교를 받들고 믿어서 복을 구하라<annotation id="16"/>고 하였다. 마라난타는 번역하여 동학(童學)<annotation id="17"/>이라 한다<sub>[그의 신이한 행적은 승전<annotation id="18"/>에 자세히 보인다].</sub></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찬한다.</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하늘이 원래 천지를 창조할 때는[천조초매(天造草昧)]<annotation id="19"/></td><td width="35%">天造從來草昧間</td></tr>
	<tr><td>대개 솜씨를 부려도 따르게 하기 어려운데</td><td>大都爲伎也應難</td></tr>
	<tr><td>늙은이는 스스로 해득하여 노래와 춤으로</td><td>翁翁<annotation id="20"/>自解呈歌舞<annotation id="21"/></td></tr>
	<tr><td>옆 사람 끌어들여 눈으로 보게 하네</td><td>引得旁人借眼看</td></tr>
	</table></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기본사료">
		<li>『삼국사기』</li>
		<li>『삼국유사』</li>
		<li>『해동고승전』</li>
		<li>『일본서기』</li>
	</ul>
	<ul type="단행본">
		<li>김복순, 『한국고대불교사연구』, 민족사, 2002.</li>
		<li>노중국, 『백제사회사상사』, 지식산업사, 2010.</li>
		<li>노중국, 『백제정치사』, 일조각, 2018.</li>
		<li>목정배, 『삼국시대의 불교』, 동국대출판부, 1989.</li>
		<li>이강래, 『삼국사기 형성론』, 신서원, 2007.</li>
		<li>이병도 역주, 『삼국사기』 상·하, 을유문화사, 1986.</li>
		<li>장휘옥, 『해동고승전연구』, 민족사, 1991.</li>
		<li>겸전무웅, 장휘옥 역, 『중국불교사』 2, 민족사, 1992.</li>
		<li>타무라 엔쵸, 노성환 역, 『고대한국과 일본불교』, 울산대학교출판부, 1997.</li>
	</ul>
	<ul type="논문">
		<li>길기태, 「한성백제의 대외교류와 불교」, 『백제연구』 55, 충남대학교 백제연구소, 2012.</li>
		<li>김성순, 「한국에 온 호승(胡僧)들」, 『불교학보』 84,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2018.</li>
		<li>김원룡, 「둑도출토 금동불좌상」, 『역사교육』 5, 역사교육연구회, 1961.</li>
		<li>민희식, 「읽을거리: 백제에 불교를 전한 마라난타의 어린 시절」, 『문예운동』(2001.12), 문예운동사, 2001.</li>
		<li>서경수 외 3인, 「삼국시대 초기 불교교단 형성에 관한 연구」, 『논문집』 12, 동국대학교, 1973.</li>
		<li>성윤길, 「백제 불교수용 전후 사상변화에 따른 왕위계승관계」, 『신라사학보』 25, 신라사학회, 2012.</li>
		<li>안성진, 「고구려와 백제의 초기 불교 수용 과정」, 『한국고대사연구』 85, 한국고대사학회, 2017.</li>
		<li>이강래, 「삼국유사에 있어서의 『舊三國史」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동방학지』 66, 연세대학교국학연구원, 1990.</li>
		<li>이기백, 「삼국시대 불교전래와 그 사회적 성격」, 『역사학보』 6, 역사학회, 1954.</li>
		<li>이연숙, 「고대 동아시아 불교와 문학」, 『동아시아 고대학』 18, 동아시아고대학회, 2008.</li>
		<li>조경철, 「백제 한성시대 불교수용과 정치세력의 변화」, 『한국사상사학』 18, 한국사상사학회, 2002.</li>
		<li>조경철, 「삼국유사 흥법 난타벽제조와 백제의 불교수용」, 『신라문화제학술논문집』 35, 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 2014.</li>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백제본기(百濟本記)">『삼국사기』 권24 백제본기로, 本記는 本紀의 오자이다. “침류왕 원년 7월에 사신을 진(晉)에 보내어 조공하였다. 9월에 서역승 마라난타가 진에서 들어오니 왕이 그를 맞이하여 궁 안에 머물게 하고 예경하였다. 불교가 이로부터 비롯하였다. 2년 2월에 한산(漢山)에 절을 세우고 10인에게 도첩을 주어 스님이 되게 하였다.” 이렇게 『삼국사기』에서는 384년 마라난타 도래 사실로 백제불교가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일연은 이듬해 백제불교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불교가 전래되려면 사찰·스님·불전의 요소를 갖추어야 하므로, 이 요소들이 갖추어지는 이듬해가 바로 백제불교의 시초였다고 한 것이다.</item>
		<item id="2" 각주명="제15대">15대로 표기한 곳은 『삼국사기』 연표, 「백제본기」, 『삼국유사』 왕력이고, 14대는 『해동고승전』이다.</item>
		<item id="3" 각주명="승전(僧傳)">『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item>
		<item id="4" 각주명="침류왕(枕流王)">백제 제15대 왕(재위: 384~385). 근구수왕의 원자, 어머니 아이(阿尒)부인, 아이는 여승을 의미하는 아니(阿尼)와 연관성이 추정되어 침류왕의 불교 전래 배경이 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제에 불교를 공인하였으나 이듬해에 돌아갔다. 그의 서거 배경으로 불교와 도가의 지지세력 대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노중국: 2018)</item>
		<item id="5" 각주명="동진(東晋)">317~419년에 존속하였던 진의 후반기 왕조. 중국의 서진이 팔왕의 난(291~306)으로 혼란에 빠진 이후 316년 전조(前趙)의 유연에게 멸망당하였다. 317년 동진 원제가 되는 사마예(司馬睿, 317~322)가 강남(江南)으로 내려가 건강(建康)을 수도로 진을 재건하였는데 이를 동진이라 한다. 동진은 여산 혜원으로 대표되는 강남불교가 흥성하였으므로, 동진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근초고왕(346~374) 대에 백제 왕실에서는 이미 불교를 알았을 것이다. 동진은 419년 공제 때 군벌 유유(남조의 송 무제, 재위 420~422)에게 멸망당하였다.</item>
		<item id="6" 각주명="효무제(孝武帝)">동진 제9대 황제 사마요(司馬曜, 재위 372~396). 간무제의 사후 372년 황제에 올라 376년부터 몸소 정사를 처리. 383년 전진의 부견이 90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오자 동진은 8만의 군사로 전진 군을 대패시켰다(비수대전(肥水大戰). 그러나 점차 방탕하여 주색에 빠져 지내다가 396년 후궁에 의해 시해되었다.</item>
		<item id="7" 각주명="태원(太元)">동진 효무제(孝武帝)의 연호(376~396). 태원 9년은 384년.</item>
		<item id="8" 각주명="서역 승">호승(胡僧)을 말하는 것으로 인도와 중앙아시아를 포괄하는 서역 출신 스님. 호승 외에도 서역승(西域僧)·범승(梵僧)·서승(西僧)으로 쓰였다. 마라난타는 동진에서 백제로 온 서역출신의 승려로, 호승의 여러 모습 가운데 늘 돌아다니며 교화하는 모습으로 비춰진 유행포교승(遊行布敎僧)이라 할 수 있다.(김성순: 2018)</item>
		<item id="9" 각주명="마라난타(摩羅難陀)">생몰년 미상. 『해동고승전』에는 인도 간다라(竺乾)에서 왔다고 하므로 인도출신 스님으로 본다. 동진에 와서 수도 건강(建康)에 머물다가 백제에 처음 불교를 전하였다. 그는 384년(침류왕 원년) 9월에 동진에서 백제에 왔는데, 그해 7월에 동진에 조공 간 백제사신 내지 동진 사신들과 동행해서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에 온 그를 침류왕이 궁궐에 모셔 예경하였고, 이듬해인 385년에 새 서울에 절을 짓고 10인에게 도첩을 주어 스님이 되게 하였으므로 백제불교가 시작되었다고 하는 내용이 『삼국사기』, 『삼국유사』, 『해동고승전』에서 모두 거론되고 있다. 『해동고승전』에 의하면, 마라난타는 신이와 감통의 정도를 짐작할 수 없었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로 뜻을 굳혀 한 곳에 머물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가 활동한 연대로 보자면 그는 백제에 계율을 강조한 유가유식계통의 불교를 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10" 각주명="새 서울">신도(新都)를 말하는 것으로 『삼국사기』에 의하면 백제는 온조가 한수 남쪽의 위례성에 도읍을 정한(B.C.5) 이후 온조 41년(23), 책계왕 즉위년(286), 비류왕 24년(327)에 위례성 내지 궁실을 수리한 기록이 있다. 고고학적으로는 2세기 경인 초고왕 대(166~214)에 그 중심지인 하남위례성(풍납토성 내의 삼중환호유적)에 정착한 이후 점차 그 범위를 넓혀 풍납토성(북성)과 몽촌토성(남성)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 신도에 대해 고전기(古典記)에는 “13세 근초고왕 때 와서 고구려의 남평양을 빼앗았고, 북한성으로 도읍을 옮겨 105년을 지냈다”(『삼국사기』권37 지리4 백제, 『삼국유사』권2 「남부여 전백제」 조)고 하였고, 『삼국유사』 왕력 「근초고왕」 조에도 신미(371)에 도읍을 북한산으로 옮겼다고 하였다. 그러나 수도를 옮긴 것이 고구려의 평양성을 빼앗은 것과 연관이 있으므로 새 수도의 위치는 한강 이북의 북한성보다는 『삼국사기』 기사대로 한산(남한산)으로, 그 위치는 남한산성으로 보이는데(노중국: 2018) 몽촌토성으로 보는 견해(최몽룡)도 있다. 일연은 근초고왕 대 한산에 도읍이 옮겨지고 15년 후 침류왕이 이곳에 사찰을 세운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하지만 하남위례성은 한성백제시대 말까지 백제의 수도였다. 따라서 ‘신도’라는 표현은 침류왕까지 수도는 남한산에 있었고, 침류왕 이후 어느 시기에 한성(하남위례성)으로 환도하였음을 추정하게 해준다.</item>
		<item id="11" 각주명="한산주(漢山州)">신라시대 지방통치 구역의 하나. 원래 백제의 수도 한성(漢城, 하남위례성) 권역이었지만 475년 고구려가 한성을 함락한 후 한산군(漢山郡)을 설치하였다. 551년에 백제 성왕이 이 지역을 회복하였으나, 신라 진흥왕이 14년(553)에 이를 빼앗아 신주(新州, 하남시)를 설치하였다. 이후 진흥왕은 18년(557)에 신주를 폐지하고 한산주로 개칭하였다가, 29년(568)에 한산주를 폐지하고 남천주(南川州: 이천시)를 설치하였다.(노중국: 2018) 그 뒤 진평왕은 26년(604)에 다시 남천주를 폐지하고 한산주를 설치하였다. 통일 이후 경덕왕은 16년(757)에 한산주의 이름을 한주(漢州)로 고쳤다. 그러나 고려 태조는 한주를 광주(廣州: 하남시)로 고쳤다. 『해동고승전』 권1 마라난타전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기로기에는 … 피류와 은조 두 사람은 뜻을 같이 하여 남으로 내려가서 한산에 이르러 나라를 열었다고 하였으니 지금의 광주(廣州)가 바로 그곳이다.”</item>
		<item id="12" 각주명="절을 짓고[창불사(創佛寺)]">고구려가 천도하기 전에 평양에 9개의 사찰을 지은 것과 같은 예로, 백제 역시 새 수도에 사찰을 지어 지기(地氣)를 누르는 행사를 벌인 것으로 생각된다.</item>
		<item id="13" 각주명="10인에게 도첩을 주어 스님이 되게 하였다">도승은 도인위승(度人爲僧)으로 10인에게 도첩을 준 것을 말한다. 도첩은 관에서 면세와 면역의 권한을 갖는 스님이 되는 것을 허가한다는 증빙이다. 10인은 매우 중요한 의미로서 승가(僧家)를 구성하는 삼사칠증(三師七證)의 기본단위이다. 삼사는 계를 주는 계화상, 청결을 증명하는 갈마사, 의식을 가르쳐주는 교수사이고, 칠증은 입회승이다. 전법을 위한 구족계의 수지에 반드시 필요한 숫자로, 비상상황에서 백제 자체에서 스님을 배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숫자이기도 하다. 백제 불교가 계율중시의 특징을 보이는 기반이라 할 수 있다.</item>
		<item id="14" 각주명="아신왕(阿莘王)">백제 제17대 왕으로 재위기간은 392~405년. 『삼국사기』 백제본기와 『삼국유사』 왕력에는 아방왕(阿芳王)으로, 『일본서기』에는 아화왕(阿花王)이라고도 하였다. 침류왕의 장자였지만 숙부 진사왕에게 밀렸다. 진사왕이 8년(392)에 구원 행궁에서 전렵을 하다가 폐위되어 죽자 즉위하였다. 즉위한 해에 아신왕은 불교를 믿어 복을 구하라는 교를 내렸다. 아신왕은 즉위 직전과 4년(395)에 고구려의 공격을 받아 반격하였으나 실패하여 도리어 58성 700촌을 빼앗겼다. 「광개토왕릉비」에는 399~400년에 백제를 지원한 가야․왜군이 신라를 공격하였다가 광개토대왕이 보낸 보기(步騎) 5만의 구원군에 패한 내용이 나온다. 아신왕은 고구려에 대한 설욕을 시도하고자 6년(397)에 왜국의 군사지원을 받기 위해 태자 전지(腆支)를 볼모로 보내고(『삼국사기』 권25 백제본기 「아신왕」 조) 수차 고구려를 공격하려 준비했으나 성공하지 못하였다.</item>
		<item id="15" 각주명="십이월(十二月)">아신왕은 진사왕이 392년 11월에 구원(狗原)의 행궁에서 죽고 12월에 즉위하였으므로, 원문의 2월은 12월이 되어야 하므로 십(十)자가 탈락된 것으로 본다.(조경철: 2002)</item>
		<item id="16" 각주명="명을 내려 불교를 받들고 믿어서 복을 구하라">하교숭신불법구복(下敎崇信佛法求福) 즉 아신왕이 불교를 믿고 복을 구하라고 명할 수 있었던 것은 백제의 도승 10인이 각 지역을 담당할 스님들을 배출하여 사찰을 건립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아이부인과 마라난타가 생존해 있었다면 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삼국사기』에는 고구려 고국양왕 9년(392) 3월 “下敎崇信佛法求福”의 기사가 나오고 백제본기에는 나오지 않아, 『구삼국사』의 기록일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이강래: 1990) 반면, 『삼국유사』에서는 이 기사가 「순도조려」 조에는 나오지 않고, 「난타벽제」 조에만 나오고 있다. 특히 같은 해에 3월과 2월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두 기사를 살려서 고구려는 광개토왕 영락 2년(391) 3월에, 백제의 아신왕은 즉위한 392년 12월에 하교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조경철: 2014) 자세한 내용은 「순도조려」 조를 참조할 것.</item>
		<item id="17" 각주명="동학(童學)">마라난타의 이름을 번역하여 동학이라 하였는데 마라는 구마라집[童壽]의 구마라를 동(童)으로 가져오고 난타는 실차난타[喜學]에서 실차는 학, 난타는 희의 뜻인데 난타를 학(學)으로 보고 가져온 것으로 보았다.(조경철: 2014)</item>
		<item id="18" 각주명="그의 신이한 행적은 승전에 자세히 보인다">『해동고승전』 권1에 자세하다. “석마라난타는 호승이다. 신이와 감통은 정도를 짐작할 수 없었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로 뜻을 굳혀 한 곳에 머무르지 않았다. 고기를 살펴보면 원래 천축에서 중국으로 들어와 한 곳에 정착하여 사람들에게 불교를 전하였으며 향의 연기를 증거로 하여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그는 수많은 어려운 일들을 겪었지만 인연이 닿는 곳이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가지 않는 곳이 없었다. 백제 제14대 침류왕이 즉위한 원년(384) 9월에 진나라에서 들어오니 왕은 교외에까지 나가 그를 맞이하였으며, 궁중에 모시고 공경히 받들어 공양하면서 그의 설법을 들었다. 윗사람들이 좋아하니 아랫사람들도 교화되어 불사를 크게 일으켜 함께 찬하고 봉행하니 마치 파발을 두어 명을 전하는 것 같았다. 2년(385) 봄 한산에 절을 창건하고 10인에게 도첩을 주어 스님이 되게 하였으니 법사를 존경했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백제는 고려 다음으로 불교를 일으켰으니 거슬러 계산하면 마등이 후한에 들어온 지 280여 년이 되는 셈이다 … 이하 생략.”</item>
		<item id="19" 각주명="천조초매(天造草昧)">『주역』 권2 둔괘(屯卦) “천운이 혼돈일 때에는 마땅히 후를 세우고 편안히 여기지 말아야 한다.[天造草昧 宜建侯而不寧]”에서 인용.</item>
		<item id="20" 각주명="翁翁(옹옹)">야야(爺爺)와 같은 뜻으로 나이든 이에 대한 존경의 호칭. 여기서는 마라난타를 지칭.</item>
		<item id="21" 각주명="呈歌舞(정가무)">이국인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구경하기 위해 주위에 모인 사람에게 불교교의를 전한 것으로, 마라난타가 이른바 속창으로 불리는 춤과 노래를 활용하였을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데(이연숙: 2008), 후대이지만 중국 오나라에서 가악무를 배운 백제인 미마지(味摩之)는 불교악무(樂舞)를 왜에 전하였다.(『일본서기』 권22 「추고천황 20년(612)」 조)</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뚝섬출토금동여래좌상" type="링크" path="https://www.museum.go.kr/site/main/relic/search/view?relicId=1926" desc="국립중앙박물관"></item>
	</images>
</data>

<h1>사불산(四佛山) 굴불산(掘佛山) 만불산(萬佛山)</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이 조는 시대적 배경이 다른 사불산 굴불산 만불산의 사적을 모아 하나로 묶은 것이다. 신비롭고 영이한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 ‘사불산’은 진평왕대에 발견한 사불산의 사면석불에 관한 내용으로 현재 경상북도 문경시 산북면에 마멸이 심한 상태로 존재한다. 사불산의 기록으로는 「유사불산기(遊四佛山記)」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데, 『삼국유사』에서는 이들 기록에서 원효와 의상의 사적을 제외하고 진평왕대 『법화경』과 관련된 내용을 취하여 싣고 있다. ‘굴불산’은 경덕왕 대에 땅에 묻힌 석불상을 파낸 이적을 실은 것으로, 현재 경주 백률사 올라가는 소금강산 입구에 보물로 보존되어 있다. 일연은 이와 비슷한 예로, 「생의사석미륵」 조에서 현몽으로 땅에 묻힌 불상을 찾아낸 영험담과 「낙산이대성」 조에서 꿈속에 죽은 아이를 묻었던 곳에서 석미륵이 출현한 이적을 싣고 있다. ‘만불산’은 시기적으로 보아 경덕왕이 안록산 난의 평정을 축하하기 위해 당에 보낸 선물로 추정된다. 이 공예품은 신라의 장인이 오색담요에 가산(假山)을 만들어 그곳에 바위와 괴석, 동굴 등을 넣고 구역을 나누어 여러 나라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작고 정교한 만 분의 부처님을 안치하였기 때문에 당의 대종이 만불산이라 명명하였다. 당의 『두양잡편』과 한치윤의 『해동역사』에도 실려 있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죽령(竹嶺)<annotation id="1"/><images id="1"/> 동쪽 100리쯤<annotation id="2"/><images id="2"/>에 높이 솟은 산이 있다. 진평왕<annotation id="3"/>(재위 579~632) 9년(587) 갑신<annotation id="4"/>에 홀연히 사면이 한 발 남짓한 큰 돌에 사방여래(四方如來)<annotation id="5"/><images id="3"/>가 새겨지고 붉은 명주로 싸여져 하늘에서 그 산 정상에 떨어졌다. 왕이 듣고 가서 쳐다보고 예경[첨경(瞻敬)]한<annotation id="6"/> 후, 드디어 그 바위 곁에 절을 개창하고 절 이름을 대승사(大乘寺)<annotation id="7"/><images id="4"/>라 하였다. 『법화경[연경(蓮經)]』<annotation id="8"/>을 독송하는 이름이 전하지 않는 비구스님을 청하여 이 절을 맡게 하였다.<annotation id="9"/> 물 뿌려 쓸고 돌을 공양하여 향불이 꺼지지 않게 하였다. 산 이름을 역덕산(亦德山)<annotation id="10"/>이라 부르고 혹은 사불산(四佛山)<annotation id="11"/><images id="5"/>이라고도 하였다. 비구스님이 죽어 장사지냈더니 무덤 위에 연이 났다[생연(生蓮)].<annotation id="12"/></paragraph>
	<paragraph>또 경덕왕(景德王)<annotation id="13"/>(재위 742~765)이 백률사(栢栗寺)<annotation id="14"/><images id="6"/>로 행차하였는데 산 아래에 다다르자, 땅 속에서 부처님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므로 사람을 시켜 파보니 큰 돌이 있었다. 사면에 사방불(四方佛)<annotation id="15"/><images id="7"/>이 새겨져 있었다. 인하여 절을 짓고 굴불사(掘佛寺)<annotation id="16"/><images id="8"/>로 이름하였는데 지금은 잘못되어 굴석사(掘石寺)<annotation id="17"/>라 한다.</paragraph>
	<paragraph>경덕왕은 또 당나라 대종(代宗)<annotation id="18"/> 황제가 불교를 우대하고 숭상한다는 소문을 듣고 장인(工)에게 명하여 오색의 모직담요를 만들게 하고, 또 침단목(沈檀木)<annotation id="19"/>과 밝은 구슬, 아름다운 옥에 조각한 산의 모형[가산(假山)]<annotation id="20"/>을 한 발 남짓하게 만들어 모직담요 위에 놓았다. 산에는 가파른 바위와 괴석, 개울과 동굴이 구역을 나누어 있는데, 각 구역 안에는 노래하고 춤추며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과 여러 나라 산천의 형상이 있었다. 미풍이 문으로 들어가면 벌과 나비가 훨훨 날고 제비와 참새가 날아올라 춤을 추니 어렴풋이 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하지 못하였다.</paragraph>
	<paragraph>그 가운데 일만 불을 안치하였는데 큰 것은 사방 일촌이 넘고 작은 것은 팔·구 푼 쯤 되었다. 두상이 혹 큰 기장 낱알 만하거나 콩알 반쪽 만 하며, 나발(螺髮)<annotation id="21"/>과 백모(白毛)<annotation id="22"/>, 눈썹과 눈이 뚜렷하여[적력(的㿨)]<annotation id="23"/> 상호(相好)<annotation id="24"/>를 다 갖추었으나 다만 방불하다 말할 수 있을 뿐 상세한 것은 다 말할 수 없었다. 인하여 만불산<annotation id="25"/>이라 불렀다. 다시 금과 옥을 새긴 유소(流蘇)·번개(幡蓋)<annotation id="26"/>와 망고[암라(菴羅)]<annotation id="27"/>, 치자꽃[담복(薝蔔)]<annotation id="28"/> 등의 꽃과 과일로 장엄하였으며, 백 계단[백보(百步)]<annotation id="29"/>이나 되는 높은 누각과 누대, 전각, 당우, 정사는 모두 작기는 하지만 다 살아 움직이는 형세였다. 앞에는 빙 둘러 도는 비구상이 천 여구가 있고 아래는 자색 금빛의 종[자금종(紫金鐘)]<annotation id="30"/> 세 구를 벌려 놓았는데 모두 종각과 포뢰(蒲牢)<annotation id="31"/>가 있고, 고래 모양으로 된 종치는 방망이인 당목<annotation id="32"/>을 삼았다. 바람이 불어 종이 울리면 정근하며 돌고 있던[선요(旋遶)]<annotation id="33"/> 스님들은 모두 다 엎드려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였다. 은은히 염불소리가 들렸으니, 대개 그 중심체는 종에 있었다. 비록 만 불로 부르나 그 실상은 이루 다 기록할 수 없다.</paragraph>
	<paragraph>이미 완성되자, 사절을 보내어 선사하니 대종이 보고 감탄하여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신라의 기교는 하늘의 조화이지 사람의 기교는 아니다.”</paragraph>
	<paragraph>이에 구광선(九光扇)<annotation id="34"/>을 그 바위 사이에 덧붙여두고 인하여 불광이라 불렀다. 4월 8일에 양가의 승도[兩街僧徒]<annotation id="35"/>에게 명하여 내도량[내도장(內道場)]<annotation id="36"/>에서 만불산에 예를 드리게 하고 불공삼장(不空三藏)<annotation id="37"/>에게 명하여 밀부진전(密部眞詮)<annotation id="38"/>을 천 번이나 읽게 하여 찬탄하고 경축하니, 보는 자가 모두 그 정교함을 탄복하였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찬한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하늘은 만월을 단장시켜 사방불을 마련하고</td><td width="35%">天粧滿月四方裁</td></tr>
	<tr><td>땅은 백호[명호(明毫)]<annotation id="39"/>를 솟구치어 하루 밤 사이에 열었도다</td><td>地湧明毫一夜開</td></tr>
	<tr><td>묘수를 또 부려 만 불을 조각하니</td><td>妙手更煩彫萬佛</td></tr>
	<tr><td>진리의 바람이 두루 하늘과 땅·사람에 퍼지도록 하네</td><td>眞風要使遍三才</td></tr>
	</table></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기본사료">
		<li>『삼국사기』</li>
		<li>『삼국유사』</li>
		<li>『해동고승전』</li>
		<li>『호산록』</li>
		<li>『신증동국여지승람』</li>
		<li>『동문선』</li>
		<li>『해동역사』</li>
	</ul>
	<ul type="단행본">
		<li>국립중앙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편, 『불국사 석가탑 유물』3-사리기·공양품, 2009.</li>
		<li>문화재연구소, 『굴불사유적발굴조사보고서』, 1986.</li>
		<li>고익진, 『한국고대불교사상사』, 동국대학교 출판부, 1989.</li>
		<li>박남수, 『신라수공업사』, 신서원, 1996.</li>
		<li>허흥식, 『진정국사와 호산록』, 민족사, 1995.</li>
	</ul>
	<ul type="논문">
		<li>김리나, 「경주 굴불사지의 사면석불에 대하여」, 『진단학보』39, 진단학회, 1975.</li>
		<li>김복순, 「신라 중고기 불교와 『법화경』」, 『신라문화제학술논문집』31, 경주시·동국대 신라문화연구소, 2010; 「신라의 백고좌법회」, 『신라문화』36, 동국대 신라문화연구소, 2010; 「『삼국유사』권3 「사불산굴불산만불산조의 연구」, 『신라문화제학술논문집』37, 2016.</li>
		<li>김장환, 「『태평광기』 소재 ‘신라’관련 고사(하)」, 『신라사학보』4, 신라사학회, 2005.</li>
		<li>김정화, 「굴불사지 사면석불 별조 제작기법에 대한 고찰」, 『고문화』62, 2003.</li>
		<li>문명대, 「신라 사방불의 기원과 신인사(남산탑곡마애불)의 사방불」, 『한국사연구』18, 한국사연구회, 1977.</li>
		<li>박광연, 「신라법화사상사」,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0.</li>
		<li>박태화, 「신라시대의 밀교전래고」, 『조명기박사화갑기념 불교사학논총』, 1965.</li>
		<li>임영애, 「한국 일본의 고대 불교 번에 관한 연구-중국 당번의 한국 일본의 전파와 수용을 중심으로-」, 『미술사학연구』190·191, 한국미술사학회, 1991.</li>
		<li>장충식, 「삼국유사 만불산과 신라공예」, 『문화사학』6·7합, 문화사학회, 1997.</li>
		<li>진홍섭, 「사불산 사불암과 묘적암마애여래좌상-신라오악종합학술조사기제7」, 『미술사학연구』7(고고미술 9), 한국미술사학회, 1966.</li>
		<li>최 철, 「중론형성과 그 기능-삼국유사를 중심하여-」, 『신라문화제학술발표회논문집』1, 경주시 신라문화선양회, 1980.</li>
		<li>허흥식, 「진정국사의 불교사에 대한 지식과 사관」, 『정신문화연구』18(1), 한국학중앙연구원, 1995.</li>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죽령(竹嶺)">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과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에 걸쳐있는 소백산맥 도솔봉과 연화봉 사이 689m의 고개로, 신라 제8대 아달라이사금 5년(158) 길을 개척한 이래 1941년 죽령 아래에 터널을 뚫어 중앙선이 개통되었다.</item>
		<item id="2" 각주명="동쪽 100리 쯤">동백허리(東百許里)에 대해 일연은 사불산의 위치를 죽령 동쪽 백 리라고 했는데, 진정국사의 「유사불산기」에는 상주 산양현 북에 있는데 동쪽으로 죽령과 연해 있다고 하였다. 조선후기 지도 『동여비고』 등에는 「유사불산기」의 기록과 같이 표시되어 있다. 다만 『동국여지승람』에 첨부된 「팔도총도」에는 죽령 동쪽에 사불산이 있는 것으로 표기된 것이 보인다.</item>
		<item id="3" 각주명="진평왕">신라 제26대 왕으로 재위기간은 579~632년. 이름(諱)는 백정(白淨). 부인은 마야부인이고 동생들은 국반, 백반이라 이름하였는데 왕실의 신성성을 위해 석가모니의 아버지 정반왕을 비롯하여 어머니, 숙부들의 이름을 빌려 석가족을 표방한 것이었다. 진흥왕의 장자 동륜태자의 아들로, 진지왕이 정난황음으로 폐위되면서 왕위에 올랐는데 아버지를 동륜왕으로 추숭하였다(왕력). 54년 간 재위하면서 건복(建福, 584~633) 연호를 사용하였고 위화부·조부·예부·선부 등 중앙통치체제를 크게 정비하여 신라 관제발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키가 11자의 거구로 천주사를 갔을 때 밟은 돌계단이 한번에 3개가 부러질 정도였으며, 신라삼보의 하나인 천사옥대(天賜玉帶)를 하늘로부터 받은 사건이 전한다. 진, 수, 당으로 교체되는 정국에도 외교적 노력과 해외유학승인 원광, 지명, 담육, 안함 등을 중용하며 정국을 안정시켰다. 아들이 없던 그는 선덕여왕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진평왕릉은 사적 제180호로 경주시 보문동에 자리하고 있다. (「천사옥대」, 「원광서학」, 「이혜동진」, 「융천사 혜성가 진평왕대」, 「도화녀비형랑」 조 참조)</item>
		<item id="4" 각주명="진평왕(재위 579~632) 9년(587) 갑신">진평왕 9년은 정미년(587)이고, 진평왕 대 갑신년은 왕 46년(624)에 해당된다. 고려 후기 과거급제 후 출가한 진정국사 천책은 「유사불산기(遊四佛山記」(『호산록』권4)에서 「신라고기」를 인용하여 사불산을 서술하였다. “진평왕 건원 5년(588, 무신)에 갑자기 사면에 사방불이 새겨져 있는 사방 한 길쯤 되는 바위덩어리가 오색구름에 싸여 있다가 하늘로부터 날아와서 별도의 봉우리에 자리 잡았다. 왕은 이 소식을 듣고 매우 이상하게 여겨 그 곳에 행차하여 이를 증험하고 공경하여 마지않았다. 그 옆에 절을 짓고 대승사라 하고 『법화경』을 독송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천책은 사방불의 출현을 진평왕 10년의 일로 기록하고 있어 『삼국유사』의 진평왕 9년과 1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사방불의 양식을 고려하여 갑신년에 무게를 두어 진평왕 46년(624)으로 보기도 한다.(진홍섭: 1966)</item>
		<item id="5" 각주명="사방여래(四方如來)">방형 돌기둥 사면에 돌아가며 새겨진 네 구의 부조 불상이다. 사방여래는 일반적으로 서방 아미타불, 동방 약사불, 북방 미륵불, 남방 석가불이 위치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곳의 사방여래는 이러한 개념의 등장 이전에 조성되었거나, 8세기 작품으로 보기도 한다.(문명대, 1977) 사방여래는 현재 사면석불로 불리고 있다.</item>
		<item id="6" 각주명="쳐다보고 예경[첨경(瞻敬)]한">진평왕이 사불산을 멀리서 예경[望拜]하던 곳으로, 이곳에 미륵암이 건립되고 중창도 하였다. 권근의 「사불산미륵암중창기(四佛山彌勒庵重創記)」(『양촌선생문집』권11)가 있다.</item>
		<item id="7" 각주명="대승사(大乘寺)">경상북도 문경시 산북면 사불산에 있는 사찰.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 말사. 진평왕 9년 붉은 명주로 싸인 사면석불이 하늘에서 그 산 정상에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진평왕이 가서 예경하고 절을 개창하여 대승사로 사액하였다. 천책의 기록이 있고, 조선 초 기화득통이 머물렀는데 보물 991호 금동관음보살상이 조선초 작품으로 남아 있다. 임진왜란 때 전소 후 조선 후기 큰 사찰이 되었으나, 1922·1956년 화재로 현재는 명부전을 제외하고 신축건물이다. 1966년 신라오악조사 태백산지구 제3차 조사는 대승사를 중심으로 묘적암, 윤필암, 김룡사에 대해 행해졌다.(진홍섭: 1966)</item>
		<item id="8" 각주명="『법화경[연경(蓮經)]』">『묘법연화경』. 7권 28품. 그 가운데 특히 「관세음보살보문품」은 관음신앙의 근거로, 「견보탑품(見寶塔品)」은 다보탑과 석가탑 조성과 같은 불탑숭배의 근거로 널리 독송되었다. 높은 문학성을 지닌 「방편품(方便品)」, 「비유품(臂喩品)」, 「신해품(信解品)」, 「약초유품(藥草喩品)」, 「화성유품(化城喩品)」 은 중심사상인 회삼귀일(會三歸一)사상을 잘 표현하고 있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원효, 경흥, 의적, 체관 등의 수많은 주석서들이 있고, 우리나라 불전 가운데 가장 많은 간행횟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판본이 다수이다.</item>
		<item id="9" 각주명="『법화경』을 독송하는 … 절을 맡게 하였다">진평왕은 국가에 복이 되게 하기 위하여 『법화경』을 독송하는 이름 모를 스님을 청하여 독송하게 하였다고 하였는데, 역사상 비슷한 시기에 『법화경』과 관련된 이들의 존재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백제 무왕 대의 고승 혜현(569~627)이 수덕사에 주석하면서 『법화경』을 독송하고 삼론을 강론하다가 정관 초년에 입적하였다고 하는데, 진평왕 49년(627)의 일이었다. 또한 『법화영험전』에 나오는 신라 사미는 『법화경』을 즐겨 독송하였는데 역시 정관 무렵이다. 중생사 대관음상을 이룬 인물은 남조 양.진 무렵에 신라로 온 화공 장승요라고도 전하는 인물로서 그 경전적 배경이 『법화경』이었다. 그리고 원효와 지통이 사사한 낭지사도 『법화경』을 주로 강하였으므로, 신라 진평왕 대를 둘러싼 시기에 『법화경』과 관련된 일들이 집중적으로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item>
		<item id="10" 각주명="역덕산(亦德山)">이곳에서만 보이는 명칭으로 여타의 기록에는 공덕산으로 나온다. 공덕이라는 지명은 이색의 「윤필암기」(『동문선』권74)에서 사불산을 공덕산이라고 부른다고 하였고, 『세종실록지리지』(상주)에도, 명산은 사불산인데 산양현 북쪽에 있다. 혹은 공덕산이라고도 한다고 하였다.</item>
		<item id="11" 각주명="사불산(四佛山)">경상북도 문경시 산북면에 있는 산. 『세종실록』 「지리지」권150 경상도, 경상도의 명산 다섯 가운데 하나로 “四佛在尙州”가 나올 정도로 알려져 있던 산이다. 사불암으로 불리는 사면석불상이 산북면 전두리 산38-1에 마멸이 심한 상태로 존재한다. 산 정상의 큰 암반을 기반으로 6~8m의 넓고 편평한 부정형의 삼각형을 이룬 중앙에 높이 2.95m, 1변이 약 1.5m 내외의 별석의 사각 기둥의 동·서·남·북 사면에 불상이 1구씩 조각되어 있다. 이 산의 주봉 서쪽에 대승사, 동봉에 천주사, 중봉에 백련사가 있다. 1966년 신라오악조사 태백산지구 제3차 조사에서, 사불산에 오른 조사원들이 그 위용에 놀라서 “하늘에서 그 산정에 떨어졌다”는 내용만 아니면 이 기록은 현장의 사불산과 방불 됨에 감탄하면서 실제 그 모습이 하늘로부터 떨어졌다고 보기 쉬운 현상이라고까지 하였다.(진홍섭: 1966) 진정국사 천책이 쓴 『호산록(湖山錄)』 권4 「유사불산기」(1244)에는 그가 사불산 백련사의 주지로서 사불산의 입지조건, 대승사와 부속암자, 동백련사의 유래, 답사소감, 사불산과 유적에 대한 시, 기문(記文) 등을 남겼다.(허흥식: 1995) 또한 『신증동국여지승람』 권근의 기에, “대원의 고개가 지맥이 갈리어 동남쪽으로 둘러 갈라져 보주·산양 두 고을 경계에 이르러 불룩하게 높이 일어났는데 산정에 큰 돌이 있어 뿌리가 떠서 서있고 사면에 모두 부처의 몸을 새겼으니 그 때문에 사불산이라 이름하였다”고 하였다.</item>
		<item id="12" 각주명="연이 났다[생연(生蓮)]">이곳 사적과 관련하여 동백련사(東白蓮寺) 등 연과 연관된 사찰이 전해지고 있다. 권근의 「사불산미륵암중창기」에 13세기 중엽까지 백련사에는 의상(義湘)이 쓰던 종려로 만든 삿갓 및 육환장이 있었고, 옛 건물에는 원효(元曉)와 의상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었다고 한다.</item>
		<item id="13" 각주명="경덕왕(景德王)">신라의 제35대(재위:742~765) 왕. 이름은 헌영(憲英). 제33대 성덕왕의 셋째아들로, 어머니는 소덕왕후(炤德王后)이다. 효성왕의 동모제(同母弟)로, 효성왕이 아들이 없어 태자로 책봉되었다가 왕위를 이었다. 선비(先妃)는 이찬(伊飡) 김순정(金順貞)의 딸이고, 743년(경덕왕 2) 서불한(舒弗邯) 김의충(金義忠)의 딸을 후비(后妃)로 맞이하였다. 경덕왕은 집사부 중시를 중심으로 한 관제개혁인 한화정책(漢化政策)을 실시하였다. 747년 중시의 명칭을 ‘시중(侍中)’으로 변경하였다. 757년 지방 9개주의 명칭을 비롯한 군현의 명칭을, 759년 중앙관부 관직명을 모두 중국식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혜공왕 때 모두 옛 명칭으로 환원됨으로써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경덕왕은 당나라에 사신을 11회 파견하여 성덕왕 이래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였다. 764년 시중으로 임명된 김양상은 나중에 상대등으로 혜공왕을 시해하고 신라 하대를 연 선덕왕(宣德王)으로 경덕왕 때에 이미 귀족세력을 대표한 인물이었다. 모지사(牟祗寺) 서쪽 언덕에 장사 지냈는데, 왕릉은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에 있다. 『삼국유사』 권2 「경덕왕 충담사 표훈대덕」조에는 아들을 원하여 혜공왕을 얻는 과정이 전해지고 있다.</item>
		<item id="14" 각주명="백률사(栢栗寺)">경상북도 경주시 금강산의 신라 고찰.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불국사 말사. 창건연대는 미상이나 이 절의 대비관음상은 중국 오나라의 공장(工匠)이 만든 것이라는 고전(古傳)이 있고, 또 이 관음상에 얽힌 영험이 693년(효소왕 2)에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삼국통일을 전후한 시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던 국보 제28호의 금동약사여래입상과 이차돈공양석당은 1927년 국립경주박물관에 옮겨졌으며,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과 선원·요사채가 있다. 경내의 자연암벽에 조각된 마애탑은 높이 3.2m나 되는 삼층탑으로 특이한 양식을 지니고 있으며, 상륜부가 온전하게 묘사되어 있다. 금강산 정상에서 북쪽 30m 아래에 마애삼존좌상은 아미타불 좌우에 협시보살이 있으나 풍화가 심하여 조각수법을 파악하기 어렵다.(『삼국유사』 「백률사」 조 참고)</item>
		<item id="15" 각주명="사방불(四方佛)">사방불은 사방 정토에 살면서 사방을 수호하는 방위불. 이 사방불 신앙은 북위에서부터 수나라에 이르기까지 그 조각이 널리 행해졌고, 우리나라에도 몇몇 예가 있다. 대승불교 이전에는 한 시대에 한 분의 부처님만 존재한다는 개념이 주류를 이루어 과거칠불이 언급되었다. 그러나 대승불교가 발흥하면서 사방불, 육방불, 팔방불 내지 과거·현재·미래의 삼세불에 이르기까지 시방삼세제불(十方三世諸佛)이 시공간을 망라하여 모든 세계에 존재한다고 보았는데, 밀교에서 더욱 발전하였다. 6세기 초 북위와 수나라에서는 네모난 돌기둥에 불상을 조각한 비상(碑像)형식의 사방불이 크게 유행하였는데, 우리나라에도 연기지방을 중심으로 여러 기의 불비상이 남아 있다. 예산 사면석불도 있다. 대표적인 사방불은 『공작왕주경』에서 동방의 약사여래, 서방의 무량수불, 남방의 정방불, 북방의 칠보당불이 나오고, 『금광명경』(담무참 역)과 『금광명최승왕경』(의정 역)에는 동방 아촉불, 서방 무량수불 내지 아미타불, 남방 보상불, 북방 미묘성불이 나온다.</item>
		<item id="16" 각주명="굴불사(掘佛寺)">신라 경덕왕 대에 창건된 사찰. 지금은 경주의 소금강산 기슭에 3.5m 크기의 사면에 불상이 조각된 보물 제121호의 굴불사지 사면석불 만이 남아있다. 굴불사지 사면석불은 서쪽 아미타삼존을 중심으로 동쪽 약사불 남쪽 석가삼존불 북쪽 양각의 불입상 2구가 새겨져 있는데 십일면육비(十一面六臂)의 관음보살과 미륵보살로 추정되고 있다. 경주 남산의 칠불암 석조 사면불상과 영주 신암리 사면석불(보물 제680호) 등과 함께 신라시대의 중요한 사면석불이다. 1981년 사면석불 주위로 발굴하였을 때 서쪽과 남쪽에서 불상대좌가 노출되었다. 8세기 신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밀교적 성격의 불상이다.(김리나: 1975) 남면은 주불로 좌상이며 3면은 불입상으로, 6세기 후반 용문석굴과 공현석굴과의 친연성을 언급한 견해도 있다.</item>
		<item id="17" 각주명="굴석사(掘石寺)">굴불사의 별칭으로 돌을 캐내었다는 의미에서 나온 명칭이다. 굴불사지 발굴에서 청동금고에 ‘大定二十三年 … 屈石寺’ 명문이 발견되어 고려 명종 13년(1183) 중수한 사실과 이때까지 굴석사로 불리었음을 알게 한다.(문화재연구소: 1986) 일연은 「생의사석미륵」 조에서 현몽으로 땅에 묻힌 불상을 찾아낸 영험담과 「낙산이대성」 조에서 꿈속에 죽은 아이를 묻었던 곳에서 석미륵이 나온 이적을 싣고 있다.</item>
		<item id="18" 각주명="대종(代宗)">당나라 제9대 황제 이예(李豫)로 재위기간은 762~779년이다. 숙종의 장자로 현종의 적손으로 15살에 평왕(平王)에 봉해졌다. 안사의 난에 천하병마원수로 공을 세워 758년 태자로 책봉되었다. 762년 숙종을 이어 황제에 올라 763년 안사의 난을 평정하였다. 만불산은 이를 축하하는 의미로 신라의 경덕왕이 조하방 내지 남하소궁에서 만들어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박남수: 1996) 764년경 당나라 대종이 불공삼장에게 만불산을 경축하는 다라니를 천 독하게 한 것은 만불산이 대종을 얼마나 감동시켰는지를 알려준다. 779년 병사하여 원릉(元陵)에 안장되었다.</item>
		<item id="19" 각주명="침단목(沈檀木)">인도가 원산지인 향나무로 불교용품인 불구(佛具)를 만드는데 많이 사용된다.</item>
		<item id="20" 각주명="산의 모형[가산(假山)]">꾸며서 만든 산인데, 일반적으로 돌을 모아 쌓은 정원석을 말한다. 여기서는 산의 모형을 뜻한다.</item>
		<item id="21" 각주명="나발(螺髮)">불상의 머리카락이 소라모양으로 된 것을 말한다.</item>
		<item id="22" 각주명="백모(白毛)">부처님의 32상 가운데 하나인 미간백호상(眉間白毫相)인데 백모로 썼다. 양 미간 사이의 희고 빛나는 터럭이 오른쪽으로 말리면서 지속적으로 광명을 발하는 형상을 표현한 것이다.</item>
		<item id="23" 각주명="뚜렷하여[적력(的㿨)]">적력은 ‘的歷’으로도 쓰며, 곱고 선명한 또는 뚜렷한 모양을 말한다.</item>
		<item id="24" 각주명="상호(相好)">부처님의 용모와 형상을 32상 80종호로 부르는데 32상은 몸에 잘 생긴 부분을 80종호는 더욱 세분하여 표현한 것이다.</item>
		<item id="25" 각주명="만불산">경덕왕이 신라의 장인에게 명하여 만든 것으로 당나라 대종에게 선물로 보낸 공예품. 만불산에 관한 기록은 『태평광기』 「두양잡편」과 『해동역사』 「완호류」에 실려 있다. 「두양잡편」의 내용은, “당나라 황제는 불교를 숭상해서 각종 향료를 빻아 은가루와 섞어 불실에 바르게 했다. 그때 신라국에서 오색 양탄자와 만불산을 진상했는데, 만불산은 높이가 1장이었다. 황제는 그것을 불실에 갖다놓게 하고 오색 구유를 그 바닥에 깔게 했다. 오색 구유의 섬세하고 아름다움 역시 한 시대에 으뜸이었다. 오색 구유는 사방 1촌 안마다 음악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는 기녀들과 여러 나라의 산천 형상들이 짜여져 있었다. 때로 미풍이 불실로 들어올 때면 오색 구유 위에 짜여진 벌과 나비들이 움직이고 제비와 참새가 춤을 추었는데, 굽어보아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만불산은 단향목과 주옥을 조각해서 만들었는데, 그 불상의 모습이 큰 것 1촌이 넘었고, 작은 것은 8.9푼에 불과했다. 불상의 머리는 기장만 한 것도 있고 콩만 한 것도 있었는데, 그 안에는 눈썹과 눈·입·귀·나계(螺髻)·호상(白毫相)이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땋은 실로 금옥과 수정을 엮어 번개(幡蓋)·유소(流蘇)·암라(菴羅)·담복(薝蔔) 등의 나무를 만들었고, 온갖 보석으로 누·각·대·전을 만들었는데, 그 모습은 비록 작았지만 날아 움직이는 듯한 형상이었다. 그 앞에는 천 명이 넘는 수도승들이 있었고 아래에는 3촌 넓이의 자금종(紫金鐘)이 있었는데, 포뢰(蒲牢)가 종을 머금고 있어서 종을 칠 때 마다 수도승들이 땅에 엎드려 예불을 드렸다. 그 종속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소리를 사람들은 범성(梵聲)이라고 여겼다. 아마도 종과 어떤 장치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 산은 비록 만불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불상의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황제는 산의 절벽 사이에 구광선(九光扇)을 설치하게 했다. 4월 초파일에 양가(兩街)의 스님들을 불러 내도량으로 들어오게 해서 만불산에 예불을 올리게 했는데, 당시 만불산을 본 사람들은 사람의 솜씨가 아니라고 감탄했다. 때마침 대전에서 빛이 나오는 것이 보여 모두들 불광이라고 했지만 사실 구광선에서 나오는 빛이었다. 이로 인해 황제는 불공삼장에게 천축국의 밀어 천 마디를 읊게 하고서 물러가게 했다.” 『해동역사』의 것은 「두양잡편」을 인용하면서 만불산 설명과 불공삼장을 삭제하고 있어 유학자 한치윤의 한계를 볼 수 있다. 이 만불산의 조각은 밀교의 현도만다라(現圖曼茶羅)의 남상이 될 정도로 예술사적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박태화, 1965).</item>
		<item id="26" 각주명="유소(流蘇)·번개(幡蓋)">유소번개는 끈으로 매듭을 맺고 그 끝에 술을 드리우는 유소를 번에 장식하여 천개 아래에 매달은 것이다. 일본서기에 기록된 일본에 전해준 신라의 번은 수나라 대의 번을 다소 변형한 번으로, 7세기 초 고신라번의 형태는 일본의 법륭사번(7세기 후반~8세기 초)과 흡사한 모양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임영애: 1991) 그런데 8세기 후반 경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르부두르의 조각에도 번이 다수 나오므로 참고가 된다.</item>
		<item id="27" 각주명="망고[암라(菴羅)]">망고. 부처님 공양물 가운데 과일은 매우 중요한 품목. 여러 불경에 보이는 망고동산 등에 의거해 볼 때, 망고는 중요한 공양품이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보르부두르불탑에는 망고가 공양품으로 새겨져 있다. 신라 백고좌법회에는 토산품인 과일과 함께 수입과일이라 할 수 있는 망고가 공양품 과일로 차려진 것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28" 각주명="치자꽃[담복(薝蔔)]">서역담복으로 불리는 치자꽃. 이 꽃은 향기가 최고로 여겨져 부처님 공양품으로 많이 쓰였다. 불국사 석가탑 사리기의 뚜껑에 새겨져 있는 꽃그림은 그 형태나 내용으로 볼 때 치자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리기의 뚜껑에 새겨질 정도의 꽃이라면, 그 중요성과 대중성을 알 수 있게 한다. 만불산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국가적인 큰 법회인 백고좌법회에서 이 꽃을 공양품으로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태국의 사원에도 이 문양의 꽃장식이 보인다.</item>
		<item id="29" 각주명="백 계단[백보(百步)]">백보는 두양잡편에 백선(百琁)으로 나와 있으나, 백 걸음의 계단이 더 타당할 듯하다.</item>
		<item id="30" 각주명="자색 금빛의 종[자금종(紫金鐘)]">자금은 적동인 구리이므로 구리로 만든 종을 말한다.</item>
		<item id="31" 각주명="포뢰(蒲牢)">종을 다는 고리쇠. 원래 포뢰는 바다 동물로 용의 3자(子)로 형상은 용과 비슷하나 조금 작고 천성이 울기를 좋아하는데 고래(鯨魚)가 그것을 치면 크게 비명을 지른다. 후한 반고의 서도부주(西都賦註)에 “바다에는 고래가 있고 바닷가에는 포뢰가 있다. 포뢰는 고래를 무서워하여 보기만 하면 우는데 그 울음소리가 꼭 종소리와 같다” 또 당나라 이선이 이르기를 “바닷가에 있는 포뢰라는 짐승은 천성이 고래를 두려워한다. 매양 무엇을 주어 먹을 때 고래가 물결 위로 뛰어 오르면 포뢰는 몸둥이를 움츠리면서 우는데 그 울음이 큰 북소리처럼 웅장하다. 지금 사람들이 모두 북 위에다 포뢰의 모습을 만들어 세우고 토막나무를 고래모습과 같이 깎아서 북채를 만들어 친다.”고 하였다. 상원사, 내소사, 갑사 등의 범종에 포뢰를 앉힌 양상을 볼 수 있다.</item>
		<item id="32" 각주명="당목">고래 모양으로 만들어 종을 치는 나무방망이를 말한다.</item>
		<item id="33" 각주명="정근하며 돌고 있던[선요(旋遶)]">『대당서역기』 권5 등에 나오는 법화삼매참의 행법 가운데 하나로, 정근하며 도량을 도는 행법이다.</item>
		<item id="34" 각주명="구광선(九光扇)">9가지 빛을 내는 부채.</item>
		<item id="35" 각주명="양가승도(兩街僧徒)">당나라 수도 장안의 우가승통(右街僧統)·좌가승통(左街僧統) 소속 스님들.</item>
		<item id="36" 각주명="내도량[내도장(內道場)]">궁궐에서 불사를 거행하던 도량으로, 궁궐 안에 있다고 해서 내도량이라 한다.</item>
		<item id="37" 각주명="불공삼장(不空三藏)">불공삼장은 경·율·논 삼장에 뛰어난 중국 진언종(眞言宗) 6대 조사. 당 현종 개원 8년(720) 16세의 나이로 스승인 금강지와 함께 남해를 거쳐 중국의 장안에 왔다. 스승이 입적하자 그 이듬해인 천보 원년(742) 스리랑카와 인도로 갔다가 용지에게 경본과 진언비법을 받아 천보 5년(746)에 장안으로 귀환하였다. 불공삼장은 755년 안록산 난의 진압에 공을 세워 조정에서 세력이 증대되었고, 현종·숙종·대종의 3황제의 스승으로서 대광지아사리불공삼장(大廣智阿闍梨不空三藏)의 칭호를 받았다. 엄영이 쓴 「불공삼장비명병서」가 있다. 신라 승 혜초가 그의 6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item>
		<item id="38" 각주명="밀부진전(密部眞詮)">밀교의 경전. 밀교 경전의 특징은 복잡다단하게 전개되던 불교 교리, 상징, 의례를 하나의 원리로 통일하여 웅대한 규모의 교학체계를 조직한 것이다. 즉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중관, 유식, 여래장사상 등이 불·보살·금강·천룡 등의 총체적인 만다라로 편성되어, 주술적인 칭명·송주·결인·작법이 존상(尊像)들의 삼밀가지(三密加持)로 정리하였다.(고익진: 1989) 밀교는 의궤를 중시하여 그 실천으로 진언이나 다라니를 지송함으로써 업장 소멸이 된다고 한다. 불공이 천 번 읽은 밀부진전은 그가 역출한 『금강정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대교왕경(金剛頂一切如來眞實攝大乘現證大敎王經)』의 제1회제1품인 금강계대품(金剛界大品) 내지, 만불산의 공양을 위한 『금강계대만다라비로자나일체여래족비밀심지인진언공양부(金剛界大曼茶羅毘盧遮那一切如來族祕密心地印眞言供養部)』류의 진언을 읽었을 것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39" 각주명="백호[명호(明毫)]">부처님의 미간백호에서 빛을 발해 밝힌다는 의미에서 명호로 표현한 듯하다.</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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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title="죽령 지도" type="탑재" path="320900_001_01.jpg" desc="카카오맵" sub_link="https://map.kakao.com/?urlX=821011&urlY=947257&urlLevel=5&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item>
		<item id="2" title="죽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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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3" title="사불산 사면석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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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4" title="사불산 대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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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무장사(鍪藏寺) 미타전(彌陁殿)</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무장사 미타전」조는 신라 제39대 소성왕(재위: 799~800)이 왕위에 오른 지 1년 만에 타계하자, 왕비 계화왕후가 경주 무장산 기슭 무장사에 800~801년 무렵 미타전을 창건하고 추선한 내용을 실은 것이다. 계화왕후는 소성왕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아미타불을 모시면 그 영혼을 편안히 하고 서방정토에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명장을 불러다가 미타상 1구와 신중상을 만들어 미타전에 봉안하였다. 그리고 그 내역을 아미타불조상비(무장사비)에 기록하는 것으로 소성왕의 극락왕생을 소원하였다. 비문에 나오는 문장들이 이 조의 본문에 섞여 있어서 일연이 「무장사비」를 보고 썼음을 알려준다. 즉 「감산사」 조 역시 불상의 광배 뒤에 새겨져 있는 명문을 윤문해 실은 예로 볼 때, 같은 유형으로 옮겨 적은 것이라 하겠다. 다만 무장사비의 내용이 대부분 비 1석에 해당되는 부분에만 국한되어 있고, 비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일연이 이곳을 찾았을 때는 이미 파손된 것은 아닐까 보기도 한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서울(경주)<annotation id="1"/>의 동북쪽 20리쯤 되는 암곡촌(暗谷村)<annotation id="2"/> 북쪽에 무장사(鍪藏寺)<annotation id="3"/><images id="1"/>가 있다. 제38대 원성대왕(元聖大王)<annotation id="4"/><images id="6"/>의 아버지 명덕대왕(明德大王)<annotation id="5"/>으로 추봉된 대아간(大阿干)<annotation id="6"/> 효양(孝讓)<annotation id="7"/>이 그의 숙부<annotation id="8"/> 파진찬(波珍飡)<annotation id="9"/>을 추숭하기 위하여 세운 절이다. 깊은 골짜기가 너무 험준하여 마치 깎아 세운 듯 하며, 절이 자리 잡은 곳이 침침하고 깊숙하며 허허하여 순백한 기운이 자연히 생기니<annotation id="10"/>, 마음을 쉬고 도를 즐길만한 신령스러운 곳이다. 절의 위쪽에 옛 미타전(彌陀殿)<annotation id="11"/>이 있었는데 이는 소성대왕(昭成大王)[成은 聖으로도 쓴다(一作聖)]<annotation id="12"/>의 왕비 계화왕후(桂花王后)<annotation id="13"/>가 먼저 세상을 떠난 대왕을 위한 것이었다. 중궁(中宮)<annotation id="14"/>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황황하여 지극히 슬퍼하며 피눈물을 흘리면서 마음이 아파서, 살았을 때의 아름다운 행적을 가만히 찬양하고 죽은 뒤 저승에서 누리는 행복을 빛나게 열어주려고 생각하였다. 서방(西方)<annotation id="15"/>에 아미타[미타(彌陀)]<annotation id="16"/>라는 큰 성인이 있어 지성으로 귀의하면 잘 구원하여 와서 맞이한다는 말을 듣고 이는 참말[진어(眞語)]<annotation id="17"/>이니 어찌 나를 속이겠는가 하였다. 이에 육의(六衣)<annotation id="18"/>의 성대한 의복을 희사하고 구부(九府)<annotation id="19"/>에 쌓아두었던 재물을 다 내어 이름난 장인을 불러서 미타상(彌陀像)<annotation id="20"/> 한 구를 만들게 하고 신중(神衆)<annotation id="21"/>상도 함께 만들어 봉안하였다. 이에 앞서 이 절에 한 노스님이 있었는데, 홀연히 꿈에 진인(眞人)<annotation id="22"/>이 석탑 동남쪽 언덕 위에 앉아서 서쪽을 향해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였다. 마음에 생각하기를 이곳은 반드시 부처님의 가르침이 머무를 곳이라 하여 마음에 감추고 남에게 말하지 않았다. 절을 지으려 하니 그 지형이 암석은 가파르고 험한데다가 계곡물은 격렬하게 내달리므로 장인들은 돌아보지도 않고 모두 좋지 않다고 하였다. 터를 닦게 되자 평탄한 땅을 얻어서 훌륭히 법당을 세울 만한 신령스러운 터전임이 완연하였다. 보는 이가 모두 놀라 좋다고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근래(고려말)에 와서 미타전은 무너지고 절만이 남아 있다. 세간에 전하기로는 태종무열왕<annotation id="23"/><images id="7"/>이 삼국을 통일한 이후에 전쟁에 쓰였던 모든 기구[병무(兵鍪)]<annotation id="24"/>를 이 골짜기 속에 간직해 두었다고 하여, 이 때문에 (무장사라) 이름하였다<annotation id="25"/>고 한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기본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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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三國遺事』</li>
		<li>『耳溪集』</li>
		<li>『阮堂全集』</li>
		<li>『東京雜記』</li>
		<li>『海東金石苑』</li>
	</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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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서울[京城]">경성은 신라 왕경을 지칭하던 용어로, 현재 경주를 말한다. 『삼국사기』에는 권1 「혁거세」 조, 남해차차웅 등을 비롯하여, 『삼국유사』 「문무왕」 조, 『삼국사기』 권38 잡지 「경성주작전」, 『삼국사기』 「열전」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 나온다. 『삼국유사』 「도화녀비형랑」·「태종춘추공」·「남월산」·「명랑신인」 조 등에 나오고 있어 신라 전시기에 걸쳐 사용되었음을 알려준다.</item>
		<item id="2" 각주명="암곡촌(暗谷村)">신라 왕경 동북쪽 20리에 있던 마을. 현재 경주시 암곡동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경주부」 「불우(佛宇)」 조에는 무장사가 경주부의 동북쪽 30리인 암곡촌 북쪽에 있다고 하였다. 아마도 경주부에서 암곡촌, 그리고 무장산 무장사지까지의 거리를 더하여 10리의 차이가 난 것으로 보인다.</item>
		<item id="3" 각주명="무장사(鍪藏寺)">무장사는 무장산(624m) 기슭 경주시 암곡동 산1-1에 소재해 있었는데, 현재는 폐사지인 무장사지(址)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근래 길을 만들어 놓아 접근이 쉽지만, 1990년대만 해도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좁디좁은 산허리 길을 지나야 갈 수 있었던 곳이어서, 「무장사 미타전」 조의 기록이 허탄한 말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무장사 가람배치는 탑-금당-강당의 일탑 일금당 식으로, 금당의 동편에 미타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이 폐사지에는 3층 석탑(보물 제126호)<images id="2"/>과 아미타불조상비(이하 무장사비)의 귀부와 이수(보물 제125호)<images id="3"/>가 조금 떨어진 곳에 남아 있었는데, 2011년에 복원된 무장사비<images id="4"/>가 원래 위치로 추정되는 3층 석탑의 약간 위쪽에 세워졌다. 당시 복원을 위한 학술회의에서 비문의 글씨를 쓴 이가 ①김육진 ②왕희지집자비 ③황룡사 스님으로 주장되었으나, 현재 김육진이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 후기 홍양호, 김정희가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깨진 비편을 발견해 내어 현재 3개의 비편<images id="5"/>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이종문: 2004·2014, 최영성: 2010)</item>
		<item id="4" 각주명="원성대왕(元聖大王)">신라 제38대왕(재위: 785~798). 이름은 경신. 내물왕의 12세손. 아버지는 효양대아간. 어머니는 계오부인. 왕비 김씨는 신술각간의 딸이다. 혜공왕 말년 선덕왕(宣德王)의 왕위 계승을 도와 선덕왕대에 상대등이 되었다. 선덕왕이 후사가 없어 군신들이 선덕왕의 족자(族子) 김주원을 후사로 세우려 하였다. 이보다 앞서 각간으로 이재(二宰)에 있던 왕은 머리에 쓴 두건을 벗고 흰 갓을 쓰고 12현금(絃琴)을 들고 천관사 우물로 들어가는 꿈을 꾼 후, 아찬 여삼이 권한 북천신(北川神)에 가만히 제사를 지냈다. 선덕왕이 죽고 왕위 계승 결정 날 알천의 물이 불어나 김주원이 궁에 올 수 없게 되어 왕으로 추대되었는데, 특히 아버지 효양으로부터 전해 받은 만파식적의 확보로 왕위계승의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재위 기간 동안 독서삼품과를 실시하고(788), 발해에 사신을 보내고(780), 백성을 자주 구휼하였으며, 병법과 화령도를 바친 무오를 금압현령으로, 당유학생 자옥을 양근현 소수로 삼기도 하였다. 혜충태자·의영태자 등이 죽자 혜충의 아들 준옹(소성왕)을 태자로 봉하여 왕위를 잇게 하였다. 봉은사를 창건하고 죽은 후에 봉은사 남쪽에서 화장하게 하였다. 그의 능은 토함산 서동 곡사(鵠寺, 후일 숭복사)를 이전시키고 그곳에 땅을 더 사서 보탠 후 왕릉을 썼는데, 최치원이 쓴 「대숭복사비」에 자세한 내역이 전해지고 있다.</item>
		<item id="5" 각주명="명덕대왕(明德大王)">원성왕의 아버지 효양의 추봉호로, 원성대왕에 의해 오묘(五廟)에 올려졌다. 신라에서 유교식의 추봉호는 김용춘의 문흥대왕이 처음으로 봉해졌는데 그 의도는 왕위계승의 정통성 확보에 있었다. 『삼국사기』권10 「원성왕 즉위년」 조에 “원성왕이 즉위하니, 고(考) 일길찬 효양을 명덕대왕, 어머니 박씨를 소문태후로 추봉하였다 … 성덕대왕·개성(開聖)대왕(선덕왕의 생부)의 이묘(二廟)를 철훼하고, 시조대왕·태종대왕·문무대왕과 조(祖) 흥평대왕, 고(考) 명덕대왕을 오묘로 하였다.”라고 한 기록이 있다.</item>
		<item id="6" 각주명="대아간(大阿干)">신라 17관등제의 제5관등. 대아찬, 대각간으로도 표기되었다. 진골만이 받을 수 있었으며, 공복은 자색을 입었고, 중시나 영(令)의 관직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녀야 하는 관등이었다. 『삼국유사』 권2 「원성대왕」 조에는 대각간으로, 『삼국사기』 권10 신라본기 「원성왕」 조에는 일길찬으로 각각 표기하고 있다.</item>
		<item id="7" 각주명="효양(孝讓)">원성왕의 아버지로 내물왕의 11세손이다. 그는 조상의 만파식적을 간직하다가 원성왕에게 전해 준 것으로 나온다. 『삼국유사』 권2 「원성대왕」 조에 의하면, “왕의 아버지 대각간 효양이 선조 때부터 지녀온 만파식적을 왕에게 전하였다.”라고 했다. 만파식적 설화는 호국의 보물로서의 의미, 유교정치이념의 표방, 예악사상의 강조, 신라인의 음악관 등의 정치사상적 의미가 있다. 신라 중고기의 삼보가 중대 신문왕 대에 이르러 만파식적으로 그 중요성이 대치되면서, 성왕이 소리로써 천하를 다스린다고 표방을 한 것이다. 자세한 것은 「만파식적」조 참고. 한편으로는 일본의 신라 침공 야욕이 만파식적의 존재로 인해 포기되고 있어 호국적 기능이 강조되기도 한다. 하지만 효양은 원성왕 즉위 당시 이미 사망하여 명덕대왕으로 추봉되었으므로, 이 설화는 원성왕 측에 의해 정치적 목적을 반영하여 의도적으로 형성·유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효양은 박창근의 딸 소문태후와 혼인하였는데, 소문의 3형제가 갈항사의 3층석탑을 이룬 단월임을 볼 때, 무장사는 갈항사·영묘사·숭복사 등의 사찰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사찰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가문은 상당한 세력을 가진 신라 최고의 가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item>
		<item id="8" 각주명="숙부">효양의 숙부는 원성왕의 할아버지 이찬 위문(魏文, 『삼국사기』권10 「원성대왕 즉위」 조)의 형제 가운데 한 사람이다. 위문은 『삼국유사』 권2 「원성대왕」 조에는 훈입(訓入) 잡간으로 나온다.</item>
		<item id="9" 각주명="파진찬(波珍湌)">신라 17관등제의 제4관등으로 해간(海干), 파미간(破彌干)으로도 표기되었다. 진골 귀족만이 가질 수 있는 관등으로 공복은 자색으로 표시하였다.</item>
		<item id="10" 각주명="깊은 골짜기 …… 자연히 생기니">“유곡형절 유사삭성 소기명오 자생허백(幽谷逈絶 類似削成 所寄冥奧 自生虛白)”, 이 내용은 김육진이 800~801년에 왕명으로 찬하고 쓴 「무장사비」에 나온다. 즉 “□□逈絕 累以削成 所寄冥奧 自生虛白”과 같은 내용이다. 아래는 이 조에 나오는 「무장사비」의 내용을 추출하여 만든 비교표이다.<br/>
		<table width="800" border="1"><tr><td width="3%" align="center"></td><td width="55%" align="center">무장사비</td><td width="42%" align="center">『삼국유사』 「무장사미타전」</td></tr>
		<tr><td width="3%" align="center">1</td><td width="55%">(幽谷)逈絕 累以削成 所寄冥奧 自生虛白</td><td width="42%">幽谷逈絶, 類似削成 所寄冥奧 自生虛白</td></tr>
		<tr><td width="3%" align="center">2</td><td width="55%">一朝晏駕　中宮</td><td width="42%">大王先逝 中宮</td></tr>
		<tr><td width="3%" align="center">3</td><td width="55%">思所以幽贊冥休  光啓玄福者  聞西方</td><td width="42%">思所以幽贊明休  光啓玄福者  西方</td></tr>
		<tr><td width="3%" align="center">4</td><td width="55%">召彼名匠  各有司存  就於此寺   奉造阿彌陀像一軀</td><td width="42%">召彼名匠   敎造彌陀像一軀</td></tr>
		<tr><td width="3%" align="center">5</td><td width="55%">(九)府之淨財</td><td width="42%">罄九府之貯財</td></tr>
		<tr><td width="3%" align="center">6</td><td width="55%">(夢)見眞人 於石塔東南崗上之樹下 西面而坐 爲大衆說法</td><td width="42%">忽夢眞人 坐於石塔東南岡上 向西爲大衆說法</td></tr>
		<tr><td width="3%" align="center">7</td><td width="55%">崖(石)巉崒 溪澗邀迅 維石巖巖 山有朽壞 匠者不顧 咸謂不祥 </td><td width="42%">嵓石巉崒 流澗邀迅 匠者不顧 咸謂不臧 </td></tr>
		<tr><td width="3%" align="center">8</td><td width="55%">于時見者 愕然而驚 莫不▨▨</td><td width="42%">見者莫不愕然稱善</td></tr>
		</table>
		<br/>① 일연은 이 비를 보고 「무장사 미타전」 조를 썼다. 내용상의 윤문은 있지만, 「감산사」 조 역시 불상의 광배 뒤에 새겨져 있는 명문을 그대로 전재하지 않았음을 볼 때 같은 유형으로 옮겨 적은 것이다. 다만 그 내용이 대부분 1석에 해당되는 부분에만 국한되어 있고, 비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때 이미 파손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일연은 깨어진 상태라고 해도 분명히 이 비를 보았고 「무장사 미타전」 조는 그 내용이 반영된 것이다. ② 「무장사비」의 존재에 대해서는 적어도 조선 후기까지는 그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고 있어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권21 경주부 신증 무장사 부분에 “옛 비석이 있다.”라는 구절과 홍양호의 『이계집』권16 「제무장사비」에 “어느 장서가가 일찍이 무장사비의 전면과 후면이 모두 있는 탁본을 소장하고 있다고 들었으나, 지금 내가 탁본한 것은 전면의 절반뿐이고 후면은 콩을 가느라 마멸되어 버렸으니 더욱 더 안타깝다.”라고 한 구절을 들어 홍양호가 비편을 발견하기 얼마 전까지는 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이종문: 2004) ③ 「무장사비」의 깨진 비편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무장사지에는 비신이 없어지고 깨어진 이수와 손상된 귀부만 남아있었는데 이를 활용하여 2011년 새로이 「무장사비」를 재현해 놓았다. 그러나 이수의 위치, 김정희 글씨의 위치, 비신의 높이와 줄 수 등에 대해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이종문, 2014)</item>
		<item id="11" 각주명="미타전(彌陀殿)">무장사에 미타전을 지으면서 그 안에 소성왕의 초상화를 모신 진전(眞殿)의 의미로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원성왕릉이 들어서면서 옮긴 곡사에는 원성왕의 초상화를 모신 별실이 있었고, 이를 새로 중창하여 숭복사로 사명을 바꾸면서 별실을 더 높이고 고쳐 지은 것을 최치원이 「대숭복사비명」에서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원성왕의 초상화를 모신 별실의 예로 볼 때, 무장사에도 소성대왕의 진영을 모신 진전인 미타전을 조성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라에는 고려시대와 같이 국왕의 진영을 봉안한 진전사원이 여러 곳 있었다. 영묘사에 선덕여왕 소상 내지 진영 봉안, 숭복사에 초상화를 모신 별실에 원성왕의 진영 봉안, 불국사의 광학장에 헌강대왕의 진영 봉안을 예로 들 수 있다.(박남수: 2012)</item>
		<item id="12" 각주명="소성대왕(昭成大王)[成은 聖으로도 쓴다(一作聖)]">소성왕(799~800)은 원성왕의 손자 준옹(俊邕)이다. 昭成王 또는 昭聖王으로 쓴다고 하였는데 『삼국사기』권10 소성왕 즉위년 조에는 昭聖王 또는 昭成王으로 쓴다고 하였다. 원성왕이 태자 인겸이 죽자 손자 준옹을 궁중에서 길렀다. 어머니는 김씨, 비 역시 김씨 계화부인으로, 대아찬 숙명의 딸이다. 준옹은 789년에 당에 사신으로 다녀온 후 대아찬이 되었고, 이듬해 파진찬으로 재상이 되었으나, 다음해에 그의 아버지가 죽자 시중이 되었다. 이듬해 그의 숙부 의영이 태자가 되자 칭병 사면하였고 병부령이 되었다. 태자 의영이 죽자 이듬해 준옹은 태자가 되었다. 원성왕이 죽자 왕위를 계승하였으나 이듬해에 죽었다. 원성왕의 3차에 걸친 태자 책봉은 신라에서 유례가 없었던 사안으로, 손자 준옹을 태자로 지명하였을 때(795) 원성왕은 70에 가까운 나이였다. 소성왕은 청주(菁州: 오늘날의 진주) 거로현(居老縣) 즉 거제도를 학생녹읍(學生祿邑)으로 삼았는데(『삼국사기』권10 「소성왕 원년」 조) 국학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하였다. 청주는 신문왕 5년(685) 설치되어, 경덕왕 16년(757) 강주(康州), 혜공왕 대 청주로 바뀌었다. 이 시기 청주는 대일 외교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대당 교통로 출항지의 하나로 보고 있다. 또한 소성왕이 즉위하자 청주 거로현을 학생녹읍으로 한 독립된 기사는 소성왕의 왕위 계승에 그의 할머니와 외증조 쪽의 강한 영향력에 대한 대응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김창석: 2004)</item>
		<item id="13" 각주명="계화왕후(桂花王后)">소성왕 왕비. 대아찬 숙명의 딸. 애장왕 어머니. 애장왕 6년(805) 정월에 대왕후(大王后)로 봉해졌는데, 당의 순종(順宗)이 병부낭중겸어사대부 원계방(元季方)을 보내면서 어머니 숙(叔)씨를 대비로 삼은 기록이 나온다. 아버지 숙명(叔明)이 내물왕의 13세손인 김씨이나, 당시 중국과의 외교상 혈족 혼인을 감추기 위하여 아버지 이름에서 숙씨(叔氏)라는 가성(假姓)을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김창겸, 2010). 소성왕의 어머니를 신씨라고 외교문서에 쓴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삼국사기』권9 「애장왕 2년」 조에 “왕 2년(800) 정월에 왕비 김씨를 봉하여 왕후를 삼고, 6월에 왕자를 봉하여 태자로 삼고 곧 죽었다. 태자 청명이 13세의 나이로 즉위하자 숙부인 아찬 병부령 언승이 섭정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 기사로 보면 계화왕후는 소성왕의 추선에 더 적극적이었던 듯하고, 정치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802년에 가야산 해인사가 창건되는 것으로 볼 때, 미타전은 800~801년 무렵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무장사비」에는 계화왕후의 지극한 슬픔을 ‘울도(鬱陶)’와 ‘오매지구(寤寐求之)’로 표현하였다. 울도는 『맹자』 만장 하 ‘鬱陶思君爾’에 나오는 것으로 깊은 시름에 잠겼다는 표현인데, 『삼국유사』에서는 ‘泣血棘心’이라 하여 왕후가 피눈물을 흘리고 마음이 상하였다고 표현하였다. 또한 오매구지는 『시경』 국풍 주남(周南) 관저(關雎)에서 문왕이 왕비를 구하지 못하여 안타까워한 마음을 노래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소성왕을 그리는 왕비의 마음을 나타낸 것이어서 당시 계화왕후의 추선을 다하려는 심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item>
		<item id="14" 각주명="중궁(中宮)">신라 하대의 왕후를 표현한 말이다.</item>
		<item id="15" 각주명="서방(西方)">정토를 의미하는데 신라 정토사상과 연관이 있다. 사람이 죽은 후 서방정토에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방정토 아미타불이 신앙의 대상이 된 것이다. 특히 신라 중·하대는 중고기의 미륵하생사상과는 달리 미륵상생신앙이 주를 이루면서 귀족들에 의한 미륵상생신앙이 크게 대두되던 때였다. 『삼국유사』에는 경덕왕 대의 사례가 7건 등장하며,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등이 자장·원측·원효·의상·경흥·의적·도증·태현·법위·현일·도(둔)륜 등에 의해 주석되어졌다. 이는 강경을 위한 주석서였으므로, 계화왕후는 왕실에서 개최한 법회에서 법문을 듣고 소성왕이 서방정토에 왕생할 수 있게 불상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16" 각주명="아미타[미타(彌陀)]">아미타불. 범어로 아미타바붓다(Amitabha Buddha), 아미타유사붓다(Amitayus Buddha)의 두 이름이 있다. 아미타불, 미타, 무량수불로 불리는데, 서방 정토불로 신앙된다. 특히 신라시대에는 정토사상과 연관되어 많은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아미타신앙이란 6도(道)를 윤회하지 않는 극락에의 왕생이 아미타불의 서원에 의해 보장된다는 것으로 이 조에서도 서방에 있는 대성이 미타라고 하였다. 미타는 고려에 와서 아미타를 미타로 줄여서 쓴 표기이다.</item>
		<item id="17" 각주명="참말[진어(眞語)]">부처님 말씀으로, 『관무량수경』에 의하면, 정토에 왕생할 수 있는 이로 삼배자(三輩者)가 나온다. 상배자(上輩者)는 출가사문이 되어 보리심을 일으켜 한결같이 무량수불을 생각하고 모든 공덕을 쌓고 극락에 왕생하기를 원하는 자들이다. 하배자(下輩者)는 10번이라도 아미타불을 생각하고 그 명호를 외우며 지극한 마음으로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하는 이들이다. 중배자(中輩者)는 시방세계 제천(諸天)의 사람들 가운데 지극한 마음으로 극락에 태어나고자 원하고, 사문이 되어 큰 공덕은 닦지 못하더라도 위없는 보리심을 내어 한결같이 무량수불을 생각하며, 다소의 착한 일을 하고 계율도 받들어 지키며, 탑을 세우고 불상을 조성하고 사문을 공양하고, 부처님께 비단을 바치고 등불을 밝히며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는 등의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에 태어나고자 하는 자들이다.(김영미: 2011) 진어의 내용은 『관무량수경』에 나오는 중배자에 관한 말로, 계화왕후가 소성왕을 위해 불상을 조성하고 사문을 공양하는 등의 불사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던 것은 중배자로서의 행동이었다.</item>
		<item id="18" 각주명="육의(六衣)">주(周)나라 대에 왕후복(王后服)이 6종이 있어 6의라 했다. 위의(褘衣), 유적(揄狄), 궐적(闕狄), 국의(鞠衣), 전의(展衣), 녹의(綠衣)이다.</item>
		<item id="19" 각주명="구부(九府)">주나라(周) 대에 재화(財貨)를 관장하던 9곳의 관청이다. 대부(大府), 왕부(王府), 내부(內府), 외부(外府), 천부(泉府), 천부(天府), 직매(職內), 직금(職金), 직폐(職幣)이다.</item>
		<item id="20" 각주명="미타상(彌陀像)">「무장사비」에는 ‘봉조아미타상일구(奉造阿彌陀像一軀)’로 표현하였는데, 신라 때의 아미타상을 고려에 와서 미타상으로 줄여서 쓴 사례이다. 신라 중대 효소왕 대부터 왕실의 추선이 아미타상 봉안으로 행해진 사례에 계화왕후가 공감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즉 효소왕대에 인용사의 관음도량이 미타도량으로 바뀐 것은 김인문의 추선을 위한 것이었고, 성덕왕 대에 김지성이 국왕과 부모를 위해 미륵상과 아미타상을 봉안한 것도 그들의 추선 때문이었으며, 경덕왕대에 김대성이 불국사와 석불사를 창건한 것도 현생과 전생의 부모를 위한 추선이 목적이었다. 아미타신앙은 사후의 극락왕생을 기약한 것이어서 사후왕생이라는 측면이 강하였다.</item>
		<item id="21" 각주명="신중(神衆)">불교의 법을 수호하고 재난을 막아주는 여러 신으로, 신라 하대에는 천룡팔부중이 가장 많이 조성되었다. 미타전에도 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등이 아미타불의 주위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item>
		<item id="22" 각주명="진인(眞人)">도의 깊은 뜻을 깨달아 얻은 사람으로 도가의 언어였으나, 불교에서도 진리를 깨달은 이인 아라한 내지 부처님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item>
		<item id="23" 각주명="태종무열왕">신라 제29대 태종(太宗) 무열왕(재위 654~661). 성은 김씨. 이름은 춘추(春秋). 진지왕 손자로 용춘의 아들. 어머니 천명부인은 진평왕의 딸. 비는 문명부인 문희. 진덕여왕이 승하하자 여러 신하들이 처음에는 섭정 상대등 알천(閼川)을 천거하였으나, 알천이 사양하고 대신 김춘추를 왕위계승자로 천거하였다. 이에 52세에 즉위한 김춘추는 최초의 진골 왕으로 중대 왕실의 첫 왕이 되었다. 김유신과의 정치적·군사적 결합을 이룬 후 대야성 전투(642)로 대야성주 부부인 사위와 딸 고타소랑을 잃은 후 고구려·왜·당나라를 방문하여 동맹을 구하였다. 그 사이 비담의 난으로 선덕여왕이 죽고 진덕여왕이 즉위하였다. 당과의 연합으로 친당정책을 추구하여 당나라 의관제 채택, 당 영휘(永徽) 연호 시용, 품주의 집사부 개편을 시행하였다. 왕위에 오른 후 부모를 문흥대왕과 문정태후로 추증하여 진골로서 왕권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이방부격(理方府格) 60여 조를 개정하여 율령정치를 강화하였다. 660년 백제를 멸망시키고 이듬해 승하였는데 59세였다. 경주 서악에 태종무열왕릉이 있다. 시호는 무열(武烈)이며, 묘호(廟號)는 태종이다.</item>
		<item id="24" 각주명="전쟁에 쓰였던 모든 기구[병무(兵鍪)]">병기와 갑주로, 전쟁에 쓰이는 모든 기구를 의미한다. 『설문(說文)』의 “冑”자 해석은 “冑，兜鍪也”로 나오는데, 두무는 옛날의 투구(首鎧)로 주와 무는 같은 의미이다.</item>
		<item id="25" 각주명="세간에 전하기로는 …… 이름하였다고 한다">고려 말 경주에서는 태종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한 이후, 병기와 투구를 이 산골짜기 속에 간직하였기 때문에 지어진 것으로 전하고 있어서 『삼국유사』에서는 그 주인공을 태종무열왕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고려 태조가 한 것으로 바뀌고 있다.</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무장사지">
			<sub_item no="1" title="무장사지 가는 길" type="탑재" path="322600_001_01.jpg" desc="김복순 제공"/>
			<sub_item no="2" title="무장사지 입구" type="탑재" path="322600_001_02.jpg" desc="김복순 제공"/>
			<sub_item no="3" title="무장사 터" type="탑재" path="322600_001_03.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4" title="무장사지 계곡" type="탑재" path="322600_001_04.jpg" desc="이종문 제공"/>
		</item>
		<item id="2" title="무장사지 3층 석탑" type="탑재" path="322600_002_01.jpg" desc="김복순 제공"></item>
		<item id="3" title="무장사비 복원 이전의 귀부와 이수" type="탑재" path="322600_003_01.jpg" desc="김복순 제공"></item>
		<item id="4" title="복원된 무장사비" type="탑재" path="322600_004_01.jpg" desc="김복순 제공"></item>
		<item id="5" title="무장사비편">
			<sub_item no="1" title="3편으로 깨어진 무장사비" type="탑재" path="322600_005_01.jpg" desc="국립중앙박물관"/>
			<sub_item no="2" title="무장사비편 제 1석의 탁본" type="탑재" path="322600_005_02.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3" title="무장사비편 제 2석의 탁본" type="탑재" path="322600_005_03.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4" title="무장사비편 제 3석의 탁본" type="탑재" path="322600_005_04.jpg" desc="이종문 제공"/>
		</item>
		<item id="6" title="원성왕릉">
			<sub_item no="1" title="원성왕릉" type="탑재" path="322600_006_01.jpg" desc="정순덕 제공"/>
			<sub_item no="2" title="원성왕릉 앞의 혼유석(魂遊石)" type="탑재" path="322600_006_02.jpg" desc="김복순 제공"/>
			<sub_item no="3" title="원성왕릉 전경" type="탑재" path="322600_006_03.jpg" desc="정순덕 제공"/>
		</item>
		<item id="7" title="태종무열왕릉">
			<sub_item no="1" title="태종무열왕릉 전경"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3174942&ccbaKdcd=13&ccbaAsno=0020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태종무열왕릉 석비의 귀부" type="탑재" path="322600_007_02.jpg" desc="김복순 제공"/>
		</item>
	</images>
</data>

<h1>진표가 간자(簡子)를 전하다[진표전간(眞表傳簡)]</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진표는 전라북도 김제 출신의 백제 유민으로 제35대 경덕왕 대에 활약한 신라의 고승이다. 그는 점찰교법을 확립한 인물, 법상종의 개창조, 미륵신앙 및 지장신앙의 숭배자 등으로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진표전간」은 진표가 계법(戒法)을 중심으로 한 엄격한 참회 수행을 실천하여 미륵과 지장보살로부터 계를 받아 점찰법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킨 인물임을 부각하고 있다. 「진표전간」에서 일연은 점찰교법에 대하여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진표가 참회를 일으켜 간자를 얻었으며, 불법을 듣고 부처를 본 것은 거짓이 아니며, 미륵보살이 친히 진표에게 간자를 전해 주었던 사실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점찰교법이 당시 사람들에 의해 회의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승려 진표(眞表)<annotation id="1"/>는 완산주(完山州) <sub>[지금의 전주목이다. 만경현(萬頃縣)<annotation id="2"/> 혹은 두내산현(豆乃山縣)이라 하고, 혹은 나산현(那山縣)이라고 한다. 지금의 만경으로 옛 이름은 두내산현(豆乃山縣)이다. 「관령전(貫寧傳)」<annotation id="3"/>에 승려 진표의 고향을 금산현 사람이라 한 것은 절 이름과 현 이름을 혼동한 것이다.]</sub> 사람이다. 아버지는 진내말(眞乃末)<annotation id="4"/>이요, 어머니는 길보랑(吉寶娘)인데 성은 정(井)씨이다. 나이 열두 살이 되어 금산사(金山寺)<annotation id="5"/><images id="1"/><movies id="1"/> 숭제법사(崇濟法師)<annotation id="6"/> 문하에 들어가 머리를 깎고 배움을 청했다.</paragraph>
	<paragraph>어느 날 그의 스승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내가 일찍이 당나라에 들어가 선도삼장(善道三藏)<annotation id="7"/>에게서 수업을 받았다. 그 후 오대산(五臺山)<annotation id="8"/><images id="2"/>에 들어가 현신(現身)한 문수보살에게 감응되어 오계(五戒)<annotation id="9"/>를 받았다.”</paragraph>
	<paragraph>진표가 아뢰었다.</paragraph>
	<paragraph>“얼마동안 부지런히 수행해야 계를 얻을 수 있습니까?”</paragraph>
	<paragraph>숭제법사가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정성을 지극히 한다면 1년만 해도 될 것이다.”</paragraph>
	<paragraph>진표가 법사의 말을 듣고 이름난 산들을 두루 다니다가 선계산(仙溪山)<annotation id="10"/> 불사의암(不思議庵)<annotation id="11"/>에 석장을 멈추고 머물면서 삼업(三業)<annotation id="12"/>을 수련하여 망신참법(亡身懺法)<annotation id="13"/>으로 계를 얻었다. 처음에는 7일을 기한으로 오륜(五輪, 온몸)을 돌에 부딪혀 무릎과 팔이 모두 부서지니 피가 바위 벼랑으로 비 오듯 떨어졌다. 보살의 감응이 없는 듯하여, 몸을 버릴 결심을 하고 다시 7일을 더 기약하였다. 14일째가 되는 날 마침내 현신한 지장보살을 뵙고 정계(淨戒)를 받았다.<annotation id="14"/> 바로 개원(開元, 당나라 현종 연호) 28년 경진(740) 3월 15일 진시였다. 이 때 진표의 나이는 23세였다.</paragraph>
	<paragraph>그러나 그의 뜻이 미륵보살[慈氏]<annotation id="15"/>에 있었으므로, 감히 수련을 중지하지 않고 이에 영산사(靈山寺)<annotation id="16"/> <sub>[다른 이름은 변산(邊山), 또는 능가산(楞伽山)이라 한다.]</sub> 로 옮겨 부지런히 하고 용감하게 수행하기를 처음과 같이 하였다. 이렇게 하자 과연 미륵보살이 감응하여 나타나 『점찰경(占察經)』<annotation id="17"/> 두 권 <sub>[이 경전은 진(陳)나라와 수(隋)나라 사이에 중국에서 번역된 것이니 지금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미륵보살이 이 경전을 주었을 뿐이다.<annotation id="18"/>]</sub> 과 증과(證果)<annotation id="19"/>의 간자 189개<annotation id="20"/>를 주면서 말했다.</paragraph>
	<paragraph>“그 중에서 제8간자는 새로 얻은 묘계(妙戒)를 의미하고, 제9간자는 구족계(具足戒)를 더 얻은 것을 뜻한다.<annotation id="21"/> 이 두 개의 간자는 내 손가락뼈이다. 나머지는 모두 침단목(沈檀木)<annotation id="22"/>으로 만들었으니 이것들은 여러 가지 번뇌를 말한 것이다. 너는 이것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여 사람들을 구하는 뗏목으로 삼아라.”</paragraph>
	<paragraph>진표가 이미 미륵보살의 기별을 받고 금산사에 와서 머물면서 해마다 강단을 열어 널리 불법을 전하였다. 불법을 베푼 강단의 정밀함과 엄숙함이 말세<annotation id="23"/>에는 없었던 일이었다. 불법의 교화가 두루 미치게 되자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아슬라주(阿瑟羅州)<annotation id="24"/>에 이르게 되었다. 섬과 섬 사이의 물고기와 자라들이 모여 다리를 놓아 그를 물속으로 맞아들였으므로 설법하여 계를 받게 되었다. 그때가 바로 천보(天寶, 742~756. 당나라 현종玄宗의 연호) 11년 임진(752) 2월 보름날이었다. 어떤 책에는 원화(元和, 806~820. 당나라 헌종憲宗의 연호) 6년(811)이라 하였으나 잘못이다. 원화는 헌덕왕(憲德王, ?~826)<annotation id="25"/>대이다. <sub>[성덕왕 때로부터 거의 70년 쯤 된다.]</sub></paragraph>
	<paragraph>경덕왕(景德王, ?~765)<annotation id="26"/><images id="3"/>이 이 말을 듣고 궁중으로 맞이하여 보살계(菩薩戒)<annotation id="27"/>를 받고 조(租)<annotation id="28"/> 77,000섬을 내렸다. 왕비[초정(椒庭)]<annotation id="29"/>와 외척[열악(列岳)]<annotation id="30"/>들도 모두 계품(戒品)을 받고 비단 500단과 황금 50냥을 시주하였다. 이것을 모두 받아 여러 절에 나누어 주어 널리 불사를 일으켰다. 그의 사리는 지금도 발연사(鉢淵寺)<annotation id="31"/>에 있으니, 바로 어족(魚族)을 위해 강연하고 계를 주던 자리이다.</paragraph>
	<paragraph>불법을 받은 수제자[袖領]들로는 영심(永深)<annotation id="32"/>·보종(寶宗)·신방(信芳)·체진(體珍)·진해(珍海)·진선(眞善)·석충(釋忠)<annotation id="33"/> 등이니, 모두 산문(山門)의 개조가 되었다. 영심은 진표의 간자를 받아 속리산으로 가서 주석하면서 그의 법통[극가(克家)]<annotation id="34"/>을 이어갔다. 단(壇)<annotation id="35"/>을 만드는 법은 점찰육륜(占察六輪)<annotation id="36"/>과 약간 달랐지만 수행법은 절에서 전하는 본규(本規)와 같았다.</paragraph>
	<paragraph>『당승전(唐僧傳)』<annotation id="37"/>을 살펴보면 이러하다.</paragraph>
	<paragraph>「개황(開皇, 수나라 문제의 연호) 13년(593)에 광주(廣州)<annotation id="38"/>에 어떤 승려가 있었는데 참법(懺法)<annotation id="39"/>을 행하였다. 그는 가죽으로 첩자(帖子) 두 장을 만들고 선과 악 두 글자를 써서 사람에게 던지게 하여 ‘선’자를 얻으면 ‘길’하다고 하였다. 또한 스스로 박참법(撲懺法)<annotation id="40"/>을 행하여 이것으로 죄를 없앤다 하면서 여러 남녀가 한데 섞여 함부로 그 법을 받아들여 비밀리에 행하여 청주거사(靑州居士)<annotation id="41"/>도 영향을 받아 함께 행하였다. 관리가 조사하여 보고 이를 요망스런 일이라 하였더니, 그들이,</paragraph>
	<paragraph>“이 탑참법(搭懺法)<annotation id="42"/>은 『점찰경』에 의거한 것이고, 박참법(撲懺法)은 여러 불경에 의거한 것입니다.”</paragraph>
	<paragraph>라고 하였다. 온몸을 땅에 던져 마치 큰 산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때 임금께 이 사실을 아뢰니<annotation id="43"/> 즉시 내사시랑(內史侍郞)<annotation id="44"/> 이원조(李元操)<annotation id="45"/>로 하여금 대흥선사(大興善寺)<annotation id="46"/><images id="4"/><movies id="2"/>로 가서 여러 대덕(大德)에게 물었더니, 대사문(大沙門)<annotation id="47"/>인 법경(法經)<annotation id="48"/>과 언종(彦琮)<annotation id="49"/> 등이 대답하기를,</paragraph>
	<paragraph>“『점찰경』은 현재 두 권으로 되어 있는데, 첫머리에 ‘보리등(菩提燈)<annotation id="50"/>의 외국 역문(譯文)이 있다’라고 적혀 있으니 근래에 나온 것 같습니다. 또한 베껴서 전해 온 것도 있는데, 여러 기록을 조사해 보았으나 어느 것에도 바른 이름과 번역한 사람·시간·장소가 없었습니다. 탑참법은 여러 경전과는 다르므로 여기에 의거하여 시행할 수 없습니다.”</paragraph>
	<paragraph>라고 했다. 그리하여 칙명으로 이것을 금지시켰다.</paragraph>
	<paragraph>이제 이것을 시론(試論)한다.</paragraph>
	<paragraph>청주거사(靑州居士) 등의 탑참(搭懺) 등의 일은, 마치 큰 선비가 시서(詩書)를 이야기하면서 무덤을 도굴하는 것<annotation id="51"/>과 같아서 ‘호랑이를 그리려다 이루지 못하고 개 모양이 되었다’<annotation id="52"/>고 할 수 있다. 부처님이 미리 방비한 것도 바로 이러한 것 때문이었다. 만약 『점찰경』을 번역한 사람과 시간·장소가 없다 하여 의심한다면 이야말로 삼[麻]을 취하고 금을 버리는 것<annotation id="53"/>이다. 왜냐하면 그 경문을 자세히 보면 실단(悉壇)<annotation id="54"/>이 깊으며 빈틈이 없고, 더러움과 흠을 깨끗이 씻어주고 게으른 자들을 분발시키는 데는 이 경전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한 이름을 대승참(大乘懺)<annotation id="55"/>이라고도 하였고, 또한 육근(六根)<annotation id="56"/>이 모인 가운데서 나왔다고도 했다. 개원(開元, 713~741. 당나라 현종玄宗의 연호)·정원(貞元, 785~805. 당나라 덕종德宗 연호) 연간에 나온 두 『석교록(釋敎錄)』<annotation id="57"/>에 정장(正藏)으로 편입되었다. 비록 법성종(法性宗)<annotation id="58"/>은 아니나 법상종(法相宗)<annotation id="59"/>의 대승경전이 되기에는 또한 넉넉한 것이다. 어찌 탑참과 박참의 두 참과 함께 말할 수 있겠는가?</paragraph>
	<paragraph>『사리불문경(舍利佛問經)』<annotation id="60"/>에 보면 부처님이 장자(長者)의 아들인 빈야다라(邠若多羅)에게 말하기를,</paragraph>
	<paragraph>“네가 이레 동안 밤낮으로 전에 지은 죄를 뉘우쳐서 모두 맑고 깨끗하게 하라.”</paragraph>
	<paragraph>라고 하니, 빈야다라가 가르침으로 받들어 밤낮으로 정성을 다했다. 5일째 저녁이 되자 그 방 안에 여러 물건들이 비처럼 내렸다. 수건·두건·먼지떨이[불추(拂箒)]<annotation id="61"/>·칼·송곳·도끼와 같은 것들이 그의 눈앞으로 떨어졌다. 빈야다라가 기뻐하면서 부처에게 물으니 부처님이 말하기를,</paragraph>
	<paragraph>“이것은 속세를 벗어날 징조이니 베어내고 털어내는 물건이다.”</paragraph>
	<paragraph>라고 했다.</paragraph>
	<paragraph>이 말에 의거한다면 『점찰경』에서 윤(輪)을 던져서 상(相)을 얻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이에 진표공(眞表公)이 참회를 일으켜 간자를 얻었으며, 불법을 듣고 부처를 본 것은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물며 이 경(經)이 만약 거짓이며 헛된 것이라면 미륵보살이 어찌 친히 진표법사에게 간자를 전해 주었겠는가. 또 이 경문을 금지한다면 『사리불문경』 또한 금할 것인가. 언종(彦琮)의 무리야말로 금을 훌칠 때 금만 보고 사람은 보지 못한 것<annotation id="62"/>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자세히 살필 일이다.</paragraph>
	<paragraph>찬(讚)한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어지러운 세상<annotation id="63"/>에 나타나서 어리석음을 일깨우니</td><td width="35%">現身澆季激慵聾</td></tr>
	<tr><td>영산사(靈山寺)와 선계산(仙溪山) 감응이 통하였네</td><td>靈岳仙溪感應通</td></tr>
	<tr><td>정성 다해 탑참(搭懺)만 전했다고 말하지 말라</td><td>莫謂翹懃傳搭懺</td></tr>
	<tr><td>동해에 다리 놓은 어룡(魚龍)마저 감화된 것을</td><td>作橋東海化魚龍</td></tr>
	</table></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논문">
		<li>고석훈, 「진표·진묵이야기의 특질과 전승 양상」,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2.</li>
		<li>곽점식, 「占察法會와 占察行法의 재현과 실행의 제문제」, 『정토학연구』 32, 한국정토학회, 2019.</li>
		<li>김남윤, 「불국사의 창건과 그 위상」, 『신라문화제학술발표대회논문집-불국사의 종합적 고찰』 18, 경주시·동국대 신라문화연구소, 1997.</li>
		<li>김돈기, 「眞表의 佛敎思想 硏究」, 경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2.</li>
		<li>김상영, 「진표의 금산사 점찰법회 설행과 그 계승」, 『정토학연구』 32, 한국정토학회, 2019.</li>
		<li>김승호, 「전승집단에 따른 기억의 투사양상:眞表傳承을 중심으로」, 『어문연구』 77, 어문연구학회, 2013.</li>
		<li>김영태, 「신라 점찰법회와 진표의 교법 연구」, 『佛敎學報』 9,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1972.</li>
		<li>김홍삼, 「無極의 「關東楓岳鉢淵籔石記」 撰述」, 『신라문화제학술발표논문집』 34, 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 2013.</li>
		<li>나정숙, 「고려시대 占察法會의 설행과 의미」, 『佛敎硏究』 46, 한국불교연구원, 2017.</li>
		<li>노종상, 「진표율사의 밀교수행 연구(Ⅰ)」, 『열린정신 인문학연구』 15, 원광대학교 인문학연구소, 2014.</li>
		<li>박광연, 「眞表의 占察法會와 密敎 수용」, 『韓國思想史學』 26, 한국사상사학회, 2006.</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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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section>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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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각주명="진표(眞表)">8세기 중엽 백제의 옛 땅인 변산 지역에서 활약한 고승이다. 그가 태어났을 때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지 50여 년이 지난 뒤였다. 성은 정(井), 아버지는 진내말(眞乃末), 어머니는 길보랑(吉寶娘)으로 12세에 출가하여 금산사(金山寺) 순제(順濟)에게 사미계법을 받았다. 유가론(瑜伽論)과 유식론(唯識論)을 중심 교학으로 하여 체계화한 법상종(法相宗)을 금산사에서 개종하였다. 미륵신앙과 점찰법(占察法)을 중심으로 법상종의 실천적 종교운동을 전개하였다. 진표에 관한 기록은 본 조목을 비롯해서, 무극(無極)이 첨가한 『삼국유사』 권4의 「관동풍악발연수석기(關東楓岳鉢淵藪石記)」, 『송고승전(宋高僧傳)』 권14 「당백제국금산사진표전(唐百濟國金山寺眞表傳)」, 『신선전(神仙傳)』 권7 「진표(眞表)」, 『신수과분육학승전(新修科分六學僧傳)』 「진표전(眞表傳)」 등이 대표적이다. 제자로는 영심(永深)·보종(普宗)·신방(信芳)·체진(體珍)·진해(珍海)·진선(眞善)·석충(釋忠) 등이 있다. 진표에 대한 기록은 제 기록마다 서로 출입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최광식 외(2014)에서 정리해 두었다.</item>
		<item id="2" 각주명="만경현(萬頃縣)">전라북도 김제시 북부에 위치한 만경읍 일대로 비정된다. 『신동국여지승람』 권34에, “본래 백제 두내산현(豆乃山縣)이었는데, 신라 때 지금 이름으로 고치어 김제군 영현으로 만들었다. 고려 때 임피현(臨陂縣)에 붙였고, 예종(睿宗) 원년에 감무를 두었다가 후에 현령으로 승격시켰다.”라고 기록하였다. 군명을 ‘두내산(豆乃山)’ 혹은 ‘두산(杜山)’이라 하였다.</item>
		<item id="3" 각주명="관령전(貫寧傳)">미상.</item>
		<item id="4" 각주명="진내말(眞乃末)">진표의 아버지로 이름 뒷부분에 ‘내말(乃末)’이라 한 것은 신라의 11관등인 나마(奈麻, 혹은 奈末)이다. ‘진’은 이름(강인구 외: 2003)으로 보기도 하고, 성(김남윤: 1997)으로 보기도 한다. 강인구 외(2003)에서는 진내말의 성은 정(井)씨라 했다.</item>
		<item id="5" 각주명="금산사(金山寺)">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 38 모악산(母岳山) 기슭에 있는 사찰로, 진표에 의해 중창되면서 절의 기틀이 갖추어졌다고 한다. 『금산사사적(金山寺事蹟)』에 의하면 600년(무왕 1)에 창건되었으며, 백제 법왕이 그의 즉위년(599)에 칙령으로 살생을 금하고, 그 이듬해에 금산사에서 38인의 승려를 득도시킨 것으로 되어 있다. 견훤이 후백제를 세우면서 이곳에서 미륵이라 자청하며 민중들의 민심을 얻고자 하였지만 끝내 그의 아들들에 의하여 유폐된 곳이기도 하다. 금산사에 대해서는 『삼국유사』 권2 「후백제견훤」 조 참조.</item>
		<item id="6" 각주명="숭제법사(崇濟法師)">진표의 스승이다. 『삼국유사』 권4, 「관동풍악발연수석기」 조에는 ‘순제법사(順濟法師)로 기록되어 있다. 숭제는 당나라에 건너가서 선도삼장(善道三藏)에게 수업하였다.</item>
		<item id="7" 각주명="선도삼장(善道三藏)">선도(善道, 613~681)로도 쓴다. 그는 당나라 산동성(山東省) 임치현(臨淄縣) 사람, 혹은 안휘성(安徽省) 사주현(泗州縣) 사람이라고도 한다. 성은 주(朱)씨이다. 삼장(三藏)은 경(經)·율(律)·논(論)을 잘 이해하는 승려를 뜻한다.(김남윤: 1997)</item>
		<item id="8" 각주명="오대산(五臺山)">중국 산서성(山西省) 오대현(五臺縣) 진동산지(晉東山地)에 있는 명산으로 청량산(清涼山)이라 하기도 하며, 해발 3,058m이다. 중국 불교의 4대 성산 가운데 하나로, 보현보살의 아미산, 관음보살의 보타산, 지장보살의 구화산과 함께 문수보살의 성지로 꼽힌다. 혜초가 말년을 보낸 건원 보리사가 이곳에 있다.</item>
		<item id="9" 각주명="오계(五戒)">속세에 있는 신자들이 지켜야 할 5가지 계율을 말한다. 즉 죽이지 말 것[不殺生], 훔치지 말 것[不偸盜], 간음하지 말 것[不邪淫], 거짓말하지 말 것[不忘語], 술 마시지 말 것[不飮酒]이 그것이다.</item>
		<item id="10" 각주명="선계산(仙溪山)">전라북도 부안군에 위치한 산이다. 변산(邊山)·현계산(賢戒山)·능가산(楞伽山)·영주산(瀛洲山) 등으로도 불린다.(최광식 외: 2014) 이규보는 『남행월일기(南行月日記)』에서, “율사의 이름은 진표(眞表), 벽골군(碧骨郡) 대병촌(大幷村) 사람이다. 나이 12살에 현계산(賢戒山) 불사의암(不思議巖)에 거처하였으니, 현계산이 바로 이산이다.”라고 하였다.</item>
		<item id="11" 각주명="불사의암(不思議庵)">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에 있는 동굴이다. 이규보는 『남행월일기(南行月日記)』에서 “또 이른바 불사의방장(不思議方丈)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어 구경하여보니, 그 높고 험함이 효공(曉公)의 방장(方丈)의 만배(萬倍)는 되었다. 높이가 백 척(百尺)쯤 되는 나무 사다리가 바로 절벽(絶壁)에 의지해 있는데, 삼면(三面)은 다 아득한 구렁이라, 몸을 돌려 층(層)을 헤아리며 내려가야 방장에 이를 수 있는데, 한 발만 실수하면 다시 어쩔 수 없다.”라고 기록하였다.</item>
		<item id="12" 각주명="삼업(三業)">몸과 말과 생각으로 짓는 세 가지 행위, 즉 몸으로 짓는 것은 신업(身業), 말로 짓는 것은 구업(口業), 생각으로 짓는 것은 의업(意業)이다.</item>
		<item id="13" 각주명="망신참법(亡身懺法)">자신의 육신을 학대하며 참회하는 방법</item>
		<item id="14" 각주명="14일째가 …… 받았다">이규보는 『남행월일기(南行月日記)』에서, “마음을 재우고 가만히 앉아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보고자 하였으나, 몇 날이 지나도록 보이지 않았다. 이에 몸을 절벽 아래로 던졌더니, 두 명의 청의동자(靑衣童子)가 손으로 받들어 말하기를, ‘사(師)의 법력(法力)이 작기 때문에 2성(聖)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더욱 부지런히 노력하여 21일이 되자, 바위 앞 나무 위에 자씨와 지장보살이 몸을 나타내어 계(戒)를 주고, 자씨는 친히 『점찰경(占察經)』 2권을 주고, 또 아울러 199생(栍)을 주어 가르치는 도구를 삼았다. 그 방장은 쇠줄로 바위에 못을 박았기 때문에 기울어지지 않는데, 일반에 전하기로는 바다의 용(龍)이 그렇게 한 것이라 한다.”라고 기록하였다.</item>
		<item id="15" 각주명="미륵보살[慈氏]">석가불에 이어 중생을 구재할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을 형상화한 보살.</item>
		<item id="16" 각주명="영산사(靈山寺)">전라북도 부안군 변산에 있었던 신라시대의 절이다. 경덕왕 때 진표법사가 수도하던 곳이다.</item>
		<item id="17" 각주명="점찰경(占察經)">『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 『지장보살업보경(地藏菩薩業報經)』, 대승실의경(大乘實義經)』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경전은 상하 2권으로 되어 있으며, 참회법을 닦는 방법과 목륜상(木輪相)으로 업을 살펴보는 법, 불제자가 대승으로 나아가 부처의 진리를 깨닫는 방법 등을 설하고 있다. 점찰법회를 신라에 처음 소개한 이는 원광(圓光)이다. 원광이 중국에 유학했을 때 바로 점찰경을 바탕으로 만든 점찰법회가 유행하고 있었다. 귀국한 다음 가서사(嘉栖寺) 곧 지금의 운문사에 법회를 운영하는 기금인 점찰보(占察寶)를 설치하고, 이 법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도록 하였다.(고운기: 2002)</item>
		<item id="18" 각주명="미륵보살이 …… 뿐이다">『삼국유사』 권4 「진표전간」에서는, 진표가 불사의암에서 지장보살을 만나고, 영산사에서 미륵보살을 만나며, 『점찰경』과 간자는 미륵보살에게서 받는다. 그러나 『삼국유사 권4 「관동풍악발연수석기」에서는, 진표의 수행 장소는 불사의암 한 곳이고, 여기서 지장보살과 미륵보살이 함께 나타났으며, 『점찰경』은 스승으로부터, 간자는 미륵보살에게 받는다고 했다.</item>
		<item id="19" 각주명="증과(證果)">불교 수행의 인연으로 얻는 깨달음의 최종 결과로 부처가 되는 것을 말한다.</item>
		<item id="20" 각주명="간자 189개">간자는 작은 손가락 크기로 만든 나무 점대. 189개란 『점찰경』에서 삼세의 과보를 점쳐서 나타나게 된다는 189종의 선악과보차별상(善惡果報差別相)을 의미한다. 차별상의 예로 ‘173은 이 몸을 버리게 될 때 축생이 되리라.’, ‘183은 이 몸을 버린 뒤에 도솔천에 나리라.’, ‘189는 이 몸을 버린 뒤에 상승법(上乘法)에 머물게 되리라’ 등을 들 수 있다.</item>
		<item id="21" 각주명="그 중에서 …… 얻은 것을 뜻한다">8·9간자를 중시한 것으로, 이것은 진표가 교화함에 있어 계법(戒法)을 중시했음을 말한다. 189종의 선악과보상 가운데 계에 관한 부분은 8·9간자 뿐이기 때문이다.</item>
		<item id="22" 각주명="침단목(沈檀木)">인도가 원산지인 향나무인 침목(沈木)과 단목(檀木). 불교용품을 만드는 데 많이 쓴다.</item>
		<item id="23" 각주명="말세">원문의 말계(末季)는 말세를 의미한다. 석가가 입멸한 후 500년을 정법시(正法時)라 하고, 그 뒤 일천 년을 상법시(像法時)라 하며, 그 뒤 만년을 말법시(末法時)라 한다.</item>
		<item id="24" 각주명="아슬라주(阿瑟羅州)">하서라(河西良), 하슬라(何瑟羅)라고도 부르며, 강원도 강릉 지역의 옛 지명이다. ‘아슬라’라는 지명은 ‘큰 바다’ 또는 ‘아름다운 자연의 기운(氣運)’ 등을 뜻하는데, 이는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서 유래한다.</item>
		<item id="25" 각주명="헌덕왕(憲德王, ?~826)">신라의 제41대 왕. 재위 809~826.</item>
		<item id="26" 각주명="경덕왕(景德王, ?~765)">신라의 제35대 왕. 재위 742~765.</item>
		<item id="27" 각주명="보살계(菩薩戒)">대승불교의 보살이 지키는 계율의 총칭. 중생의 제도를 수행과 밀착시킨 이 계는 『보살지지경(菩薩地指經)』·『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범망경(梵網經)』·『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 등에서 설해지고 있으며, 각각 조금씩 다른 계상(戒相)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 많이 행하여졌던 것은 『보살지지경』에서 설한 유가계(瑜伽戒)와 『범망경』의 범망계(梵網戒)이다.</item>
		<item id="28" 각주명="조(租)">중국의 수(隋)·당(唐)나라 시대에 완성된 조세체계로, 신라시대 역시 이를 준용하여 조(租)는 토지에, 용(庸)은 사람에게, 조(調)는 호(戶)에 부과되었다. 조는 세금으로, 용은 부역으로, 조는 특산물을 바쳤다.</item>
		<item id="29" 각주명="왕비[초정(椒庭)]">원문 ‘초정’은 산초 가루를 진흙과 섞어서 벽에 바르는 것으로 왕후의 처소를 뜻한다. 초도(椒塗), 초금(椒禁), 초위(椒闈), 초전(椒殿), 초각(椒閣)이라고도 한다.</item>
		<item id="30" 각주명="임금의 외척[열악(列岳)]">원문의 ‘열악’은 아내의 백부나 숙부를 말한다. 여기서는 왕의 외척. 『청성산기(靑城山記)』에, “청성산은 오악(五嶽)의 장(長)이다. 그래서 이름을 장인산(丈人山)이라 한다. 지금 세속에서 남의 아내의 아버지를 영악(令嶽)이라 하고, 아내의 백부나 숙부를 열악(列嶽)이라 한다.” 라고 하였다. 유장원(柳長源), 『상변통고(常變通攷)』 권4, 「통례(通禮)」.</item>
		<item id="31" 각주명="발연사(鉢淵寺)">강원도 고성군 외금강면 용강리 금강산 미륵봉에 있었던 절로 발연암(鉢淵庵)·발연수(鉢淵藪)라고도 한다. 신라시대에 승려 진표(眞表)가 770년(혜공왕 6)에 진표가 창건하였다. 진표는 여기서 세상을 떠났는데 그를 기리는 비가 1197년 형잠(螢岑)에 의해 세워졌다.</item>
		<item id="32" 각주명="영심(永深)">진표의 간자를 전해받은 수제자다. 『삼국유사』 권4 「관동풍악발연수석기」에, “이때 속리산의 대덕 영심(永深)이 융종대덕(融宗大德), 불타(佛陀) 등과 함께 율사가 있는 곳으로 와서 청하기를, ‘우리들이 천리를 멀다 않고 와서 계법을 구하오니 법문을 주소서’라고 했다. 이에 율사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아니하자, 세 사람은 복숭아나무 위로 올라가 거꾸로 땅에 떨어지며 용맹스럽게 참회하였다. 율사가 그제야 가르침을 전하여 관정(灌頂)을 하고, 드디어 가사와 바리때, 『공양차제비법(供養次第秘法)』 한 권과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 두 권, 간자 189개를 주었다.”라고 하였다. 『삼국유사』 권4, 「심지계조(心志繼祖)」에도 그에 대한 언급이 있다.</item>
		<item id="33" 각주명="보종(寶宗) …… 석충(釋忠)">신라시대 경덕왕 때의 고승으로 진표율사의 제자들이다. 이곳 외에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item>
		<item id="34" 각주명="법통[극가(克家)]">원문의 ‘극가’는 집을 능히 다스린다는 뜻으로 아버지의 가업을 자식이 계승하는 것을 말한다. 『주역』 「몽괘(蒙卦)」 구이(九二)〉에, “구이는 몽매함을 포용해주면 길하고 부인의 말을 받아들이면 길할 것이니, 자식이 집안일을 잘하도다.[九二 包蒙吉 納婦吉 子克家]”라고 한 데에서 나온 말이다.</item>
		<item id="35" 각주명="단(壇)">흙·나무 등으로 높이 쌓은 계단. 네모의 지륜단(地輪壇), 원형의 수륜산(水輪壇), 삼각의 화륜단(火輪壇), 반월형의 풍륜단(風輪壇) 등이 있다.(이재호: 2008)</item>
		<item id="36" 각주명="점찰육륜(占察六輪)">여섯 개의 나무로 된 간자를 던져 선악을 결정하는 점찰법.</item>
		<item id="37" 각주명="『당승전(唐僧傳)』">『속고승전(續高僧傳)』, 『당고승전(唐高僧傳)』, 『당전(唐傳)』이라 하기도 한다. 『삼국유사』의 인용은 『속고승전(續高僧傳)』 권2, 「수동도낙빈상림원번경관남현두사문달마급다전(隨東都駱濱上林園翻經館南賢豆沙門達磨及多傳)」에서 하였으나, 다소의 출입이 있다.</item>
		<item id="38" 각주명="광주(廣州)">지금의 중국 광동성 광주.</item>
		<item id="39" 각주명="참법(懺法)">불사의 법요의 분류명. 경(經)을 독송해서 죄과를 참회하는 법요로, 천태계의 「법화참법」과 선계의 「관음참법」이 유명하다.</item>
		<item id="40" 각주명="박참법(撲懺法)">몸을 학대하면서 뉘우치는 방법.</item>
		<item id="41" 각주명="청주거사(靑州居士)">번역 대본에는 ‘靑州’로만 되어 있으나, 『속고승전』에는 ‘居士’ 두 자가 더 있다. ‘청주’는 중국 산동성에 있는 지명인 바(이재호: 2008, 최광식 외: 2014), 이곳에까지 박참법이 전해졌고, 그곳의 거사 한 사람이 여기에 깊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item>
		<item id="42" 각주명="탑참법(搭懺法)">선(善)과 악(惡) 두 글자를 쓴 가죽 조각을 던져서 길흉(吉凶)을 점치는 법. 『당승전』에는 ‘탑(塔)’으로 되어 있으나, 번역대본에는 ‘탑(搭)’으로 되어 있다. 문맥상 탑(搭)이 맞으므로 대본대로 번역하였다.</item>
		<item id="43" 각주명="임금께 이 사실을 아뢰니">개황 13년 광주사마(廣州司馬) 곽의(郭誼)가 자세한 사항을 황제에게 보고한 사실을 말한다.(강인구 외: 2003)</item>
		<item id="44" 각주명="내사시랑(內史侍郞)">수나라 때 중서성을 내사성이라 했으며, 그 대신을 내사시랑이라 함.</item>
		<item id="45" 각주명="이원조(李元操)">?~? 번역 대본에는 이원찬(李元撰)으로 되어 있으나, 『속고승전(續高僧傳)』에 따라 ‘이원조(李元操)’로 수정한다. 지금까지 발간된 모든 번역본은 ‘이원찬(李元撰)’으로 되어 있다. 이원조는 북제(北齊)·북주(北周)·수조(隋朝)의 관원으로 이름은 효정(孝貞)으로 ‘원조(元操)’는 그의 자이다. 지금의 하북성 형태시(邢台市) 융요현(隆堯縣)인 월군(越郡) 백인현(柏人縣) 출신이다. 『이원조집(李元操集)』 30권이 있다. 1695년 쌍계사에서 발간한 『치문경훈(緇門警訓)』 「호법(護法)」 ‘수고조문황제칙문(隋高祖文皇帝勅文)’에, “內史令 安平公 臣 李德林은 宣하고 內史侍郞 武安子 臣 李元操는 奉하고 內史舍人 裵矩는 行하다.”라는 구절이 있다.</item>
		<item id="46" 각주명="대흥선사(大興善寺)">현재 중국 섬서성(陝西省) 서안시(西安市) 소채흥선사서가(小寨兴善寺西街)에 위치해 있는 절로 수당시대 황가(皇家)의 사원이다. 이 절은 진무제(晉武帝, 265~290) 태시(泰始) 2년(226) 준선사(遵善寺)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으며 582년 대흥선사로 바뀌었고, 흥선사라고 하기도 한다. 번역 대본에는 대흥사(大興寺)로 되어 있고, 『속고승전(續高僧傳)』에는 대흥선(大興善)으로 되어 있다. 이곳을 거쳐 간 신라의 승려로는 신라 진언종(眞言宗)의 조사 혜륜(惠輪), 『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慧超) 등이 있다.(변인석: 1995)</item>
		<item id="47" 각주명="대사문(大沙門)">‘사문’은 출가(出家)하여 수행하는 사람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사문·상문(桑門·喪門)·사문나(沙門那)·사라마나(舍羅摩拏) 등으로 음사하며, 식심(息心)·정지(靜志: 淨志) ·빈도(貧道)·근식(勤息) 등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대사문은 큰 스님을 말한다.</item>
		<item id="48" 각주명="법경(法經)">중국 수·당 시대의 고승으로 『장안지(長安志)』 제10에 의하면 장안의 광명사(光明寺)가 법경을 위하여 건립된 것이라 한다. 개황 4년(584) 『점찰경』에 의한 참법에 관해 감정하였고, 개황 14년(594)에 『중경목록(衆經目錄)』을 찬술하였다.(강인구 외: 2003)</item>
		<item id="49" 각주명="언종(彦琮)">557~610. 중국 북제(北齊)·수 시대의 고승. 하북성 당산인(唐山人)으로 10세에 출가하여 낙양의 상림원에 번역관을 건립하고 번역에 참여하였다. 저술로는 『서역지(西域志)』 10권, 『사문명의론별집(沙門名義論別集)』 10권 등이 있다.(강인구 외: 2003)</item>
		<item id="50" 각주명="보리등(菩提燈)">번역대본에는 보리등(菩提登)으로 되어 있으나, 보리등(菩提燈)으로 고쳤다. ‘보리등’은 중국 수나라 때의 고승이다.</item>
		<item id="51" 각주명="큰 선비 …… 도굴하는 것">말세의 유학자들이 입으로는 학문을 논하면서도 행실로는 남의 무덤을 도굴하는 악행을 풍자한 것이다. 『장자』에 “선비가 시서를 이야기하면서 무덤을 도굴한다[儒以詩書發塚]”라고 하였다. 이병도는 “진(晉) 태강(太康) 2년에 하남성(河南省) 급군(汲郡) 사람들이 위(魏) 양왕(襄王)의 능을 발굴하여 고서 75편을 얻었다는 고사를 말한 것이다.”라고 하였다.(이병도: 2000)</item>
		<item id="52" 각주명="호랑이를 …… 모양이 되었다">『후한서』 「마원열전(馬援列傳)」에 나오는 고사로 소질이 없는 사람이 우수한 사람의 흉내를 내다가 오히려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한다.</item>
		<item id="53" 각주명="삼[麻]을 …… 버리는 것">『중아함경(中阿含經)』 16에, “두 사람이 여행을 하다가 길옆에 무성히 자란 삼을 보고 두 사람 모두 삼을 베어 짊어지고 갔다. 가다가 또 은(銀)이 있었고, 또 금(金)이 있었다. 한 사람은 삼 대신 은을, 또 은을 버리고 금을 가지고 갔으나 다른 한 사람은 처음에 짊어진 삼을 고집하여 집으로 갔다.”라고 하였다. 값싼 삼을 취하고 귀한 금을 버렸다는 것을 어리석은 자에 비유한 것이다.</item>
		<item id="54" 각주명="실단(悉壇)">산스크리트어 ‘Siddhānta’의 음역으로 가르치는 법, 종의(宗義), 정설(定說)을 의미한다.</item>
		<item id="55" 각주명="대승참(大乘懺)">대승참법으로 대승보살계에 의한 참회법.</item>
		<item id="56" 각주명="육근(六根)">지각기관인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를 가리키는 불교용어로 여기서의 ‘근’은 능력 또는 능력을 가진 기관을 뜻한다.</item>
		<item id="57" 각주명="두 『석교록(釋敎錄)』">20권으로 된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은 당나라 개원 18년(730)에 지승(智昇)이 저술한 것이며, 30권으로 된 『정원석교록(貞元釋敎錄)』은 당나라 정원 16년(800)에 원조(圓照)가 저술한 것이다.</item>
		<item id="58" 각주명="법성종(法性宗)">성종(性宗)이라고도 한다. 일체 만유는 동일한 법성(法性)을 지녔으며, 일체 중생은 모두 성불(成佛)할 성품이 있다고 하는 종지(宗旨)를 가진 불교의 한 종파로, 화엄종과 천태종 등이 이것이다. 신라 때 원효(元曉)가 오교(五敎)의 한 파로서 일명 분황종(芬皇宗)이라 하여 분황사(芬皇寺)를 근본 도량(道場)으로 삼고 전파하였다.</item>
		<item id="59" 각주명="법상종(法相宗)">상종(相宗)이라고도 한다. 법성종과 같이 본체의 문제보다도 우주만물의 상, 즉 모든 현상과 모양을 규명하는 것이 종지이다. 이 때문에 상교(相敎)라 하기도 한다. 유식사상(唯識思想)과 미륵신앙(彌勒信仰)을 기반으로 하여 성립되었다.</item>
		<item id="60" 각주명="『사리불문경(舍利佛問經)』">『보살문유』라고도 함. 1권으로 된 이 경은 계율의 적용에서 예외적 규정들과 불교가 여러 분파로 갈라지게 된다는 예언 등 후세의 비구들을 위한 부처님과 사리불의 문답 내용을 싣고 있다.(영담: 2007)</item>
		<item id="61" 각주명="먼지떨이[불추(拂箒)]">불자(拂子)라고도 함. 삼이나 짐승의 털을 묶어서 자루 끝에 매단 기구. 원래 인도에서 승려가 모기나 파리를 쫒는 데 사용한 것인데, 지금은 승려가 번뇌를 물리치는 표식으로 사용</item>
		<item id="62" 각주명="금을 훔칠 때 …… 보지 못한 것">옛날 제(齊)나라 사람이 금을 가지고 싶어서 아침 일찍 의관(衣冠)을 정제하고 저자의 금은방에 들러 그 금을 움켜쥐고 달아나다가 시리(市吏)에게 붙잡혔는데, 그에게 묻기를 “사람이 다 보고 있는데 그대가 남의 금을 훔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니, 그가 대답하기를 “금을 훔칠 때에는 사람은 보지 못했고 금만 보았을 뿐이다.[昔齊人有欲金者 淸旦衣冠而之市 適鬻金者之所 因攫其金而去 吏捕得之問曰 人皆在焉 子攫人之金何 對曰取金之時 不見人 徒見金]”라고 했다는 데서 온 말이다. 『열자(列子)』 「설부(說符)」.</item>
		<item id="63" 각주명="어지러운 세상">요계(澆季). 세상의 풍습과 인정에 경박한 말세를 뜻한다.</item>
	</anno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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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title="금산사">
			<sub_item no="1" title="금산사 지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512992&urlY=618830&urlLevel=6&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sub_item no="2" title="금산사 미륵전"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12350&ccbaKdcd=11&ccbaAsno=00620000&ccbaCtcd=35"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item>
		<item id="2" title="오대산 지도" type="링크" path="https://goo.gl/maps/Ag5cqJnevdpEqkxv7" desc="구글맵"></item>
		<item id="3" title="경덕왕릉">
			<sub_item no="1" title="경덕왕릉 지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994182&urlY=634785&urlLevel=5&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sub_item no="2" title="경덕왕릉"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27565&ccbaKdcd=13&ccbaAsno=0023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3" title="경덕왕릉비 탁본"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search/museumDetail.do?pageNo=1_3_1_1&pageIndex=1&id=PS0100100102001708500000&museumSearch=%EC%8B%A0%EB%9D%BC+%EA%B2%BD%EB%8D%95%EC%99%95%EB%A6%89&m_level1="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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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4" title="대흥선사 지도" type="링크" path="https://goo.gl/maps/WERw67y2BSbLGrNx9" desc="구글맵"></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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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title="금산사 동영상">
			<sub_item no="1" title="금산사 동영상1" type="링크" path="http://www.btn.co.kr/btntv/detail.asp?ls_StSbCode=CATPR_02&PID=P1182&DPID=82706" desc="BTN불교방송 천년의 여행, 금산사 미륵전"/>
			<sub_item no="2" title="금산사 동영상2" type="링크" path="https://youtu.be/eZpv3bbWU50" desc="BBS불교방송 산사의 미, 모악산 금산사"/>
		</item>
		<item id="2" title="대흥선사 동영상" type="링크" path="https://haokan.baidu.com/v?vid=4213404273041995173&pd=bjh&fr=bjhauthor&type=video" desc="중국 바이두(Baidu) 하오칸 비디오(好看视频)"></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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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h1>관동 풍악<annotation id="1"/> 발연수<annotation id="2"/> 석기<annotation id="3"/>(關東楓岳鉢淵藪石記)</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금강산 발연사의 승려 영잠(瑩岑)이 1199년(고려 신종 2)에 지은 「관동 풍악산 발연수 개창조 진표율사 진신골장 입석제명(關東楓岳山鉢淵藪開刱祖眞表律師眞身骨藏立石題銘)」을 일연의 제자 보감국사(寶鑑國師) 무극(無極, 1251~1322)이 기록한 것이다. 무극의 기록은 『삼국유사』 권3의 「전후소장사리(前後所將舍利)」 조에도 전한다. 진표에 대한 기록은 영잠의 ‘진표율사 진신골장 입석제명’이 가장 자세한데, 무극은 1,827자로 구성된 이 글을 2/3정도인 1,147자로 줄여서 ‘발연수석기’를 찬술하였다. 무극은 기본적으로 ‘진신골장 입석제명’의 원형을 살리는 방향에서 ‘발연수 석기’를 짓고자 노력하였으나, 허사 등 삭제해도 내용전달에 무리가 없는 것은 산삭하고, 유사한 단어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바꾸기도 하고, 의미를 명확하게 해야 할 경우는 새로운 내용을 보충하기도 했다.</paragraph>
	<paragraph>「관동 풍악 발연수 석기」에는 진표의 출생과 출가 과정, 불사의방에서의 고행, 지장보살과 미륵보살의 수기(授記), 금산사·길상사·발연사의 창건 과정, 진표의 효행과 입적 등이 두루 제시되어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진표가 가사와 바리때, 『공양차제비법』, 『점찰선악업보경』, 간자 189매와 미륵진생 제9간자와 제8간자를 주면서 영심으로 하여금 속리산으로 돌아가 점찰법회를 열게 하는 것이다. 점찰교법이 그의 제자를 통해 비로소 계승되고 있음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점찰경』은 당시 세간의 복서점상(卜筮占相)과 달리 목륜상(木輪相)에 의한 것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그들의 죄를 참회하게 하여 두려움 속에서 벗어나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sub>[이 기록은 절의 주지 영잠(瑩岑)<annotation id="4"/>이 지은 것으로, 승안(承安)<annotation id="5"/> 4년 기미(己未, 1199)에 비석을 세웠다.]</sub></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진표율사(眞表律師)<annotation id="6"/>는 전주(全州) 벽골군(碧骨郡)<annotation id="7"/> 도나산촌(都那山村)<annotation id="8"/> 대정리(大井里)<annotation id="9"/> 사람이다. 나이 12세가 되어 승려가 될 뜻을 품었는데 아버지가 이것을 허락하였다. 율사는 금산수(金山藪, 금산사)<annotation id="10"/> 순제법사(順濟法師)<annotation id="11"/>에게 가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다. 순제법사가 사미계법(沙彌戒法)<annotation id="12"/>을 주고, 『공양차제비법(供養次第秘法)』<annotation id="13"/> 1권과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annotation id="14"/> 2권을 주면서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너는 이 계법(戒法)을 가지고 미륵보살과 지장보살 두 분 앞으로 가서 간절히 법을 구하고 참회하여 직접 계법을 받아 세상에 널리 전하도록 하여라.”</paragraph>
	<paragraph>율사가 가르침을 받들고는 작별하여 물러나와 명산을 두루 돌아다녔다. 나이 27세가 되던 해 상원(上元)<annotation id="15"/> 원년 경자(庚子, 760)에 쌀 20말을 쪄서 말려 양식을 만든 뒤 보안현(保安縣)<annotation id="16"/><images id="1"/>으로 가서 변산(邊山)에 있는 불사의방(不思議房)<annotation id="17"/><images id="2"/>에 들어갔다. 쌀 다섯 홉을 하루의 양식으로 썼는데, 그 가운데 한 홉을 덜어서 쥐를 길렀다.</paragraph>
	<paragraph>율사가 미륵상 앞에 앉아 부지런히 계법을 구했지만 3년이 지나도 수기(授記)<annotation id="18"/>를 받지 못하였다. 이에 발분(發憤)하여 바위 아래로 몸을 던지자, 문득 푸른 옷을 입은 동자(童子)<annotation id="19"/>가 나타나 손으로 그를 받들어 돌 위에 앉혔다. 율사가 다시 뜻을 이룰 것을 발원하고 21일을 기약하여 밤낮으로 부지런히 수도하면서 돌을 두드리며 참회했더니, 사흘이 되자 손과 팔이 부러졌다. 이레째 되던 날 밤에, 지장보살이 손에 금석(金錫)<annotation id="20"/>을 잡고 흔들며 와서 그를 가호하자 손과 팔이 예전처럼 되었다.</paragraph>
	<paragraph>보살이 드디어 그에게 가사와 바리때를 주었으므로 율사가 영응(靈應)에 감동하여 더욱더 수도에 정진(精進)하였다. 21일이 다 차자 바로 천안(天眼)<annotation id="21"/>을 얻어 도솔천중(兜率天衆)<annotation id="22"/>이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때 지장보살과 미륵보살이 율사 앞에 현신하였는데, 미륵보살이 율사의 정수리를 만지면서,<annotation id="23"/> 말했다.</paragraph>
	<paragraph>“훌륭하도다. 대장부로다! 계(戒) 구하기를 이와 같이 하여 몸과 목숨도 아끼지 않고 간절히 구하면서 참회를 하는구나.”</paragraph>
	<paragraph>지장보살이 『계본(戒本)』<annotation id="24"/>을 주고, 미륵보살이 다시 간자(簡子) 두 개를 주었는데,<annotation id="25"/> 하나에는 ‘구(九)’라고 쓰여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팔(八)’이라 쓰여 있었다.</paragraph>
	<paragraph>미륵보살이 율사에게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이 두 간자는 내 손가락뼈이니, 시각(始覺)과 본각(本覺)<annotation id="26"/> 두 깨달음을 말한 것이다. 아홉 번째 간자는 법이(法爾)<annotation id="27"/>이고, 여덟 번째 간자는 신훈성불종자(新熏成佛種子)<annotation id="28"/>이니, 이것으로써 마땅히 과보(果報, 인과응보)를 알 것이다. 너는 현세의 육신을 버리고 대국왕(大國王)의 몸을 받아 도솔천(兜率天)<annotation id="29"/>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paragraph>
	<paragraph>이와 같은 말을 마치더니 두 보살은 곧 사라졌다. 이때가 임인(壬寅, 762)년 4월 27일이었다.</paragraph>
	<paragraph>율사는 교법을 받은 후 금산사를 세우기 위하여 산에서 내려왔다. 대연진(大淵津)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용왕이 나와 옥가사(玉袈裟)를 바치고 팔만 권속(八萬眷屬)<annotation id="30"/>을 거느리고 금산수(金山藪)로 모시고 들어갔다. 그러자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니<annotation id="31"/> 며칠 되지 않아 절이 완공되었다.</paragraph>
	<paragraph>또 미륵보살이 도솔천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와 율사에게 계법을 준 것에 감응하여, 율사는 시주<annotation id="32"/>에게 권해 쇳물을 부어 미륵장륙상을 만들었고, 다시 미륵보살이 내려와 계법을 주는 장엄한 모습을 금당(金堂)의 남쪽 벽에 그렸다. 장륙상은 갑진(甲辰, 764)<annotation id="33"/>년 6월 9일 완성하여 병오(丙午, 766)년 5월 1일 금당에 모셨는데, 이 해가 대력(大曆)<annotation id="34"/> 원년이었다.</paragraph>
	<paragraph>율사가 금산사에서 나와 속리산으로 가는 길에 소달구지를 탄 사람을 만났다. 달구지를 끌던 소들이 율사의 앞에 와 무릎을 꿇고 울자, 달구지에 탔던 사람이 내려와 물었다.</paragraph>
	<paragraph>“무슨 일로 소들이 스님을 보고 우는 것입니까? 또 스님은 어디에서 오시는 길입니까?”</paragraph>
	<paragraph>율사가 대답했다.</paragraph>
	<paragraph>“나는 금산수에 있는 진표라는 중이요. 나는 일찍이 변산의 불사의방(不思議房)에 들어가 미륵과 지장 두 보살 앞에서 직접 계법과 진생(眞栍)<annotation id="35"/>을 받았소. 그래서 절을 짓고 오래도록 수도할 만한 곳을 찾으려고 오는 길이오. 이 소들은 바깥으로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안으로는 현명합니다. 내가 계법을 받은 줄을 알고, 불법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무릎을 꿇고 우는 것이라오.”</paragraph>
	<paragraph>그가 말을 다 듣더니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짐승도 오히려 이렇게 신심(信心)이 있는데, 하물며 저는 사람으로서 어찌 어찌 무심할 수 있겠습니까?”</paragraph>
	<paragraph>그는 즉시 낫을 손에 쥐고 스스로 자신의 머리털을 잘라버렸다. 율사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다시 머리를 깎고 계를 내려 주었다. 그들은 가다가 속리산 골짜기에 이르러, 길상초(吉祥草)<annotation id="36"/>가 난 곳을 보고는 표시를 해 두었다.</paragraph>
	<paragraph>이어서 명주(溟州) 해변으로 돌아와 천천히 걸어가는데, 물고기와 자라 등이 바다에서 나와 율사의 앞에 오더니 몸을 서로 잇대어 육지처럼 만들어주었다. 율사가 그것을 밟고 바다로 들어가서 계법을 읊은 후 돌아나왔다.</paragraph>
	<paragraph>고성군(高城郡)에 와서는 개골산(皆骨山: 금강산)으로 들어가서 비로소 발연수(鉢淵藪)<images id="3"/>를 창건하고 점찰법회(占察法會)<annotation id="37"/>를 열었다. 그곳에 머문 지 7년 되는 해에, 명주 근방에 흉년이 들어 사람들이 굶주렸다. 율사가 이들을 위해 계법을 말하니 사람마다 받들어 지켜 삼보(三寶)<annotation id="38"/>에 공경을 다하였다. 얼마 후 갑자기 고성 바닷가에 무수한 고기들이 저절로 죽어서 나왔다. 사람들은 이것을 팔아 음식을 장만하여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paragraph>
	<paragraph>율사는 발연수에서 나와 다시 불사의방에 이르렀다. 그 후 고향으로 가서 아버지를 뵙기도 하고 진문 대덕(眞門大德)의 처소에 가서 머물기도 했다.</paragraph>
	<paragraph>이때 속리산의 고승 영심(永深)<annotation id="39"/>이 융종(融宗), 불타(佛陀) 등의 대덕(大德)<annotation id="40"/>과 함께 율사가 있는 곳에 와서 다음과 같이 청하였다.</paragraph>
	<paragraph>“저희들은 천릿길을 멀다 않고 와 계법을 구합니다. 부디 법문(法門)<annotation id="41"/>을 주소서.”</paragraph>
	<paragraph>율사가 잠자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니, 세 사람은 복숭아나무 위에 올라가 거꾸로 땅에 떨어지면서 용맹참회(勇猛懺悔)<annotation id="42"/>를 하였다. 이에 율사가 교(敎)를 전하여 관정(灌頂)<annotation id="43"/>하고, 가사와 바리때와 『공양차제비법(供養次第秘法)』<annotation id="44"/> 1권,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 2권, 간자(簡子) 189개를 주었다. 이어서 미륵진생(彌勒眞栍) 아홉 번째와 여덟 번째 간자를 주면서 경계하여 말하였다.</paragraph>
	<paragraph>“아홉 번째 간자는 법이(法爾)이요, 여덟 번째 간자는 신훈성불종자(新熏成佛種子)니라. 내가 이제 너희들에게 주었으니 이것을 갖고 속리산으로 돌아가거라. 산에 가면 길상초가 난 곳이 있을 것이다. 그곳에 정사(精舍)를 세우고 이 교법에 따라 널리 인간계(人間界)와 천상계(天上界)를 제도하고, 후세에까지 전하도록 하라.”</paragraph>
	<paragraph>영심 등이 가르침을 받들어 바로 속리산으로 가서 길상초가 난 곳을 찾아 사찰을 세우고 이름을 길상사(吉祥寺)<annotation id="45"/><images id="4"/>라 하였다. 영심은 이곳에서 처음으로 점찰법회(占察法會)를 열었다.</paragraph>
	<paragraph>율사는 아버지와 함께 다시 발연사에 가서 함께 도업(道業)을 닦으며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효도를 다하였다.<annotation id="46"/> 율사가 입적할 때<annotation id="47"/> 사찰 동쪽 큰 바위 위에 올라가 세상을 마쳤다. 제자들이 시신을 옮기지 않고 그대로 공양하다가 해골이 흩어져 떨어지자 이에 흙으로 덮어 묻고서 무덤[幽宮]으로 삼으니 무덤에서 푸른 소나무가 바로 자랐다. 세월이 오래 지나자 말라 죽고 다시 나무 한 그루가 났으며, 그 후에 다시 한 그루가 났는데, 그 뿌리는 하나였다. 지금도 쌍수(雙樹)<annotation id="48"/>가 서 있다.</paragraph>
	<paragraph>무릇 스님을 지극히 공경하는 사람이 소나무 아래에서 뼈를 찾았는데, 어떤 사람은 얻고, 어떤 사람은 얻지 못하였다. 나[영잠]는 율사의 뼈가 다 없어질까 두려워하여 정사(丁巳, 1197)년 9월에 바로 소나무 아래로 나아가 뼈를 주워 통에 담았더니, 3홉[合] 가량 되었다.<annotation id="49"/> 이에 큰 바위 위에 있는 쌍수(雙樹) 밑에 돌을 세우고 뼈를 안치하였다.</paragraph>
	<paragraph>이 기록에 실린 진표의 사적은 「발연석기(鉢淵石記)」와는 서로 다른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영잠(瑩岑)이 기록한 것만 간추려서<annotation id="50"/> 싣는다. 후세에 현명한 분들이 마땅히 살펴볼 일이다.<annotation id="51"/></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무극(無極)<annotation id="52"/><images id="5"/>이 쓴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단행본">
		<li>金南允 편, 「鉢淵寺眞表律師藏骨塔碑」, 「眞表의 傳記 資料 檢討」, 『國史館論叢』 78, 국사편찬위원회, 1997.</li>
		<li>金坦月 편, 「金剛山鉢淵寺開刱祖師眞表律師事蹟碑」, 『楡岾寺本末寺誌』(1977), 아세아문화사, 1942.</li>
		<li>영담 외 1인, 『한 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 도서출판 들녘, 2007.</li>
		<li>李映遂 편, 「高城鉢淵寺眞表律師藏骨塔碑」, 『金山寺誌』(1983), 아세아문화사, 1934년경.</li>
		<li>이병도, 『역주·원문 삼국유사』, 명문당, 2000.</li>
		<li>李智冠 편, 「高城鉢淵寺眞表律師藏骨塔碑」, 『校勘譯註 歷代高僧碑文』 고려편4, 伽山佛敎文化硏究院, 1977.</li>
		<li>朝鮮總督府 편, 「高城鉢淵寺眞表律師藏骨塔碑」 탁본, 서울대규장각, 1910년대.</li>
		<li>朝鮮總督府 편, 「高城鉢淵寺眞表律師藏骨塔碑」, 『朝鮮金石總攬』(상), 아세아문화사, 1919.</li>
		<li>許興植 편, 「高城鉢淵寺眞表律師藏骨塔碑」, 『韓國金石全文』 중세하, 아세아문화사, 1984.</li>
	</ul>
	<ul type="논문">
		<li>고석훈, 「진표·진묵이야기의 특질과 전승 양상」,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2.</li>
		<li>곽점식, 「占察法會와 占察行法의 재현과 실행의 제문제」, 『정토학연구』 32, 한국정토학회, 2019.</li>
		<li>김남윤, 「불국사의 창건과 그 위상」, 『신라문화제학술발표대회논문집-불국사의 종합적 고찰』 18, 경주시·동국대 신라문화연구소, 1997.</li>
		<li>김남윤, 「신라중대 법상종의 성립과 신앙」, 『한국사론』 11,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1984.</li>
		<li>김남윤, 「신라 법상종 연구」, 서울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5.</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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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김돈기, 「眞表의 佛敎思想 硏究」, 경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2.</li>
		<li>김상영, 「진표의 금산사 점찰법회 설행과 그 계승」, 『정토학연구』 32, 한국정토학회, 2019.</li>
		<li>김상현, 「진표의 미륵신앙」, 『신라의 사상과 문화』, 일지사, 1999.</li>
		<li>김승호, 「전승집단에 따른 기억의 투사양상:眞表傳承을 중심으로」, 『어문연구』 77, 어문연구학회, 2013.</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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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김영태, 「점찰법회와 진표의 교법사상」, 『신라불교연구』, 민족문화사, 1987.</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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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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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각주명="관동 풍악">관동은 대관령의 동쪽으로 지금의 강원도이며, 풍악은 가을 금강산을 일컫는다. 봄은 금강(金剛), 여름은 봉래(蓬萊), 가을은 풍악(楓嶽), 겨울은 개골(皆骨)이라 하였다. 미수(眉叟) 허목(許穆, 1595~1682)은 이 산에 대하여, “내 일찍이 지지(地誌)를 읽어 보니, 기달산(怾怛山)은 동해 가에 있는 명산으로, 산봉우리가 뾰족뾰족하고 우뚝하게 솟은 것이 1만 2000개이다. 비로봉(毗田+盧峯)과 국망봉(國望峯)이 가장 높고 커서 해뜨는 곳을 내려다보는데 붉은 바다가 끝도 없고, 산수(山水)로는 만폭동(萬瀑洞)과 구룡연(九龍淵)이 가장 기이하다. 가람(伽藍)과 난야(蘭若, 암자)가 108개소인데, 그중에 유명한 사찰로는 마하연(摩訶衍)이 가장 깊숙한 곳에 있고 보덕굴(普德窟)이 그 다음이며, 표훈사(表訓寺)가 또 그 다음이다. 장안사(長安寺)가 가장 아래쪽에 있는데, 1만 5053개의 부처에게 성대하게 공양을 드린다.”라고 한 바 있다.</item>
		<item id="2" 각주명="발연수(鉢淵藪)">‘수(藪)’는 발연사의 본사와 말사를 포함한 사찰을 의미한다. ‘사(寺)’를 ‘수(藪)’로 대신 쓰기도 한다. 본문의 표제에서 ‘사’ 대신 ‘수’를 썼을 뿐만 아니라 본문에서도 ‘사’보다 ‘수’를 선호하였다. 발연사는 강원도 고성군 외금강면 용강리 금강산 미륵봉에 있었던 절이다. 신라시대에 승려 진표(眞表)가 참회를 통하여 미륵보살로부터 친히 간자(簡子)를 전수받고, 770년(혜공왕 6)에 창건하였다. 절의 퇴락과 관련한 홍교(虹橋) 전설이 전한다. 즉, 구걸하는 노인의 말을 듣고 홍교를 만들자, 건너편에 있는 묘암(猫巖)에서 고양이가 자주 다리로 건너와 절을 지키고 있던 늙은 쥐를 죽여서 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쥐는 본문에 나오듯이 진표가 쌀을 주며 길렀던 쥐라고 한다. 또한 발연사는 치폭(馳瀑)으로 유명하다. 이 놀이는 폭포 타기라 할 수 있을 터인데, 넓은 바위의 홈통으로 쏟아지는 물을 이용하여 나뭇가지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었다. 남효온의 「유금강산기(遊金剛山記)」, 권섭의 「유행록(遊行錄)」 등에 발연사의 치폭 놀이가 소개되어 있다.</item>
		<item id="3" 각주명="석기(石記)">금강산의 발연사 터에 남아 있는 「관동 풍악산 발연수 개창조 진표율사 진신골장 입석제명(關東楓岳山鉢淵藪開刱祖眞表律師眞身骨藏立石題銘)」을 저본으로 무극이 개찬하였다. 저본은 영잠(瑩岑)이 짓고 이자림(李子琳)이 썼다. 이자림은 익령현(현 강원도 양양군) 사람으로 당시 서울에 머물고 있었던 재가신자였다. 비석의 크기는 비신이 72.72cm, 폭은 33.33cm, 두께는 24.24cm이다. 조선총독부 편, 『朝鮮金石總攬』 상(아세아문화사).</item>
		<item id="4" 각주명="영잠(瑩岑)">발연사의 승려로 1199년(고려 신종 2)에 「진표율사 장골탑비」를 지었다. 그는 문인의 자질을 어느 정도 갖춘 지방의 승려였던 것으로 생각되며, 진표의 비를 세워 발연사의 중흥을 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한 사람은 태자 숙(璹)이다. 『고려사』 권75, 「選擧」 3.</item>
		<item id="5" 각주명="승안(承安)">1196~1200. 중국 금나라의 제6대 황제인 장종(章宗)이 사용한 두 번째 연호.</item>
		<item id="6" 각주명="진표율사(眞表律師)">?~? 8세기 중엽 백제의 옛 땅인 변산 지역에서 활약한 고승이다. 자세한 것은 『삼국유사』 권4, 「진표전간(眞表傳簡)」 조 참조.</item>
		<item id="7" 각주명="벽골군(碧骨郡)">지금의 전라북도 김제시 일대이다. 『삼국사기』 지리 제3에, “본래 백제의 벽골현인데 경덕왕이 김제군으로 고쳤으며 고려 때에도 김제군이라 하였다. 김제군의 영현으로는 만경현, 평고현, 이성현, 무읍현이 있었다.”라고 하였다. 고려 초에 전주(全州)의 속현(屬縣)이 되었다가, 인종(仁宗) 21년에는 현령을 두었다. 조선조 태종(太宗) 3년에 본현 출신인 명(明) 나라 환자(宦者) 한첩목아(韓帖木兒)의 요청으로 군(郡)으로 승격시켰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33, 전라도 「김제군」 조.</item>
		<item id="8" 각주명="도나산촌(都那山村)">「진표전간(眞表傳簡)」 조의 두내산현(豆乃山縣)의 다른 이름이다. 본래 백제 두내산현(豆乃山縣)이었는데, 신라 경덕왕 대에 만경현으로 고쳐 김제군 영현으로 만들었다. 고려 때 임피현(臨陂縣)에 붙였고, 예종(睿宗) 원년에 감무를 두었다가 후에 현령으로 승격시켰다. 『신동국여지승람』 권34, 전라도 김제군.</item>
		<item id="9" 각주명="대정리(大井里)">지금의 김제시 만경이다. 신라에서 ‘里’는 주로 왕도에 보이는데, 여기에는 지방에도 보이고 있어 특기할 만하다.</item>
		<item id="10" 각주명="금산수(金山藪, 금산사)">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모악산(母岳山)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본사이다. 『금산사사적(金山寺事蹟)』에는 600년(무왕 1)에 창건되었으며, 백제 법왕이 즉위년(599)에 살생금지령을 내리고 그 이듬해 금산사에서 38인의 승려를 득도시켰다고 한다. 후백제의 신검이 그의 아버지 견훤을 유폐한 적이 있고,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수문(守文)이 1601년(선조 34)이 복원공사를 시작하여 1635년(인조 13) 낙성을 보았다. 『삼국유사』 권2, 「후백제견훤」 조 참조.</item>
		<item id="11" 각주명="순제법사(順濟法師)">진표의 스승이다. 『삼국유사』 권4, 「진표전간(眞表傳簡)」 조에는 ‘숭제법사(崇濟法師)로 기록되어 있다. 순제는 당나라에 건너가서 선도삼장(善道三藏)에게 수업하였다.</item>
		<item id="12" 각주명="사미계법(沙彌戒法)">사미가 마땅히 지켜야 할 열 가지 계율을 말한다. 불살생계(不殺生戒), 불투도계(不偸盜戒), 불사음계(不邪婬戒), 불망어계(不妄語戒), 불음주계(不飮酒戒), 부도식향만계(不塗飾香鬘戒). 불가무관청계(不歌舞觀聽戒), 부좌고광대상계(不坐高廣大床戒), 불비시식계(不非時食戒), 불축금은보계(不蓄金銀寶戒)가 그것이다.</item>
		<item id="13" 각주명="『공양차제비법(供養次第秘法)』">『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毗田+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을 줄여서 『대일경(大日經)』이라고도 하며, 제7권에 공양법을 설명하였다.(강인구 외: 2003)</item>
		<item id="14" 각주명="『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대승대집지장십륜경(大乘大集地藏十輪經)』·『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과 함께 지장 신앙의 소의 경전의 하나. 상권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권에는 말세(末世)에 불교를 믿는 신자들이 바른 믿음을 가지지 못하여 여러 가지 어려움과 장애에 부딪혀 의심이 일어나면, 점(占)을 쳐서 과거에 저지른 선악의 업을 관찰하고 참회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으라고 하였고, 하권에서는 중생들은 모두 여래가 될 성품을 지니고 있다는 여래장(如來藏) 사상을 설하였다. 이 경은 다른 경에는 없는 특이한 참법(懺法)과 목륜상의 점찰법이 나와 있다. 이 경에 의한 점찰법은 수나라 초에 중국 남부 금릉(金陵) 지방 등에서 행해지다가 당나라 때에 들어와서 크게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신라의 원광(圓光)이 수나라에서 귀국한 직후 점찰보(占察寶)를 두어 항규(恒規)로 삼은 이래 경덕왕(景德王) 때의 진표(眞表)에 의해 독특한 형식으로 발전·정착되었다.</item>
		<item id="15" 각주명="상원(上元)">760~761. 당(唐)나라 숙종 시대에 쓰였던 연호. 상원이라는 연호는 당 고종 때(674~675)에도 사용된 바 있다.</item>
		<item id="16" 각주명="보안현(保安縣)">지금의 전북 부안군 보안면. 보안현(保安縣)은 백제 때의 흠[흔]량매현(欽[欣]良買縣)이니, 신라 때 희안(喜安)으로 고쳤다. 고려 때에는 이 두 고을을 나누기도 하고 합하기도 하였다. 태종 병신년(1416, 태종 16)에 합하여 부안현으로 하였으며, 다음 해에 부안현을 폐지하고 흥덕진(興德鎭)으로 옮겼으며, 부안진(扶安鎭)을 설치하였다가 뒤에 현으로 고쳤다.(『연려실기술·별집』 권16, 「지리전고」)</item>
		<item id="17" 각주명="불사의방(不思議房)">전북 부안군 변산에 있었던 사찰. 『삼국유사』 권4, 「진표전간(眞表傳簡)」 조에는 ‘불사이암(不思議庵)’이라 하였다. 신라 때 중 진표(眞表)가 살던 곳인데, 1백 척 높이의 나무 사다리가 있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면 곧 방장(方丈)에 이를 수 있고, 그 아래는 모두 무시무시한 골짜기이며, 쇠줄로 그 집을 잡아 당겨서 바위에 못질하였는데, 세상에서는 바다의 용이 만든 것이라 한다.(『신증동국여지승람』 권43, 전라도 「부안현」 조)</item>
		<item id="18" 각주명="수기(授記)">부처가 수행자에게 미래의 깨달음에 대하여 미리 지시하는 예언과 약속. 석가가 과거세에서 보살수행 중에 연등불(燃燈佛)에게서 “다음 세상에서 여래(如來)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는 장면과 미륵(彌勒)이 석가에게서 수기를 받는 장면 등이 원시불교 경전에도 나온다.</item>
		<item id="19" 각주명="푸른 옷을 입은 동자(童子)">푸른 옷을 입은 남자 아이로 신선의 시중을 든다고 한다.</item>
		<item id="20" 각주명="금석(金錫)">금으로 만든 승려의 지팡이. ‘석(錫)’은 석장(錫杖)인바, 이것은 승려가 지니는 18물(物) 중의 하나이다. 머리 부분에는 보통 여섯 개의 고리가 달려 있는데 이를 육환장(六鐶杖)이라고 하며, 드물게는 12개의 고리가 달려 있는 것도 있다. 이 고리는 석장이 흔들릴 때마다 고리에서 소리가 나도록 하기 위하여 단 것이며, 길을 갈 때 이 소리를 듣고 기어 다니는 벌레들이 물러가도록 하여 살생을 막는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삼국유사』 권4, 「양지사석(良志使錫)」 조 참조)</item>
		<item id="21" 각주명="천안(天眼)">5안, 즉 육안(肉眼), 천안(天眼), 법안(法眼), 혜안(慧眼), 불안(佛眼) 가운데 하나이다. 이 가운데 ‘천안’은 색계의 사대(色界四大)로 만들어진 청정한 눈으로서, 원근(遠近), 전후(前後), 내외(內外), 주야(晝夜), 상하(上下)를 모두 장애없이 본다고 한다. 보살의 천안에는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선정의 힘으로 얻는 것이고, 둘째는 전생의 업의 과보로 얻는 것이다. 보살이 과보로 얻은 천안은 삼천대천세계를 장애 없이 본다. 여기서는 진표가 제약된 존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경계를 얻었음을 의미한다.</item>
		<item id="22" 각주명="도솔천중(兜率天衆)">도솔천을 보호하는 신중(神衆). 도솔천은 범어 듀스타(Tusita)의 음역으로서, 의역하여 지족천(知足天)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세계의 중심에 수미산(須彌山)이 있고, 그 산의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 위에 있는 욕계(欲界) 6천 중 제4천인 도솔천이 있다고 한다. 이곳은 천계(天界)로 칠보로 된 궁전이 있고 한량없는 하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내외의 2원(院)이 있다고 한다. 외원(外院)은 천중(天衆)의 욕락처(欲樂處)이고, 내원(內院)은 미륵보살의 정토라 한다. 미륵은 여기에 있으면서 설법하여 남섬부주(南贍部洲)에 하생하여 성불할 시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도솔천에 상생하기를 바라고 미륵불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용화회상(龍華會上)에서 설법하는 자리에 참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미륵신앙이 크게 유행하였다.</item>
		<item id="23" 각주명="율사의 정수리를 만지면서">원문은 마사정(摩師頂). 부처의 대승불법을 세상에 전하게 하기 위하여 제자의 정수리를 어루만지면서 수기(授記)를 주는 것이다. 『법화경』 「촉루품」에 “석가모니불이 법상에서 일어나 큰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오른손으로 한량없는 보살마하살의 정수리를 만지셨다.”라는 말이 나온다.</item>
		<item id="24" 각주명="『계본(戒本)』">율장(律藏)의 규정에 의하여 비구·비구니가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지켜가야 하는 계율의 조문이 적힌 책으로, 이것을 수계(受戒)·포살(布薩) 등의 의식 때 읽어 내려간다. 또 대승계(大乘戒)인 보살계의 조문을 적은 보살계본(菩薩戒本)을 줄여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item>
		<item id="25" 각주명="지장보살이 …… 두 개를 주었는데">『삼국유사』 권4, 「진표전간」 조에서는, 진표가 불사의암에서 지장보살을 만나고, 영산사에서 미륵보살을 만나며, 『점찰경』과 간자는 미륵보살에게서 받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관동 풍악 발연수 석기」 조에서는, 진표의 수행 장소는 불사의암 한 군데이고, 여기서 지장보살과 미륵보살이 함께 나타났으며, 『점찰경』은 스승으로부터, 간자는 미륵보살에게 받는다고 했다.</item>
		<item id="26" 각주명="시각(始覺)과 본각(本覺)">시각은 불법을 듣고 비로소 무명(無明)의 깨달음을 얻는 일이요, 본각은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말고 깨끗한 각성을 말한다.</item>
		<item id="27" 각주명="법이(法爾)">법연(法然), 자연(自然), 천연(天然), 자이(自爾), 자연법이(自然法爾)라고도 한다. 만상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 곧 자연의 도리이자 이치를 말하는 것으로 어떠한 조작도 없는 상태이다. 진종(眞宗)에서는 아미타불의 원력에 의지하는 것을 법이(法爾)라고 한다.</item>
		<item id="28" 각주명="신훈성불종자(新熏成佛種子)">‘신훈종자’는 유식종에서 제8 아뢰야식 중에 있는 종자에 선천적으로 존재한 것과 후천적으로 여러 가지 정신 작용에 의하여 훈부(熏附)한 것으로 나뉘는데, 이는 뒤의 것을 말한다. 향기가 의복에 스며들듯이 온갖 영험이 축적되는 것을 훈습(薰習)이라 하고, 축적되어 가는 경험을 종자라 한다. 종자에는 신훈종자와 본유종자가 있는데 경험에 의해 얻어진 것을 신훈종자라 하고,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본유종자라 한다. 진표는 그의 수행에서 보여주듯이 후천적인 노력과 관계되는 신훈종자를 강조한 듯하다.(김상현: 1999)</item>
		<item id="29" 각주명="도솔천(兜率天)">욕계 6천의 중의 제4천. 앞의 각주 ‘도솔천중’ 참조.</item>
		<item id="30" 각주명="팔만권속(八萬眷屬)">인도에서 많은 수를 말할 때 8만4천이라 하며, 이를 줄여서 8만이라고 한다. 권속은 불·보살들을 모시고 뒤 따르며 도를 배우는 수행자들을 의미한다.</item>
		<item id="31" 각주명="모여드니">원문에는 자래(子來). 백성이 나라의 일에 오는 것이 자식이 부모의 일에 오는 것과 같다는 말로, 『시경』 「대아」 ‘영대(靈臺)’에, “일하는지라 하루가 못 되어 완공하였도다. 일을 시작할 때 빨리 하지 말라 하셨으나 서민들이 자식처럼 와서 일하였도다.[庶民攻之 不日成之 經始勿亟 庶民子來]”라고 하였다.</item>
		<item id="32" 각주명="시주">원문에는 단연(檀緣). 단(檀)은 물건을 남에게 거저 주는 일, 연(緣)은 물건이 생김에 따라서 서로 친하게 되는 원인이 되거나 멀리서 도와주는 일로, 시주·보시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곡(李穀)의 『가정집(稼亭集)』 권3, 「중흥대화엄보광사기(重興大華嚴普光寺記)」에, “공사가 모두 끝나는 달에 산인(山人) 참숙(旵淑) 등과 함께 단연(檀緣)들을 널리 모아 화엄 법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여 낙성했는데, 이때 참석한 승중(僧衆)이 3,000명이요 기간은 50일이었다.”라는 기록이 있다.</item>
		<item id="33" 각주명="갑진(甲辰, 764)">영잠이 쓴 저본에는 ‘갑인(甲寅)’으로 되어 있다. 무극이 간지 순서에 입각해 오류를 수정한 것이다. ‘갑인’이 ‘계묘’와 ‘병오’ 사이에 있는 간지가 아니므로 이에 해당하는 ‘갑진’으로 고쳤을 것으로 보인다.(김홍삼: 2013)</item>
		<item id="34" 각주명="대력(大曆)">766~778. 당나라 8대 대종(代宗)의 연호. 신라 혜공왕(惠恭王) 2년에 해당한다.</item>
		<item id="35" 각주명="진생(眞栍)">증과간자(證果簡子), 즉 깨달음의 결과로 얻은 간자. 신즙(申楫, 1580~1639)의 「유금강록(遊金剛錄)」에, “진표라는 승려가 있어 변산으로 들어가 불사의암에 살다가 진생간자(眞栍簡子)를 받들고 이 산의 발연사에 왔는데, 용왕이 살만한 곳을 바친 것이다. 이에 발연암(鉢淵庵)을 지었다.”라는 기록 있다.</item>
		<item id="36" 각주명="길상초(吉祥草)">길상초(吉祥草)는 석가세존(釋迦世尊)이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득도할 때 방석처럼 깔고 앉았던 풀로 ‘길하고 상서롭다’ 라고 여겨 붙인 이름이라 한다. 또는 이 풀을 석가세존께 바친 이가 길상동자(吉祥童子)라는 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한다. 법주사 창건 일화와 관련된 풀이다.</item>
		<item id="37" 각주명="점찰법회(占察法會)">불교에서 행하는 『점찰경(占察經)』에 의한 참회법회의식. 신라의 원광(圓光)이 처음으로 이 법회를 열었고, 삼국통일 후 진표(眞表)에 의해서 정착되었다. 이 법회의 소의경전인 『점찰경』의 원명은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인데, 『지장보살업보경(地藏菩薩業報經)』 또는 『대승실의경(大乘實義經)』이라고도 한다.(『삼국유사』 권4, 「진표전간(眞表傳簡)」 조 참조)</item>
		<item id="38" 각주명="삼보(三寶)">불자가 귀의해야 한다는 불보·법보·승보의 3가지를 가리키는 불교 교리. 불교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삼보가 갖추어져 있어야 하고, 불교도는 삼보에 귀의함으로써 시작되며 최후까지 삼보에 귀의해야만 한다. 따라서, 삼보에 귀의하는 것은 불교도에게는 불가결한 요건이며, 대승(大乘)과 소승(小乘)을 막론하고 삼보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item>
		<item id="39" 각주명="영심(永深)">진표의 간자를 전해받은 수제자다. 『삼국유사』 권4, 「진표전간」 조에, “영심은 진표의 간자를 받아 속리산으로 가서 주석하면서 그의 법통을 이어갔다.”라고 하였다. 『삼국유사』 권4, 「진표전간(眞表傳簡)」 조 참조.</item>
		<item id="40" 각주명="대덕(大德)">본래는 부처님을 지칭하던 말이었으나 뒤에 지혜와 덕망이 높은 승려들에 대한 존칭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고려·조선 시대 승려의 직명 가운데 하나로 사용되기도 했다. 승려의 직명으로는 중국의 당나라에서 최초로 사용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승과(僧科)의 대선(大選)에 합격한 승려에게 ‘대덕’의 법계(法階)를 주었다.</item>
		<item id="41" 각주명="법문(法門)">법(法)은 진리를 뜻하고 문(門)은 새로운 진리의 세계로 향하는 문의 뜻이다. 중생들이 참다운 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데 지침이 되는 스승의 가르침으로 보통 스승이 제자를 깨우치기 위해 설하는 말씀을 법문이라고 한다.</item>
		<item id="42" 각주명="용맹참회(勇猛懺悔)">목숨을 걸로 맹렬히 참회하는 것을 말한다. 『열반경』 성행품에, “‘나는 이렇게 세간의 부귀영화, 전륜성왕, 모든 천상락을 원치 않고 오직 일체중생을 이익되게 하려고 이 몸을 버리려 합니다.’라고 하면서 아래로 뛰어내리니, 땅에 닿기 전에 공중에서 소리가 나서 하늘나라를 울리며 나찰은 제석천으로 변하여 공손히 설산바라문을 받아 모시고 모든 천신들과 함께 공경 공양하며 예배하고 무수히 찬탄하였다.”라고 하였다.</item>
		<item id="43" 각주명="관정(灌頂)">물을 정수리에 붓는다는 뜻. 원래 인도에서 왕이 즉위하였을 때 사해(四海)의 물을 정수리에 부어 축하하는 뜻을 표시하던 것이 변하여 불법을 전수하거나 계율을 줄 때 행하는 의식이 되었다. 관정에는 정수리를 만져 수기하는 마정관정(摩頂灌頂), 말로 수기하는 수기관정(授記灌頂), 광명을 쏘아 수계하는 방광관정(放光灌頂)의 세 종류가 있으며, 밀교에서는 정수리에 향수를 부어 수기를 준다.</item>
		<item id="44" 각주명="『공양차제비법(供養次第秘法)』">부처에게 공양하는 절차를 기록한 책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 밀교(密敎)의 의궤경전(儀軌經典) 가운데, 『대일경공양차제법(大日經供養次第法)』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은 밀교의 경전일 것으로 보인다.</item>
		<item id="45" 각주명="길상사(吉祥寺)">충북 보은군 속리산에 있었던 사찰로 진표율사의 제자 영심(永深)이 융종(融宗), 불타(佛陀) 등의 대덕과 함께 진표의 교법을 받들고 속리산으로 가서 창건하였다. 길상사가 어떤 곳인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속리산을 대표하는 사찰인 법주사가 진표율사와 그의 제자 영심과 관련이 있는 사찰이라 전해지고 있으므로, 길상사와 동일한 사찰로 보기도 한다. 『삼국유사』2(최광식·박대재)</item>
		<item id="46" 각주명="율사는 …… 다하였다">무극은 영잠이 지은 저본 가운데, 진표가 발연수에서 약사여래(藥師如來)를 조성하여 도량의 주존(主尊)으로 삼고 국가를 비보(裨補)하였다는 내용을 삭제했다.</item>
		<item id="47" 각주명="입적할 때">원문에는 천화(遷化). 이승에서 중생을 교화할 인연이 끝나서 다른 곳으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가는 것으로 승려의 죽음을 말한다.</item>
		<item id="48" 각주명="쌍수(雙樹)">석가모니가 입멸할 때의 사라쌍수(沙羅雙樹) 고사에서 빗댄 것으로 보인다. ‘사라’는 산스크리트어 샬라(Sala)의 음사로, 견고수라는 뜻이다. 석가가 구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들어갔을 때, 그 사방에 사라 두 그루가 심겨져 있었다는 전설에 따라 사라 쌍수라고 한다.</item>
		<item id="49" 각주명="나[영잠]는 …… 가량 되었다">무극은 진표의 사리 수습처에서 나온 유물 가운데, 적동향완(赤銅香垸)과 수분등잔(水盆燈盞)·청사다완(靑沙茶垸) 등 각 1구(口)를 생략하였다.</item>
		<item id="50" 각주명="간추려서">원문에는 ‘산취(刪取)’라 하여, 쓸데없는 글자와 글귀는 삭제하고 필요한 내용을 취하여 기술한다고 했다. 무극은 영잠(瑩岑)이 지은 「관동풍악산발연수개창조진표율사진신골장입석제명(關東楓岳山鉢淵藪開刱祖眞表律師眞身骨藏立石題銘)」을 2/3정도를 취하고, 1/3정도를 삭제하였다.</item>
		<item id="51" 각주명="이 기록 …… 살펴볼 일이다">무극이 영잠의 「골장입석제명」에 의지하지 않고 「발연사석기」를 짓기 위해 추가한 것으로, 영잠의 기록을 중심으로 썼음을 밝히고 있다.</item>
		<item id="52" 각주명="무극(無極)">1251~1322. 청풍김씨(淸風金氏)로 속명은 청분(淸玢)·혼구(混丘), 자는 구을(丘乙), 호는 무극노인(無極老人). 부모가 복령사(福靈寺) 관음보살에게 기도하여 낳았다. 어릴 적부터 탑을 만들고, 벽을 향하여 앉아 사색에 잠겼으며, 용모가 단정하고 성품이 자애로워 소미타(小彌陀)라고 불렸다. 10세 때 무위사(無爲寺)로 출가하여 천경선사(天鏡禪師)의 제자가 되었으며, 구산선(九山選)의 상상과(上上科)에 수석으로 급제하였다. 그 뒤 일연(一然)을 따라 공부하여 그 자리를 이어 강석(講席)을 열었다. 충렬왕 때 대선사(大禪師)가 되었고, 충숙왕 때 왕사(王師)가 되었다가 몇 년 후에 밀양의 영원사에 주석(駐錫)하였다. 경상남도 밀양시 영원사터에 있는 승려 보감국사(寶鑑國師)의 탑비(유형문화재 제13호)가 있는데, 대문호 이제현(李齊賢, 1287~1367)이 지은 것이다. 일연이 입적한 후 그의 탑비를 조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삼국유사』에는 무극기(無極記)가 두 번 등장하는데, 『삼국유사』 권3, 「전후소장사리(前後所將舍利)」 조와 『삼국유사』 권4, 「관동풍악발연수석기(關東楓岳鉢淵藪石記)」 조가 그것이다.</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 위치" type="탑재" path="411100_001_01.jpg" desc="네이버 지도" sub_link="http://naver.me/xvus4fLL"></item>
		<item id="2" title="불사의방" type="탑재" path="411100_002_01.jpg" desc="윤형재 제공"></item>
		<item id="3" title="이인문의 발연 그림"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search/museumDetail.do?pageNo=1_3_1_1&pageIndex=1&id=PS0100100100500110500000&museumSearch=%EC%9D%B4%EC%9D%B8%EB%AC%B8+%EB%B0%9C%EC%97%B0&m_level1=" desc="국가문화유산포털"></item>
		<item id="4" title="속리산 법주사" type="탑재" path="411100_004_01.jpg" desc="카카오맵" sub_link="https://map.kakao.com/?urlX=685827&urlY=844517&urlLevel=7&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item>
		<item id="5" title="보감국사묘응탑비">
			<sub_item no="1" title="형원사 보감국사묘응탑비 탁본"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search/museumList.do?pageNo=1_3_1_1&pageIndex=1&id=&museumSearch=%EB%B3%B4%EA%B0%90%EA%B5%AD%EC%82%AC%EB%AC%98%EC%9D%91%ED%83%91%EB%B9%84&m_level1=" desc="국립중앙박물관(소장번호: 건판 17096)"/>
			<sub_item no="2" title="발연사 진표율사장골탑비 제액 탁본"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search/museumDetail.do?pageNo=1_3_1_1&pageIndex=1&id=PS0100100102001702300000&museumSearch=%EC%A7%84%ED%91%9C%EC%9C%A8%EC%82%AC%EC%9E%A5%EA%B3%A8%ED%83%91%EB%B9%84&m_level1=" desc="국립중앙박물관(소장번호: 건판 17023)"/>
			<sub_item no="3" title="영원사지 보감국사 묘응탑비"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1641360&ccbaKdcd=21&ccbaAsno=00130000&ccbaCtcd=38"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item>
	</images>
</data>

<h1>김현(金現)이 호랑이와 감통(感通)함<annotation id="1"/>[김현감호(金現感虎)]<annotation id="2"/></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김현감호」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부분은 김현과 사랑을 나눈 호랑이 처녀가 하늘의 벌을 받게 된 오빠들을 대신하여 목숨을 바치면서 사랑하는 김현을 출세시키고, 출세한 김현이 호원사(虎願寺)를 지어 호랑이 처녀의 명복을 빌었다는 이야기다. 둘째 부분은 당나라의 신도징(申屠澄)이 사람으로 변한 호랑이 처녀와 결혼하여 아들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으나, 결국 그 아내가 사나운 호랑이로 되돌아가 버렸다는 이야기다. 셋째 부분은 이 두 대조적인 호랑이에 대한 일연(一然)의 생각을 서술한 것인데, 그는 김현의 호랑이를 극찬하면서 짐승보다 못한 인간을 비판하는 한편, 이타적 보살행을 실천한 이 호랑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첫째 부분은 우리나라 서사문학의 초창기에 등장한 중요한 작품일 뿐만 아니라 호원사의 창건 연기설화(緣起說話)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신라 때 풍속에 해마다 음력 2월이 되면 초여드렛날부터 보름날까지<annotation id="3"/> 서울의 남녀들[도인사녀(都人士女)<annotation id="4"/>]이 다투어 흥륜사(興輪寺)<annotation id="5"/><images id="1"/>의 전탑(殿塔)을 도는 것<annotation id="6"/>으로 복회(福會: 복을 비는 모임)를 삼았다. 원성왕(元聖王)<annotation id="7"/><images id="2"/> 때 김현(金現)<annotation id="8"/>이란 총각[낭군(郎君)<annotation id="9"/>]이 밤이 깊도록 혼자 돌기를 쉬지 않았다. 그때 한 처녀가 염불을 하면서 따라 돌고 있었는데, 서로 마음이 통해 눈길을 주고받았다. 김현은 전탑돌이가 끝나자 처녀를 으슥한 곳으로 끌어들여서 정을 통하였다.</paragraph>
	<paragraph>처녀가 돌아가려고 하자 김현이 따라나서니, 처녀가 거절했으나 굳이 따라갔다. 발걸음이 서산(西山)<annotation id="10"/><images id="3"/>기슭에 이르러 한 초가집에 들어가니, 늙은 할머니가 처녀에게 물었다.</paragraph>
	<paragraph>“따라온 사람은 누구냐?”</paragraph>
	<paragraph>처녀가 사실대로 이야기했더니, 그 할머니가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비록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차라리 없었던 것만 못하다. 그러나 이왕에 그렇게 되어버렸으니 어쩔 수가 없구나. 일단 구석진 곳에다 숨겨놓도록 해라. 너의 형제들이 포악하게 굴까 걱정이다.”</paragraph>
	<paragraph>처녀는 김현의 손을 잡고 가 깊숙한 곳에다 숨겨놓았다. 잠시 후에 세 마리의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면서 다가와 사람의 말로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집에 비린내·누린내가 나는군. 요기(療飢)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paragraph>
	<paragraph>할머니와 처녀가 꾸짖으며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너희들 코가 어떻게 된 모양이네. 어찌 미친 말을 하는 게냐?”</paragraph>
	<paragraph>그때 하늘이 외쳤다.</paragraph>
	<paragraph>“너희들이 즐겨 뭇 생명들을 해친 것이 더욱더 많으니, 의당 너희들 가운데 한 놈을 베어 악을 징계하리라.”</paragraph>
	<paragraph>세 마리 호랑이가 그 소리를 듣고 모두 근심하는 표정을 지으니, 처녀가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세 오빠가 만약 멀리 피해서 자발적으로 반성한다면 제가 그 벌을 대신 받을게요.”</paragraph>
	<paragraph>그러자 호랑이들이 모두 기뻐하며 머리를 숙이고 꼬리를 내린 채 달아나버렸다.</paragraph>
	<paragraph>처녀가 들어와서 김현에게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애초에는 제가 낭군님[군자(君子)<annotation id="11"/>]께서 욕되게도 우리 집안에 오시려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기 때문에 거절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숨길 것이 없게 되어버렸으니, 감히 제 속마음을 그대로 말씀드릴게요. 저[천첩(賤妾)<annotation id="12"/>]와 낭군님은 비록 같은 부류가 아니지만, 하룻저녁 모시는 즐거움을 누렸으니, 그 의리가 결혼[결리(結縭)<annotation id="13"/>]한 부부의 정분만큼이나 소중합니다. 세 오빠의 죄악을 하늘이 이미 싫어하시니, 우리 집안의 재앙을 제가 당하려고 합니다. 나와 무관한[등한(等閑)] 사람의 손에 죽기보다는 낭군님의 칼 아래 죽어서 은덕을 갚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paragraph>
	<paragraph>제[첩(妾)<annotation id="14"/>]가 내일 저자에 들어가서 해코지를 심하게 하면, 나라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할 수가 없게 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임금님께서 틀림없이 높은 벼슬을 걸고 사람을 모집하여 저를 잡게 할 것입니다. 낭군님께서는 겁을 내지 말고 성(城) 북쪽 숲<annotation id="15"/> 속으로 저를 쫓아오시면, 제가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paragraph>
	<paragraph>김현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사람이 사람과 교접(交接)하는 것은 변치 않는 인륜의 도리이지만, 부류가 다른데도 교접을 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미 자연스럽게[從容] 관계를 맺었으니, 이것은 진실로 하늘이 준 커다란 행운인데, 어찌 차마 배필의 죽음을 팔아 한 세상의 작록을 얻는 요행을 바랄 수가 있겠습니까?”</paragraph>
	<paragraph>처녀가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낭군님께서는 그런 말씀을 하시지 마세요. 지금 제가 일찍 죽는 것은 하늘의 명령이기도 하지만, 저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낭군님께도 경사로운 일이고 우리 집안의 복이며, 나라 사람들의 기쁨이기도 합니다. 한번 죽어 다섯 가지 이익이 생기는데, 어찌 마다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저를 위하여 절을 세우고, 불경[진전(眞詮)<annotation id="16"/>]을 강론하여 제가 수승[殊勝: 특별히 뛰어남]한 과보(果報)<annotation id="17"/>를 얻는 바탕이 되게 해주신다면 낭군님의 은혜가 이보다 더 클 수가 없을 것입니다.”</paragraph>
	<paragraph>드디어 서로 울면서 이별을 하였다.</paragraph>
	<paragraph>다음날 과연 잔혹한 호랑이가 성(城)안으로 들어와서 매우 사납게 구니 감당해 낼 수가 없었다. 원성왕이 듣고 명령을 내렸다.</paragraph>
	<paragraph>“호랑이를 죽이는 사람에게 2급(二級)의 벼슬을 내리겠다.”</paragraph>
	<paragraph>김현이 대궐로 나아가 아뢰었다.</paragraph>
	<paragraph>“제[소신(小臣)<annotation id="18"/>]가 해낼 수가 있습니다.”</paragraph>
	<paragraph>그러자 왕은 벼슬부터 먼저 내려 김현을 격려하였다. 김현이 단도(短刀)를 쥐고 숲속으로 들어가니, 호랑이가 아가씨[낭자(娘子)]<annotation id="19"/>로 변하여 기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어젯밤 낭군님과 함께 곡진한 정분[견권(繾綣)<annotation id="20"/>]을 맺었던 일을 낭군님께서는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오늘 내 발톱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모두 흥륜사의 장(醬)을 상처에 바르고, 그 절의 나발소리<annotation id="21"/>를 듣게 하면 나을 것입니다.”</paragraph>
	<paragraph>그 아가씨가 김현이 차고 있던 칼을 빼앗아 스스로 목을 찔러 넘어졌는데, 넘어지고 나서 보니 바로 호랑이였다.</paragraph>
	<paragraph>김현이 수풀에서 나와 자랑스럽게[타(詑)<annotation id="22"/>]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방금 호랑이를 쉽사리 잡았다.”</paragraph>
	<paragraph>하지만 그 연유를 숨기고 발설하지 않았으며, 가르쳐준 대로 치료를 했더니 상처에 모두 효과가 있었다. 지금도 세속에서는 그 처방을 사용하고 있다.</paragraph>
	<paragraph>김현이 이미 등용된 뒤에 서천(西川)<annotation id="23"/><images id="4"/> 가에다 절을 세우고 그 이름을 호원사(虎願寺)<annotation id="24"/><images id="5"/>라 했다. 항상 『범망경(梵網經)』<annotation id="25"/>을 강론하여 호랑이의 명복을 빌고, 호랑이가 자신의 몸을 죽여 자기[김현]를 출세케[살신성기(殺身成己)] 한 은혜에 보답하였다. 김현은 죽을 때 지나간 일의 기이함에 깊이 느낀 바가 있어서 붓을 들어 전(傳)<annotation id="26"/>를 지으니 세상에 비로소 알려졌다. 그러한 연유[인(因)]로 사건의 현장인 수풀을 논호림(論虎林)<annotation id="27"/><images id="6"/>이라고 이름을 지었으며, 지금까지도 그렇게 일컬어지고 있다.<annotation id="28"/></paragraph>
	<paragraph>정원(貞元)<annotation id="29"/> 9년(793년) 신도징(申屠澄)<annotation id="30"/>이 야인(野人)[황관(黃冠)<annotation id="31"/>]으로 있다가 한주(漢州) 십방현(什邡縣)<annotation id="32"/>의 현위(縣尉)에 임명되었다. 그가 부임하다가 진부현(眞符縣)<annotation id="33"/> 동쪽 십리 쯤에 이르렀을 때, 눈보라 몰아치는 혹독한 추위를 만나 말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마침 길옆에 초가집이 있고, 집 안에 불이 피워져 있어서 매우 따뜻하게 보였다. 등불이 비추는 곳으로 나아가니, 늙은 할아버지·할머니와 처녀가 불을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그 처녀의 나이는 바야흐로 열너댓 살 정도였는데, 비록 마구 헝클어진 머리카락[봉발(蓬髮)<annotation id="34"/>]에다 때 묻은 옷을 입고 있었으나 눈처럼 하얀 피부·꽃처럼 발그레한 뺨에다, 행동거지까지 곱고도 어여뻤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신도징이 오는 것을 보고 후닥닥 일어나며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손님께서는 차가운 눈보라에 혹독하게 시달리셨겠군요. 어서 이 앞으로 오셔서 불을 쬐십시오.”</paragraph>
	<paragraph>신도징이 제법 오랫동안 앉아 있노라니, 하늘빛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눈보라는 그치지 않았다. 그러므로 신도징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서쪽에 있는 현(縣)과는 아직도 거리가 머니, 여기서 묵고 가게 해 주십시오.”</paragraph>
	<paragraph>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만약 이 초라한 집[봉필(蓬蓽)<annotation id="35"/>]을 누추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시지요.”</paragraph>
	<paragraph>신도징이 드디어 말안장을 풀고 이불을 깔고 휘장을 쳤다. 그 처녀가 손님이 묵고 가려 하는 것을 보고 얼굴을 가다듬고 화장을 한 뒤에 휘장 사이로 나왔는데, 한아(閑雅)한 자태가 처음 볼 때보다도 더 나았다.</paragraph>
	<paragraph>신도징이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젊은 아가씨의 총명함이 다른 사람보다 몹시 빼어납니다. 제가 다행스럽게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annotation id="36"/> 감히 제가 저 자신을 중매하려고 하는데, 어떤지요?”</paragraph>
	<paragraph>할아버지가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뜻밖에도 귀하신 손님께서 거두어주고자 하시니, 어찌 정해진 연분이 아니겠습니까?”</paragraph>
	<paragraph>신도징이 드디어 사위의 예를 행하고, 타고 온 말에다 그 처녀를 태우고 갔다.</paragraph>
	<paragraph>관직 생활을 시작해보니 녹봉(祿俸)이 매우 적었지만, 아내의 힘으로 집안이 이루어지니 마음이 즐겁지 않을 때가 없었다. 뒤에 임기가 차서 돌아가려 할 때는 이미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었는데, 그들도 매우 총명했기 때문에 신도징은 아내를 더욱더 공경하고 사랑했다. 일찍이 아내에게 증정하는 시[증내시(贈內詩)]를 지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한 번 벼슬하여 매복(梅福)<annotation id="37"/>에게 부끄럽고</td><td width="35%">一宦慚梅福</td></tr>
	<tr><td>3년 동안 맹광(孟光)<annotation id="38"/>에게 부끄럽네</td><td>三年愧孟光</td></tr>
	<tr><td>우리들의 정(情)을 어디 비길까</td><td>此情何所喩</td></tr>
	<tr><td>냇물 위에 노니는 원앙새라네</td><td>川上有鴛鴦</td></tr>
	</table></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그 아내가 종일토록 이 시를 읊조리면서 묵묵한 가운데 화답을 할 것이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끝내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paragraph>
	<paragraph>신도징이 관직을 그만둔 후에 집안 살림을 모두 정리하여[경실(罄室)<annotation id="39"/>] 본가(本家)로 돌아가게 됨에, 아내가 갑자기 슬퍼하면서 신도징에게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저에게 지어주신 한 편의 시에 대하여 곧 화답(和答)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paragraph>
	<paragraph>하고는 다음과 같이 읊조렸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부부 간[금슬(琴瑟)<annotation id="40"/>]의 정도 중요하지만</td><td width="35%">琴瑟情雖重</td></tr>
	<tr><td>산림을 향한 뜻이 원래 깊었네</td><td>山林志自深</td></tr>
	<tr><td>언제나 근심했소, 시절이 변해</td><td>常憂時節變</td></tr>
	<tr><td>백년해로(百年偕老)<annotation id="41"/> 하려던 맘 저버릴까봐</td><td>辜負百年心</td></tr>
	</table></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드디어 함께 아내의 집으로 찾아가 보니, 거기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었다. 아내는 그리워하는 마음이 깊어서 종일토록 울고 있다가, 홀연히 벽 모퉁이에서 한 장의 호랑이 가죽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paragraph>
	<paragraph>“이 물건이 아직도 있을 줄은 몰랐구나.”</paragraph>
	<paragraph>드디어 그것을 걸치니, 곧바로 호랑이로 변해 으르렁거리며 잡아 움키다가 문으로 돌진하여 달려나가 버렸다. 신도징이 놀라 피했다가 두 아이를 거느리고 호랑이가 달려간 길을 찾아가 산림(山林)을 바라보면서 며칠 동안 크게 통곡했으나 끝내 간 곳을 알 수 없었다.</paragraph>
	<paragraph>아! 신도징과 김현 두 사람이 다른 짐승[호랑이]과 교접을 함에, 짐승이 변하여 사람의 아내가 된 것은 같았다. 하지만 신도징의 호랑이가 남편을 배반하는 시를 지어준 뒤에 으르렁거리며 잡아 움키다가 달아나버린 것은 김현의 호랑이와는 다르다.<annotation id="42"/> 김현의 호랑이는 부득이하여 사람을 다치게 하기는 했지만, 좋은 처방을 잘 가르쳐주어 사람들을 구해내었다. 짐승이면서도 그토록 어진 데가 있는데, 지금 사람으로서 짐승만도 못한 자가 있는 것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paragraph>
	<paragraph>김현 호랑이 사건의 시말(始末)을 자세히 살펴보면, 호랑이가 절에서 전탑돌이를 할 때 사람에게 마음이 통했고, 하늘이 악을 징계하겠다고 외치자 자진하여 오빠들을 대신했으며, 신비로운 처방을 전하여 사람들을 구해내었고, 절[정려(精廬)]을 세워서 부처님의 계율을 강론하게 했으니, 다만 짐승들 가운데서 성품이 어진 것 정도가 아니다. 대개 대성(大聖: 부처나 보살)께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사물에 감응하니, 김현 공이 탑돌이를 함에 마음을 지극하게 쏟아붓고 있는 것을 보고, 대성이 호랑이로 감응하여 남모르는 이익으로 갚으려고 했을 따름이다. 그러니 그 당시에 복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annotation id="43"/></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찬(讚)한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산가<annotation id="44"/>의 세 오빠의 악행(惡行)을 참다못해</td><td width="35%">山家不耐三兄惡</td></tr>
	<tr><td>난초 향 같이 고운 그 허락<annotation id="45"/>을 어쩔 건가?</td><td>蘭吐那堪一諾芳</td></tr>
	<tr><td>몇 가지 의(義)<annotation id="46"/>가 중해 만(萬) 죽음도 가벼우니</td><td>義重數條輕萬死</td></tr>
	<tr><td>숲속에서 허락한 몸 낙화처럼 바삐 갔네.</td><td>許身林下落花忙</td></tr>
	</table></para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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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d="1" 각주명="김현(金現)이 호랑이와 감통(感通)함">작품의 제목인 「김현감호(金現感虎)」는 대개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번역되어 왔다(정출헌: 2004). ①‘김현이 호랑이(범)를 감동시키다’(거의 대부분의 번역). ②김현이 호랑이에게 감동되다(고운기: 2001, 임완혁: 2017). ③김현, 호랑이와 감통하다(이동환: 1994), 이 가운데 ①은 김현이 호랑이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②는 내용이나 주제와 좀 더 부합되기는 하지만, 주체를 호랑이로 단일화해서는 전체 내용을 모두 포괄하기가 어렵다. 이 작품이 『삼국유사』의 ‘감통(感通)’ 편에 들어있는 데다가, 김현과 호랑이의 상호간의 교감과 소통에 의하여 사건이 발단되어 전개·완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기서는 ③의 번역을 취했다.</item>
		<item id="2" 각주명="「김현감호」">이 작품은 원래 『수이전(殊異傳)』에 수록된 것을 일연이 인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권문해(權文海)의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에 『수이전』에서 인용된 「호원(虎願)」이란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크게 축약된 것이기는 하나 그 내용은 물론이고 표현까지도 「김현감호」와 같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수이전』에 수록된 작품의 원래 제목도 「김현감호」가 아니라 「호원』이었을 것이라는 견해(박희병: 1995)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현감호」에 대해서는 작품의 장르, 주제의식, 주인공의 형상, 서사적 특질, 작품 활용 방안 등 매우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 작품이 한국 서사문학의 초창기에 등장하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작품의 장르 문제와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그 결과 이 작품이 설화(說話)라는 견해, 전기(傳奇)라는 견해, 전기소설(傳奇小說)이라는 견해, 이들이 혼합된 복합장르라는 견해 등이 제기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당위첸(鄧雨宸)이 자세하게 정리(당위첸: 2014a)한 바 있다.</item>
		<item id="3" 각주명="초여드렛날부터 보름날까지">탑돌이 날짜가 음력 2월 8일부터 15일까지로 정하게 된 것은 원래 부처님의 탄생일이 2월 8일이고, 부처님의 열반일이 2월 15일이기 때문으로 추측하는 견해(박은애: 2011)가 있으며, 2월 8일이 부처님의 출가일이었기 때문에 이날로부터 시작했다는 견해(임완혁: 2017)도 있다.</item>
		<item id="4" 각주명="도인사녀(都人士女)">‘도인’은 서울 사람, ‘사녀’는 남녀를 말함. 『시경(詩經)』 소아(小雅)의 「도인사(都人士)」 편에 “저 서울의 인사여/ 여우 갖옷이 누르고 누르구나(彼都人士 狐裘黃黃)”란 구절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item>
		<item id="5" 각주명="흥륜사(興輪寺)">경상북도 경주시에 있었던 절. 불교 전파를 위해 신라에 온 최초의 승려 아도(阿道)가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법흥왕 14년(527) 이차돈(異次頓)의 순교를 계기로 하여 중창되었으며, 진흥왕(眞興王) 5년(544)에 낙성하고 대왕흥륜사(大王興輪寺)로 명명하였다. 그 뒤 이 절은 대법회(大法會)를 주관하는 도량이 되었고, 왕실과 국가의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가람으로 존중되기도 했다. 사적 제15호로 지정되어 있는 현재의 흥륜사는 영묘사(靈妙寺) 터이고, 원래 흥륜사는 자금의 경주공고 자리에 있었다는 설도 있다. 자세한 것은 『삼국유사』 권3 흥법 「원종흥법 염촉멸신(原宗興法 厭觸滅身)」 조의 주석을 참고할 것.</item>
		<item id="6" 각주명="전탑(殿塔)을 도는 것">탑돌이 의례는 인도에서 시작되어, 간다라 지역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사회에 전래 되었다(김복순: 2010). 우리나라에서는 의상대사가 황복사(皇福寺)에 있을 때 제자들과 함께 허공을 밟으면서 탑돌이를 했다는 기록이 있으며(『삼국유사』 권4 의해 「의상전교(義相傳敎)」 조), 대현(大賢)이 돌미륵불 주위를 돌자 돌미륵불도 대현을 따라 얼굴을 돌렸다는 기록도 있다(『삼국유사』 권4 의해 「賢瑜伽 海華嚴」 조). 탑돌이 의례는 불(佛), 법(法), 승(僧) 3보(三寶)에 귀의하고, 탐(貪), 진(瞋), 치(痴) 3독(三毒)을 제거한다는 의미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3번 도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흥륜사 전탑돌이에서 보듯이 오래도록 돌면서 소원을 비는 민속적 성격을 지닌 경우도 있었다(김복순: 2010). 서울[경주] 사람들이 많은 절 가운데 흥륜사의 전탑을 돈 것은 흥륜사가 신라 최초의 절이었을 뿐만 아니라 신라왕실의 국찰(國刹)로서 불교 대중화 운동의 중심사찰이었기 때문으로 보는 견해(박은애: 2011)가 있다.</item>
		<item id="7" 각주명="원성왕(元聖王)">재위 785~798 신라 제 38대 왕. 성은 김(金), 이름은 경신(敬信). 상대등(上大等)에 올랐다가 선덕왕(宣德王)이 후사(後嗣) 없이 세상을 떠나자, 김주원(金周元)과 왕위를 두고 다투었으나 결국 왕으로 추대되었다. 원성왕은 독서삼품과(讀書三品科)를 실시했을 뿐 아니라, 적극적인 권농(勸農) 정책과 구휼(救恤) 정책을 펼쳐 민심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벽골제(碧骨堤)를 증축하였고, 신라 최초로 발해(渤海)에 사신을 파견하기도 했다.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에 있는 괘릉(掛陵)이 원성왕릉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자세한 것은 『삼국유사』 권2 기이2 「원성대왕(元聖大王)」 조의 주석을 참고할 것.</item>
		<item id="8" 각주명="김현(金現)">이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9" 각주명="낭군(郎君)">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여기서는 호랑이 ‘처녀’에 대한 ‘총각’ 정도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됨.</item>
		<item id="10" 각주명="서산(西山)">선도산(仙桃山), 송화산(松花山) 등 경상북도 경주시의 서쪽에 있는 산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됨.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선도산은 경주부 서쪽 7리에 있는데, 신라 때 서악(西嶽)이라 불렀고, 서술산(西述山), 서형산(西兄山), 서연산(西鳶山)이라 부르기도 했다(仙桃山 在府西七里 新羅號西嶽 或稱西述 或稱西兄 或稱西鳶).”는 기록이 있는데(제21권, 경상도, 경주부, 「산천」 조), 선도산의 별칭 모두가 서쪽에 있는 산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삼국유사』에 김유신 장군의 묘가 “서산 모지사의 북동쪽으로 뻗은 봉우리에 있다(陵 在西山毛只寺之北東向走峰)”고 기록(권 1, 기이 1, 「김유신」 조)되어 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김유신 장군의 묘가 “경주부의 서쪽 서악리에 있다(在府西西岳里)”고 기록(제21권 경상도, 경주부, 「능묘」 조)되어 있는 것을 보면, 현재의 선도산을 중심으로 하여 김유신 장군의 묘소가 있는 송화산 일대까지 서산의 범주에 포괄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item>
		<item id="11" 각주명="군자(君子)">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여기서는 아내가 자기 남편을 일컫는 말.</item>
		<item id="12" 각주명="천첩(賤妾)">여기서는 아내가 남편에게 자신을 낮추어 이르던 말.</item>
		<item id="13" 각주명="결리(結縭)">결혼을 함. 딸이 시집갈 때, 어머니가 경계의 말을 해주면서 향 주머니[리(縭)]를 딸의 허리에 묶어준 데서 비롯되었음. 『시경』 빈풍(豳風 「동산(東山)」 편의 “아가씨 시집가니/ 누른 말과 얼룩말일세/ 어머니가 향 주머니 묶어주니/ 모든 위의가 갖추어졌네〔之子于歸 皇駁其馬 親結其縭 九十其儀〕”라는 구절에 토대를 두고 있다.</item>
		<item id="14" 각주명="첩(妾)">아내가 남편에게 자기를 낮추어 부르던 말.</item>
		<item id="15" 각주명="성(城) 북쪽 숲">사건의 현장인 숲은 경주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황성공원 일대의 숲으로 추정됨(이하석: 1995).</item>
		<item id="16" 각주명="진전(眞詮)">진정한 깨달음 혹은 진정한 깨달음을 담은 책. 여기서는 불경을 말함.</item>
		<item id="17" 각주명="과보(果報)">현재의 행위에 따라 미래에 받는 결과.</item>
		<item id="18" 각주명="소신(小臣)">신하가 임금에게 자기를 낮추어 일컫던 말.</item>
		<item id="19" 각주명="아가씨[낭자(娘子)]">처녀를 높여서 부르는 말.</item>
		<item id="20" 각주명="견권(繾綣)">곡진하고 살뜰하여 못내 잊을 수 없는 정. ‘견권지정(繾綣之情)’이란 사자성어로 쓰이기도 함.</item>
		<item id="21" 각주명="흥륜사의 장(醬)을 상처에 바르고, 그 절의 나발소리">하필 흥륜사의 장과 나발 소리를 지목한 것은 흥륜사가 호랑이 처녀가 김현을 처음 만나 이타행(利他行)과 보살행(菩薩行)의 삶을 시작한 연유 깊은 사찰이기 때문으로 추측된다.</item>
		<item id="22" 각주명="타(詫)">원문에는 '탁(託)‘으로 되어 있으나, 의미상 ’타(詫)‘의 오자로 보고 ’타(詫)‘로 번역하였음.</item>
		<item id="23" 각주명="서천(西川)">경주시의 서쪽에 위치한 시내. 언양 쪽에서 흘러오는 인천(麟川)에 반월성(半月城) 앞으로 흐르는 남천(南川), 건천 쪽에서 흘러오는 대천(大川), 덕동댐에서 흘러오는 북천(北川) 등 여러 지류들이 합해져 형산강(兄山江)으로 흘러들어간다.</item>
		<item id="24" 각주명="호원사(虎願寺)">김현이 호랑이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경주 서천 가에 세웠던 절. 1669년 민주면(閔周冕)이 편찬한 『동경잡기(東京雜記)』 2권, 고적(古蹟), 호원사 조에 “경주부의 서천 가에 있는데, 신라 김현이 창건했다(在府西川邊 新羅金現所創)”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때까지는 이 절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권상로: 1979). 현재 경주시 황성공원 김유신 장군 동상 남쪽 약 200m 지점에, 무너진 석탑의 지붕돌과 초석 등 각종 석재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절터가 있는데, 지금까지 이곳을 호원사 터로 추정(齋藤忠: 1943)하여 왔다. 하지만 현재 비정된 호원사 터는 서천과의 직선거리가 1km나 떨어져 있어서, ‘서천 가’라는 표현과 걸맞지 않은 느낌이 있다. 게다가 직접 측량해본 결과 절터에 남아 있는 석탑 지붕돌의 층급받침 가운데 제일 위의 것이 165,5×165.5cm, 주춧돌에 기둥을 세우기 위해 사각으로 다듬은 부분이 무려 60×60cm나 되어 이곳에 제법 거대한 절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현재 비정된 호원사 터는 김현이 호랑이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개인 사찰이라고 보기에는 의문스러운 점도 있기 때문에, 호원사 터 비정은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item>
		<item id="25" 각주명="범망경(梵網經)">대승불교(大乘佛敎)에서 강조하는 대승 보살계(菩薩戒)의 근본 성전(聖典)으로 보살에 이르는 길이 제시된 책. 120권 61품(品)으로 이루어진 범본(梵本)이 있었다고 하나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구마라집(鳩摩羅什)이 한역한 것으로 전해지는 2권 본(本)이 유통되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 계율의 기초를 이루는 경전으로서, 상권에서는 보살의 심지(心地)가 펼쳐지는 모습을, 하권에서는 보살이 실천해야 할 계율에 대해 풀이하였다.</item>
		<item id="26" 각주명="전(傳)">이와 관련된 기록으로는 「김현감호」 조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음.<br/>*권문해(權文海),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15권, 「호원(虎願)」: 新羅俗 每當仲春 初八至十五日 都人士女 競遶興輪寺塔 爲福會 元聖王時 有郎金現者 夜深獨遶不息 有一女 隨遶 現遂通而隨去 女曰 妾明日入市爲害 卽王必募以重爵而捕我矣 君其無㤼 追我于北林中 吾將待之 但爲我創資報勝 則郎君之惠也 遂相泣別 翌日果有猛虎入城中 無敢當者 王令曰 有能捕虎者 爵二級 現詣闕奏曰 小臣能之 現持短兵 入北林中 虎變爲娘子 笑曰 昨日繾綣之事 惟君無忽 乃取現所佩刀 自頸而仆 乃虎也 現旣登庸 創寺於西川邊 號曰虎願<br/>*민주면(閔周冕), 『동경잡기(東京雜記)』, 3권, 이문(異聞), 논호수(論虎藪) 조. 여기서는 『삼국유사』가 출전임을 명시하고, 「김현감호」 조의 기록 가운데 김현과 호랑이 이야기 및 일연의 찬(讚) 부분만을 약간의 축약과 변개를 거쳐 수록하고 있다.</item>
		<item id="27" 각주명="논호림(論虎林)">거의 모든 번역자들이 ‘논호림’을 김현과 호랑이의 이야기를 기록한 작품의 제목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논호림’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에서 호랑이가 김현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자살한 숲의 이름으로 보는 견해(이동환: 1994)가 옳다고 본다. 우선 문법적으로 ‘논호림’은 ‘호랑이와 마음을 주고받은 수풀’로 해석되기 때문에 수풀의 이름은 될 수 있어도 작품의 제목이 되기는 어렵다. 작품의 제목으로 보면 본문의 ‘인(因)’자 앞뒤의 인과 관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도 않는다. 민주면의 『동경잡기』에도 이 대목을 “그 숲의 이름을 논호림이라고 했다(名其林曰 論虎林)”라고 변개하고 있어, 그도 ‘논호림’을 수풀 이름으로 이해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사건의 현장으로 추정되는 경주 황성공원 일대의 숲을 아직도 주민들이 ‘고양수(高陽藪)’, ‘고성수(高城藪)’, ‘논호림(論虎林)’, ‘성북림(城北林)’, ‘논호수(論虎藪)’, ‘호림(虎林)’ 등으로 부르고 있으며, 황성공원 궁도장에 있는 정자 이름이 ‘호림정(虎林亭)’, 경주시가 그 부근에 조성한 수변공원(水邊公園) 이름도 ‘논호림 수변공원’ 이다.</item>
		<item id="28" 각주명="그렇게 일컬어지고 있다">‘논호림’이 작품이 제목이 아니라 수풀의 명칭으로 판단되므로 이 부분도 작품 제목과 관련된 설명이 아니라 수풀의 명칭에 관한 설명이다.</item>
		<item id="29" 각주명="정원(貞元)">당나라 덕종(德宗: 재위 779~805)의 연호. ‘정원’이라는 연호가 사용된 기간은 785~805년 임.</item>
		<item id="30" 각주명="신도징(申屠澄)">신도징과 호랑이 이야기는 『태평광기(太平廣記)』 권429, 호(虎) 4, 「신도징」 조에 『삼국유사』보다 좀 더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전체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줄거리와 표현까지도 같은 것으로 보아, 일연이 『태평광기』에 수록된 「신도징」을 축약하여 이 대목을 서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도징’이란 인물 자체에 대해서는 『태평광기』에도 더 이상의 자세한 서술이 없으므로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item>
		<item id="31" 각주명="황관(黃冠)">‘풀로 만든 평민의 관’이라는 뜻으로, 벼슬을 하지 못한 사람, 즉 야인(野人)을 이르는 말.</item>
		<item id="32" 각주명="한주(漢州) 십방현(什邡縣)">당나라 때 현재 중국의 사천성(泗川省) 성도시(成都市) 부근에 있었던 현.</item>
		<item id="33" 각주명="진부현(眞符縣)">이 글의 내용으로 보아, 당나라 때 현재 중국의 사천성(泗川省) 일대에 있었던 현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위치는 알 수가 없음.</item>
		<item id="34" 각주명="봉발(蓬髮)">봉두난발(蓬頭亂髮). 쑥 같은 머리에 마구 헝클어져 어지러운 머리카락.</item>
		<item id="35" 각주명="봉필(蓬蓽)">봉호필문(蓬戶篳門). 쑥으로 엮어 만든 문과 가시나무로 엮어 만든 문이라는 뜻. 가난한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뜻하며, 자기 자신의 집을 낮추어 표현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item>
		<item id="36" 각주명="다행스럽게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幸未婚]">이 대목의 ‘幸未婚’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 ①다행스럽게도 따님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②다행스럽게도 제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거의 모든 번역이 ①을 따르고 있으나, 일연이 대본으로 삼았다고 판단되는 『태평광기』에 ‘幸未婚’이 ‘某 幸未婚’으로 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신도징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②로 번역하였다.</item>
		<item id="37" 각주명="매복(梅福)">중국 전한(前漢) 사람. 자(字)는 자진(子真). 전한 말기에 남창(南昌)의 현위(縣尉)를 역임하였다. 외척 왕망(王莽)이 신도후(新都侯)에 봉해지면서 조정이 부패하고 백성들의 원성이 도처에서 들려오자, 일개 현위(縣尉)에 불과한 처지에서 여러 차례 정사의 잘못과 왕씨의 전횡을 비판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여기서 신도징이 “매복에게 부끄럽다”고 한 것은 같은 현위의 지위에 있으면서 매복과는 달리 잘못된 정치현실에 대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item>
		<item id="38" 각주명="맹광(孟光)">후한(後漢) 사람. 당시의 현자였단 양홍(梁鴻)의 아내로, 자는 덕요(德耀). 몸집이 크고 얼굴이 검은 추녀(醜女)였지만, 항상 덕행(德行)을 닦았으며, 남편의 뜻을 따라 패릉산(覇陵山)에 들어가서 밭 갈고 옷감 짜는 것으로 생계를 꾸렸다. 남편에게 음식을 올릴 때마다 밥상을 눈썹까지 들어 올려 지극한 존경을 표했다는 거안제미(擧案齊眉) 고사의 주인공으로, 어진 아내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신도징이 “맹광에게 부끄럽다”고 한 것은 아내는 맹광과 같이 훌륭했으나, 자신은 양홍과는 달리 남편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여겼기 때문이다.</item>
		<item id="39" 각주명="[경실(罄室)]">집안의 물건을 깡그리 비움.</item>
		<item id="40" 각주명="금슬(琴瑟)">거문고와 비파. 거문고와 비파는 화음이 잘 맞는 악기이므로 사이 좋은 부부 또는 부부 사이의 두터운 정을 비유해 왔다. 『시경』 주남(周南) 「관저(關雎)」의 “아리따운 아가씨를 맞아/ 거문고 비파 치며 사랑 나누네(窈窕淑女/ 琴瑟友之)”, 『시경』 소아(小雅) 「상체(常棣)」의 “처자식 좋게 화합하니/ 거문고와 비파를 두드리는 듯(妻子好合/ 如鼓琴瑟)” 등의 구절에 토대를 두고 있다.</item>
		<item id="41" 각주명="백년해로(百年偕老)">부부가 되어 일생 동안 동고동락(同苦同樂)하며 함께 늙어감.</item>
		<item id="42" 각주명="김현의 호랑이와는 다르다">얼핏 보면 「김현감호」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신도징의 호랑이를 등장시킨 것은 선악을 대표하는 두 호랑이의 비교를 통해 김현 호랑이의 위대함을 보다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문학적 장치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item>
		<item id="43" 각주명="「김현감호」에 대한 이해">지금까지 대체로 「김현감호」를 김현과 호랑이 처녀의 비극적인 만남과 사랑하는 남자를 위한 호랑이 처녀의 희생정신을 다룬 ‘비련의 사랑 이야기’로 이해하여 왔다. 하지만 호랑이 처녀는 바로 보살(菩薩)의 형상이고, 호랑이 처녀의 말과 행위는 이타적 보살행(菩薩行)의 구현과정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임완혁: 2017)가 설득력 있게 제기되어 있다.</item>
		<item id="44" 각주명="산가(山家)">산에서 사는 집안, 즉 호랑이 집안을 말함.</item>
		<item id="45" 각주명="허락(許諾)">세 오빠를 대신하여 죽기로 한 것을 말함.</item>
		<item id="46" 각주명="몇 가지 의(義)">호랑이 처녀가 자신의 죽음으로 얻을 수 있다고 했던 다섯 가지 이익을 염두에 둔 표현임.</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흥륜사">
			<sub_item no="1" title="현 흥륜사"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cul/imgHeritage.do?ccimId=3174913&ccbaKdcd=13&ccbaAsno=00150000&ccbaCtcd=37" desc="국가문화유산포털"/>
			<sub_item no="2" title="국립경주박물관 뒤뜰에 있는 흥륜사 석조" type="탑재" path="520800_001_02.jpg" desc="정순덕 제공"/>
			<sub_item no="3" title="흥륜사 지도"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998898&urlY=653787&urlLevel=4&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2" title="원성왕릉으로 추정되는 괘릉" type="탑재" path="520800_002_01.jpg" desc="정순덕 제공"></item>
		<item id="3" title="서산">
			<sub_item no="1" title="황룡사지에서 바라본 서산(선도산)" type="탑재" path="520800_003_01.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2" title="황룡사지에서 바라본 서산(송화산: 정면 낮은 산)" type="탑재" path="520800_003_02.jpg" desc="이종문 제공"/>
		</item>
		<item id="4" title="서천">
			<sub_item no="1" title="서천(논호림으로 추정되는 황성공원 상공에서 금장대쪽으로 바라본 풍경)" type="탑재" path="520800_004_01.jpg" desc="서정국 제공"/>
			<sub_item no="2" title="서천(황성공원 상공에서 북천과의 합류처 및 송화산 선도산 쪽으로 바라본 풍경)" type="탑재" path="520800_004_02.jpg" desc="서정국 제공"/>
		</item>
		<item id="5" title="호원사지">
			<sub_item no="1" title="호원사지(추정)" type="탑재" path="520800_005_01.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2" title="호원사지 위치(추정)" type="탑재" path="520800_005_02.jpg"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6" title="논호림으로 추정되는 황성공원 일대 숲" type="탑재" path="520800_006_01.jpg" desc="서정국 제공"></item>
	</images>
</data>

<h1>신충이 벼슬을 그만둠[신충(信忠)<annotation id="1"/>괘관(掛冠)<annotation id="2"/>]</h1>
<section title="개요">
	<paragraph>이 항목은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신충(信忠)이 지었다는 신라 향가 「원가(怨歌)」의 창작 동기를 서술하고 「원가」를 소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단속사(斷俗寺)의 창건과 관련된 다양한 기록들에 대한 서술이다. 일연이 참고한 ‘전삼국사(前三國史)’에는 「원가」를 지은 신충이 경덕왕 22년(763) 그의 두 벗과 함께 지리산에 들어가 단속사를 창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별기(別記)’에는 이준(李俊)이 경덕왕 7년(748) 단속사를 창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고, 『고승전』에는 그 창건자가 이순(李純)으로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일연으로서는 어느 것이 옳은지 알 수가 없었으므로 최종적인 판단을 유보해두었다. 이 항목은 「원가」와 그 창작 동기를 수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며 살아 움직였던 단속사의 창건에 관한 다양한 기록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판단된다.</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본문">
	<paragraph>효성왕(孝成王)<annotation id="3"/>이 아직 왕위에 오르기 전<annotation id="4"/>에 어진 선비였던 신충(信忠)과 함께 궁궐 뜰의 잣나무<annotation id="5"/><images id="1"/> 밑에서 바둑을 두곤 했는데<annotation id="6"/>, 한 번은 이렇게 말했다.</paragraph>
	<paragraph>“훗날 내가 만약 그대를 잊는다면<annotation id="7"/> 이 잣나무<annotation id="8"/>가 증인이 되리라<annotation id="9"/>”.</paragraph>
	<paragraph>신충은 일어나서 절을 올렸다. 이런 일이 있은 지 몇 달 뒤에 왕이 즉위하여 공신들에게 상을 내릴 때, 신충을 잊고 등급에 넣지 않았다. 신충이 원망하여 노래<annotation id="10"/>를 지어<annotation id="11"/> 잣나무에다 붙였더니, 잣나무가 갑자기 누렇게 시들어버렸다<annotation id="12"/>. 왕이 괴이하게 여기고 사람을 시켜 살펴보게 했더니, 신충이 지은 노래를 바쳤다. 왕이 깜짝 놀라 이렇게 말했다.</paragraph>
	<paragraph>“내가 정치에 너무 바쁜 나머지<annotation id="13"/>, 하마터면 「각궁(角弓)」 편(篇)의 교훈<annotation id="14"/>을 잊을 뻔했구나.”</paragraph>
	<paragraph>왕이 그를 불러 벼슬을 내렸더니 잣나무가 다시 소생했다. 그 노래는 다음과 같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34%">物叱好支栢史</td><td width="33%">갓 됴히 자시</td><td width="33%">質 좋은 잣이</td></tr>
	<tr><td>秋察尸不冬爾屋攴墮米</td><td> 안곰 디매</td><td>가을에 말라 떨어지지 아니하매</td></tr>
	<tr><td>汝於多攴行齊敎因隱</td><td>너를 하니져 시론</td><td>너를 重히 여겨 가겠다 하신 것과는 달리</td></tr>
	<tr><td>仰頓隱面矣改衣賜乎隱冬矣也</td><td>울월던  가시온 겨레여</td><td>낯이 변해 버리신 겨울에여</td></tr>
	<tr><td>月羅理影攴古理因淵之叱</td><td>라리 그르메 린 못</td><td>달이 그림자 내린 연못 갓</td></tr>
	<tr><td>行尸浪 阿叱沙矣以攴如攴</td><td>녈 믌겨랏 몰애로다</td><td>지나가는 물결에 대한 모래로다</td></tr>
	<tr><td>皃史沙叱望阿乃</td><td>즈 라나</td><td>모습이야 바라보지만</td></tr>
	<tr><td>世理都 之叱逸烏隱苐也<annotation id="15"/></td><td>누리 모갓 여온여</td><td>세상 모든 것 여희여 버린 處地여<annotation id="16"/></td></tr>
	</table></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뒤 구절은 잃어버렸다.<annotation id="17"/></paragraph>
	<paragraph>이런 일로 말미암아 신충은 두 임금<annotation id="18"/>에게 총애를 받았다.</paragraph>
	<paragraph>경덕왕(景德王)<annotation id="19"/><sub>[왕은 바로 효성왕의 아우이다.]</sub> 22년 계묘(癸卯: 763년)에 신충이 두 벗과 더불어 서로 약속을 하고 벼슬을 버리고 지리산<annotation id="20"/><images id="2"/>에 들어갔다<annotation id="21"/>. 왕이 두 번이나 불렀으나 나오지 않고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어 왕을 위하여 단속사(斷俗寺)<annotation id="22"/><images id="3"/>를 짓고 거기서 살았다. 죽을 때까지 자연[구학(丘壑): 언덕과 산골짜기, 즉 자연] 속에 묻혀 지내면서 대왕(경덕왕을 말함)의 복을 빌기를 원하므로 왕도 허락하였다.</paragraph>
	<paragraph>왕의 초상화<annotation id="23"/>를 모셨는데<annotation id="24"/>, 지금 금당(金堂)의 뒷벽에 있는 것이 바로 그것<annotation id="25"/>이다.</paragraph>
	<paragraph>그 남쪽에 속휴(俗休)<annotation id="26"/>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지금 와전되어 소화리(小花里)<annotation id="27"/>라 부른다. <sub>[『삼화상전(三和尙傳)<annotation id="28"/>』을 살펴보면 신충봉성사(信忠奉聖寺)<annotation id="29"/>에 관한 기록<annotation id="30"/>이 있어 이 기록<annotation id="31"/>과 서로 혼동된다. 그러나 신문왕(神文王)<annotation id="32"/>으로부터 경덕왕 때까지의 시간적 거리를 따져보면 이미 백여 년이나 된다. 하물며 신문왕과 신충의 일은 전생의 일이므로 여기서 말하는 신충이 아님이 명백하니, 마땅히 자세히 살펴야 할 것<annotation id="33"/>이다.]</sub></paragraph>
	<paragraph>또 ‘별기(別記)’<annotation id="34"/>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paragraph>
	<paragraph>“경덕왕 때 직장(直長)<annotation id="35"/> 이준(李俊)<sub>[『고승전(高僧傳)』<annotation id="36"/>에는 이순(李純)이라 되어 있다.]</sub>은 일찍부터 나이 쉰[지명(知命<annotation id="37"/>]이 되면 반드시 출가하여 절을 지으리라고 발원을 하였다. 천보(天寶)<annotation id="38"/> 7년 무자(戊子: 748년)에 쉰 살이 되자 조연(槽淵)<annotation id="39"/><images id="4"/> 가의 작은 절<annotation id="40"/>을 개창(改創)하여 큰 절을 만든 뒤 단속사라고 불렀다<annotation id="41"/><annotation id="42"/>. 그 자신도 역시 머리를 깎고 법명을 공굉장로(孔宏長老)<annotation id="43"/>라고 불렀는데, 20년 동안 이 절에 머무르다 죽었다.”</paragraph>
	<paragraph>이 기록<annotation id="44"/>은 ‘전삼국사(前三國史)’<annotation id="45"/>에 수록되어 있는 것<annotation id="46"/>과는 그 내용이 같지 않으므로 둘 다 남겨두어 의문스런 점을 유보하여 둔다<annotation id="47"/>”.</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찬(讚)한다.</paragraph>
	<paragraph></paragraph>
	<paragraph>
	<table width="700" border="0">
	<tr><td width="65%">공명을 다 누리기 전 귀밑머리 먼저 희고</td><td width="35%">功名未已鬢先霜</td></tr>
	<tr><td>님의 사랑 깊지마는 한평생이 잠깐일세</td><td>君寵雖多百歲忙</td></tr>
	<tr><td>저 건너편 산이 있어 자주 꿈에 들어오니</td><td>隔岸有山頻入夢</td></tr>
	<tr><td>맹세코 향불 피워 우리 님을 축원하리</td><td>逝將香火祝吾皇</td></tr>
	</table></paragraph>
</section>
<section title="참고문헌">
	<ul type="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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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ul type="발굴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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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l>
	<ul type="부록">
		<li>〈여러 학자들의 「원가」 해독 및 현대어 번역〉<br/><br/>
		① 小倉進平(1974)<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35%" align="center">해독</td><td width="35%" align="center">일어역</td><td width="3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 width="35%">(130) 것쳐 잣(이)<br/>
		(131) 안들 갓가오어 러디매<br/>
		(132) 너 어듸 녀졔이신<br/>
		(133) 울워조을은 에 고티샤온들로의 그름 고인 못을<br/>
		(134) 녈난 ㅅ모래애 머믈어<br/>
		(135) 짓을 사바라나 <br/>
		(136) 누리도 지즐온 제요</td>
		<td width="35%">(137) 取り除かれて柏が<br/>
		(138) 秋の近づかぬに枯れて<br/>
		(139) 汝は何處へいくべきかと仰せられたる<br/>
		(140) うけがひたる顔を改め給ふかと<br/>
		(141) 月の影宿れる池に<br/>
		(142) 行きて隈なる沙に止まり<br/>
		(143) 姿をぞ望み見れど<br/>
		(144) 世も虐ぐる時なり</td>
		<td width="30%">“가을이 되지 않았는데 잣나무가 이울어 버리는 일이 있을까” 하고 승락한 얼굴을 고쳐 버리시는가 하면서, 月影이 머무는 연못에 가 구석 모래에 머물어서 당신의 모습을 바라봐도 기척도 없다. 세상은 그렇게도 나를 철저히 학대했구나.</td></tr>
		</table><br/>
		② 양주동(1987)<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145) 몬자시 <br/>
		(146) 안이우리 디매<br/>
		(147) 너 엇뎨 니저 이신<br/>
		(148) 울월던 치 계샤온<br/>
		(149) 그림제 녯 모샛<br/>
		(150) 녈 믌결 애와티<br/>
		(151)  라나<br/>
		(152) 누리도 아쳐론 뎨여</td>
		<td>(153)</td></tr>
		</table><br/>
		③ 이탁(1958)<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154) 돋 잣아 <br/>
		(155)  안 올아디<br/>
		(156) 너 얻 닏어잇은 <br/>
		(157) 울올 낟아 가온듸여<br/>
		(158)  그리그린 못<br/>
		(159) 닐 믓결 앗아디<br/>
		(160) 즛아 몯 라나<br/>
		(161) 누리도 이럿 을온듸여</td>
		<td>(162) 겻(宮)뜰 잣이<br/>
		(163) 가을 아니 이울어지매 <br/>
		(164) 너 어찌 잊어 있으리<br/>
		(165) 우럴런 낯이 変하시온져<br/>
		(166) 달 그림자 그린 못엣<br/>
		(167) 열 물결 앗아지듯<br/>
		(168) 꼴아 무엇을 바라나<br/>
		(169) 世上도 이리 어린저(흐린저)</td></tr>
		</table><br/>
		④ 홍기문(1990)<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170) 갓 됴히 <br/>
		(171)  안 이리 디매<br/>
		(172) 너 엇더히 니저 친 <br/>
		(173) 울월던 나치 고치 샤혼 디야<br/>
		(174)  그르메 딘 녜 모지ㅅ<br/>
		(175) 녈 믌결르 몰애의 이기다히<br/>
		(176) 지ㅅ 라나<br/>
		(177) 누리도 지즈로 일온 뎨야</td>
		<td>(178) 한참 무성한 잣나무<br/>
		(179) 가을이 되야도 이울지 않으니<br/>
		(180) 너 어찌 잊으랴 하시던<br/>
		(181) 우럴던 그 낯이 고쳐질 줄이야<br/>
		(182) 달 그림자 고인 옛못의<br/>
		(183) 흐르는 물결이 모래를 이기(鍛錬)듯<br/>
		(184) 그분의 모양은 바라 보나<br/>
		(185) 세상도 그대로 되는데야</td></tr>
		</table><br/>
		⑤ 정렬모(1965)<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186) 묻 줄기 자시<br/>
		(187) 슬철 아닌 겨르리 움기 디메<br/>
		(188) 너 어더기 녀져이신은<br/>
		(189) 라든  이샤온 겨르라<br/>
		(190) 라리 그림지 네린 후미ㅅ<br/>
		(191) 녈 믈앳 모 기기<br/>
		(192) 즈시삿 라나<br/>
		(193) 누리도 지지릴 가 데라</td>
		<td>(194) 여러 줄기로 벋은 잣나무<br/>
		(195) 가을 아닌 때 생기를 잃었네<br/>
		(196) 너는 어찌 되자고 그런가<br/>
		(197) 처들었던 얼굴이 깎인 때이기 때문이에<br/>
		(198) 달 그림자 비칀 물굽이<br/>
		(199) 여을 목의 모래처럼 깨끗이<br/>
		(200) 외양은 보이지마는<br/>
		(201) 세상은 지지리 더러운 데구나</td></tr>
		</table><br/>
		⑥ 지헌영(1947)<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202) 들홋<br/>
		(203)  안리옷디매<br/>
		(204) 너 어 니져이신<br/>
		(205) 울월던츼 고티샤온 겨을여<br/>
		(206) 달빛 고인(옌) 소애ㅅ<br/>
		(207) 녈 뭀결 사이 잇<br/>
		(208) 못(즈)ㅅ 라나<br/>
		(209) 누리(뉘즈리) 셔앳 일뎨여 아으(後句亡)</td>
		<td>(210) 宮庭의 잣나무가<br/>
		(211) 가을에도 잎이 안 떨어지매<br/>
		(212) '너야 어디 가랴' 말씀하신<br/>
		(213) 우러러보이던 낯의 고치신 겨울이로세<br/>
		(214) 달빛이 괴인(흘러간) 못에<br/>
		(215) 가는 물결에 間隔이 있듯이<br/>
		(216) 그 모습 바라보나/부러워하오나<br/>
		(217) 인정세태가 서울에 이루어진 때로다 아하</td></tr>
		</table><br/>
		⑦ 김준영(1979)<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218) 믌홋 자시<br/>
		(219)  안이오디매<br/>
		(220) 너 어 니져이신<br/>
		(221) 울월 낯의 고티샤온 이여<br/>
		(222) 다 그르메녜린 못<br/>
		(223) 닐 믌결앳 사이이<br/>
		(224) 즈시삿 라나<br/>
		(225) 누리 모돗 이론 뎨여</td>
		<td>(226) 무릇 잣이<br/>
		(227) 가을 아니 이울어 떨어지매<br/>
		(228) 너 어찌 잊으랴 말씀하신<br/>
		(229) 우러러보던 얼굴을 고치시온 것이여<br/>
		(230) 달 그림자 네린 못<br/>
		(231) 이는 물결에 사라지듯<br/>
		(232) 体貌만은 바랐으나<br/>
		(233) 세상이 모두 이런 때여.</td></tr>
		</table><br/>
		⑧ 류렬(2003)<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234) 가시 마기 자시<br/>
		(235) 가안 이히 디머<br/>
		(236) 너 어더기 니지히신<br/>
		(237) 우럴던 나시 도기시혼도히라<br/>
		(238) 다라리 그림히 나린 모다시<br/>
		(239) 닐물 아리 모시히 이기다히<br/>
		(240) 지실사 라나<br/>
		(241) 누리도 지시리 가더라</td>
		<td>(242) 줄기도 가지도 잎도 다 좋게 잣나무는<br/>
		(243) 가을에도 시들어 이울어지지 않는데<br/>
		(244) 너 어디로 가라고 하랴 하신<br/>
		(245) 우러르던 그 모습 고쳐 버리신 터이라<br/>
		(246) 달의 그림자 내려 비친 못의<br/>
		(247) 흘러가는 물아래의 모래가 물을 이기듯이<br/>
		(248) 전날의 그 모습이야 그대로 바라나<br/>
		(249) 세상은 의연히 어둡구나</td></tr>
		</table><br/>
		⑨ 서재극(1975)<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250) 믈ㅅ 됴히 잣<br/>
		(251)  안 글오히 디매<br/>
		(252) 너다히 녀져 신<br/>
		(253) 울월돈 가시온 야<br/>
		(254) 리 얼히고 다 모섯<br/>
		(255) 녈 믈 ㅅ사 히히<br/>
		(256) 즛사ㅅ 라나<br/>
		(257) 누리도 즛론데야</td>
		<td>(258) 물색 좋게 잣나무는<br/>
		(259) 가을에도 그릇되이 아니 지매<br/>
		(260) (잣나무) 너처럼 (살아) 가자고 하셨는데...<br/>
		(261) 우러르던 얼굴이 가시신 줄에야<br/>
		(262) 달이 비치고 잠잠한 못엣<br/>
		(263) 지나가는 물결(이) 언덕을 할퀴듯이<br/>
		(264) 모습이야 바라볼 수 있다 해도<br/>
		(265) 세월인즉 마저 함부로 달아난 것이로구나.</td></tr>
		</table><br/>
		⑩ 김완진(1980)<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266) 갓 됴히 자시<br/>
		(267)  안곰 디매<br/>
		(268) 너를 하니져 시론<br/>
		(269) 울월던  가시온 겨레여<br/>
		(270) 라리 그르메 린 못<br/>
		(271) 녈 믌겨랏 몰애로다 <br/>
		(272) 즈 라나 <br/>
		(273) 누리 모갓 여온여 </td>
		<td>(274) 質 좋은 잣이<br/>
		(275) 가을에 말라 떨어지지 아니하매<br/>
		(276) 너를 重히 여겨 가겠다 하신 것과는 달리<br/>
		(277) 낯이 변해 버리신 겨울에여<br/>
		(278) 달이 그림자 내린 연못 갓<br/>
		(279) 지나가는 물결에 대한 모래로다<br/>
		(280) 모습이야 바라보지만<br/>
		(281) 세상 모든 것 여희여 버린 處地여</td></tr>
		</table><br/>
		⑪ 유창균(1994)<br/><br/>
		<table width="700" border="1" bordercolor="#000000">
		<tr><td width="50%" align="center">해독</td><td width="50%" align="center">현대어역</td></tr>
		<tr><td>(282) 빗 고비기 자시<br/>
		(283)  안 이오기 디며<br/>
		(284) 너 어다기 니져 시<br/>
		(285) 울월이 낯 가시온 라<br/>
		(286) 라리 그르머기 고린 못<br/>
		(287) 닐 믈결앗 몰 머믈기다기<br/>
		(288) 즈시삿 라나<br/>
		(289) 누리도 이저기 리온뎌라 </td>
		<td>(290) 빛갈이 사랑스럽게 생긴 잣은<br/>
		(291) 가을에도 시들어지지 않거니와<br/>
		(292) ‘너는 어디로 가려고 하느냐’고 하신 말씀은<br/>
		(293) 우러러 뵈온 얼굴이 벌써 변하신 것이로구려<br/>
		(294) 달빛의 그림자가 괸 못에는<br/>
		(295) 흐르는 물결에 모래가 머물음과 같이 <br/>
		(296) 님의 모습이야 멀리서 바라보기는 하나<br/>
		(297) 세상도 이제는 나를 버렸는가 보다</td></tr>
		</table></li>
	</ul>
</section>
<data>
	<annotation>
		<item id="1" 각주명="신충(信忠)">신라 34대 효성왕(孝成王, 재위: 737~742)과 35대 경덕왕(景德王, 재위: 742~795) 시대를 전후로 활약했던 정치인. 『삼국유사』 본 조목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효성왕이 즉위하기 전부터 가까이 지냈던 측근으로서, 효성왕의 즉위에 공을 세웠던 인물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충은 효성왕 3년(739)에 이찬(伊飡)으로서 중시(中侍)가 되었고, 경덕왕 16년(757))에 상대등(上大等)에 임명되어 경덕왕 22년(763)까지 재임하였다. 신충이 신라 17관등 중에서 제 2관등인 이찬을 지냈고, 그가 역임한 관직들이 최상위 관직임을 감안하면, 그는 진골 귀족 출신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신충이 상대등에 오른 경덕왕 16년에는 경덕왕이 9주를 비롯한 지방 군현의 명칭을 모두 중국식으로 고쳤고, 경덕왕 15년(759)에는 중앙관부의 명칭까지 중국식으로 바꾸었다. 따라서 신충은 질서정연한 중국의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전제정치를 강화하려고 했던 경덕왕의 개혁정치를 뒷받침한 인물로 판단된다(이기백: 1974). 신충이 성덕왕 25년(726)에 당나라에 하정사(賀正使)로 파견되었던 김충신(金忠臣), 성덕왕 33년(734) 당나라에서 숙위(宿衛)를 하다가 귀국을 요청했던 김충신(金忠信)과 같은 사람이며, 따라서 신충은 성덕왕 때부터 정계에서 활약한 왕실의 측근세력이라는 견해(김수태: 1996)도 있다.</item>
		<item id="2" 각주명="괘관(掛冠)">갓을 벗어 건다는 뜻으로, 벼슬을 버리고 은퇴하는 것을 말함. 전한(前韓) 평제(平帝) 때 왕망(王莽)이 바른말을 하는 자기 아들 왕우(王宇)를 죽이는 것을 보고, 도둑을 잡는 벼슬아치였던 봉맹(逢萌)이 “삼강(三綱)이 끊어졌으니 떠나지 않으면 재앙이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동도(東都)의 성문에다 갓을 벗어 걸어놓은 채 가족들을 거느리고 떠나갔던 고사에서 비롯되었음.[『後漢書』 권83 逸民列傳, 「逢萌」: 時 王莽殺其子宇 萌謂友人曰 三綱絶矣 不去 禍將及人 卽解冠 掛東都城門 歸將家屬 浮海 客於遼東]</item>
		<item id="3" 각주명="효성왕(孝成王)">재위 737~742 신라 제34대 왕. 성은 김씨(金氏). 이름은 승경(承慶). 성덕왕의 둘째 아들. 어머니는 성덕왕의 계비(繼妃)인 소덕왕후(炤德王后)이고, 비(妃)는 이찬(伊飡) 김순원(金順元)의 딸 혜명(惠明)이다. 성덕왕 23년(724) 태자로 책봉되었다가 성덕왕이 승하하자 즉위(737년)하였다. 효성왕은 성덕왕 때 정상화된 당나라와의 외교 관계를 더욱더 강화하여 중국의 선진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재위 6년째인 742년 5월에 승하하자 유언에 따라 법류사(法流寺) 남쪽에서 화장을 하여 동해에다 유골을 뿌렸다. 자세한 것은 『삼국유사』 권2 기이 「효성왕」 조의 주석을 참조할 것.</item>
		<item id="4" 각주명="왕위에 오르기 전">원문은 ‘잠저(潛邸)’. 왕위 계승 순위에서 벗어나 있던 사람이 어떤 사정으로 왕이 된 경우, 그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살던 집 이나 그 집에 살던 시기를 말함. 효성왕은 성덕왕의 둘째 아들이므로 정상적으로는 왕위에 오를 수 없는 처지였으나, 형 중경(重慶)의 죽음으로 태자가 되었다가 왕위에 올랐기 때문에 ‘잠저’라는 말을 쓴 것임.</item>
		<item id="5" 각주명="잣나무">원문은 ‘栢’. ‘栢’은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측백나무를 가리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잣나무를 가리킴. 일본 동대사(東大寺) 정창원(正倉院) 중창(中倉)에 보관된 「신라촌락문서(新羅村落文書)」에 나오는 백자목(栢子木)이 잣나무를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여기서 말하는 ‘栢’도 측백나무가 아니라 잣나무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목에서 궁정 가운데 서 있는 잣나무는 우주질서의 중심을 상징하는 성체시현(聖體示顯)으로서 우주의 나무로 관념된 성수(聖樹)로 왕권의 상징이라는 견해(황패강: 1972)가 있다.</item>
		<item id="6" 각주명="바둑을 두곤 했는데">흔히 정치의 중요한 고비마다 바둑을 두면서 정국(政局)을 구상하곤 했다는 점에서, 여기서 바둑을 두는 행위도 오락의 차원을 넘어서는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도 있다.</item>
		<item id="7" 각주명="훗날 내가 만약 그대를 잊는다면">여기서는 효성왕이 신충에게 일방적으로 다짐하고 있지만,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등에서는 왕이 신충에게 다짐하면서 신충에게도 자신에 대해 변치 않는 절개를 요구하는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다.(『증보문헌비고』 11권, 상위고(象緯考) 11, 초목이(草木異) “他日我不忘汝 汝亦不改貞操 所負者 有如此栢”)</item>
		<item id="8" 각주명="잣나무">왕이 하필 잣나무 아래서 맹세한 것은 “혹독한 추위를 겪은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지조가 남다름을 알 수 있다[『論語』 「子罕」 ‘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라고 한 공자의 말씀에 따라, 한문문화권에서 잣나무가 변치 않는 절개의 상징으로 정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삼국유사』에 수록된 14수의 향가 가운데 특정 식물의 이름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것은 딱 두 번인데, 그 두 번이 모두 잣나무이다.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와 「원가(怨歌)」에 등장하는 잣나무가 바로 그것인데, 이 잣나무들은 둘 다 변치 않는 절개의 상징이다.</item>
		<item id="9" 각주명="잣나무가 증인이 되리라">원문은 ‘유여백수(有如栢樹)’. ‘有如○○’는 서로 맹세를 할 때 흔히 사용하는 관용적 표현으로 ‘유여상제(有如上帝)’, ‘유여하수(有如河水)’ 같은 어구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때 ‘○○’는 맹세를 지켜보는 증언자이므로 이 구절은 결국 ‘잣나무가 증인이 될 것’이라는 뜻이 된다.</item>
		<item id="10" 각주명="노래">『삼국유사』에는 이 향가 작품의 제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학계에서는 배경설화와 작품의 내용에 따라 「잣나무 노래[栢樹歌])」 또는 「원가(怨歌)」로 부르다가 지금은 「원가」로 정착되었다. 「원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구사 검토가 필요할 정도로 많은 연구물이 보고되어 있는데, 연구 초창기의 해독(解讀)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하여 배경설화, 창작 시기, 노래의 성격, 정치 현실과의 관계에 대한 논의 등이 그 중심을 이루어 왔다.</item>
		<item id="11" 각주명="노래를 지어">『삼국유사』의 문맥에 따르면 「원가」를 지은 시기는 효성왕 즉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점이다. 하지만 신충이 중시에 오른 효성왕 3년설, 신충이 상대등에서 면직된 경덕왕 22년설 등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어 있다.</item>
		<item id="12" 각주명="잣나무가 갑자기 누렇게 시들어버렸다">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삼국유사』가 지닌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인간의 절실한 마음을 담은 시가는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주술적, 초자연적 감응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가 매우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은 「처용가(處容歌)」, 「도천수대비가(禱千手大悲歌)」, 「도솔가(兜率歌)」, 「제망매가(祭亡妹歌)」, 「혜성가(彗星歌)」 등의 향가와 「비형사(鼻刑詞)」, 「해가(海歌)」, 「분원시(忿怨詩)」, 「귀지가(龜旨歌)」 등의 한시에서 두루 확인되며, ‘잣나무에 향가를 지어 붙였더니 잣나무가 말라버렸다.’는 「원가」도 같은 경우에 속한다. 『삼국유사』에 이처럼 초자연적 감응력을 보여주는 주술적 시가들이 많이 수록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신이주의(神異主義)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에서 서술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합리주의 쪽으로 물꼬를 트면서 이러한 문학적 인식도 함께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볼 때 『삼국유사』는 합리주의 사관의 한계 때문에 이렇다 할 기록도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고대의 문학적 인식의 한 국면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하여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보기 드문 기록물이라고 할 수가 있다.(이종문: 2019)</item>
		<item id="13" 각주명="정치에 너무 바쁜 나머지">원문은 ‘만기앙장(萬機鞅掌)’. 만기(萬機)는 임금이 살펴보고 다스려야 하는 수많은 정무(政務)들을 가리키고, 앙장(鞅掌)은 매우 바빠서 눈코 뜰 새가 없음을 말한다.</item>
		<item id="14" 각주명="「각궁(角弓)」 편(篇)의 교훈">「각궁(角弓)」 편은 『시경(詩經)』 소아(小雅) 상호지십(桑扈之什)에 수록된 시. 이 작품은 주(周)나라의 유왕(幽王)이 그 구족(九族)과 화목하게 지내지 않고, 참소하고 아첨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여 종족(宗族)들의 원망을 사게 된 것을 풍자한 시이다. 따라서 ‘「각궁(角弓)」 편(篇)의 교훈’은 결국 왕이 참소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멀리하고 가까운 집안사람, 즉 신충을 등용해야 한다는 교훈이다.</item>
		<item id="15" 각주명="「원가」의 내용">「원가」의 앞의 4구절은 배경설화에 나타난 그대로 왕의 약속 위반을 원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뒤의 4구절에서는 왕의 배신으로 인한 작자의 소외의식과 좌절감을 비유적으로 노래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원가」가 연군(戀君)의 노래(윤영옥: 1982)로 보거나 왕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박인희: 2006)이라는 견해도 있다.</item>
		<item id="16" 각주명="「원가」 해독">「원가」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자들이 해독하고 현대어로 번역했지만, 여기서는 그 가운데서 (김완진: 1980)의 풀이를 따랐다.</item>
		<item id="17" 각주명="뒤 구절은 잃어버렸다">향가는 4구체 향가, 8구체 향가, 10구체 향가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현존하는 「원가」는 8구로 이루어져 있다. “뒤 구절을 잃어버렸다.”고 했으므로, 원래 「원가」는 10구체 향가였는데, 마지막 두 구절을 잃어버린 것으로 판단된다. 10구체 향가에서는 마지막 두 구절에서 고양된 감정을 드러내는 감탄사와 함께 주제를 드러내면서 서정적 완결을 도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 두 구절의 내용 여하에 따라서 「원가」의 내용과 그 성격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이 두 구절에 정치현실이 달라지기를 기원하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당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원가」는 결국 국왕의 전제정치에 힘을 실어주고 외척세력인 김순원(金順元) 일파가 세력화하는 정계 구도에 변화를 촉구하는 목적성이 강한 작품이라는 견해(황병익: 2014)가 있다. 한편 「원가」는 10구체 향가가 지닌 일반적 특징과는 여러모로 다르기 때문에 원래부터 8구체 향가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김진욱: 2004)도 있다.</item>
		<item id="18" 각주명="두 임금">앞뒤의 내용으로 보아 효성왕과 경덕왕을 말함.</item>
		<item id="19" 각주명="경덕왕(景德王)">재위 742~765 신라 제35대 왕. 성은 김(金), 이름은 헌영(憲英). 제33대 성덕왕(聖德王, 재위: 702~737)의 셋째 아들이자 34대 효성왕(孝成王: ?~742)의 아우임. 각종 제도와 관직을 당나라식으로 개편하는 한편, 전국의 행정체제와 행정단위의 명칭을 한자식으로 바꾸는 등 모화적(慕華的) 지향을 보였다. 영흥사(永興寺)·굴불사(堀佛寺)·불국사·석굴암 등을 세우고 황룡사 종을 주조(鑄造)하는 등 불교중흥에도 힘을 써서, 신라문화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자세한 것은 『삼국유사』 제2, 기이, 「경덕왕 충담사 표훈대덕(景德王 忠談師 表訓大德)」 조의 주석을 참고할 것.</item>
		<item id="20" 각주명="지리산">원문은 ‘남악(南岳)’. 지리산(地理山) 곧 지리산(智異山: 1915m)을 말함. 두류산(頭流山), 방장산(方丈山) 등으로 부르기도 했으며, 통일신라시대 오악(五岳) 가운데 하나이다. 『삼국사기』 32권, 잡지(雜志), 제사(祭祀), 「중사(中祀) 오악(五岳)」 조에 “동악(東岳)은 토함산(吐含山), 남악(南岳)은 지리산(地理山), 서악(西岳)은 계룡산(鷄龍山), 북악(北岳)은 태백산(太伯山), 중악(中岳)은 부악(父岳: 팔공산) [五岳 東吐含山 南地理山 西鷄龍山 北太伯山 中父岳]”이라는 기록이 있음. 지리산은 경남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 전북 남원군, 전남 구례군 등 3개 도 5개 군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이나, 여기서 말하는 지리산은 최고봉인 천황봉(天皇峯)에서 갈라져 나온 가장 동쪽의 뚝 떨어진 봉우리인 웅석봉(熊石峰: 1099m)을 가리키며, 산청군 산청읍, 단성면, 삼장면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item>
		<item id="21" 각주명="지리산에 들어갔다">신충이 벼슬을 그만두고 두 벗과 함께 지리산에 들어가 승려가 되어, 왕을 위하여 단속사를 지었다는 이 대목의 기록은 『삼국사기』에 기록된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삼국사기』 권9, 경덕왕 22년(763) 8월 조에는 “상대등(上大等) 신충(信忠)과 시중(侍中) 김옹(金邕)이 면직을 했다.”라는 기사에 이어, “왕의 총신이었던 대내마(大奈麻) 이순(李純)이 홀연히 산으로 들어가서 승려가 되어 왕을 위하여 단속사를 세우고 거기서 살았다[上大等 信忠 侍中 金邕免 大奈麻 李純 爲王寵臣 忽一旦 避世入山 累徵不就 剃髮爲僧 爲王創立斷俗寺居之]”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일연이 『삼국사기』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오독하여 신충, 김옹, 이순 세 사람을 단속사 창건자로 이해 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들(양주동: 1957, 이기백: 1974, 이강래: 1996)이 있다. 그러나 객관적 여건상 오독할 이유가 별로 없는 『삼국사기』를 일연이 오독하여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을지는 의문이다.</item>
		<item id="22" 각주명="단속사(斷俗寺)">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운리에 있었던 절. 지리산 웅석봉의 여러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옥녀봉(玉女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었음. 신라 35대 경덕왕 때 창건한 사찰. 『삼국사기』에는 대내마 이순(李純)이 창건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고, 『삼국유사』에는 763년 신충(信忠)이 창건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748년 이순(李純) 또는 이준(李俊)이 창건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시대까지 선종(禪宗) 계열의 사찰로 명성을 떨쳤으나, 숭유배불(崇儒排佛)의 기치를 내건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쇠퇴를 거듭하다가, 임진왜란 때 결정적인 타격을 받은 뒤에 서서히 폐사되었다. 조선전기의 지리산 유람기에 빠짐없이 등장하던 단속사가 조선후기 지리산 유람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도 절의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경내에는 솔거(率居)가 그린 유마상(維摩像), 최초로 북종선(北宗禪)을 도입한 신행선사(神行禪師)의 비(碑), 고려전기의 고승 대감국사(大鑑國師) 탄연(坦然)의 비, 진정대사(眞定大師)의 비, 뒤에 대감국사의 영당(影堂)으로 바뀐 최치원의 독서당(讀書堂) 등이 있었고, 남해 분사도감(分司都監)에서 판각된 이규보 문집의 각판도 이 절에 보관되어 있었다. 현재 절터에는 보물 제72호인 단속사지동삼층석탑과 보물 제73호인 단속사지서삼층석탑, 당간지주 등이 겨우 남아 있으며, 주변 민가와 농경지 일대에 초석과 깨어진 기왓장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다. 단속사 터에 있는 정당매(政堂梅)는 정당문학(政堂文學)을 지닌 강회백(姜淮伯)이 심은 것으로 소개되고 있으나 고사한 뒤에 후계목으로 계승해왔고, 지금 살아 있는 것은 2014년에 다시 심은 것이다. 절터로 가는 어귀의 벼랑에 새겨진 광제암문(廣濟嵓門)은 최치원의 글씨로 알려져 있으나, 글씨의 좌우에 “고려 성종 14년(995년) 惠○ 스님이 쓰고 孝禪 스님이 새겼다[統和十三年乙未 書者釋惠○ 刻者釋孝禪]”는 작은 글씨가 새겨져 있으므로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단속사 창건 이후의 역사와 폐사 과정에 대해서는 송희준(1999), 박용국(2010)이 정리한 바 있다.</item>
		<item id="23" 각주명="왕의 초상화">단속사에 있었던 왕의 초상화의 존재에 대해서는 청파(靑坡) 이륙(李陸)의 「유지리산록(遊智異山錄)」과 탁영(濯纓) 김일손(金馹孫)의 「두류기행록(頭流紀行錄)」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1463년 단속사를 답사한 이륙은 “신라 때 지은 전각의 벽에 네 왕의 화상(畫像)이 그려져 있었다[庭右有一閣 新羅所創 壁有四王畵像 金壁尙新 …… 四王眞 甚奇古 非道子畵 卽金生筆]”라고 기록하고 있다(李陸, 「遊智異山錄」, 『靑坡集』 권2). 1489년 단속사에 들렀던 김일손은 “절 문에 들어가니 오래된 불전(佛殿)이 있었다. 닳아지고 깎여 심히 허름했는데, 그 불전의 벽에 면류관을 쓴 두 폭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이 절에 사는 승려가 ‘신라의 신하인 류순(柳純)이 벼슬을 버리고 승려가 되어 이 절을 지은 뒤에 단속사라고 부르고 그 임금의 초상을 그렸는데, 그런 내용을 적은 ‘판기(板記)’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入門 有古佛殿 礱斲甚樸 壁畵二冕旒 居僧云 新羅臣柳純者 辭祿舍身 創此寺 因名斷俗 圖其主之像 有板記在焉]”라고 기록하고 있다(金馹孫, 「頭流紀行錄」, 『濯纓集』 5권, 錄). 두 기행문에 기록된 왕의 초상화의 숫자가 다른 연유는 자세하지 않지만, 탁영(濯纓)의 기행문에 나오는 두 왕의 초상화는 승려가 설명한 내용으로 보아 효성왕과 경덕왕의 초상화임이 거의 분명하다. 그 승려의 말에 드높은 신뢰성을 부여하는 ‘판기(板記)’라는 증거물까지 남아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item>
		<item id="24" 각주명="왕의 초상화를 모셨는데">단속사가 왕이나 왕비의 초상화를 모시는 진전사원(眞殿寺院)의 하나 임을 알게하는 대목이다. 한편, 단속사에 그려진 왕의 초상화가 솔거(率居)의 작품일 수도 있다는 견해(안휘준: 2012)가 제시된 바 있다. 솔거가 진흥왕 대 인물이 아니라 경덕왕 대에 활약한 전채서(典彩署)의 화원(畫員)으로 판단되고, 단속사의 유마상(維摩像)이 그의 작품이라는 『삼국사기』의 기록(『삼국사기』 권48, 열전 8, 「率居」 조“又慶州芬皇寺觀音菩薩 晉州斷俗寺維摩像 皆其筆蹟”)이 있기 때문이다.</item>
		<item id="25" 각주명="지금 금당(金堂)의 뒷벽에 있는 것이 바로 그것">여기서 말하는 ‘지금’은 일연이 『三國遺事』를 집필할 때를 말하며, 이 대목과 바로 뒤에 이어지는 지명에 대한 서술을 통해서 일연이 단속사를 직접 답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item>
		<item id="26" 각주명="속휴(俗休)">이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27" 각주명="소화리(小花里)">이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음.</item>
		<item id="28" 각주명="『삼화상전(三和尙傳)』">제목으로 보아 세 고승의 전기로 추측되지만 책이 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련 기록도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 다만 신충봉성사에 관한 기록이 수록된 『삼국유사』의 「혜통항룡(惠通降龍)」 조에 혜통의 별명이 왕화상(王和尙)이었다는 점(『三國遺事』 권5 神呪 「惠通降龍」 조 “因號王和尙”)에서 삼화상을 왕화상의 오기로 보고, 『삼화상전』을 『왕화상전』 즉 혜통의 전기로 보는 견해(신종원: 2010)가 있다.</item>
		<item id="29" 각주명="신충봉성사(信忠奉聖寺)">신라 제31대 신문왕(神文王, 재위: 681~692)이 685년(신문왕 5년)에 세운 절. 『三國遺事』의 혜통항룡(惠通降龍)」 조에는 전생에서 자신의 오판으로 종이 된 신충(信忠)의 원한을 풀어주고 명복을 빌기 위해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실은 김유신 장군을 모시는 절이었다는 견해(장활식, 2011)도 있다.‘신충봉성사’와 그냥 ‘봉성사’로 기록된 절이 같은 절이 아닐까 생각되나 다른 절이라는 견해도 있다. 봉성사의 위치에 대해서도 이견이 분분했으나, 경주시 인왕동 옛 경주교육청부근에서 ‘영태2년 봉성사(永泰二年 奉聖寺)’라는 명문이 새겨진 납석제(蠟石製) 두껑이 출토되어, 그 일대가 봉성사터 임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박홍국: 2002). 후에 봉성사를 관리하는 별도의 관아인 봉성사성전(奉聖寺成典)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절로 승격되었으며, 신라의 쇠퇴와 멸망을 암시하는 불길한 조짐이 이 절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혜공왕 2년(776) 7월에 봉성사의 밭에서 연(蓮)이 나더니 7월 3일 각간 대공(大恭)의 반란이 일어났고, 신덕왕 1년(912)에는 절의 바깥문 동서 21칸에 까치가 둥지를 틀어 쇠멸의 조짐을 보였다고 한다. 봉성사는 이처럼 신라 왕실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면서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 절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 중기 이후에 폐사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item>
		<item id="30" 각주명="신충봉성사에 관한 기록">신충봉성사에 관한 기록은 『삼국유사』의 「혜통항룡」 조에 수록되어 있다.(『三國遺事』 권5 神呪 「惠通降龍」 條 “初 神文王發疽背 請候於通 通至 呪之立活 乃曰 陛下曩昔 爲宰官身 誤決臧人信忠 爲隸 信忠有怨 生生作報 今玆惡疽 亦信忠所祟 宜爲忠創伽藍 奉冥祐以解之 王深然之 創寺 號信忠奉聖寺 寺成 空中唱云 因王創寺 脫苦生天 怨已解矣(或本 載此事 於眞表傳中 誤) 因其唱地 置折怨堂 堂與寺今存”)</item>
		<item id="31" 각주명="이 기록">효성왕, 경덕왕 대에 정계에서 활약하다가 지리산으로 물러나 단속사를 지은 신충에 관한 기록을 말함.</item>
		<item id="32" 각주명="신문왕(神文王)">재위 681~692 신라 제31대 왕. 문무왕의 장자(長子)로 이름은 정명(政明), 혹은 명지(明之), 자는 일초(日招). 귀족들에 대한 숙청을 단행하여 왕권을 강화했고, 국학(國學)을 세워 유교적 교육을 실시하였다. 관리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지방 행정구역을 9주(州) 5소경(小京)으로 개편하였다. 귀족들의 녹읍(祿邑)을 폐지하는 대신 매년 세조(稅租)를 지급함으로써 국왕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화를 강화하였다. 더 자세한 것은 『삼국유사』 권2 기이2 「만파식적(萬波息笛)」 조의 주석을 참고할 것.</item>
		<item id="33" 각주명="마땅히 자세히 살펴야 할 것">신충 봉성사의 신충은 신문왕과 전생에서 악연을 맺은 인물이므로, 효성왕, 경덕왕 대 인물인 신충과는 동명이인이라는 뜻임.</item>
		<item id="34" 각주명="별기(別記)">『삼국유사』에 몇 차례 등장하는 ‘별기’는 특정 서적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별도의 다른 기록’ 정도의 의미를 지닌 일반 명사로 판단됨.</item>
		<item id="35" 각주명="직장(直長)">이 대목을 통해서 볼 때 신라 경덕왕 때 있었던 관직으로 판단됨. 하지만 ‘직장’은 고려시대 이후에 등장하는 관직으로서, 삼국시대에 ‘직장’이란 관직명이 사용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삼국사기』에는 단속사를 창건한 이순의 관직에 대한 언급은 없고, 대내마(大奈麻)란 관등을 표기하고 있다.</item>
		<item id="36" 각주명="『고승전(高僧傳)』">각훈(覺訓)의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 등 현재 전해지고 있는 각종 『고승전』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으므로 어떤 문헌인지 알 수 없음.</item>
		<item id="37" 각주명="지명(知命)">나이 쉰을 가리키며, 공자가 “나이 쉰에 천명(天命)을 알았다.”라고 한 말(『論語』 「爲政」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不惑 五十而知天命 六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不踰矩”)에 근거를 두고 있음.</item>
		<item id="38" 각주명="천보(天寶)">당나라 현종(玄宗, 재위: 712~756)의 연호이며, 천보란 연호가 사용된 기간은 742~756년 임.</item>
		<item id="39" 각주명="조연(槽淵)">남효온(南孝溫)이 1487년 단속사를 답사하고 쓴 기행문에 “주인과 하직하고 단속사에서 아래로 내려와서 조연에서 벌거벗고 목욕을 하고 …… 다시 광제암문으로 나왔다[辭主人下來 至糟淵 裸身入浴 水石淸漑 淵北有泉 迸出石面 淸泠異常 余掬手飮之 還出廣濟巖門]”(南孝溫, 「智異山日課」, 『秋江先生文集』 권6)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여기서 말하는 ‘조연’은 단속사 터 앞으로 흐르는 금계(錦溪)에 있는 물웅덩이로 판단된다. 단속사 일대 금계에는 명칭이 붙은 네개의 큰 물웅덩이가 있는데, 상류로부터 구시소, 가마소, 채이소, 용소 등이 그것이다(송희준: 1999). 구시가 구유의 사투리이므로 명칭상으로 보면 구시소가 조연이 되겠지만, 마을 사람들이 말하는 구시소의 위치도 사람에 따라 다르고, 남효온의 기록과도 어긋나므로 조연의 위치를 특정하기 어렵다. 남명(南冥) 조식(曺植)이 유정(惟政)에게 준 시(詩)에도 조연이 등장(曺植, 「贈山人惟政」, 『南冥集』 1권, “花落槽淵石 春深古寺臺 別時勤記取 靑子政堂梅”)하는 것를 보면, 조연은 단속사 일대의 명소 가운데 하나였다고 생각된다.</item>
		<item id="40" 각주명="조연(槽淵) 가의 작은 절">‘조연소사(槽淵小寺)’는 그 자체가 고유명사라기보다는 ‘조연 가에 있는 작은 절’이라는 정도의 뜻으로 추측됨.</item>
		<item id="41" 각주명="큰 절을 만든 뒤에 단속사라고 불렀다">단속사의 창건자를 밝히고 있는 문헌과 이들 문헌에 나타난 창건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50%" align="center">文獻</td><td width="50%" align="center">創建者</td></tr>
		<tr><td>三國遺事에서 인용한 ‘전삼국사’</td><td>信忠과 그의 두 벗</td></tr>
		<tr><td>三國史記</td><td>李純</td></tr>
		<tr><td>高僧傳</td><td>李純</td></tr>
		<tr><td>別記</td><td> 李俊</td></tr>
		<tr><td>濯纓 金馹孫의 頭流紀行錄 </td><td>柳純</td></tr>
		</table>
		<br/>위의 표에서 이순, 이준, 류순 등은 오랜 기간의 전승 과정에서 빚어진 와전으로 인하여 그 이름이 조금씩 달라졌지만 모두 같은 인물로 보아도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볼 때, 단속사의 창건자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다섯 가지의 문헌 가운데 신충을 창건자로 기록하고 있는 것은 『삼국유사』 하나뿐이고, 『삼국사기』를 위시한 나머지 문헌들은 모두 단속사의 창건자를 이순(또는 이준, 류순)으로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이 문헌들 가운데 가장 신빙성이 높은 것은 아무래도 정사(正史)인 『삼국사기』이고, 가장 확실한 증거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단속사의 창건과 두 왕의 초상화가 남게 된 경위를 적은 판기까지 전해지고 있었던 탁영의 「두류기행록」인데, 이 두 문헌이 모두 단속사의 창건자를 이순(혹은 류순)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단속사의 창건자는 신충이 아니라 이순(이종문: 1998)임이 거의 확실하다. 『삼국사기』 권9, 경덕왕 22년(763) 「8월」 조에 수록된 이순에 관한 기사(大奈麻 李純 爲王寵臣 忽一旦 避世入山 累徵不就 剃髮爲僧 爲王創立斷俗寺居之 後 聞王好樂 卽詣宮門 諫奏曰 臣聞 昔者桀紂 荒于酒色 淫樂不止 由是政事凌遲 國家敗滅 覆轍在前 後車宜戒 伏望大王 改過自新 以永國壽 王聞之感歎 爲之停樂 便引之正室 聞說道妙 以及理世之方 數日乃止)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순이 벼슬을 그만두고 은퇴하여 단속사를 창건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단속사에 있던 이순이 궁궐로 달려와 왕의 잘못을 간했다는 기사다. 그런데 이 두 사건이 같은 시점에서 동시에 일어날 수는 없으므로 하나는 경덕왕 22년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삼국유사』의 ‘별기(別記)’와 『삼화상전(三和尙傳)』에 기록된 단속사 창건 연대가 748년임을 고려할 때, 이 두가지 사건 가운데 이순이 단속사를 창건한 것은 748년이고, 이순이 단속사에서 궁궐로 나와 왕에게 간했던 것은 경덕왕 22년(763)으로 판단된다.(이기백: 1974)</item>
		<item id="42" 각주명="「원가」의 작자 문제">『삼국유사』의 「신충괘관」 조를 보면 「원가」의 작자가 효성왕과 경덕왕의 총애를 받다가 입산하여 단속사를 창건한 뒤에 두 왕의 초상화를 남겼다. 「원가」의 창작 배경을 설명하는 단락과 단속사 창건 과정을 설명하는 단락 사이의 문맥이나 내용의 흐름도 아주 자연스럽다. 따라서 「원가」를 지은 사람과 단속사를 지은 사람은 같은 사람임이 분명하다. 「원가」의 작자와 단속사의 창건자가 같은 사람이므로 단속사의 창건자가 ‘이순’이라면, 「원가」의 작자도 ‘이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이종문: 2014)가 제기되어 있다.</item>
		<item id="43" 각주명="공굉장로(孔宏長老)">이곳 이외에 다른 기록이 없어 어떤 인물인지 자세히 알 수 없음. 여기서 말하는 ‘장로(長老)’는 팔리어 테라(Thera)의 번역으로 비구 가운데 특히 지혜가 높고 나이가 지긋한 이를 가리키며, 같은 상황에 있는 비구니를 장로니(長老尼, Theri)라고 한다.(백경임: 2020)</item>
		<item id="44" 각주명="이 기록">단속사의 창건자가 이준 또는 이순이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는 ‘별기(別記)’의 기록을 말함.</item>
		<item id="45" 각주명="전삼국사(前三國史)">이 대목의 ‘전삼국사’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다른 견해가 있다. (1) ‘전삼국사’를 ‘앞의 三國史(또는 ‘앞에서 인용한 삼국사’)’ 정도로 번역하고, ‘삼국사’를 신충의 단속사 창건에 관한 자료가 수록된 『삼국사기』로 보는 견해와 (2) ‘전삼국사’를 『구삼국사(舊三國史)』로 보는 견해(末松保和: 1966, 村上四男: 1995, 이종문: 1998)가 그것이다. (1)은 거의 모든 번역자들과 연구자들(양주동: 1957, 이기백: 1974, 이강래: 1997)의 견해다. 하지만 한문의 문체 감각 상 ‘전삼국사’는 새로 편찬된 ‘삼국사’보다 시기적으로 앞서 편찬된 ‘삼국사’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보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중국의 경우 『전한서(前漢書)』와 『후한서(後漢書)』, 『구당서(舊唐書)』와 『신당서(新唐書)』 같은 유사 사례가 있고, 『삼국유사』에도 고려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 고구려를 ‘전고려(前高麗)’(『삼국유사』 권3, 탑상, 「高麗靈塔寺」 조 “釋普德 字智法 前高麗 龍岡縣人也”), 후백제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 백제를 ‘전백제(前百濟)’(『삼국유사』 권2, 기이2, 「南扶餘 前百濟 北扶餘」 “扶餘郡者 前百濟王都也”)로 표기한 사례가 있다. 더구나 다음 표에서 보다시피 『삼국유사』에서 인용하고 있는 ‘전삼국사’의 내용은 『삼국사기』의 내용(『삼국사기』 권9, 경덕왕 「22년 8월」 조 “上大等 信忠 侍中 金邕免 大奈麻 李純 爲王寵臣 忽一旦 避世入山 累徵不就 剃髮爲僧 爲王創立斷俗寺居之 後 聞王好樂 卽詣宮門 諫奏曰 臣聞 昔者桀紂 荒于酒色 淫樂不止 由是政事凌遲 國家敗滅 覆轍在前 後車宜戒 伏望大王 改過自新 以永國壽 王聞之感歎 爲之停樂 便引之正室 聞說道妙 以及理世之方 數日乃止”)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크게 다르다.<br/>
		<table width="800" border="1">
		<tr><td width="20%">                   史書<br/>  항목</td><td width="35%" align="center">三國史記</td><td width="45%" align="center">三國遺事에 인용된 ‘전삼국사’</td></tr>
		<tr><td>단속사 창건자</td><td>大奈麻李純 爲王寵臣…: 이순</td><td>忠與二友相約…: 신충과 두 벗. ‘벗’이라는 개념과 ‘약속’이라는 개념 추가</td></tr>
		<tr><td>은둔처</td><td>忽一旦 避世入山: 그냥 산에 들어감.</td><td>掛冠入南岳: 구체적 산인 南岳에 들어감.</td></tr>
		<tr><td>왕의 봉복 여부</td><td>해당 부분 없음</td><td>願終身丘壑 以奉福大王: 대왕의 복을 받듦.</td></tr>
		<tr><td>왕의 허락 여부</td><td>해당 부분 없음</td><td>王許之: 왕이 허락함. </td></tr>
		<tr><td>이순의 충간 여부</td><td>이순이 하산하여 경덕왕께 간함</td><td>해당 부분 없음</td></tr>
		</table>
		<br/>무엇보다도 단속사의 창건자가 「삼국사기」에는 이순, ‘전삼국사’에서는 신충과 그의 두 벗으로 되어 있어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에 대해서 (1)의 입장에 선 학자들은 일연이 「삼국사기』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金邕免’의 ‘免’자를 간과하거나 ‘金邕’을 ‘金邕免’으로 착각하는 등의 오류를 범한 결과 신충 등 3명이 입산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보고 있으나, 착각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를 전혀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인용 과정에서 그냥 ‘산’을 ‘지리산’으로 바꾸어 놓았고, 『삼국사기』에 없는 내용이 추가되어 있기도 하다. 만약 일연이 『삼국사기』를 대본으로 하여 이 부분을 서술했다면, 이토록 심한 오류를 범하거나 없는 사실을 새로 추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단속사 창건기사와 「원가」 관련 기사가 동일 인물과 관련된 사건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원가」 관련 기사도 ‘전삼국사’에서 왔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삼국사기』에는 「원가」와 관련된 기사가 전혀 없다. 이와 같은 의문점들이 바로 ‘전삼국사’는 『삼국사기』가 아니라 『삼국사기』 이전에 편찬된 ‘삼국사’. 즉 『구삼국사』로 보아야 한다는 (2)의 견해가 제기된 연유다. 만약 (2)의 견해가 타당하다면 일연이 『삼국유사』를 편찬할 때 『구삼국사』를 참고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이종문: 1998)</item>
		<item id="46" 각주명="‘전삼국사’에 수록되어 있는 것">이 대목에서는 신충과 두 벗이 단속사를 창건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부분을 말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원가」와 그 배경설화를 다루고 있는 첫머리 부분도 ‘전삼국사’에서 인용되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item>
		<item id="47" 각주명="의문스런 점을 유보하여 둔다">원문은 궐의(闕疑). 의심나는 것을 유보해 둠을 말함. 『논어』 「위정(爲政)」 편의 “많이 들어서 의심나는 것을 유보해두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말하면 허물이 적어진다[子張 學于祿 子曰 多聞闕疑 愼言其餘則寡尤 多見闕殆 愼行其餘則寡悔 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라고 한 공자의 말에 근거를 두고 있다.</item>
	</annotation>
	<images>
		<item id="1" title="잣나무" type="탑재" path="530400_001_01.jpg" desc="한국국학진흥원"></item>
		<item id="2" title="단속사가 위치한 지리산 웅석봉의 한 봉우리인 옥녀봉" type="탑재" path="530400_002_01.jpg" desc="이종문 제공"></item>
		<item id="3" title="단속사">
			<sub_item no="1" title="단속사 어귀 광제암문(廣濟嵒門)" type="탑재" path="530400_003_01.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2" title="단속사 당간지주" type="탑재" path="530400_003_02.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3" title="단속사 당간지주" type="탑재" path="530400_003_03.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4" title="단속사터" type="탑재" path="530400_003_04.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5" title="단속사터 동삼층석탑(보물 72호)" type="탑재" path="530400_003_05.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6" title="단속사터 서삼층석탑(보물 73호)" type="탑재" path="530400_003_06.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7" title="정당매(政堂枚)와 정당매각(政堂梅閣)" type="탑재" path="530400_003_07.jpg" desc="이종문 제공"/>
			<sub_item no="8" title="단속사 대감국사비 탁본" type="링크" path="http://www.heritage.go.kr/heri/search/museumDetail.do?pageNo=1_3_1_1&pageIndex=1&id=PS0100100102001701300000&museumSearch=%EB%8B%A8%EC%86%8D%EC%82%AC+%EB%8C%80%EA%B0%90%EA%B5%AD%EC%82%AC%EB%B9%84+%ED%83%81%EB%B3%B8&m_level1=" desc="국립중앙박물관(소장번호: 건판 17013)"/>
			<sub_item no="9" title="단속사지 위치" type="링크" path="https://map.kakao.com/?urlX=704867&urlY=507693&urlLevel=4&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 desc="카카오맵"/>
		</item>
		<item id="4" title="조연(槽淵)으로 구전되고 있는 물웅덩이" type="탑재" path="530400_004_01.jpg" desc="이종문 제공"></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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